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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 쇠망사] 외

  • 등록일
    2008/09/04 18:14
  • 수정일
    2008/09/04 18:14

지금 들고 다니면서, 짬짬이 읽고 있는 책은 이것,

 

 

도서관에 도착하면 으례 그러듯이 새로 들어온 책서가를 살핀다. 이때의 마음이란 뭐랄까 ... 조마조마하다. 좋은 책이 나오면, 그래서 조마조마 ... 안 나오면 그런대로 조마조마 ... 아니나 다를까 오늘 한 권, 아니 두 권이 들어와 있다. 이것,

 

 

이럴 경우에는 잠깐의 망설임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왜냐면, 현재 읽고 있는 책과 그 책 다음에 읽을 책 목록이 이미 잡혀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 책은 그러니까, 계획에는 없는 '사건'인 셈이다. 사건은 재미나게 받아 들이자, 는게 평소 생각이니까, 덥석 집어 들고 대출대로 가는 것도, 당연하지만, 사람이다 보니 걱정도 된다. 아니, 전공도 아닌데 ... 뭐하러, 라고 분명 말하는 축들도 있을 것이고, 내 생각에도 이건 뭐, 그리 전공이나 논문에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기번이 아닌가! 이걸 영문으로 읽어도 시원찮을 판에 고맙게도 전공자분들께서 번역까지 해 주셨는데, 덥석 받아 먹지 않으면 바보가 아니겠는가! 하여, 난 [소크라테스 이전 ... ]을 잠시 걷어 치우고, 기번을 택하기로 한다. 하여간 내 머리 속에는 세 권의 책이 있다. 위의 두 책과 아래 책.

 

 

아니, 한 권 더 있구나.

 

 

 

이건 둘 다, kalavinkaa와 함께 읽는 책 목록에 있다.  [거대한 뿌리여, 괴기한 청년들이여], 이 책에는 심상스런 혐의 같은 것이 있긴 하다. 김수영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일단의 젊은 시인들이 모이긴 했는데, 이게 또 해괴한 문단 정치 세력이 되지 않을까, 라는 혐의 말이다. 난 그런 걸 너무 많이 봐왔다. 하여간 김수영이 그러한 정치적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최대한 순정한(?) 시선으로 시들을 읽었으면 한다. 훑어 봤을 때, 한 구절 생각 나는 게 있는데, 그건 황병승이 김수영의 '혁명은 안 되고 방만 바꾸었다'라는 구절을 '택시타고 집/ 택시타고 집'이라고 완전, 골계스럽게 바꾼 거다. 한참을 그녀와 웃었다. 그 외에 서동욱 선생의 시도 괜찮았다(이 사람은 날 가르쳤던 사람이라 '시인'이라고 하기 뭐하다).

 

[꽃집에서]는  다시 읽는다. 아마 18살 때 우중충한 누런 표지로 나왔던 최초의 민음 세계 시인선으로 봤을 것이다. 그때도 이런 시인이 있나 싶었다. 유쾌한 저항! 그게 뭔지 그때 처음 알았으니 말이다. 저항이란게 무슨 독립운동 하듯이 비장한 것만이 아니라, 사랑을 하듯 달콤한 것이기도 하다는 것. 

 

하여간 이건 뭐, 정독할 도서목록도 아니고, 들고 다니면서 설렁설렁 읽을거리다. 읽을 때마다 서평을 쓰고 싶지만, 이상한 게 어떤 책은 '악평'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아래와 같은 책.

 

  

 

악평을 쓸 것 같은 느낌으로 보기 시작해서, 악평조차 못 쓸 정도로 날 망가뜨린 책이다. 서사구조는 물론이고, 함축성도 없고, 문체도 심심한데다가 뭐하러 저런 소재를 장편에 이르기까지 써갈겨 놓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책이다. 거 참. 뭐하러 저런 글나부랭이에 5천만원 씩이나 들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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