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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외교로 미국에 대한 카드를 손에 쥔 한국과 고립되는 일본

독자 외교로 미국에 대한 카드를 손에 쥔 한국과 고립되는 일본
 
 
 
뉴스프로 | 2018-01-17 10:14:2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독자 외교로 미국에 대한 카드를 손에 쥔 한국과 고립되는 일본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남북대화는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의도는 올림픽 후에도 평화 상태를 유지하는 것. 
-아베 올림픽 개회식 결석은 자살행위

일본의 관료 출신 정치 평론가, 고가 시게아키 씨는 아사히 신문사가 내는 주간지, ‘AERA’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이번 남북대화를 높게 평가하고, 일본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계속할 경우 점점 더 고립될 것이라는 글을 썼다.

고가는 글 중에서, 1월 9일에 있었던 남북대화의 성과와 의의를 설명한 후, 전 세계가 이번 회담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지만, 일본만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아베 정권을 비판한다.

또한, 고가는 아베 정권이 믿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한미일 공조에서 한국이 이탈하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에 한국에 배려하게 될 것이라면서 , 한국이 독자적인 외교 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카드를 손에 넣은 것에 비해, 아베 정권은 미국 추종이라는 단 하나의 카드 밖에 갖고 있지 않다고 비난,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만은 안 된다는 의지를 지닌 문 대통령과 전쟁이 일어나도 할 수 없다는 아베 총리의 차이일 것이라고 말한다.

아베 총리가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불참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정치와 스포츠를 연관 짓지 않는다는 것이 올림픽 정신인데, 다음 하계 올림픽 개최국의 총리가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하면, 전 세계로부터 비난받을 것이 분명하다고 고가는 지적한다.

또한, 올림픽에 불참하면, 불참 이유인 위안부 문제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고, 문제가 되고있는 이토 시오리 씨의 사건(여성 저널리스트가 성희롱으로 상사를 고발했으나, 무죄 방면, 그 상사가 아베 총리와 가까운 관계였다는 것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등과 함께 아베 정권의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이 매우 낮다는 것이 알려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1월15일 아사히 신문사 AERA dot 에 게재된 고가 시게아키 씨의 글 전문이다. 
번역 및 감수 : 김명호

기사 바로가기: http://bit.ly/2Dg32N2

古賀茂明「北朝鮮の平昌五輪参加で孤立する安倍総理」 
고가 시게아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로 고립되는 아베 총리’

著者:古賀茂明(こが・しげあき)/1955年、長崎県生まれ。東京大学法学部卒業後、旧通産省(経済産業省)入省。国家公務員制度改革推進本部審議官、中小企業庁経営支援部長などを経て2011年退官、改革派官僚で「改革はするが戦争はしない」フォーラム4提唱者。元報道ステーションコメンテーター。最新刊『日本中枢の狂謀』(講談社)、『国家の共謀』(角川新書)。「シナプス 古賀茂明サロン」主催 
고가 시게아키 / 1955년, 나가사키현 출신. 동경대학 벅학부 졸업 후, 구 통상성(지금의 경제산업성)에 입성, 국가공무원제도 개혁 촉진 본부 심의관, 중소기업청 경영지원 부장 등을 지낸 후, 2011년에 퇴관. 관료 시절에도 일본의 관료 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개혁에 힘썼다. 퇴관 후 고정으로 출연하던 아사히 방송의 뉴스에‘I am not ABE’라는 보드를 들고 나와서 화제가 됐었다.

米韓首脳会談前に記念撮影に応じる(右から)安倍晋三首相、トランプ米大統領、文在寅韓国大統領 (c)朝日新聞社 
한미일 정상회담 전에 기념 촬영 (우측 부터)아베 신조 총리,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南北対話が、ついに実現した。オリンピック・パラリンピックの間は戦争が回避できることがかなり確実になったので、とても喜ばしいことだと思う。

남북 대화가 드디어 성사됐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동안에는 전에는 확실하게 전쟁을 회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니 기쁘게 생각한다.

これがなければ、戦争やテロの恐怖の中でのオリパラということになるはずだったことを考えると、韓国政府としては大喜びというところだろう。

이번 대화가 없었다면, 전쟁이나 테러의 공포 속에서 올림픽이 열렸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한국 정부가 얼마나 기뻐하고 있을지 상상할 수 있다.

1月9日の閣僚級会談後の共同発表文のポイントは以下のとおりだ。

1월 9일 각료급 회담 후의 공동 발표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1)北朝鮮が平昌オリンピックに高官級代表団と民族オリンピック委員会代表団、選手団、応援団、芸術団、観戦団、テコンドー演武団、記者団を派遣し、南側は必要な便宜を保障する(400~500人になる見込みと報じられる)

북한은 평창 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 올림픽 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관전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을 파견,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한다. (파견은 약 400~500이 될 것이라 한다.)

(2)双方は北側の事前の現地調査に向けた先発隊派遣や北側の平昌五輪参加と関連した実務会談を開催する

양측은 북측의 사전 현지 조사를 위한 선발대 파견이나 북측 평창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개최한다.

(3)南と北は現在の軍事的緊張状態を解消すべきとの見解で一致し、これの解決に向け軍事当局会談を開催することにした

남과 북은 현재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견해를 같이했으며, 이를 위해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한다.

(4)南と北は多様な分野で接触と往来、交流と協力を活性化し、民族的和解と団結を図ることにした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여, 민족적 화해와 단결을 위해 노력한다.

(5)南北関係を巡る全ての問題についてわが民族が朝鮮半島問題の当事者として対話と交渉を通じて解決していくことにした

남북관계를 둘러싼 모든 문제에 대해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라 인식하고 대화와 교섭을 통해 해결해나간다.

今回の合意には、韓国が提案した旧正月(今年は2月16日)に合わせた南北離散家族の再会行事開催に関する内容は盛り込まれなかった。

이번 합의에 한국이 제안한 구정(올해는 2월 16일)에 맞춘 이산가족 상봉 개최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また朝鮮半島の非核化について韓国側が触れたのに対して、北朝鮮側は強く反発して、議題に入れることを拒否し、その問題は米朝間の問題だと発言した。

또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한국 측이 언급한 것에 대해 북측이 강하게 반발, 의제에 포함할 것을 거부하며, 핵 문제는 북미 간의 문제라고 발언했다.

一日の会談で、このような具体的な内容の合意文書を発表したということは何を意味するのか。 それは、南北双方ともかなりの事前準備をしていたということだ。ある情報では、12月初めから周到に準備がなされていたという。

하루의 회담에서 이런 구체적인 내용의 합의문 발표가 있었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가. 그건, 남북 양쪽 모두 꽤 오래전부터 사전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들은 정보에 의하면, 12월 초부터 주도하게 준비됐다고 한다.

■韓国政府はどう受け止めているか

한국 정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これも同じ情報源だが、韓国政府としては、今回の対話は実施できるだけでも良かった。成果としては、五輪に大型代表団を送るということが確保できれば御の字と思っていたら、予想外の良い結果が出たので上出来だと韓国政府は受け止めているそうだ。

이것도 같은 루트로 들은 얘기지만, 한국 정부 입장은, 이번 회담은 성사만 하면 된다였다. 그 밖에 성과로, 올림픽에 선수단 파견을 약속받으면 만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매우 흡족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五輪以外の成果としては、まず、韓国は北の核の標的ではないと北朝鮮が表明したことが大きい。「すべての最先端戦略兵器はアメリカを狙ったものでわが同族(韓国国民)を狙ったものではない」という北朝鮮側の発言は、プレスに公開された冒頭部分で表明された。

올림픽 이외의 성과로는, 우선, 한국은 북 핵의 표적이 아니라고 북한이 표명한 것의 의미는 크다. ‘모든 최첨단 핵병기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 우리 동족(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북한 측의 발언은 언론에 공개된 앞부분에서 표명됐다.

これは、日米が暴走しても、在韓米軍の問題はあるものの、韓国が手を出さなければ、北朝鮮の標的にはならないという期待を韓国国民に与える。北朝鮮危機が、韓国の危機というより米国の危機だというこの問題の本質をはっきり示すものだ。

이 표명은, 일본과 미국이 폭주했을 경우, 제한 미군의 문제이긴 하나, 한국이 가만있으면, 북한의 표적은 안 된다는 기대를 한국 국민에게 안겨준다. 북한 위기가 한국의 위기가 아닌, 미국의 위기라는 이 문제의 본질을 확실히 나타낸 발언이다.

ちなみに、北が核のことは議題にしないというのは韓国も計算済みで、一応非核化の要請をしたものの、話ができなくても何の問題もないということだ。アメリカも自分がいないところで核の話をするのは望んでいないだろう。

또한, 북이 핵 문제를 의제로 삼지 않으리라는 것은 한국도 예측하고 있었고, 일단 비핵화를 요청은 했지만, 이번에 그것에 대해 대화를 못 해도 문제가 없었다. 미국도 자기가 없는 곳에서 핵에 관해 얘기하는 것은 원치 않았을 것이다.

もう一つの大きな成果は、まず、軍事当局会談実施の合意ができたこと。韓国は偶発的衝突が本格戦争になることを非常に恐れている。それを避けるためには、この合意の意味は大きい。すでに、軍同士のホットラインも再開された。

또 하나의 큰 성과는, 무엇보다 군사 당국자 회담 실시를 합의한 것이다. 한국은 우발적인 충돌이 전쟁으로 이어질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 그런 상황을 피하기위해 이 합의가 갖는 뜻은 크다. 이미, 군사 핫 라인도 재개됐다고 한다.

さらに、離散家族の再会問題が文書に盛り込まれなかったことについても、「南と北は多様な分野で接触と往来、交流と協力を活性化し、民族的和解と団結を図ることにした」という文言が入り、今後も協議する糸口は確保されたと前向きにとらえている。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문서에 들어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 민족적 화해와 단결을 위해 노력한다.’라는 문장이 들어가, 앞으로도 협의할 실마리는 확보했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北朝鮮の五輪パラリンピック参加はなぜ、重要か

북한의 올림픽, 패럴림픽 참가가 중요한 이유

日本人は、韓国政府が「五輪の成功」について、どんなに心配しているのかということがわかっていないので、このような疑問が出るのだろう。

일본 사람은 한국 정부가 ‘올림픽 성공’에 대해 얼마나 걱정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의문이 있을 수 있다.

韓国人から見れば、五輪の成功は「最重要課題」。 しかし、今の情勢では、いつ北朝鮮がそれを妨害してくるかわからない。最悪のケースでは五輪開催中にミサイルを撃ち込んだり、それがなくても、テロやサイバー攻撃などを仕掛けてくる可能性がある。

 한국인 입장에서는 올림픽 성공이 ‘최우선 과제’. 하지만, 지금 정세에서, 언제 북한이 그걸 방해할지 알 수가 없다. 최악의 경우, 올림픽 기간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테러나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現にEU諸国の中には、五輪選手団の派遣をためらう国も出ていた。今回は、ロシア選手団の参加がない。それに加えて主要な欧州諸国が参加しないとなれば、「片肺五輪」となって、韓国での開催は失敗だったということになってしまう。それだけはどうしても避けたい。そう考えれば、せめて五輪期間中だけでも北朝鮮におとなしくしてもらえれば、韓国にとっては大きなメリットになる。つまり、「五輪参加=五輪開催中の休戦」さえ確約してもらえば、今回の会談は大成功だったということなのだ。

이미 EU의 국가 중에는 올림픽 선수 파견을 망설이는 나라도 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는 러시아 선수단이 참가 못 한다. 러시아에 이어, 유럽 나라 들도 참가를 안 하면, ‘반쪽 올림픽’이 되어, 한국의 올림픽 개최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런 상태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올림픽 기간 중에 북한이 조용히 있어 주면, 한국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즉, ‘북한의 올림픽 참가=올림픽 기간의 휴전’의 약속만 받을 수 있으면 이번 회담은 성공이었던 것이다.

もう一つ理由がある。北朝鮮が参加しないことで戦争のリスクが高まり、EUなどが選手派遣を見合わせれば、韓国は国際社会から見捨てられたような印象を持たれてしまう。それでは、今後の北朝鮮との交渉上、非常に不利になるという懸念がある。是が非でも世界中の国に参加してもらい、多くの国の首脳に参加してもらうことにより、韓国が世界と一体となっている姿を北朝鮮に示したい。そうすれば、北朝鮮の孤立がより鮮明になり、今後の交渉で優位に立てると考えているのだ。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다. 북한이 참가하지 않으면 전쟁 리스크가 높아지고, EU 등의 나라가 선수 파견을 중지하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것처럼 보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과 교섭할 때, 매우 불리해질 우려가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전 세계의 국가와 각 정상들이 참석하여 일체된 모습을 북한에게 보이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북한의 고립이 선명해지고 향후 교섭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オリパラ後の緊張緩和継続が韓国の狙い 올림픽, 패럴림픽 후의 긴장 완화가 한국의 의도 こうした韓国の動きに対して、安倍政権は非常に不満を募らせている。表向きは特に批判はしないが、プレスに対して、「どうせこんな対話は失敗に終わる」「北朝鮮に利用されるだけで愚の骨頂」「米国も怒っている」などという趣旨の情報をリークし、米国政府に対しても、オリパラ後にはすぐに米韓合同軍事演習を行うべきと伝えている。

이러한 한국의 움직임에 대해, 아베 정권은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겉으로 비판은 하지 않지만, 언론에 ‘이런 대화는 실패할 게 분명하다’, ‘북한에 이용만 당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다.’, ‘미국도 화가 났다.’ 같은 취지의 정보를 계속 흘리고 있고, 미국에 대해서도 올림픽 후에는 바로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仮に、3月下旬以降に米韓合同軍事演習が実施されれば、北朝鮮は態度を硬化させ、再び4月から5月にかけて核実験やICBM発射などの挑発行為に出る可能性がある(4月、5月は北朝鮮にとって重要な記念日が目白押しで、例年核実験やミサイル発射がよく行われている)。

가령, 3월 말 이후에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시행될 경우, 북한의 태도는 강경해질 것이고, 4월이나 5월에 핵실험, ICBM 발사 등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4, 5월은 북한의 중요한 기념일들이 많고, 이 전에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자주 있었다.)

それを受けて、昨年の制裁強化の効果を見極めるとしていた米国政府が、制裁の効果がなかったと判断して、さらなる強硬措置に出ることも十分に考えられる。

그렇게 되면, 작년의 제재 강화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던 미국 정부가, 제재 효과는 없었다고 판단하여, 지금보다도 강경한 조처를 취할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된다.

韓国は、その結果、偶発的な衝突が生じることやそれが本格的な戦闘につながることを本気で心配している。そのため、何とか米朝双方が自重する状況を可能な限り長続きさせたいと考えているのだ。

한국은 그 결과, 우발적인 충동이 생기고, 그것이 본격적인 전투로 발전할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미 양측이 자중하는 상황을 가능한 한 지속시키려 하는 것이다.

その観点で非常に重要なのが、五輪以外のテーマで合意した軍事当局同士の会談の実施だ。韓国は、軍事協議を行っている最中であるからという理由で、米国に軍事演習を五輪後もさらに延期しようと提案するだろう。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올림픽 이외의 주제로 합의한 군사 당국자 회담 시행이다. 한국은 군사 협의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 대해 올림픽 이후에도 합동 군사 훈련을 연기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また、それ以外のテーマ、例えば離散家族の再会行事についても今後協議を行うために調整を進めると思われる。もし、それが実現することになれば、その実施までは演習を控えるというような口実もできる。

그 외에도, 예를 들면, 이산가족 상봉 협의를 위한 조정도 앞으로 있을 것이고, 이것이 성사되면, 상봉 실시까지 훈련을 안 한다는 구실도 생긴다.

こうした韓国の考え方は、米国がいくら強硬姿勢を貫いても、北朝鮮が自ら核やミサイルの開発を放棄することはないと見ていることからきている。米国の強硬姿勢は、結局は武力衝突という結論にしか行きつかないと危惧しているのではないだろうか。

한국이 이런 노력을 하고있는 것은, 미국이 아무리 강경한 자세를 고집해도,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을 안 멈출 것이란 걸 알고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경 자세는 결국 무력 충돌이라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 걱정하고 있는지고 모른다.

そして、ここが重要なのだが、韓国は、仮に米国と北朝鮮の間に戦争が起きても、理由なく韓国が巻き込まれるのは避けようと考えているのだと思われる。安倍政権とは全く異なる考え方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은 만약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도, 이유도 없이 한국이 말려드는 상황은 피하겠다고 생각하는 듯싶다. 이건 아베 정권과는 정반대의 생각이다.

その観点からは、冒頭に紹介した、北朝鮮祖国平和統一委員会の李善権(リ・ソングォン)委員長の発言「すべての最先端戦略兵器はアメリカを狙ったものでわが同族(韓国国民)を狙ったものではない」は、極めて重大なメッセージだということになる。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장 앞에서 소개한 북한 조국평화통일 위원회의 이선권 위원장의 발언, ‘모든 최첨단 핵병기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 우리 동족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가 얼마나 중요한 메시지인지 알 수 있다.

■米国に対しカードを持つ韓国と安倍政権、違いは?

미국에 대한 카드를 쥐고 있는 한국과 아베 정권의 차이

今回の南北会談について、世界中の評価は基本的には、非常にポジティブだ。国連のグテレス事務総長は、「軍事当局間会談の開催と軍事ホットライン(黄海の南北直通電話)の再開をはじめ、軍事的緊張を緩和することで合意するなど進展を遂げたことを歓迎する」との意向を発表した。

이번 남북 회담에 대해 세계의 평가는 기본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UN의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군사 당국자 회담 개최와 핫라인(서해 남북 직통전화) 재개를 시작으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한다는 합의 등 진전을 보인 것을 환영한다’라고 발표했다.

主要国のメディアも、北朝鮮を信用はできないという留保はつけつつも、これまで破局に向けて進むしかないかに見えた緊張状態を少しでも良い方向に変えるチャンスであると評価している。

주요 국가 언론도, 북한을 신용할 수는 없다는 전제를 두면서도, 지금까지 파국을 향해 치닫는 것처럼 보이던 긴장 상태를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전환할 기회라고 평가하고 있다.

トランプ米大統領も、10日の首脳電話会談で、文在寅(ムン・ジェイン)韓国大統領に対し、「適切な時期と状況で北朝鮮が望むなら対話(の可能性)が開かれている」と強調し、南北会談が米朝対話につながる可能性について前向きの評価をした。また、この電話会談では、「南北対話が行われている間はいかなる軍事的行動もない」という発言をしたとも報じられている。

트럼프 대통령도 10일 한미 정상 전화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적절한 시기와 상황에 북한이 원한다면 대화의 가능성은 열려있다.’라고 강조, 남북회담이 북미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한, ‘남북대화 중에는 어떠한 군사 행위도 하지 않는다’라는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これは韓国にとって非常に大きな意味がある。なぜなら、オリパラ後も軍事協議や離散家族再会に関する協議などが続いている間は、戦争にならないということにつなげることができるかもしれないからだ。戦争回避を最優先する文大統領にとっては大きな得点になると言ってよいだろう。ただし、トランプ大統領の一回限りの発言にどれだけの意味があるのかは疑問という留保付きではあるが。

이것은 한국에 있어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은, 올림픽 후에도 군사 협의나 이산가족 상봉에 관한 협의가 이어지는 동안,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회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매우 고마운 발언이었을 것이다. 단, 트럼프 대통령의 한번 뿐인(일회성) 발언에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지라는 문제는 있지만.

ちなみに、日本政府は、アメリカも日本同様、韓国の行動に「怒り心頭」だと信じているようだ。しかし、アメリカが仮に「怒り心頭」状態でも、それをそのまま行動に出すことはできない。なぜなら、仮に韓国が日米韓の対北共同包囲網から離脱するようなことがあったら、アメリカにとっては取り返しのつかない損失になるからだ。

참고로, 일본 정부는 미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대해 ‘매우 화가 났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미국이 설상 ‘화나 있다’ 하더라도, 그걸 행동으로 나타내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가령 한국이 한미일 대북 포위망에서 이탈해버리면 미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アメリカは韓国をつなぎ留めるため、一方では様々な脅しをかけるだろうが、それもあまり強くは出られない。脅しが過ぎると、韓国は中国に擦り寄る可能性があり、北とも勝手な取引をする恐れが高まるからだ。それを心配しながらある程度韓国に配慮せざるを得ないというのがアメリカの立場なのだ。

미국은 한국을 붙잡기 위해, 한편에서는 협박도 하겠지만, 강하게는 못할 것이다. 협박이 지나치면, 한국은 중국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고, 북과도 미국을 무시하고 협상을 이어나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 때문에 어느 정도 한국을 배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つまり、韓国は、独自外交の姿勢を見せることで、アメリカに対するカードを手にすることができたということになる。

즉, 한국은 독자 외교의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미국에 대한 카드를 손에 쥔 것이다. 一方の日本は、トランプ追従主義。北と対話することができないし、考えてもいない。持っているカードはアメリカと一体で圧力をかけ続け、最後は戦争でも仕方ないという1枚のアメリカカードだけ。戦争回避のカードはないのだ。

한편, 일본은 트럼프 추종주의. 북과 대화 할 수도 없고, 생각도 못 하고 있다. 손에 든 카드는 미국과 함께 북에 압력을 계속 가해, 그 결과가 전쟁이라도 어쩔 수 없다는 딱 한 장의 미국 카드뿐이다. 전쟁 회피 카드는 손안에 없다.

今回、韓国が、独断専行で南北会談を実施し、北朝鮮から、核を含む戦略兵器のターゲットに韓国は入っていないという言葉を引き出したのに対して、日本は引き続き米国とともに標的とされ続けるという対照的な結果につながっている。

지금, 한국이 독단전행으로 남북대화를 실시, 북한에게서 핵병기의 목표에 한국이 들어있지 않다는 말을 끌어 낸 것에 비해, 일본은 앞으로도 미국과 함께 표적이 된다는 대조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韓国と日本の違い、それは、何が何でも戦争だけは回避しようという強い意志を持つ文大統領と、最後は戦争になっても仕方ないと考える安倍総理の違いに行きつくのではないだろうか。

한국과 일본의 차이, 그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은 피해 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지닌 문 대통령과, 최종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도 하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아베 총리의 차이가 아닐까.

■孤立深める安倍総理の友達は米国だけ

점점 고립되는 아베 총리, 친구는 미국뿐

安倍政権は、前述したような南北対話を肯定的に受け止める世界の流れとは全く異なる姿勢を堅持している。南北対話については、表向き否定的なコメントはしないが、前述したとおり、裏で様々なネガティブ情報を流して韓国政府を馬鹿にしたり、批判したりしている。

아베 정권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남북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세계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자세를 고집하고 있다. 남북대화에 대해 표면상으로는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지만, 뒤에서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정보를 흘려 한국을 조롱, 비판하고 있다.

さらに、安倍総理は、平昌オリンピック開会式に欠席する方向で検討しているという情報が流れている。韓国の慰安婦問題に対する対応への不快感を示すためのようだが、これは全くバカげた行動だ。

더욱이, 아베 총리는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결석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의 위안부 문제에 관한 대응에 불쾌감을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정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政治とスポーツを絡めないというのが五輪精神の最も重要な柱なのに、次期夏季五輪開催国の首相が、その精神を踏みにじるわけだから、世界中から批判されるか嘲笑されることになるのは確実だ。

정치와 스포츠를 연관 짓지 않는다는 것이 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정신인데, 차기 하계 올림픽 개최국 총리가 그 정신을 무시하면, 전 세계에서 비판을 받거나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しかも、そうした姿勢をとれば、不参加の理由となった慰安婦問題に対しても世界の注目を集めてしまう。「Time’s Up」や「Me Too」運動が吹き荒れる中で、詩織さん事件なども相まって、安倍政権の女性の人権に対する後進性を宣伝することになってしまうだろう。これは、まさに自殺行為と言うべきではないか。

또한, 그런 행동을 한 결과, 결석 사유인 위안부 문제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Time’s Up’이나 ‘Me Too’운동이 화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시오리 씨의 사건 등과 함께, 아베 정권의 여성 인권에 대한 후진성이 드러날 것이다. 이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韓国は当初、各国首脳が来てくれないかもしれないという不安感もあって、安倍総理の出席を非常に強く希望していたようだ。これに対して、日本側は上から目線で対応してきた。しかし、選手団派遣をなかなか決めなかったフランスのマクロン大統領が、自身が参加(開会式かどうかは未定)する意向を示し、EUを含めすでに二十数名の首脳クラスの参加が確実になったと言われている。さらに、先の米韓首脳電話会談で、アメリカはペンス副大統領を派遣することを伝えたので、韓国にはかなり余裕が生まれ、気分的には「安倍なんか来なくていい」と言いたいところのようだ。

한국은 처음, 각국 정상이 안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아베 총리의 참석을 강하게 희망했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고자세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선수단 파견 결정을 못 내렸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본인이 참석(개회식일지는 미정)한다는 의향을 나타내, EU를 포함 이미 스무 명 이상의 정상 참석이 확실해졌다고 한다. 또한, 앞서 말한 한미 정상간 전화 회담에서 펜스 부대통령의 참석이 전해져, 한국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솔직히, ‘아베가 안 와도 상관없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ただ、韓国政府は、日韓が対立していることを世界に宣伝するのは、日韓双方にとって不利益だと考えているため、引き続き安倍総理参加を要請していく方針だということだ。

단, 한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이 대립하고 있는 모습을 세계에 선전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불이익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끝까지 아베 총리의 참석을 요청할 것이라 한다.

安倍総理は、よほど愚かでない限り、最終的には出席することになるのではないかと思うが、今のような態度を取っていると、韓国国内の反安倍心理を煽り、仮に参加したとしても、「安倍帰れ!」デモが起きたりする可能性が高まる。逆に、「慰安婦問題などにかかわらず、スポーツを愛する日本国民を代表して、平昌オリンピックの開会を韓国国民とともに祝福したい」と言って、今すぐに参加表明すれば、韓国国民の多くは、その寛容さを評価するのではないだろうか。

아베 총리가 상상 이상으로 멍청하지 않은 이상, 마지막에는 참석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지금 같은 태도를 계속하면, 한국 국내에 반-아베 심리가 커져, 참석해도, ‘아베는 돌아가라!’ 같은 데모가 있을 가능성도 커진다. 반대로, ‘위안부 문제와 상관없이 스포츠를 사랑하는 일본 국민을 대표해서, 평창 올림픽의 개최를 한국 국민과 함께 축복하고 싶다.’라고 바로 참가 표명을 했으면, 많은 한국 국민은 그 대범함을 평가했을 것이다.

もし、最後まで欠席で通す判断をするようなら、日本国民は真剣に総理の交代を考えないと、日本の国益が大きく損なわれることになるだろう。

만에 하나, 끝까지 결석을 고집할 경우, 일본 국민은 진지하게 총리 교체를 고민하지 않으면, 일본의 국익이 크게 손상되고 말 것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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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 걷어치울 용단 내려야

노동신문,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 걷어치울 용단 내려야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8/01/17 [11: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6년 3월 15일 키 리졸브 조선침공전쟁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 해상작전구역으로 출동한 미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가 함재기들을 잔뜩 싣고 부산해군작전기지 부두에 접안하는 장면.  ©자주시보

 

인터넷 소식에 따르면 북 노동신문은 17일 외세와의 핵전쟁연습을 그만두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당국은 조선()반도의 정세를 격화시키고 북과 남의 대화와 관계개선에 장애를 조성하는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걷어치울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오늘 조선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북남관계를 하루빨리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궤도 우에 올려 세우기 위한 초미의 문제로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앞서 신년사에서도 강조했듯이 지금 조선()반도에는 평화도 아니고 전쟁도 아닌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쟁의 포성은 울리지 않고 있지만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군사적 도발행위는 끊임없이 고조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의 긴장격화는 우리 민족에게 백해무익하다며 북과 남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조선반도에서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데서 중요한 것은 남조선당국이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연습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남조선에서는 해마다 키 리졸브’, ‘독수리’, ‘을지 프리덤 가디언을 비롯한 대규모적인 합동군사연습들이 감행되고 있다며 미국이 남조선에서 벌리는 합동군사연습들은 훈련규모와 내용투입되는 병력과 전쟁 장비들을 놓고 볼 때 옹근 하나의 대규모전쟁도 치를 수 있는 명백한 침략전쟁연습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을 북남관계개선을 방해하는데 적극 써먹고 있다며 미국은 북남사이에 대화가 열리고 화해와 통일의 기운이 고조될 때마다 남조선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요란하게 감행함으로써 북남관계 개선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동족대결을 극구 부추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미국이 3개의 핵항공모함 타격단을 비롯한 해공군 무력을 조선반도주변에 집결시키고 있는 것도 이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 상태를 다시금 최대로 격화시켜 북남사이의 대화와 관계개선을 가로막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문은 지난 2014년 2월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남북고위급만남 사례를 들면서 북남관계개선의지는 말이 아니라 실천 행동에서 나타난다며 남조선당국은 응당 긴장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화답해나서야 하며 이 땅에 화염을 피우며 신성한 강토를 피로 물들일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문은 우리에게는 미국의 그 어떤 핵위협도 분쇄하고 제압할 수 있는 무진 막강한 힘이 있다며 미국이 아무리 핵을 휘두르며 전쟁도발책동에 광분해도 우리에게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국방력이 있는 한 절대로 우리를 어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반도에서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공고한 평화를 수립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입장이며의지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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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4대강' 참혹한 10년 그 첫번째 다큐를 공개합니다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MB, 이 기록도 피할 수 있을까

18.01.17 09:17l최종 업데이트 18.01.17 09:44l

 

 

▲ 세금 22조원, MB 탐욕의 종말
ⓒ 안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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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TV가 마침내 'MB 4대강' 10년을 기록한 첫 미니 다큐를 선보입니다.

 

지난 10년간 끈질기게 4대강 사업을 심층 탐사 보도해 온 <오마이뉴스>가 미니 다큐 5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재구성해서 장편 다큐멘터리 한 편을 만듭니다. 위의 미니 다큐는 그 첫 번째인 프롤로그편입니다. 친일 청산을 위해서 친일의 역사를 기록했듯이 4대강 사업 청산을 위해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이 4대강 사업의 역사적 기록 작업을 응원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 다큐를 페이스북 등 SNS에 널리 알려주시는 것도 저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저항자)들이 지치지 않고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기자 질문 뒤로한 채, 떠나는 MB 이명박 전 대통령이 트리플데이를 앞두고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친이계 전·현직 수석 및 의원들과 송년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차량에 오르고 있다.
▲ 기자 질문 뒤로한 채, 떠나는 MB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친이계 전·현직 수석 및 의원들과 송년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한 채 차량에 오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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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비상, 언제 환기하면 좋을까

장영기 2018. 01. 16
조회수 1166 추천수 0
 

실내 조리 시, 무조건 팬 틀고 환기해야

안팎 오염도 차이 모를 때도 환기가 정답

 

05889420_P_0.JPG»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으로 인한 자동차 2부제 적용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언제 환기하면 좋을까요? 환기는 실내의 대기오염도가 실외의 대기오염도보다 높을 때 하면 됩니다. 원칙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를 적용하려면 모든 대기오염물질의 실내와 실외 오염도를 동시에 측정하고 환기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장비와 비용이 뒷받침된다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환경부에서는 대기환경보전법 제7조의 2(대기오염도 예측·발표) 및 제8조(대기오염에 대한 경보)를 근거로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대응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환경부에서 마련한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일반적인 7대 대응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기

 2)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하기

 3) 외출 시 대기오염이 심한 곳은 피하고, 활동량 줄이기

 4) 외출 후 깨끗이 씻기

 5) 물과 비타민시(C)가 풍부한 과일‧야채 섭취하기

 6) 환기, 물청소 등 실내공기질 관리하기

 7) 대기오염 유발행위 자제하기

 

맞는 말입니다. 틀린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시된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요령으로 대기오염 피해를 모두 줄일 수는 없습니다. 이 대응요령은 시민들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환기를 언제 할까요? 이런 질문에 제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지금 실내에서 무언가 태우거나 굽고 있다면 당장 배기 팬을 틀고 창문 열어 환기하십시오. 평상시에도 미세먼지와 오존주의보 상황이 아니면 아침저녁 하루 2번은 꼭 환기하십시오. 그리고 우리 생활 속에서 대기오염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환기와 함께 네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첫째, 일산화탄소 중독 피하기

 

03188484_P_0.JPG» 연탄을 때지 않더라도 난로 등을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이 될 수 있어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이정아 기자

 

CO(일산화탄소)는 대기환경기준 항목 중 환경기준 달성률이 가장 높은 물질입니다. 일반 대기 중의 CO 오염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독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CO입니다. CO 중독 사고는 즉각적으로 발생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피할 수 있는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CO 중독 사고는 숨은 쉬지만, 체내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질식과 같은 무서운 사고입니다. 

 

옛날에는 CO 중독을 연탄가스 중독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혹시 CO 중독사고는 가스사용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하면 큰일 납니다. 가스보일러도 배기관에 틈새가 있거나 막힌 상태에서 가동하면 CO 가스가 새고 이에 노출되면 CO 중독이 발생합니다. 

 

실제 매년 적지 않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일러의 배기관은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환기가 잘 안 되는 좁은 실내나 작업장, 텐트 안에서 배기관 없는 난로, 버너, 연탄을 사용을 금지하여 CO 중독을 피해야 합니다.

 

둘째, 실내에서 조리와 고기구이 할 때 환기하기

 

05374166_P_0.JPG» 실내에서 고기를 구울 때는 다량의 유해물질과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꼭 환기를 해야 한다. 박미향 기자

 

고기구이는 많은 미세먼지와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킵니다. 실내에서 무언가 태우거나 연료를 이용하여 굽는 행위를 하면 실내 오염도가 미세먼지 주의보 수준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지방 성분이 많은 고기나 생선을 직화로 구울 때 미세먼지 오염도와 유해 대기오염물질 농도는 더 높아집니다. 더구나 구이용 연료로 연탄이나 번개탄을 이용하는 경우는 CO 농도도 급격히 높아져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식당이나 가정에서 고기구이와 음식 조리 할 때는 배기 팬을 반드시 사용하고 자연 환기도 함께 해야 합니다.

 

셋째, 디젤 매연 덜 마시기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매연은 발암물질입니다. 도로변 노출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통행량이 많은 도로변의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에서 운동할 경우 많은 발암물질을 마실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많은 자동차가 통행하는 긴 터널은 외부보다 대기오염도가 훨씬 높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터널 안을 주행할 때에는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여 오염물질 유입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05707080_P_0.JPG» 경유차에서 나오는 매연은 1급 발암물질이다.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김봉규 선임기자

  

넷째, 쓰레기 불법소각 금지

 

쓰레기의 노천 소각은 도시지역이나 농촌 지역 모두에서 불법입니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농촌 지역에서는 농업 잔재물이나 쓰레기를 불법적으로 소각하는 일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의 노천 소각은 연소효율이 낮고 연소온도가 낮아서 같은 양을 소각장에서 소각처리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킵니다. 특히 태우는 쓰레기에 폐비닐, 폐플라스틱, 폐가구 등이 포함된 경우 유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은 더 많아집니다. 

 

쉽게 저지르는 쓰레기 불법소각은 경유차에 매연 여과장치를 달고 석탄 화력을 줄이는 힘든 대기질 개선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안심하고 환기하려면 우선 주변의 불법소각을 금지해야 합니다.

 

at6.jpg» 부엌에 설치된 배기 팬. 조리할 때는 반드시 가동해야 한다.

 

최근 대기오염도가 높아지며 이제는 환기를 언제 하는 것이 좋은지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장비와 시설의 도움이 어려운 상태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환기를 선택하십시오. 확률적으로 실내공간에서는 환기 안 해서 생기는 피해가 환기해서 생기는 피해보다 대부분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달리며, 언제든지 창문 열어 신선한 공기를 환기할 수 있도록 실외 공기를 맑게 만드는 것입니다. 외출 시 마스크를 쓰고, 실내로 대피하여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것은 더 나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슬픈 차선책이기 때문입니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 환경과 공해 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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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특히 북한 관련 오보를 많이 내는 언론사

총살됐다는 김정은 옛 애인 ‘현송월’ 판문점에 등장
 
<조선일보>는 특히 북한 관련 오보를 많이 내는 언론사
 
임병도 | 2018-01-16 09:01:0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예수의 부활처럼 오래전 이야기가 아닙니다. 불과 5년 전에 총살당했다는 현송월이 판문점에 버젓이 나타났습니다.

2013년 8월 29일 <조선일보> 지면에는 <김정은 옛 애인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조선일보>는 김정은의 옛 애인이 ‘보천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조선일보> 안용현 베이징 특파원은 중국 내 복수의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과 은하수 관현악단장 문경진 등이 가족이 지켜보는 데서 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용현 특파원은 현송월의 공개 처형 이유가 김정은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하고 성 녹화물을 시청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개 처형 이유도 사망 날짜도 증인도 다 나와 죽은 줄만 알았던 현송월은 2018년 1월 15일 판문점에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자로 등장했습니다. 죽었다는 현송월이 등장했는데도 조선일보는 놀라지 않습니다. 그저 조선일보 홈페이지 메인에 현송월의 사진과 관련 기사를 걸어 놨을 뿐입니다.


‘음란물 몰카의 주인공이 걸그룹을 이끄는 협상 전문가로’

당시 <조선일보>는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을 인용해 현송월이 김정은과 연인관계임을 입증하기 위해 고려 호텔에서 은밀히 만나는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신의주 소식통, 무산 소식통의 말을 전하면서 현송월이 생활고로 음란물 제작에 동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8월 말부터 12월까지 ‘음란물’,’공개 총살’,’기관총 처형’,’화염방사기로 잔혹 처형’,’김정은 옛 애인 섹시 댄스 영상’ 등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한 제목의 기사 여러 건을 보도했습니다.

“[단독] 김정은 옛 애인(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 2013년 8월 29일 조선닷컴
“김정은 옛애인 현송월, 음란물 제작 혐의‥가족 지켜보는 데서 공개 총살” 2013년 8월 29일 조선닷컴
“김정은 옛 애인 현송월, 음란물 제작·취급 혐의로 공개 총살 ‘충격” 2013년 9월 1일 조선닷컴
“음란물 제작 혐의로 총살된 김정은 옛 애인의 섹시 댄스 영상” 2013년 9월 6일 조선닷컴
“현송월,김정은과 ‘고려호텔’ 밀회 몰카 들통나 ‘기관총처형'” 2013년 9월 8일 조선닷컴
“리설주 추문 화난 김정은, 은하수악단 기관총·화염방사기로 ‘잔혹처형’…김정일 능가 폭군” 2013년 12월 12일 조선닷컴

2013년도 <조선일보>가 보도했던 현송월은 음란물 몰카를 제작한 김정은의 옛 애인이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조선일보>에 등장한 현송월은 세련되고 카리스마 있는 협상 전문가였습니다.

“현송월의 ‘협상 이미지’ 전략, 2015년 중국 때와는 달랐다”
‘이날 현송월 단장은 감색 정장을 입고 눈에는 진한 아이라인을 그렸다. 입술은 옅은 핑크색 립스틱을 누드톤으로 바른 모습. 앞머리는 오른쪽으로 자연스레 젖혀두고 뒷부분은 반만 묶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스타일로 연출했다.’ 2018년 1월 15일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현송월 단장의 옷과 화장, 머리 스타일을 연예인 묘사보다 더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대형연예기획사 임원의 말까지 인용해 ‘단정하고 카리스마’라는 표현을 강조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더 나아가서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헤어 스타일을 비교하면서 라이벌 관계처럼 묘사합니다. 옛 애인과 현재 부인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는 막장 드라마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북한판 걸그룹’ 이끄는 현송월, 엷은 미소에 강렬한 눈빛 눈웃음”>이라는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을 보면 음란물을 제작 배포했다고 보도했던 현송월과 동일 인물인지 아리송합니다. 시간이 흘렀다고 해도 이토록 180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지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조선일보의 북한 오보를 대하는 자세’

<조선일보>는 유난히 오보를 많이 내는 언론사입니다. 그중에서 특히 북한 관련 오보는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습니다. <조선일보>가 현송월 공개 처형 오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만 살펴보겠습니다.

① 단독보도: 자극적인 제목으로 여러 건의 기사 보도
<조선일보>가 오보를 많이 내는 이유 중의 하나가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여러 건 보도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인터넷 기사를 송고하니 대량 오보 사태가 벌어집니다.

② 카더라:찌라시를 기사화하는 언론
<조선일보>의 북한 관련 기사를 보면 ‘소문이 있다’는 문장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소문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찌라시’입니다. ‘카더라 통신’을 지면이나 네이버 뉴스 등에 당당히 송고하는 <조선일보>의 배짱은 흉내조차 어렵습니다.

③ 물타기: 다른 언론사도 보도했다.
오보로 밝혀지면 <조선일보>는 꼭 다른 언론사를 물고 늘어집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른 언론사의 소스를 <조선일보>가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조선일보>는 ‘조선일보 오보 → 다른 언론사 받아쓰기 → 다른 언론도 보도했다’는 이상한 결론으로 책임을 회피합니다.

④ 떠넘기기: 탈북자들 왜 그랬어?
2014년 10월 17일 <조선일보> 황대진 정치부 기자는 <기자수첩, 일부 탈북자의 신중해야 할 ‘입’>이라는 제목으로 언론 오보가 탈북자들의 미확인 루머를 확대 재생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신기합니다. 자기가 근무하는 <조선일보>가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여러 건의 오보를 냈지만, 책임은 탈북자에게 떠넘깁니다.

황대진 정치부 기자는 “북한 관련 미확인 정보를 다룰 때는 신중해야 한다.”라며 “잘못된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남북 관계는 물론 ‘통일 대계(大計)’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탈북자를 훈계합니다. 탈북자 대신 <조선일보>가 꼭 새겨들어야 할 말 같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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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철거민들이 왜 망루로 올라갔겠습니까?” 용산참사 생존자 눈물의 사면장

추모위원회, 용삼참사 9주기 맞아 진상규명 촉구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8-01-15 15:06:31
수정 2018-01-16 08:20:18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현 경찰청 인권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사 당시 생존한 천주석 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현 경찰청 인권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사 당시 생존한 천주석 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뉴시스
 
 

"철거민들이 왜 망루로 올라갔겠습니까? 대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불타는 망루에 갇혀있었던 용산참사의 마지막 생존자이자 최근 사면받은 천주석씨는 15일 경찰청 인권센터 앞에서 울분을 토해냈다. 천씨는"경찰의 잔인한 진압과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에 의해 너무 폭행을 많이 당해서 못 견디니까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석씨는 "망루가 쓰러져 불이 전소될 때까지 경찰은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며 "저는 정신을 차리고 소방관한테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천씨는 경찰관 두 명이 올라와 얼굴이 다 무너지고, 다리가 부러진 자신을 양쪽 팔에 끼고 아래까지 끌고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던 천씨는 몇번이고 말을 잊지 못하고 고개를 뒤로 돌리며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켰다. 그러면서 천씨는 "이것이 사람을 살리려고 한 경찰이냐"며 "저는 그 자리에 있으면 불타서 죽었을 것"이라고 흐느끼며 말했다.

사면장 꺼낸 용산참사 생존자의 각오 "진상규명 위해 투쟁하겠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현 경찰청 인권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사 당시 생존한 천주석 씨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받은 사면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현 경찰청 인권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사 당시 생존한 천주석 씨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받은 사면장을 들어보이고 있다.ⓒ뉴시스

천씨는 2009년 1월 20일 불타는 망루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공동정범'이라는 이유로 범죄자가 돼 버렸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문재인 정부의 2018년 신년 특별사면 단행을 통해 사면·복권됐다. 그는 가슴에 품은 사면장을 꺼내 펼치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5명의 진상규명 밝히기 위해 이런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감옥에서 죽고 싶었지만 죽을 수 없었다"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이번이 마지막인줄 알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용산의 외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서 2009년 1월 19일 용산 재개발 지역에서는 철거민들이 생계 대책을 요구하며 한강로 남일당 건물 옥상 망루에 올랐다. 이후 점거농성 25시간 만인 20일 새벽에 대테러 전담 경찰특공대가 투입된 진압과정에서 화재 발생해 철거민 5명, 경찰특공대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검찰은 농성자 중 한 명이 던진 화염병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망루 4층에 남았던 농성자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철거민들은 경찰을 숨지게 한 특수공무방해치사 등의 '공모공동정범' 혐의로 기소돼 모두 '범법자'가 됐다. 하지만 무리한 진압작전 논란을 빚은 경찰 지휘부에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용산참사 이후 7년 동안 공터로 방치됐던 살인개발의 참혹한 참사현장은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라는 낯선 이름의 '신 용산시대'를 알리며 고층의 주상복합 건물을 쌓고 있다.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추모위)는 15일 오전 11시 경찰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경찰 조사위)가 있는 경찰청 인권센터(구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의 무리한 진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참사 생존 철거민들은 추모와 진실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국화와 장미꽃을 손에 쥐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유가족들과 추모위 대표단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입장문과 꽃을 경찰 조사위에 전달했다.

용삼참사 유가족 "용사참사 이후로 우리의 삶은 아직도 멈춰있다"

유가족 전재숙 씨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구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용산참사 9기' 추모,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가족 전재숙 씨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구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용산참사 9기' 추모,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용삼참사에서 숨진 고(故) 이상림씨의 부인인 전재숙씨는 이날 발언을 통해 "저희들 진상규명을 위해서 기구를 경찰청에 설치한다고 하는데, 경찰을 믿을 수가 없어서 반대를 했다"며 "청와대에서도 철저한 조사를 해준다고 어제 약속을 했고, 저희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는 "사람을 5명을 죽여놓고서도 국회에서 활보하는 김석기(당시 용산참사 진압을 지시한 서울 지방경찰청장)와 또한 그 위에 함께 뛴 이명박이 있다"며 "그냥 두고볼 수만은 없다"고 용산참사의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윤용헌씨의 부인인 유영숙씨는 "저희 남편은 연대 투쟁하다 용산에서 학살을 당했다"며 "9년동안 길거리로 해매면서 용산을 잊지 말라고 국민 여러분꼐 알리려고 투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저희 남편이 테러리스트가 아닌, 평범한 가장이자 아빠로 되돌리고 싶다"며 "저희 아이들 9년동안 고통속에서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고통스러운 삶을 누가 만들었냐"며 "정부가 만들었다. 저기 있는 경찰들이 만들었다"고 목소리 높였다.

추모위 "국가폭력 사건들 진실 낱낱이 밝혀야" 진상규명 촉구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비롯해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구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용산참사 9기' 추모,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에 대한 국가폭력 살인진압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비롯해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구 남영동 대공분실) 앞에서 '용산참사 9기' 추모,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참사에 대한 국가폭력 살인진압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용산참사에서 아버지가 잃은 유가족이자, 생존자인 이충현씨는 "더이상 시간을 보낼 수 없다"며 "돌아가신 넋이라도 달랠 수 있게 용산참사 진실규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추모위를 대표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추모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연말 철거민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이 발표됐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2009년 이후 일그러진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사면복권으로 회복될 수 없다"며 "우리는 지난 사면의 의미가 용산참사 문제를 종결하는 끝이 아닌, 국가폭력의 진상규명을 시작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밝히는 첫걸음이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추모위는 "경찰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 과거사위원회 등을 통해 무리한 진압과 여론조작, 불공정하고 편파 왜곡된 수사 기소 재판 등 용산참사와 쌍차, 강정, 밀양 등 국가폭력 사건들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비록 경찰에 대한 조사로 한정된 제도적 한계가 있을지라도 정치적 외압에 굴하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경찰 조사위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찰 스스로의 진압 매뉴얼도 어기며 성급하고 무리한 토끼몰이 진압으로 여섯명의 국민이 사망한 용산참사에 대한 경찰의 면죄부가 또 다른 경찰폭력과 인권침해의 명분이 돼 왔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용산참사와 국가폭력 사건의 재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으로, 제대로 된 공권력 행사의 통제장치를 마련할 무거운 의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 조사위는 용산참사 사건을 경찰 인권침해 사건의 우선 조사대상으로 선정했고, 용산 참사 9주기 즈음인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조사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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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예술로 통일을 꿈꾸다

[친절한 통일씨] 남북 예술교류의 역사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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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5  20: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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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12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송년 통일전통음악회'가 열렸다. 남북 예술인들이 합동공연을 선보였으며, 마지막 곡 '우리의 소원'은 7차례 부르는 등 '통일 화음'을 이뤘다. [사진출처-e영상역사관]

지난 9일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만들겠다며 고위급대표단과 올림픽 대표단.선수단은 물론,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대거 파견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15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열고,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을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파견, 서울과 강릉에서 각각 공연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

북측의 예술단이 방남하는 것은 2002년 8.15민족통일대회 당시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등으로 구성된 예술단원 공연 이후 16년 만이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됨은 물론, 단절된 남북 예술교류를 여는 물꼬가 될 것인가. 남북 예술 교류사를 돌아보자.

1980~90년대, “총알 대신 예술로”

남북 예술교류는 1985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북 적십자사는 1985년 5월 8.15광복절 40년을 계기로 이산가족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 교환방문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남측은 이산가족상봉, 북측은 광복절 축하 예술단 교류 및 전통가무 공연을 각각 제시했고, 이를 모두 포함한 합의서를 채택하기에 이른다.

결과, 1985년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이산가족상봉과 함께 예술공연이 펼쳐졌다. 남측에서는 가수 김정구, 나훈아, 김희갑, 남보원 등 50명이 평양대국장에서, 북측에서는 무용가 김명득, 차영희, 박복희 등 50명이 서울 국립극장에서 이틀에 걸쳐 각 120분 동안 공연했다.

광복 40년, 분단 40년 만에 남북은 예술교류로 통일을 꿈꾼 것. 당시 노래 ‘눈물젖은 두만강’을 부른 김정구 씨는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흘리며 “총알 대신 예술을 선보이려고 했다”고 소회를 밝혔고, 가수 나훈아 씨는 이때의 기억을 더듬어 노래 ‘평양아줌마’를 만들었다.

   
▲ 1985년 9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공연하는 북측 예술단. 광복 40년, 분단 40년만에 처음으로 남북 예술단 교류가 시작됐다. [사진출처-e영상역사관]

1990년 남북은 처음으로 당국이 아닌 민간차원의 예술을 교류했다. 작곡가 윤이상 씨가 1988년 7월 ‘남북음악제전’을 제안한 이후 그의 노력으로 1990년 10월 평양에서 ‘제1회 범민족통일음악회’가 열렸다.

평양 2.8문화회관, 봉화예술극장 등 6개 공연장에서 열린 음악회에는 남측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씨를 단장으로 서울전통음악연주단과 북측 김원균 작곡가를 단장으로 한 평양음악단이 함께 합동 연주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서울에서 ‘송년 통일전통음악회’가 열렸다. 북측 성동춘 조선음악가동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30여 명이 내려왔는데, 여기에는 월북 작곡가 조영출의 부인 명창 김관보 씨도 포함됐다.

당시 공연을 두고 언론은 ‘통일 화음’이라고 기록했다. 한민족의 뿌리인 민요를 남북 예술인들이 뽐내며 동질성을 확인했음은 물론, 남측 황병기 씨와 북측 성동춘 씨가 공동작곡한 노래 ‘통일의 길’을 북측 승영희 씨가 처음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에서 남북 출연진 2백47명은 손을 잡고 무대에 나와 ‘우리의 소원’을 불렀고, 출연진과 객석은 7차례가 합창해, 예술로 통일을 이뤘다.

이후 1998년 5월 2일부터 12일까지 리틀엔젤스 공연단이 평양에서 공연을 펼쳤고, 같은 해 10월 31일부터 11월 7일까지 윤이상통일음악회 평양공연이 열렸다.

1999년 12월 5일에는 대중예술인들이 평양에서 공연했다. 가수 패티김, 설운도, 태진아는 물론, 댄스그룹인 핑클, 젝스키스 등이 평양 봉화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2000년 평화친선음악회’가 열렸다. 여기서 미 빌 클린턴 대통령의 동생인 가수 로저 클린턴도 노래를 불렀다.

같은 해 12월 20일 평양 민족통일음악회, 12월 23일 평양교예단 서울공연이 있었다.

   
▲ 2000년 5월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이 서울에서 공연했다. 1998년 리틀엔젤스 평양공연의 답방 형식이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2000년대, 남북 예술로 하나되다

2000년 6.15정상회담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남북교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간헐적으로 있던 남북 예술교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계기가 됐다.

6.15정상회담 직전, 2000년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이 방남했다. 1998년 리틀엔젤스 평양공연 답방 형식이었다. 최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비서를 단장으로 1백여 명이 방남, 예술의 전당에서 5회 공연을 열었고, 매회 2천 2백 명이 관람했다.

이어 5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평양교예단이 서울에서 공연했다. ‘NS21’(회장 김보애)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합의에 따라, 김유식 평양교예단 예술부단장을 단장으로 1백여 명이 방남했다. 잠실체육관에서 11회 공연을 펼쳤고, 평균 1천 2백여 명이 관람했다.

6.15선언 발표 이후 8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남북교향악단 합동 연주회가 열렸다. KBS교향악단과 조선국립교향악단은 KBS홀과 예술의 전당에서 4회를 공연했는데, 이 중 북측 단독 공연 2회, 남북 합동공연 2회로 진행됐다. 총 7천 4백여 명이 관람했다.

12월 11일부터 21일까지 재일 총련 소속 ‘금강산가극단’이 서울과 부산에서 초청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2001년 2월 1일 남측 ‘춘양문화선양회’가 추진한 ‘춘향전’이 평양 봉화예술극장 무대에 올랐다. 남원시립창극단 창무극 ‘춘향전’을 선보였고, 이어 2일 북측 민족예술단 민족가극 ‘춘향전’이 공연됐다.

   
▲ 2001년 4월 북한에서 두 차례 공연을 한 김연자 씨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그해 4월 가수 김연자 씨는 7일 평양 공연, 11일 함흥 공연을 가졌는데,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해 화제가 됐다.

2002년 8.15민족통일대회를 계기로 북측 만수대예술단, 피바다가극단 등으로 구성된 예술단원이 방남, 공연을 선보였다. 그리고 9월 20일 KBS교향악단 평양공연, 9월 25일 가수 이미자, 최진희 씨와 윤도현밴드 등이 출연한 MBC 평양특별공연이 있었다. 2002년 9월 KBS교향악단은 또 방북해 평양연주회를 열었다.

2003년 8월 <KBS> 전국노래자랑 평양 공연, 10월 제주도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 2005년 6월 가극 ‘금강’ 평양 공연, 8월 가수 조용필 평양 공연, 9월 뉴서울오페라단 창작오페라 ‘아, 고구려-광개토호태왕’ 평양 공연, 10월 제24회 윤이상음악제 평양 공연, 2006년 4월 금강산 윤이상음악회 등으로 이어졌다.

   
▲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 남북 예술교류에 자주 등장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하지만 2007년 이후 남북 예술교류는 중단됐다. ‘10.4선언’이 발표됐지만,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예술인의 만남도 없었다. 2011년 9월 서울시향 음악감독인 정명훈 지휘자가 방북, 남북합동공연은 협의했지만, 2012년 3월 북측 ‘은하수관현악단’이 프랑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합동연주하는 데 그쳤다.

그리고 2018년 2월, 남북 예술교류가 다시 기지개를 켠다. 북측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이 오는 2월 평창올림픽 축하 공연 형식으로 파견된다. 2002년 이후 16년만의 북측 예술단의 방남공연이 남북 예술교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남북관계 호시절, 남북의 예술인이 손을 잡고 관객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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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9도 십리길 등교…중 ‘얼음 소년’이 불붙인 빈곤논쟁

등록 :2018-01-15 13:46수정 :2018-01-15 18:30
 
윈난성 8살 초등생, 4.5㎞ 걸어 등교한 사실 알려지며
초기엔 ‘미담’ 보도 위주…기부금도 수백 위안 모여
이후 부모가 집 떠나 돈버는 ‘류수아동’ 이슈 재점화
‘얼음 소년’ 또는 ‘눈꽃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널리 퍼진 왕후만 군의 사진. 사진 웨이보 갈무리.
‘얼음 소년’ 또는 ‘눈꽃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널리 퍼진 왕후만 군의 사진. 사진 웨이보 갈무리.
추운 겨울 긴 등굣길 탓에 눈꽃처럼 머리카락에 성에가 낀 한 초등학생의 사진이 중국을 흔들고 있다.

 

지난주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보에서는 머리에 성에가 잔뜩 낀 한 소년의 사진이 끊임없이 공유됐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1월9일 중국 윈난성 자오퉁 시에 사는 왕푸만(8·王福满) 군은 영하 9도의 날씨에 4.5㎞의 거리를 걸어 좐산바오(转山包) 초등학교에 등교했다. 학교에 도착해 따뜻한 교실에 들어서자 소년의 볼은 빨갛에 달아올랐다. 아이들이 그의 머리카락에 낀 성에를 보고 웃음보를 터뜨렸다.

 

중국의 뉴스 포털 시나닷컴을 보면, 왕군의 선생님이 이 장면을 찍어 중국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에 공유했다. 이 사진은 이후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왕군에 대한 초기 언론 보도는 미담이 주를 이뤘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왕군이 집에서 학교까지 오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며 왕군은 부모가 타지에서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나면서 남겨진 ‘류수아동’(留守儿童, 남겨진 아이들)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왕군이 누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만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민공안대학 웨이보 계정은 왕푸만의 꿈이 경찰이라는 데 주목하며 "초심을 잊지 말고 노력해서 인민의 경찰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인민공안대에서 너를 기다릴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신화통신〉도 1월10일 왕군에게 ‘얼음 꽃 소년’이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이 사진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고 썼다. 추운 날씨에도 공부를 하기 위해 등교한 소년의 마음을 갸륵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소년은 곧 국민적 영웅이 됐다. 웨이보의 일부 블로그에선 “아이가 동상에 걸린 손으로 시험에서 99점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번지기도 했다.

 

미담이 퍼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모였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기부금을 모아 10만 위안(약 1600만원)을 학교에 전달했다. 윈난 지방의 중국청년공산당연맹과 청소년개발재단 등은 지난 12일 모두 215만9100위안(3억5500원)의 기부금이 모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 소년의 이야기가 단순한 미담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경보〉(新京报)는 11일 “얼음 꽃 소년에게는 얼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발표했다. “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길 원한다면 동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이가 학교에 가는 길에 왜 버스가 없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짚었다.

 

‘얼음 꽃 소년’은 미국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왕군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 사건이 ‘류수아동’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에서 부모가 대도시로 일하러 떠나면서 남겨진 아이들이 혼자 힘으로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왕군과 같은 아이들이 허름한 집에서 살며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에서 류수아동은 큰 사회적 문제로 꼽힌다. 2010년 중국 인구조사를 보면, 시골지역에 남겨진 아이는 전체 농촌지역 아동의 37.7%인 6100만명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는 “시진핑 주석이 2020년까지 극심한 빈곤을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도시가 급속도로 번창하는 것과는 달리 전체 인구의 40%에 이르는 5억명 가량은 하루에 5.5달러(약5800원) 미만의 돈으로 살아간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웨이보에 ‘우리는 가난을 해결할 순 없지만, 가난을 찬양할 순 있다’는 풍자적 댓글이 달렸다고도 전했다.

 

 

 

 

박세회 기자 sehoi.park@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china/827766.html?_fr=mt2#csidxb6b6e4a07c8cdcc91dc7088a4de4f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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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기? 개헌특위 위원장 맡은 한국당 1년간 뭐 했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8/01/16 10:17
  • 수정일
    2018/01/16 10: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헌에 대해 알려주마①] 뚜껑 열린 개헌 논의, 주권자가 알아야 할 것들

18.01.15 20:51l최종 업데이트 18.01.15 20:51l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헌법 개정과 관련해 6월 지방선거와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가 개헌과 관련해 시민들이 알아야 할 쟁점들을 연속기고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관련 내용에 대한 어떤 글도 환영합니다. [편집자말]

작년부터 본격화된 개헌 논의는 새해들어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는 작년 1년 동안의 지지부진한 논의와 자유한국당의 '몽니'때문에 동력을 잃었지만,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 국민투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써 닫힐 것같은 개헌 논의의 뚜껑이 다시 열린 셈이다.

뚜껑이 다시 열리다 
 

여야 개헌 갈등... 국회 파업  여야가 국회 개헌특위 연장 문제와 관련해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끝까지 대립하면서 지난 11일 문을 연 12월 임시국회는 25일 현재까지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여야는 애초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처리 등의 과정에서 밀린 주요 법안과 함께 감사원장·대법관 인준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개헌특위 연장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본회의 자체를 열지 못했다.
▲  개헌특위 관련해 국회는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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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편적인 언론보도만으로는, 주권자인 시민들 입장에서 '개헌'이 왜 필요하고, 어떤 내용으로 개헌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어렵다. 1987년 이후 30년이 넘게 헌법을 손보지 못했기 때문에, 손봐야 할 내용들이 쌓여있어서 더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그러다보니 손쉬운 방향으로 접근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예를 들어서 지금 헌법에 담겨있지 않은 권리를 소개하면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개헌의 당위성을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헌법의 기본권 조항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렇게만 설명하는 것은 쟁점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번 개헌의 쟁점은 '국가의 권력을 어떻게 배분하고 어떻게 통제하고, 주권자인 국민들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가' 이다. 이것을 국가운영체제라고 부를 수도 있고, 정치시스템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기본규칙을 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삶과 무관한 문제들이 아니다. 간단한 예로, 국민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이 2008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무작위로 추첨된 시민들이 유죄·무죄여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판단한다. 직업법관이 내리는 판결보다 오히려 국민참여재판에서 시민들이 내리는 결론이 더 설득력있는 경우들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배심원들이 내린 결론을 법관이 따를 의무가 없다는 데 있다. 지금 헌법 27조 1항에서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갖기 때문에 법관이 아닌 배심원들의 판단이 구속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배심원들이 내린 판단이 구속력을 갖게 하려면 헌법개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그동안 법관들이 독점해 온 사법권력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처럼 권력의 배분이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지금 권력을 가진 자들끼리' 권력을 나누는 문제는 아니다. 주권자인 시민들의 의견이 직접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권력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번 개헌에서 직접민주주의의 확대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국회의원들이 공직선거법을 통해서 선거제도를 정하게 하면, 당리당략에 따른 선거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학계, 시민사회는 물론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차도 주장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각 정당이 얻은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제도)'가 도입되려면, 아예 헌법에 원칙을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는 그렇게 하고 있다. 

지방분권도 이번 개헌에서 다뤄야 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지방분권은 문재인 대통령도 계속 강조하고 있는 부분일 뿐만 아니라, 보수-진보 모두 동의하는 주제이다. 그만큼 지방자치가 제대로 안 되고 있고, 지역의 위기감이 큰 것이다. 물론 지방분권과 함께 지역내부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는 중요한 숙제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너무 막강하고 지방의회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주민소환, 주민투표, 주민소송같은 주민 직접참여제도가 도입되어 있지만, 실효성이 약해서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들이 지방분권과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 

권력구조와 관련해서도 주권자들을 소외시키는 논의는 그만해야 한다. 언론에서는 대통령 4년중임제-이원정부제-의원내각제를 놓고 뜬구름잡는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데, 그것도 문제이다. 이건 마치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사실 대통령4년중임제-이원정부제-의원내각제의 정확한 차이를 아는 주권자들이 얼마나 될까? 

한가지만 얘기하면, 대통령 4년 중임제든 이원정부제든 의원내각제든 대통령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독일에도 대통령은 존재한다. 의원내각제라고 해도 총리에게 임명장을 줄 사람이 필요하고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통령을 뽑아놓는 것이다. 다만 독일의 대통령은 간접선거를 통해 선출하고, 일상적인 국정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 

이원정부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불리는 정부형태도 좀더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이원정부제에 대해, 외치는 대통령이 맡고 내치는 총리가 맡는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헌법상 권한을 그렇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원정부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는 대통령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고 군통수권, 총리·장관임명권 등 중요한 헌법상 권한을 대통령이 갖되, 국회 다수파에 기반한 총리가 실질적으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하는 정부형태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원정부제로 분류되는 국가에서는 총리가 장관제청권을 갖고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대통령-총리간의 권한배분을 헌법에서 명확하게 구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원정부제에서는 대통령-총리-국회간의 협치가 매우 중요해진다. 그래서 이원정부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하려면,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반드시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회가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구성이 되고, 특정 정당이 국회를 좌지우지하기 힘들게 된다. 그래서 국회 내부에서부터 여러 정당들이 협상하고 타협하는 정치가 이뤄지게 되고, 국회 다수파를 대표하는 총리를 통해 대통령과도 협치를 하게 된다. 선거제도 개혁은 대통령4년 중임제든, 이원정부제든 필요한 일이지만, 이원정부제를 택하려면 더더욱 필요한 일이다. 

개헌 논의를 개방해야 하는 이유 
 

신년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신년사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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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4년 중임제'도 지금의 대통령권한을 그대로 두고 대통령의 임기를 4년으로 하고 2번까지 할 수 있게 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오히려 대통령의 권한을 지금보다 축소하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에서 나온 '대통령 4년 중임제' 의견을 보면, 지금 행정부가 갖고 있는 법률안 제출권을 없애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사원도 대통령 소속이 아니라 독립기관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 대통령을 최대8년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에,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를 지금보다 더 견제·감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대통령 4년 중임제'의 내용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문제는 정답이 없는 문제이다. 그래서 막연하게 '대통령4년중임제-이원정부제-의원내각제중에 어느 것이 좋아?'라고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현실을 고려해서 구체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야말로 국회에서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주권자들에게 논의를 개방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고, 국회중심으로 개헌논의를 해 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형편없다. 국회 내에서의 합의는커녕, 같은 정당 안에서도 합의를 하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지방선거 이후에 올해 안에 개헌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말도 안되는 얘기이다. 지금까지 하나도 합의가 안 됐는데, 지방선거가 끝난다고 갑자기 합의가 되겠는가? 작년 한 해 동안 개헌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도 한 치의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한 자유한국당은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반성하는 것부터 먼저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개헌을 대통령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주권자인 시민들이 개헌의 내용과 쟁점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개헌을 하는 것이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지 주권자들이 의견을 내야 한다. 

물론 '굳이 헌법까지 알아야 하나? '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알고 토론을 해서 좀더 나은 헌법을 만들면, 앞으로 남은 생애는 보다 편하게 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우리 후세들은 굳이 이런 것까지 몰라도 될 것이다. 좋은 헌법, 민주적인 선거제도는 그 사회의 가장 소중한 공유자산이다. 그것을 위해 지금은 수고로움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 한국당 개헌예산 51억원 '먹튀' 사건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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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양대정당 독식 구조로 가나

지방선거 앞두고 “기초의회 ‘2인’ 선거구 줄이고 ‘4인’ 선거구 늘리자” 요구 확산

신종훈 기자 sjh@vop.co.kr
발행 2018-01-14 23:17:50
수정 2018-01-14 23: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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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소(자료사진)
기표소(자료사진)ⓒ윤재현 인턴기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기초의원 선거에서 거대정당 독점구조를 깨고 수평적 권력분점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분출하고 있다. 현재의 2인 위주의 선거구를 4인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대 정당의 비협조로 인해 기초의원 선거구 개혁이 좌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법은 '중선거구제'이지만 현실은 '소선거구제'
전국 시·군·구 지역구 1,034곳 중 '4인' 선거구는 29곳 뿐

2006년부터 시·군·자치구의회 선거는 1개 지역구에서 2~4인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로 치러지고 있다. 특정 거대 정당의 지방선거 싹쓸이로 지역구도가 고착화되고 상호 견제·비판 기능이 상실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또 다양한 정치세력의 지방의회 진출을 통해 주민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여 지방자치 본래의 기능을 되살린다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중선거구제 도입 취지와 달리 거대 정당의 정치 독점이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기초의회 당선자 2천519명 중 당시 새누리당(1천206명)과 새정치민주연합(989명)이 전체 지역구 의석의 87%를 가져갔다. 서울시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419명의 당선자 중 415명(99.04%)이 거대 양당에서 나왔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참조)

 

이는 중선거구제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2인 선거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지역구 1천34곳 중 2인 선거구가 612곳 (59.2%), 3인 선거구가 393곳(38.0%)이었고, 4인 선거구는 29곳(2.8%)에 불과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전국 15개 시·도별 '4인 선거구'(지역구) 현황

▶ 서울:159곳 중 0곳
▶ 부산:70곳 중 0곳
▶ 대구:44곳 중 0곳
▶ 인천:38곳 중 3곳
▶ 광주:25곳 중 0곳
▶ 대전:21곳 중 0곳
▶ 울산:19곳 중 0곳
▶ 경기:155곳 중 2곳
▶ 강원:51곳 중 4곳
▶ 충북:47곳 중 1곳
▶ 충남:55곳 중 7곳
▶ 전북:71곳 중 0곳
▶ 전남:82곳 중 9곳
▶ 경북:102곳 중 1곳
▶ 경남:95곳 중 2곳

**전국 15개 시·도 중 4인 선거구가 '0'인 지역, 서울 포함 7곳

2인 선거구가 전체 선거구의 절반 이하인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전국 15개 시·도별 '2인 선거구'(지역구) 현황

▶ 서울:159곳 중 111곳(70%)
▶ 부산:70곳 중 52곳(74%)
▶ 대구:44곳 중 30곳(68%)
▶ 인천:38곳 중 16곳(42%)
▶ 광주:25곳 중 16곳(64%)
▶ 대전:21곳 중 9곳(43%)
▶ 울산:19곳 중 14곳(74%)
▶ 경기:155곳 중 91곳(59%)
▶ 강원:51곳 중 11곳(22%)
▶ 충북:47곳 중 28곳(60%)
▶ 충남:55곳 중 28곳(51%)
▶ 전북:71곳 중 40곳(56%)
▶ 전남:82곳 중 44곳(54%)
▶ 경북:102곳 중 60곳(59%)
▶ 경남:95곳 중 62곳(65%)

서울시의회
서울시의회ⓒ뉴시스

'4인 선거구' 늘리는 서울시 획정안, 빛을 볼 수 있을까?
기득권 틀어쥔 거대 정당...홍준표 "실력으로 저지하라"

이에 따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대선구제 취지에 맞게 선거구 획정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정 정당의 특정지역 독식 구조가 이어지면 기초의회가 단체장을 제대로 견제하기는커녕 유착관계가 심화돼 지방자치가 황폐화될 수 있고, 특정 토호세력이 지역에서 군림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시가 기존의 2인 선거구를 통합해 4인 선거구를 대폭 늘리는 자치구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내놓은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이는 111개였던 2인 선거구를 36개로 대폭 줄이고, 3인 선거구를 48개에서 51개, 4인 선거구를 35개로 새로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거대 정당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거세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시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내고 ▲절차적 공정성 결여 ▲원칙·기준 없는 획정 ▲주민 대표성 약화 등을 거론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지도부 차원에서 노골적인 실력 저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해 12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의회는 선진화법이 없으니 실력으로 막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서울시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106석 중 71석)마저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획정안 통과 여부는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정의철 기자

지역구 가장 넓은 경기도는 공청회도 안 해...'깜깜이 획정위'
이재명 성남시장 "1·2당 공천 받으면 살인자도 당선"

지역구가 가장 넓은 경기도는 상황이 더욱 안 좋다. 경기도 획정위는 지난해 12월 한 차례 회의를 한 뒤 감감무소식이다. 공청회도 열지 않고 있다. 의견 수렴 절차조차 제대로 가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기 지역 시민사회단체·진보정당 연대체인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경기운동본부'(경기운동본부)는 지난해 11월 '획정안 마련 전 공청회를 최소한 2회 이상 열 것', '시민단체 및 각 정당간 간담회를 진행할 것' 등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경기도 획정위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획정위는 상견례를 겸한 회의 자리를 한 차례 가졌을 뿐이다.

이정희 경기운동본부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은 "경기도 획정위는 밀실논의로만 일관하고 있다. 그 어떤 정보도 알 수가 없다. 그나마 시민단체 몫 위원도 관변단체 출신으로 구성됐다는 얘기만 들었다. 아무 액션이 없다"며 "정당들도 국회 개헌특위 논의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는 반응만 보인다. 갑갑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전체 155개 기초의원 선거구 중 91개의 2인 선거구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나눠가졌다. 단 2곳을 제외한 모든 2인 선거구에서 거대 양당이 독점한 것이다. 경기도의 3인 선거구는 62곳, 4인 선거구는 단 2곳에 불과하다.

이에 경기도 지방자치단체장 중 이재명 성남시장이 4인 선거구 확대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2당(민주당·자유한국당) 공천 받으면 살인자도 당선이고, 공천 못받으면 공자님도 낙선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며 "거대 양당 기득권 담합의 산물이자 동반당선을 보장하는 2인 선거구는 금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서울시 획정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지켜본 뒤에 안을 내놓겠다는 분위기다. 울산과 충남도는 획정안을 만들었지만 4인 선거구를 늘리는 내용은 아니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뉴시스

기득권 정당에 종속된 기초의회
"궁극적으로 기초선거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해야"

이를 두고 시민사회에서는 시·도의회 등 광역의회에 의해 기초의원 선거구가 결정되는 구조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 제도에서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기반인 기초의원 선거도 결국 중앙정당 권력과 외부의 이해관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획정위라는 독립기구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해관계가 있는 기득권 정당의 영향력을 차단하려고 한 것인데, 실제로는 기득권 정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의견 진술권도 정당과 기존 의회가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획정위의 의견이 관철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예속되면서 지방자치의 본질이 훼손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러 대안이 제시된다. 그중 대표적으로 중선거구제(선거구별 기초의원 2~4인 선출)를 규정한 선거법 26조 2항에서 선출인을 5명까지 확대하도록 개정하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관련 법안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기' 할 수 있도록 허용해놓고 있는 동법 26조 4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하 공동대표는 "이러한 조치들이 궁극적으로는 기초의원까지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당의 비례성을 강화함으로써 지방의회 권력독점을 깨고 선거의 대표성·민주성, 표의 등가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 요구하는 진보정당들
선거제도 개혁 요구하는 진보정당들ⓒ녹색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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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오른다? 가상화폐 무려 1429가지…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가상화폐, 한국만 왜 뜨겁나]모른다! 오른다? 가상화폐 무려 1429가지…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입력 : 2018.01.15 06:00:03 수정 : 2018.01.15 06:03:02

 

ㆍ가상화폐에 대한 궁금증
ㆍ처음 만든 사람 안 밝혀져…기존 금융에 반감 추측
ㆍ20~30% 비싼 ‘김치 프리미엄’…폭탄 돌리기 우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가상통화를 둘러싼 궁금증을 기초부터 정리했다. 

- 가상화폐는 무엇인가. 

“가상화폐에 대해 공통으로 합의된 정의는 없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등 정부가 처음 내놓은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 자료를 보면, 가상화폐란 ‘민간에서 발행한 전자적 가치의 표시’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말해 인터넷 커뮤니티였던 싸이월드의 도토리와 같은 ‘사이버 머니’이다. 그러나 도토리와 달리 운영방식이 크게 달라 딱 잘라 ‘사이버 머니’라고 할 수 없다. 도토리는 싸이월드 운영회사가 발행·관리를 했다. 발행량에도 제한 없었고 도토리를 사고파는 기능도 없었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누가 발행하는 게 아니고 채굴을 통해서 얻는다. 채굴해서 생성을 하면 거래소에서 개인끼리 사고판다. 다만 비트코인 발행량은 2140년까지 2100만개를 생산하고, 그 이후에는 생산을 중단하도록 설계됐다. 발행량이 제한되지 않은 가상화폐도 있다.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이더리움은 발행량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채굴로 얻어야 한다는 것은 비트코인과 똑같다.”

- 채굴 작업은 무엇이고, 어디서 하나. 

“가상화폐는 컴퓨터로 연산 문제를 풀면 보상으로 주어진다. 이 과정을 채굴이라고 불러 비트코인을 캐는 사람들을 ‘광부’라고도 한다. 이 작업은 연산 문제가 상당히 어려워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 일반인이 하기는 어렵다. 소위 말해 업자들이 채굴하고 이를 거래소를 통해 유통하는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채굴작업의 58%는 중국에서, 16%는 미국에서 이뤄진다. 국내에서도 채굴하는 회사가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채굴업체에 전기 공급을 중단해 가상통화 채굴을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누가 만들었나. 

“비트코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한 홈페이지(www.bitcoin.org)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가명이기 때문에 개인이 만든 것인지 또는 단체가 만든 것인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2009년 최초로 50 비트코인이 만들어졌다. 발행 시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다음이라는 점과 중앙은행과 같은 발행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제도에 대한 반감으로 개발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남발해 화폐가치를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개인들이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가상화폐 신드롬은 제2의 월가시위(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로 보기도 한다.” 

- 가상화폐는 비트코인만 있나. 

“아니다. 전 세계 가상화폐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인 ‘코인마켓캡’을 보면 14일 기준으로 가상통화는 1429개나 된다. 매일 전 세계에서 새로운 가상화폐가 생겨나고 있다. 그중 비트코인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통화는 알트코인(Altcoin)이라고 통칭해서 부른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전 세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337억달러(약 249조원)에 달한다. 이어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는 이더리움으로 1303억달러(약 139조원)에 달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개발에 자극을 받은 1994년생 러시아인 비탈릭 부테린이 2014년 개발했다. 비트코인은 거래내역과 잔액 정도만 저장이 가능하지만 이더리움은 더 다양한 정보까지 저장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가상통화로 평가된다. 올 들어 리플이라는 가상화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리플은 비트코인과 달리 한 기업이 생산한다. 간편 송금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블록체인 플랫폼인 ‘리플넷’에서 송금 수수료처럼 사용할 수 있다.” 

- 가상통화, 암호화화폐, 가상화폐 등 다양한 용어가 나온다. 

“명확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각기 다른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가장 처음 대중적으로 사용된 용어는 가상화폐였다. 정부는 가상통화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가상통화가 ‘화폐’의 주요한 역할인 ‘교환’의 매개를 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상통화의 영문명(Cryptocurrency)이 커런시(currency·통화)이지 머니(money·화폐)가 아니라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암호화화폐라는 말은 블록체인 기술을 강조하는 이들은 주로 쓴다. 가상화폐가 중앙은행처럼 발행주체가 있는 게 아니라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 채굴작업을 통해 얻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 가상화폐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 

“가상화폐 가격은 전 세계 거래소마다 제각각이다. 한국의 거래소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다르다. 각 거래소 안에서만 가상화폐가 거래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격은 외국보다 20~30%가량 비싼데 이를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가격이 비싼 이유는 사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가상화폐를 ‘디지털 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전자산의 경향을 띤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2009년 이후 비트코인은 정치적 리스크와 금융위기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때 가격이 올랐고 각국의 규제가 등장할 때 가격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채굴은 주로 업자를 통해 이뤄지지만 거래는 개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팔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살 수가 있고,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있어야 매도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가상화폐를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 유사하다고 표현한 이유다. 고점에 사들였다가 가격 폭락 시 사줄 사람이 없으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 국내에서 거래소를 폐쇄하면 거래가 아예 금지되나. 

“국내에서 거래가 막히더라도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망명’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미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를 같이 운영하는 곳도 있다. 해외 거래소 중에는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 최근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방법 문의가 늘고 있다. 해외의 대표적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신규 가입자가 최근 급증했다. 지난 10일 바이낸스는 한 시간에 24만명의 회원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거래소 폐쇄 조치를 한 중국의 경우도 상당수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환전을 거주민에게만 허용하기 때문에 원화로 현금화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정부가 가상화폐를 쉽게 규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블록체인 기술 때문이라는데 블록체인은 무엇인가. 

“블록체인은 중개자 없이 거래 당사자 간 직접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예컨대 두 사람이 돈 거래를 할 때 은행 없이 직접 주고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은 금융거래뿐 아니라 보증자가 필요했던 모든 거래에 적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발달하면 모든 중개상이 사라져 거래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심지어 가상화폐 거래소도 사라지게 된다. 블록체인에서는 중앙 서버나 직원 없이도 거래 장부를 모든 사용자가 나눠서 보관하고 계속 새로 거래가 생길 때마다 업데이트한다. 이 기술을 응용해 만든 게 바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이를 10분마다 하나의 블록(block)에 거래내역을 저장하고, 새로운 블록을 연결(chain)하도록 설계됐다.” 

- 가상화폐로 실제 물건을 살 수 있나. 

“비트코인 이용자들은 해마다 5월22일은 ‘피자데이’로 기념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라스즐로 한예츠라는 비트코인 보유자가 피자 두 판을 배달시켜주면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하겠다고 말했는데 나흘 만인 2010년 5월22일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 현재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 1만여곳이 있고 국내에는 150여곳이 있다.”

- 비트코인은 누가 갖고 있나.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들을 가리켜 ‘고래’라고 부른다. 최대 2100만개로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는 비트코인은 현재 1600만개가량이 채굴됐다. 지난해 12월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40%를 ‘고래’라 불리는 약 1000명이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초창기에 뛰어든 이들이 시세조종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배후에는 ‘와타나베 부인’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와타나베 부인’은 일본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일본인 투자자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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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라,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을

[개벽예감282] 상상하라,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을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1/15 [12: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조선의 승리를 인정하는 러시아, 조선의 승리를 은폐하는 미국

2. 패자의 다급한 회담간청, 승자는 무시해버렸다

3. 트럼프가 보여준 태도변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4.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아 총결산하는 회담 열리게 된다

 

 

1. 조선의 승리를 인정하는 러시아, 조선의 승리를 은폐하는 미국 

 

조선에서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고, 반미대결전이라는 말이 널리 쓰인다. 원래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은 내가 만들어 쓰는 신조어다. 내가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을 쓰게 된 까닭은, 1953년 7월 27일 정전 이후 지속되어오는 조미대결전의 기나긴 노정에서 조미핵대결이라는 특정기간을 구분해서 고찰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말하는 반미대결전은 조미핵대결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벌어지고 있었음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핵대결이라는 개념은,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개발, 완성하는 문제를 놓고 조선과 미국이 대결한다는 뜻이다. 자기의 국가핵무력을 개발, 완성하려는 조선과 그 노력을 가로막으려는 미국이 격돌한 대결, 그것이 조미핵대결이다. 

1993년 조선에 대한 미국의 특별사찰 강요로 촉발되어 해를 거듭할수록 차츰 격화되어온 조미핵대결은 2017년에 이르러 가장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그런 점에서 2017년은 조미핵대결의 최종국면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2017년 최종국면에서 조선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둔 초강력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하였고, 그에 앞서 그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초강력 열핵탄두를 기폭하는 지하핵시험에서도 성공을 거둠으로써 자기의 국가핵무력이 마침내 완성되었음을 실증하였으며, 장장 25년 동안 지속되어온 조미핵대결의 마지막 장에 국가핵무력완성이라는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던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2017년 11월 29일 조선 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서 조미핵대결을 자기의 승리로 종식시켰다. 나는 이전에 <자주시보>에 발표한 글에서 화성-14형의 사거리를 14,000km로 추산하였는데, 위의 사진은 이스라엘의 어느 언론인이 그 사거리를 13,000km로 추산한 사정권을 세계지도 위에 표시한 것이다. 화성-15형 사정권이 표시된 위의 세계지도가 잘 말해주는 것처럼, 화성-15형은 남극대륙 중앙부까지 날아갈 수 있고, 남아메리카대륙 및 아프리카대륙 서남단 일부를 제외한 세계 모든 지역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그러므로 만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의 핵공격위험에서 벗어려면, 아르헨티나에 가서 안전한 피신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지도는 장장 25년에 걸친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가로막지 못하고 완패하였음을 보여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에서는 조미핵대결이라는 말을 쓰지 않기 때문에,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는데도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표현은 쓰지 않고, 그 대신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다른 표현을 쓴다. 비록 표현은 서로 달라도,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과 조미핵대결 종식은 서로 같은 뜻이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의 력사적 위업을 성취하였다”고 공식 선포한 것은,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고, 그로써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인정한 나라는 러시아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Interfax News Service)> 2018년 1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올렉 버미스트로브(Oleg Burmistrov) 러시아 외교부 특명전권대사는 그 통신사와 진행한 신년대담에서 유엔안보리가 대조선제재를 추가로 결의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유엔안보리가) 석 달마다 (대조선제재)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그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가까운 장래는 물론 먼 장래에도 유엔안보리의 제재노선은 본질적으로 전망이 없다. 조선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가능성은 소멸되고 말았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의 독자적인 대조선제재를 가리켜 “상황을 악화시키는 해로운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미국의 대조선제재를 비난하고 반대하는 러시아의 목소리는 쎄르게이 랴브꼬브(Sergei A. Ryabkov) 러시아 외교차관이 2018년 1월 13일 러시아 <타스통신(Tass News Agency)>과 진행한 대담에서 더 크게 울려나왔다. 그는 조선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비윤리적이고 잔인하다”고 하면서 맹렬히 비난하였다. 

 

이런 비난과 반대는 앞으로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대조선제재문제를 제기하더라도 러시아는 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행정부에게 대조선제재압박을 중지하고 조미회담에 나서라고 강한 어조로 촉구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미관계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가 새해에 들어와 돌변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태도변화는 러시아가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V. Putin) 러시아 대통령이다. 그는 2018년 1월 11일 러시아 언론인들과 대담하면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확실히 승리했다고 믿는다. 그는 핵무기를 가졌고, 지구의 거의 모든 지역에 도달할 수 있고, 그의 잠재적 적국 영토의 어느 곳이라도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3,000km에 이르는 미사일도 가졌다”고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명하고 노숙한(shrewd and mature)” 지도자라고 칭송하였다. <사진 2>

 

▲ <사진 2> 지금 미국은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하였는데도 패배를 승복하지 않고, 패배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그런데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가장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위의 사진은 2018년 1월 11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언론인들과 대담하는 장면인데, 그는 대담에서 조선이 미국과의 핵대결에서 확실히 승리했다고 인정하면서, 조미핵대결을 승리로 이끈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영명하고 노숙한 지도자로 칭송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러나 백악관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만일 그들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지난 25년 동안 미국이 집요하게 추진해온 대조선비핵화압박정책이 완파되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꼴이고, 따라서 조미핵대결에서 미국이 완패당했다는 것도 자인하는 꼴이므로, 백악관은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인정하기도 싫고, 인정할 수도 없는 아주 난감한 처지에 빠진 것이다. 

 

그런 난감한 처지를 알면서도 그랬는지 아니면 모르고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미국 언론매체가 난감한 처지에 빠진 백악관에게 얄궂은 질문을 던졌다. 질문공세에 걸려든 사람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주요성원인 마익 팜페오(Mike Pompeo) 중앙정보국장이다. 그는 2018년 1월 7일에 방영된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 대담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하여 아래와 같은 얄궂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자 - 지난 10월 당신은 북조선이 미국의 도시를 핵공격으로 위협하는 한계선을 넘기까지 앞으로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그 시간대에 있다는 말인가? 

팜페오 - 그건...그것은 바뀌지 않고 똑같다. 

질문자 - 아직도 몇 달이 남았다는 말인가?

팜페오 - 그렇다.

질문자 - 그러면 우리...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석 달이 남았는가? 넉 달이 남았는가?

팜페오 - 그 정도로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겠다.  

 

위의 대담이 잘 말해주는 것처럼,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조선이 미국 본토를 핵타격사정권 안에 두었는지를 캐물은 질문을 받았을 때, 말을 버벅거리면서 곤혹스런 답변을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하려면 아직도 몇 달이 더 지나야 한다는 팜페오 국장의 곤혹스런 답변은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했다는 사실, 그리하여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은폐해보려는 수작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가안보현안들에 대해 누구보다 가장 정확하게 정보판단을 내린다는 중앙정보국장이 미국에게 몰아닥친 가장 심각한 국가안보문제를 놓고 말을 버벅거리면서 곤혹스런 답변을 늘어놓은 것이야말로 지금 백악관이 얼마나 난감한 처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지를 뚜렷이 드러내주는 사례다. 

 

 

2. 패자의 다급한 회담간청, 승자는 무시해버렸다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의심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은 2018년 1월 1일부터 급변하기 시작한 현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미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었던 조미관계가 화성-15형 시험발사성공 이후 물밑에서 급류를 타기 시작하였음을 알려주는 몇 가지 중요한 정보를 살펴보면, 조미회담이 다가오고 있음을 능히 예견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하기 직전, 조미핵대결에서 사실상 완패한 미국은 제3자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물밑에서 어떤 은밀한 행동들을 취하고 있었다. 그 사연을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  

 

첫째, 조선이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국가핵무력을 완성하였음을 실증한 직후인 2017년 12월 상순 어느 날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비공개 접촉을 진행하였다. 일본 정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한 <산께이신붕> 2018년 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과 미국은 2017년 12월 상순 베이징에서 흔히 ‘1.5 트랙(Track 1.5)’이라고 불리는 반관반민접촉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그 비공개 접촉에 미국측 대표로 나선 사람은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시아실장을 지낸 존 메릴(John Merrill)이었고, 조선측 대표는 누구였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비공개 접촉이 진행된 직후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은 조선에게 조건 없는 조미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의하였다. 그는 2017년 12월 12일 워싱턴에 있는 국제문제연구기관 애틀랜틱협의회(Atlantic Council)에서 연설하면서 “우리는 북조선이 회담하고 싶어 하는 어느 때라도 회담할 준비가 되었다고 외교적 측면에서 말한 바 있고, 조건 없이 첫 번째 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and we're ready to have the first meeting without preconditions). 당신들이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으니, 일단 만나보자. 만일 당신들이 사각탁에 앉을 것인지 아니면 원탁에 앉을 것인지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 우리는 적어도 마주앉아 대면할 수 있다. 마주앉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노정도(road map)를 그려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017년 12월 12일 워싱턴에 있는 애틀랜틱협의회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이 어느 때라도 조선과 회담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하면서 조건 없이 첫번째 회담을 열자고 전격적으로 제의하였다. 이전에 미국은 조선이 비핵화 의지를 먼저 표명해야 조미회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2017년 12월 조미핵대결 최종국면에서 너무 다급해진 바람에 조건 없는 회담을 열자고 간청한 것이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은 패자의 간청에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더욱 애가 타들어간 미국은 2017년 12월 말에 이르러 조건 없는 조미회담을 갖자고 공식 제의하였다. 그러나 조선은 그 제의에도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와 같이 발언한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미회담을 반대하는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의 즉각적인 반박을 받고 주춤거렸지만, 미국의 외교수장이 조선에게 조건 없이 회담을 열자고 전격적으로 제의한 것은 의미 있는 태도변화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둘째, 조건 없이 조미회담을 열자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조선이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은 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일이 차츰 다가오자,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기 시작한 미국은 2017년 12월 말 조선에게 조미회담을 개최하자는 공식 제의를 다급하게 전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이미(2017년 말을 뜻함-옮긴이) 북한 측에 회담개최제안을 했다. 북한이 북미직접대화의 중재자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어 북미회담 개최지로는 북한이 선호하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가 검토돼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런 제안은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에도 공식 전달됐고, 이후에도 이 채널이 수시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패자인 미국이 승자인 조선에게 무조건 회담하자는 다급한 제안을 보낸 시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의 국가핵무력완성을 공식 선포한 2018년 신년사를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이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국가핵무력완성을 선포하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신년사를 발표하기 이전에 어떻게 해서든지 조선의 국가핵무력이 완성되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게 하려고 조미회담을 다급하게 서둘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조선에게 조미회담개최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 간청한 것이다. 그것은 패자의 다급한 간청이었다.   

 

셋째, 위에 인용한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에게 조건 없는 회담을 열자고 공식 제안하였으나, “북한은 아직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은 패자인 미국이 보낸 다급한 회담간청연락을 받고서도 그 문제에 대한 응답을 주지 않았다. ‘제국의 체면’을 접어두고, 조선에게 다급하게 회담개최를 간청한 미국에게 전해진 것은 조미관계개선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대남관계를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언소식이었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지금 조선은 회담을 간청하는 미국을 외면하고, 대남관계개선에만 집중하는 중이다. 조선은 왜 미국의 회담간청을 외면하고, 대남관계개선에만 집중하는 것일까? 외부에서 그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미국이 조미핵대결에서 완패하였는데도 자기들의 패배사실을 은폐하면서 승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조선이 미국의 회담간청을 외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조미핵대결에서 자기들이 패하였다는 사실을 은폐한다는 말은 그들이 실현가망성이 완전히 사라진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아직도 입버릇처럼 꺼내놓으면서,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하였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생각하면,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할 때, 조선은 미국의 회담간청에 응답할 것이고, 그에 따라 조미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예견된다. 

 

 

3. 트럼프가 보여준 태도변화,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2018년 새해 들어 조선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달라졌다. 조선에게 막말과 협박을 쏟아내던 그의 태도가 그 정도로 바뀌게 될 줄은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배하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패자인 미국을 대표하는 그가 그처럼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의사들로부터 정신상태를 의심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조금 전에 꺼내놓은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는 악습에 젖어있기 때문에, 그의 발언을 선뜻 믿기는 힘들다. 하지만, 요즈음 한두 번이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가 조선에 대한 자신의 변화된 태도를 보여주는 발언들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래에 열거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사진 4> 2018년 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아홉번째 전화통화를 하였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조미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는데, 그런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로 보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2018년 1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빗(Camp David)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언제나 대화를 신뢰한다. 절대적으로 나는 대화를 신뢰할 것이며, 그렇게 하는 데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그는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어떤 전제조건이 요구되는가 하는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았을 때 “그건 전혀 내가 한 말이 아니다.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함-옮긴이)는 내가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조금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1퍼센트도 하지 않는다. 그도 이것을 알고 있다. 만일 우리가 매우 평화적이고, 매우 훌륭한 해결책을 가지고 (회담에) 나설 수 있다면, 그리고 회담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인류에게 멋진 일이 될 것이다”고 답변하였다. 

 

위의 인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 없는 조미대화를 전격적으로 제안한 틸러슨 국무장관의 2017년 12월 12일 발언을 지지하였다. 이것은 그가 회담추진론자 틸러슨과 회담반대론자 맥매스터의 의견대립을 관망해오다가 결국 회담추진론자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CNN> 2018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곧 자진사퇴하게 되는데, 이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회담추진론자 틸러슨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임을 예고해주는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2018년 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아홉번째 전화통화를 하였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조미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모호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는데, 그런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로 보인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2018년 1월 10일 워싱턴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3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였다. 두 정상은 그 날 아홉 번째 전화통화를 하였으므로, 전화통화 자체가 놀랄만한 일은 전혀 아니었다. 정작 놀라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한 발언내용이다.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 따르면,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미국과 북조선의 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너그러움(openness)을 표시하였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국가 대 국가의 외교관계는 접촉(contact)→대화(dialogue)→회담(talks) 순으로 전개되는 것이 관례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접촉단계와 대화단계를 두 단계 뛰어넘어 조미회담 개최문제를 느닷없이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미회담이란 정치협상이 진행되는 고위급회담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예민한 언어감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야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회담이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에서”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는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적절한 시점과 올바른 상황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조선이 비핵화 의사를 먼저 밝혀야 조미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던 종전의 주장을 접고, 회담조건을 모호하게 처리하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모호성은 그가 조미회담을 예상하는 징표라고 생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그처럼 바뀐 것을 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만 내리면 언제든지 조선과의 회담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남북대화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넘어 자연스럽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뒤 향후 남북 간 회담 진행상황을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고 보도하였다. 하지만 백악관의 공식발표문에는 비핵화라는 말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두 정상이 조선의 비핵화를 위한 조미대화의 가능성을 전망하였다는 식으로 서술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확대해석을 넘어 사실왜곡이다. 조미관계에 대한 왜곡보도에 이골이 난 한국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막말쟁이 대통령 트럼프의 말보다 더 믿을 수 없다.  

 

(3) 2018년 1월 10일 오전 10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새해 들어 첫 번째 각료회의를 주재하였다. 그는 회의실에 모인 각료들에게 약 두 시간 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진행한 전화통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것(남북관계개선을 뜻함-옮긴이)이 어디로 이어지게 될는지 누가 아는가? 바라건대, 그것은 우리나라(미국을 뜻함-옮긴이)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성공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다”고 말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금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개선이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조미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 발언으로 들린다. 

 

(4) 2018년 1월 10일 각료회의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에르나 쏠베르그(Erna Solberg)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그 자리에서 노르웨이 취재기자가 미국군이 대조선공습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미국군 고위지휘관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 말해달라고 요청하였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군 고위지휘관의 그런 발언내용을 무시하면서,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장기적인 평화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와 북조선의 관계에 몇 가지 문제점(some problems)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금 좋은 회담들(남북관계개선회담을 뜻함-옮긴이)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a lot of good talks are going on right now)... 좋은 에너지들이 많이...나는 이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조선과의 전쟁가능성을 부정하면서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한 발언으로 들린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8년 1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하는 장면이다. 대담 중에 그는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였고, 자신이 매우 유연한 사람이라고 자찬하면서, 누군가 자신의 가장 절친한 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그가 조선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개선의사를 받아들여 고위급 조미회담을 하더라도, 조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 측근들로부터도 지능과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의심받고 있을 뿐 아니라, 막말과 협박과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면서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전세계적 범위에서도 끊임없는 비난과 배격, 지탄과 조롱을 받는 사상 최악의 대통령과 정상적인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5) 2018년 1월 11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월스트릿저널> 기자들과 대담을 진행하였다. 그 대담내용 중에서 민감한 문제들은 기사화되지 않았는데, 조미관계에 관련하여 주고받은 대담발언 중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지칭-옮긴이)와 훌륭한 관계(great relationship)를 가지고 있다.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일본의 아베 총리와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마도 북조선의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very good relationship)를 갖게 될 것이다. 나는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놀라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취재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때로는 공격적인 발언을 하였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당신은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많이 보겠지만, 갑자기 누군가 나의 가장 절친한 벗이 된다 (Sure, you see that a lot with me and then all of sudden somebody's my best friend). 나는 그런 사례를 20개 아니 30개나 제시할 수 있다.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다 (I'm a very flexible person)”고 답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와 같은 발언을 꺼내놓은 것을 보면, 그가 조선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게 될 총결산회담 열리게 된다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으므로 올해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변화의 급류를 타게 될 것이라는 것, 이것이 내가 이 글에서 제시하는 정세전망이다. 그러나 조선의 국가핵무력에 대한 무지와 편견, 오해와 착각에 사로잡힌 나머지 조미핵대결이 종식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아직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기 시작하였는데도 자기들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의심하거나 외면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부정, 그런 의심, 그런 외면은 부질없는 짓이다.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객관적인 현실은 우리의 예상범위를 뛰어넘는 고속도로 변화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지금 정세변화는 남북관계개선에서 먼저 일어나고 있다. 남북관계개선이 진전되면,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할 때,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급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사진 6> 

 

▲ <사진 6> 위의 사진은 2017년 3월 1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반대하는 집회가 진행되는 장면이다. 올해 2018년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은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계기로 연기되었는데, 며칠 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일시적으로 중지된 전쟁연습을 재개하는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중지된 대조선전쟁연습을 재개하는 문제는 미국 국방부가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재개일정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대조선전쟁연습 재개문제는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떠올랐다. 만일 미국이 조선의 비핵화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키리졸브-독수리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면,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급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렇다면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된 이후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어떤 방향으로 급변하게 되는 것인가? 이 중대한 물음에 단답형으로 답변하기는 힘들지만, 아래와 같은 ‘예상답안’을 거론할 수 있다.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로 종식되었으므로, 조미핵대결이 일어나기 훨씬 이전부터 조선이 수행해온 반미대결전도 앞으로 조선의 승리로 종식될 것인가 하는 물음이 제기될 수 있다.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은 조미핵대결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이 마주앉아 핵대결종식을 총결산하는 일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총결산에서 65년 조미대결전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예견된다. 

 

여기서 말하는 조미핵대결 총결산이란 전쟁이 끝난 뒤 승전국과 패전국이 마주앉아 전후문제를 처리하는 총결산을 하는 것과 똑같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에 있었던 전후총결산경험들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승전국과 패전국이 만나 전후문제를 처리하는 총결산에서는 강화조약을 체결하는 문제, 패전국 군대가 점령지에서 철군하는 문제, 패전국이 점령했던 지역을 원상귀속시키는 문제, 승전국이 패전국으로부터 전쟁피해에 대한 배상 및 보상을 받아내는 문제, 전쟁포로를 상호송환하는 문제 등이 해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조미핵대결은 실제로 교전이 벌어진 전쟁이 아니라 대결이었으므로, 전쟁피해나 전쟁포로는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조미핵대결이 종식된 오늘, 승자인 조선과 패자인 미국에게는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와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총결산만 남아있는 것이다.  

 

조선과 미국이 평화협정체결문제와 철군문제를 총결산하려면, 당연히 조미고위급회담을 진행해야 한다. 머지않아 시작될 조미고위급회담은 승자와 패자가 마주앉게 될 총결산회담이라는 점에서 이전에 진행되었던 조미회담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회담으로 될 것이다. 조미핵대결이 승패를 결정지으며 종식되기 이전에 진행되었던 지난날의 조미회담들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으므로, 조선은 평화협정체결문제와 철군문제만 제기하려고 하였고, 미국은 조선의 비핵화문제만 제기하려고 하였다. 그런 협상은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중도반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2017년 최종국면에서 승패를 가르며 종식된 이후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머지않아 진행될 조미고위급회담은 승자가 제기하는 의제만 놓고 협상하는 회담으로 될 것이고, 패자는 곤혹스럽게 승자의 의제를 받아들여 협상하는 회담으로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두 가지 의제를 놓고 총결산하는 회담에서 협상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조미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시기와 방법을 협상하게 될 것이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시기와 방법을 협상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조미고위급회담이 성사되면, 조선이 핵동결을 시행하는 시기와 방법, 그리고 핵동결의 범위 등을 협상하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는 조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뒤집어놓을 대사변 중의 대사변이다. 그런 대사변이 일어나는 전환기에는 우리가 예상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일들이나 뜻밖의 사건들이 ‘개벽의 파도’처럼 몰려오게 될 것으로 예견된다. 이 땅에서 반만년을 함께 살아왔고, 앞으로도 세월의 끝까지 함께 살아갈 우리 민족에게 자기의 힘과 슬기로 위대한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할 실로 가슴 벅찬 기회와 도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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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자치경찰, 뭐가 다른가?’ 지방자치 경찰, 시스템만 바꾸면 괜찮은 제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8/01/15 11:12
  • 수정일
    2018/01/15 11: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노무현이 시작한 ‘자치경찰’ 문재인이 업그레이드한다
 
‘경찰과 자치경찰, 뭐가 다른가?’ 지방자치 경찰, 시스템만 바꾸면 괜찮은 제도
 
임병도 | 2018-01-15 08:58:3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월 14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설명하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 ⓒKTV 화면 캡처

 

청와대가 권력기관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검찰, 경찰,국정원 기관 등의 개혁안을 설명했습니다.

조국 수석은 권력기관 개혁안의 필요성에 대해 “권력기관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했더라면 반헌법적 국정농단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라며 “촛불 시민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수석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정신에 따라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거듭나야 한다.”라며 “권력기관을 나누고 서로 견제하게 하기 위해 권력기관을 재편하고자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찰과 자치경찰, 뭐가 다른가요?’

청와대가 발표한 권력기관 개편안 중에는 ‘자치경찰제’를 전면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치경찰’이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아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경찰과 자치경찰의 업무. 현재 제주자치경찰은 국가직 경찰 대비 10~30% 정도의 업무만 수행하고 있다.

 

현재 자치경찰이 있는 곳은 제주도가 유일합니다. 제주에는 ‘제주지방경찰청’ 소속 국가직 경찰이 있고,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지방직 ‘자치경찰’이 있습니다. 제주 도내 순찰차와 경찰 조끼를 유심히 보면 ‘경찰’ 또는 ‘자치경찰’이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제주자치경찰은 ‘교통 통제’나 ‘음주 단속’ 등의 교통 관련 업무를 주로 합니다. 이외 ‘비상품 감귤 단속’이나 ‘축산 폐수 단속’ 등 환경 업무나 기마 경찰과 관광경찰 역할도 합니다. 쉽게 말해 경찰은 ‘강력 범죄’ 등을 하고, ‘자치경찰’은 일반 생활안전 등의 경찰 업무를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주 자치경찰단’은 참여정부 출범 후 지방 분권 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됐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중앙집권화된 경찰권을 지방으로 이양하고 경찰의 정치적 중립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2006년 제주자치도 특별법에 따라 설치됐고, 주민에 의한 경찰 행정과 불편하고 부당한 치안 행정을 막기 위한 제도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자치경찰’은 미국의 경찰 제도와 비슷합니다. 미국은 중앙(연방)정부의 강력 범죄를 수사하는 ‘FBI’ 도 있고, 지역 치안 업무를 담당하는 지역 경찰로 분리돼 있습니다. 카운티라는 한국의 ‘군’ 단위 지역 치안 활동을 하는 ‘쉐리프'(보안관)도 있습니다. 미국은 시 정부가 경찰국을 운영하거나 경찰국장을 임명합니다. 일부 쉐리프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기도 합니다.


‘제주자치경찰 72%, 무늬만 자치경찰’

 

▲서울시가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치경찰제’ 도입 관련 ‘(사)한국정책학회’에 의뢰하여 실시한 설문조사. ▲일반시민 531명 ▲국가경찰 346명 ▲제주자치경찰 100명 ▲교수 등 관련 분야 전문가 44명 등 4개 그룹에서 총 1,021명이 응답하였다

 

설립 취지와 방향은 좋지만, 실제 제주자치경찰의 72%는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주자치경찰은 교통 업무를 담당하지만, 음주단속권이 없었습니다. 2015년 7월에서야 음주운전을 단속할 수 있었지만, 단속을 거부해도 ‘조사권’이 없어 경찰로 넘겨야 합니다. 제주자치경찰은 관세나 출입국사무소 등에서 발생한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수사권이나 수배차 체포권한도 인정받지 못합니다. 제주자치경찰의 89%가 ‘수사권 확보’가 자치경찰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자치경찰’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재정과 인력 부족입니다.제주자치경찰은 처음 정원이 127명이었는데 지난 10년간 고작 3명만 늘어났습니다. (자치경찰 공무원 130명, 일반공무원 18명) 일부 경찰은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돼 소방관처럼 지방 재정에 따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경찰, 시스템만 바꾸면 괜찮은 제도’

 

▲2017년 4월 30일 당시 문재인 후보는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제주특별자치도에서만 시행하는 자치경찰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문 대통령이 자치경찰을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뜩이나 경찰인력이 부족한데도 많은 경찰이 시위를 막는데 동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자치경찰들의 설문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재정과 인력이 보강되고 수사권까지 갖추어지면 오히려 자치경찰 제도가 치안을 막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특히 기존 경찰은 유지하고, 자치경찰을 신규로 채용한다면, 전문 수사와 치안 업무의 분리로 강력범 검거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지난 18대 대선에서 드러났듯이 경찰이 정권과 결탁해 선거 직전에 댓글 수사를 발표하거나 무혐의 처리를 하는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습니다. 조국 수석은 ‘ 행정경찰(일반경찰)이 수사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경찰위원회와 공동형사변호인제를 도입해 경찰권의 오남용을 견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치경찰이 지역 치안과 경비, 성폭력 등 생활 안전을 담당하면 민생 중심의 경찰이 될 수 있습니다. 돈과 인력이 없어 좋은 제도를 할 수 없는 것과 아예 나쁜 제도는 다릅니다. 그러나 지방 경찰직 인력 확대와 재정, 관련 법 개정 등을 국회가 찬성할지 여부와 국가경찰이 자신들의 권력을 순순히 내놓을지는 의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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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적기인 매생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전남 강진 매생이 양식장에 가다... 천덕꾸러기에서 '바다의 귀족'으로

18.01.14 18:47l최종 업데이트 18.01.14 18:47l

 

 노부부가 대나무 발에서 매생이를 손으로 뜯어내고 있다.
▲  노부부가 대나무 발에서 매생이를 손으로 뜯어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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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채취해온 매생이 작업이 한창이다. 전남 강진 마량 숙마마을이다. 이곳 사람들은 마을 앞 바다와 고금도 바다의 공동양식어장에서 대나무 발을 바다에 띄워 매생이를 재배한다. 매생이 수확은 대나무 발을 걷어와 작업장에서 손으로 뜯어낸다. 예전에는 배 가장자리에 엎드려 가슴을 기댄 채 바다에서 맨손으로 뜯어냈다. 

이곳 매생이 마을에서 만난 이영아씨는 매생이 팔아 번 돈을 "가슴 아픈 돈"이라고 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그 연유를 알아봤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매생이 발을 걷어 와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을 대고 배에 엎드려서 매생이를 채취했어요. 가슴으로 뜯어낸다고 해서 가슴 아픈 돈이라고 했어요. 이제는 육지로 발을 가져와 훌터요." 

마량 숙마 웰빙매생이 신흥석 대표... 1.5ha에서 6천만 원 소득
 
 해마다 매생이 수확 철이면 온 가족이 함께 작업을 한다.
▲  해마다 매생이 수확 철이면 온 가족이 함께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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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가 고금도 바다에서 막 건져온 매생이를 아들과 함께 차에서 내리고 있다. 숙마 웰빙매생이 신흥석(47) 대표다. 그는 서울에서 회사생활을 하다 20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대를 잇고 있다. 매생이 재배에 매달린 지 올해로 15년째다. 1.5ha(15,000m²)에 5~6천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매생이발 한 개(2.3m)가 한 간사리거든요. 발 한 개에서 500제기 정도 수확합니다. 1.5헥터를 재배합니다. 1년 소득은 시세에 따라 다른데 5천~6천만 원 정도 됩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 (전기회사)을 하다가 IMF때 내려왔어요." 

여느 집과 달리 이곳 매생이는 색깔이 진하고 실하다. 매생이 품질이 유난히 좋아 보여 품질관리는 어떻게 하나 물어봤다.

"제 자랑 같지만 많은 정성을 기울입니다. 관리를 잘해야 좋은 매생이가 나옵니다. 바로 드실 수 있도록 세척해서 보냅니다."
 
 고금도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차에서 내리고 있다.
▲  고금도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차에서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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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생이 재배 15년차인 진영우씨가 알바생들과 함께 매생이 작업을 하고 있다.
▲  매생이 재배 15년차인 진영우씨가 알바생들과 함께 매생이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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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는 올해는 매생이 작황이 좋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에게 매생이를 한마디로 표현해보라고 하자 '돈'이라고 말했다. 

"매생이는 제 입장에서는 돈이죠. 오늘처럼 좋은 물건을 뜨면 아무리 춥고 바람이 불어도 기분이 좋은데, 품질이 안 좋으면 일할 맛도 안 나고 속상하죠. 급할 때는 양식장에 가서 배타고 혼자서 걷어 와요."

매생이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상큼한 바다 향기가 좋다. 이웃한 어가 한곳을 더 찾아가봤다. 진영우(39)씨는 매생이는 "10월에 대나무 발에 포자를 붙여 재배합니다"라고 했다. 그 역시 부모님과 더불어 15년째 매생이 재배를 하고 있다. 숙마마을은 4가구가 매생이 재배를 한다. 올해는 매생이 생산량이 다들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오염원이 없는 청정바다에서만 자라는 무공해식품 '매생이' 
 
 웰빙매생이 신흥석 대표가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아들과 함께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있다.
▲  웰빙매생이 신흥석 대표가 바다에서 건져온 매생이를 아들과 함께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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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는 겨울철에 가장 인기 있는 해조류다. 오염원이 없는 청정바다에서만 자라는 무공해식품이기 때문이다. 매생이에 석화를 넣어 되직하게 국으로 끓여내면 진짜 별미중의 별미다. 시원한 감칠맛에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부드러움이 너무 좋다. 

정약전(1758∼1816)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매생이를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했다. 

매생이국은 향기롭고 감미롭다. 매생이국을 한번 맛보면 누구나 이내 반하고 만다. 바다의 귀족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사이좋게 매생이를 물에 씻어 손질하고 있다.
▲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사이좋게 매생이를 물에 씻어 손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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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국 끓이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매생이 한제기를 찬물에 두세 번 씻어서 물기를 뺀다. 굴과 다진 마늘을 냄비에 넣고 참기름에 달달 볶는다. 이들 재료에 매생이를 함께 덖는다. 물 2컵을 부어 되직하게 끓여낸다. 조선간장으로 간한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라는 순 우리말이다. 지금이야 바다의 귀족으로 대접받지만 한때는 잡초 신세였다. 김 양식장에 들러붙은 매생이는 그야말로 천덕꾸러기였다. 영양식과 별미음식으로 그 가치가 드러난 것은 2천년 초부터다. 

영양 덩어리인 매생이는 철분과 칼슘 성분이 많아 빈혈예방에 좋다. 어린이 성장발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피부미용은 물론 주당들의 숙취해소와 다이어트식으로도 인기다. 또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각종 미네랄과 무기질은 물론 해양 엽록소가 풍부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돕고 피를 맑게 해준다.
 
 강진 마량 숙마마을 앞 바다의 매생이 양식장 풍경이다.
▲  강진 마량 숙마마을 앞 바다의 매생이 양식장 풍경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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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매생이#마량 숙마마을#맛돌이#매생이국#천덕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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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식, 문재인 대통령 추모전문 보내

이해찬 "곧 목사님 대신 평양 갈 것"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식, 문재인 대통령 추모전문 보내
이창훈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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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3  18: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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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봄 문익환 목사 서거 24주기 추도식 및 묘소참배가 13일 오전 마석 모란공원에서 진행됐다. 기장서울북노회 목사 중창단이 추모공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문익환 목사님,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세우신 이정표를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겨울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와 ‘어때,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하며 응원해 주십시오. 목사님 그립습니다.”

문익환 목사가 서거한지 24주기인 13일 오전 11시에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장영달 전 의원이 대독한 추모전문 마지막 구절에 위와 같이 적었다.

또한 매년 추도사를 보내오고 있는 북측에서는 민족화해협의회와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공동명의로 “늦봄 문익환 목사는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 한생을 다 바친 저명한 통일애국인사”라며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고 민중과 민족의 부활은 자주 없이 성취될 수 없으며 자주, 민주, 통일은 하나의 통일체라고 토로하던 문익환 목사의 열정적인 모습은 그대로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겨레의 모습이었다”고 회고하였다.

   
▲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전문과 북측 추도사가 문목사 영정 좌우에 놓여졌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대통령 추모전문 (전문)

작년 목사님 23주기 추모식이 열린 모란공원은 매섭게 추웠습니다. 바람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한다.”는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목사님을 뵙고 돌아온 날 밤,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수천, 수만의 촛불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 하시며 환하게 웃으실 것만 같았습니다.

어느새 1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1월 7일 국민과 함께 본 영화에서 목사님을 뵈었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하루 전, 진주교도소에서 출감한 목사님이 26명의 열사 이름을 온 몸으로 외쳐 부르고 계셨습니다. 1987년 6월의 뜨거운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습니다. 촛불혁명으로 6월 민중항쟁을 완성한 국민들이 열사들에게 바치는 다짐의 눈물이었습니다.

1976년 3.1구국선언으로 터져 나와 1994년 1월 18일 잠드실 때까지 용솟음친 민주와 통일의 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1989년 3월, 김구 선생과 윤동주, 장준하와 전태일의 마음을 안고 도착한 평양에서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고,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다.”라는 말씀으로 평화와 통일, 번영을 향한 이정표를 굳건히 세우셨습니다.

문익환 목사님,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세우신 이정표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겨울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와 “어때,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하며 응원해 주십시오.

목사님, 그립습니다.

2018년 1월 13일
대통령 문재인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북측 추모전문 (전문)

 늦봄 문익환 목사가 바라던 통일애국념원은 반드시 실현 될 것입니다

늦봄 문익환목사는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 한생을 다 바친 저명한 통일애국인사였습니다. 정의감이 강하고 열렬한 민족애와 강인한 지조를 지닌 문익환목사는 불의앞에 물러설줄 몰랐고 옥중고초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해 한몸을 서슴없이 내댈수 있었습니다.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고 민중과 민족의 부활은 자주없이 성취될수 없으며 자주, 민주, 통일은 하나의 통일체라고 토로하던 문익환목사의 열정적인 모습은 그대로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겨레의 모습이였습니다.

문익환목사가 《평양으로 갈테야》라고 웨치며 서슬푸른 분단의 장벽을 넘어서던 그날의 장거를 오늘도 우리는 잊지 않고있습니다.

정의와 민주의 새 아침, 자주와 통일의 봄을 안아오기 위해 자신의 온 넋과 열정을 다 바친 문익환목사는 오늘도 남녘겨레들을 통일애국의 길로 힘차게 떠밀어주고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의 새봄을 안아오기 위한 투쟁의 길에서 먼저 간 통일애국인사들의 념원을 기어이 실현하고 통일되고 번영하는 민족의 밝은 미래를 앞당겨오기 위하여 거족적인 통일대진군을 더욱 힘차게 다그쳐나가야 할것입니다.

늦봄 문익환목사에게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

민 족 화 해 협 의 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주체107(2018)년 1월 13일

 

 

 
▲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의 화환도 묘역에 배열됐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예배 및 추도식에는 이해찬 통일맞이 이사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한충목 진보연대 공동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 정진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배은심 이한열 열사 어머니, 장남수 유가협 회장 등 각계인사와 문성근, 문영금, 정은숙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

홍승현 한빛교회 담임목사의 사회로 열린 추모예배가 끝나고 열린 추도식에서 이해찬 이사장은 여는말을 통해 “정권교체가 되니 남북이 하나 되는 길이 열리고 있다”며, 육군교도소에서 만난 문익환 목사의 모습을 떠올리고 나서 “곧 목사님 대신 평양에 가서 목사님의 뜻을 전달하고 돌아 올 것”이라고 방북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문익환 목사의 아들 배우 문성근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했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익환 목사님! 민주주의가 회복 되니까 통일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라고 최근 전개되고 있는 남북화해의 소식을 전하고, “목사님의 뜻을 따라 통일을 원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짧은 인사말로 추모사를 대신했다.

이날 추모문화행사로 한신대총학생회장 은혜진 양이 나와 늦봄시 낭독을 하였으며, 앞선 추모예배 순서에서는 기장서울북노회 목사중창단이 나와 추모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추도식 마지막 순서로 아들 문성근 씨가 나와 “문익환 목사님이 살아 계실 때 수유리 통일의 집 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며, “그것은 통일을 위해 세상과 언제든지 소통하겠다는 목사님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방북 30주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다양한 추모행사를 준비하려 한다”며, “필요하다면 우리가 준비하는 추모행사를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마음껏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문 씨의 말대로 (사)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에서는 수유리 527-30에 있는 ‘통일의 집’을 2018년 문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관련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개조하여 오는 6월 1일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문목사가 생전에 조직했던 ‘통일맞이’는 통일운동체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문익환.닷컴’(한글주소)에서 살펴 볼 수 있다.

   
▲ 참배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유족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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