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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2/07
    도회생활 5계명 제1조(6)
    루냐
  2. 2006/12/07
    구름 속에 웅크리고 앉아서(2)
    루냐
  3. 2006/12/06
    피곤한 꿈(2)
    루냐
  4. 2006/12/04
    엠피삼돌이와 나(17)
    루냐
  5. 2006/12/01
    2005년 12월 3일(4)
    루냐

도회생활 5계명 제1조

지금 작업 중인 『한국의 근대화와 물』 본문에 나오는 인용문이다.

아휴, 이런 거 너무 좋아~ (게다가 이 글이 한국의 물 정책이 어떻고, 박정희식 난개발이 어쩌고 하는 책에서 난데없이 나타나 주었으니 말이다!)

옛날 글은 낯선 단어들 때문에 읽는 속도가 더디긴 해도 표현이 참참참 직설적이어서 귀여우며, 묘사도 생생한 것 같다. 괜시리 박태원 아저씨의『천변풍경』이 생각난다.

 

(인용문이라 5계명의 제1조밖에 볼 수 없다. 찾아봐야겠어!!)



제1조

이발사와 목욕탕 주인을 친하라.

제군이 도회에서 살려면 첫째, 이발사와 목욕탕 주인을 먼저 친해 두어야 한다.

돈 육전이 없어 몸에서 악취가 물쿵물쿵 나고 불과 삼사십 전 이발료가 없어서 얼굴이 털투성이가 되고 장발이 되고 보면 혹 별종 색맹객이 있어 사상가나 철인으로 보아준다면 천행이지만 날카로운 시대처녀들의 눈이 잔나비 상판을 연상할 우려가 매우 많으니 연애하기는 벌써 빗나간 일이다. 그러니 돈 없을 때라도 마음 놓고 자가용처럼 쓸 이발관, 목욕탕이 있어야 한다.

 

 

- 모던 모세.「도회생활 5계명」.《별건곤》,193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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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에 웅크리고 앉아서

낮게 깔린 구름 속에 묻혀버린 것 같은 오늘

나는, 조금, 서럽다.

 

이러다가 어쩌면,

느끼지만 말하지 않는 식물이 되어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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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꿈

꿈을 기록하기로 했다.

 

'도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해?'나 '에이 말도 안 돼~' 싶은 얘기들이지만

어쩌겠어, 꿈인데.

 

그래도 가끔 꿈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꿈 때문에 서럽거나 괴롭기도, 심지어 몸살 날 것처럼 피곤하기도 해서

꿈이란 나에겐 무시할 수 없는 존재.

 

꿈을 기록해야겠다!

 

해몽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



누군가로부터 '상을 줄테니 나가서 시를 쓰라'는 권유를 받았다.

중고등학교 사생대회 때처럼 무슨 공원으로 공간이 슉 바뀌었고,

어느새 나는 시를 쓰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다.

그리고

시가 다 완성될 때쯤

갑자기 코피가 났다.

 

태어나 처음으로 흘린 코피였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아침부터 내내 컨디션이 안 좋다. 어지럽다.

 

 

꿈에서 우주선을 타거나

새의 등을 타고 다니거나 아니면 내가 새의 둥지에서 살거나

모험을 하거나...  하여튼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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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피삼돌이와 나

사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출근길에 버스와 지하철을 탈 때마다 숨이 막힌다.

 

버스는 참치 통조림, 나는 참치 살코기가 되어 지하철역에 도착할 때까지 나를 비롯한 참치 살코기들은 창밖 가로수에 나뭇잎이 얼마나 남았나 쳐다볼 겨를조차 없다. 팔과 다리는 경직되고 옆 사람들과 손이라도 닿으면, 서로 흠칫 놀라 몸을 더욱 움츠린다.

캔뚜껑(버스 뒷문)이 열리자 마자, 사람들을 게워내는 버스. 사람들은 마치 버스의 토사물처럼 줄줄줄 밀려나와 다시 줄줄줄 지하철의 입속으로 꾸역꾸역 들어간다.

 

지하철은 생닭유통터널.

출근길 지하철은 지하 터널로 빠르게 운송되는 미래의 생닭유통시스템을 연상시키는데, (미래에는 아마 신선한 생닭 및 각종 생선/주스/유제품을 위해 지하 터널을 이용해 아주 신속/정확하게 배달할 것 같다는 망상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 터널을 생닭 대신 직장인(노동자겠지)들이 이용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소음도 굉장하고 공기도 탁하고 몸이 꽉 눌려버린, 좁아터진 공간에 서서

책도 읽을 수 없고 창밖도 볼 수 없고(5호선은 특히) .... 우울한 30분을 견디는 동안 

내가 의지할 것은 ㅡ mp삼돌이다.

 

그래,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 좋아!라고 하던 나는,

얼리어답터는 안 되겠다고, 쓰던 cdp 고쳐 쓰겠다고 하면서

이 친구를 안 사려고 버텨봤으나.......... 결국 사버렸다;

그리고 내 손에 들어온 뒤로 왜 이제 만났냐는 듯 아주 한몸이 되어 다니고 있다;;

 

난 이 조그만 기계 안에서 재생되는 음악 파일에 위로를 받고, 감정을 맡긴다. 이 음악 파일은 기계의 힘을 빌려 돌아가고, 음악을 만든 사람보다 기계를 만든 회사가 훨씬 돈 많이 버는 세상이 되었다.

 

메마른 도시공간에서 늘 허덕이며 늙어가던 나는, 어릴 때 듣던 음악에 다시 열여섯 살이 된 것 같았다가도 저 조그만 기계ㅡ엠피삼돌이를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너무 콱 꼬집어 내 필요를 채우는 저 물건,

내가 저 물건에 의존하지 않고 살 방법은 없었을까ㅡ

 

 

내가 사는 곳이

도시가 아니었다면, 아니 도시에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이 도시에 광고판, 광고글, 자동차, 시계, 바쁜 걸음, 아스팔트, 온갖 빌딩빌딩빌딩만 있는 게 아니었다면, 나무도 좀 더 많고, 하늘도 좀 더 넓고, 밤하늘 별의 반짝임도 좀 더 분명하다면

언제든 사람들과 편하게 얼굴을 마주하고 조금만 더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면

나는 저깟 기계에 이렇게 의존하지 않을 수도 있을거다.라는, 그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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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3일

눈이 왔더랬다.

다이어리 확인 안 한, 내 기억에 의하면 그렇다.

 

다른 분들은 작년 12월 3일,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에 

무엇을, 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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