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욜 교육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서울에 들러

시골 친구들을 만났다.

한 친구가 동대문에서 가게를 열었다고,

개업축하겸 오랜만에 만난 거였다

이미 애들이 대학을 다니거나 군대를 간

아줌마들이고, 남자인 산오리와 한 친구만

중고등학생이 애들이 있다.



군대 간 아들이 있는 한 친구가 그랬다.

"엊그제 아들이 전화 했는데, '엄마 몇번 찍어?' 이렇게 물어보는거야..."

"그래서?"

"몇번 찍긴? 2번 찍으면 되지..."

"허걱...어지간히 마마보이를 만들었나 보네."

"마마보이가 아니라, 군대 가 있으니까 누가 누군지 잘 모르잖아..."

"그래도 그렇지, 그런걸 물어 보는 스므살이 넘은 아들이나 가르켜 주는 엄마나...."

"우리 아들 마마보이 아니라니깐..."

"마마보이 아니라도 좋은데, 내가 그동안 얼마나 민주노동당 활동 한다고 얘기하고 그랬는데..."

"어, 맞다, 다음에 전화 오면, 2번 하고 4번도 찍으라고 할게..."

"고맙다 고마워.."

 

얼마전에 서울대 총학생회가 한총련을 탈퇴한다는 기사가 있었고,

서울대 총장이 그에 대해 한마디 한 게 있었다.

"학생들도 공부나 연애, 취직에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사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뭐 이런 종류의 얘기였다.

세상이 달라져도 참 많이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대학총장들이 입만 열면,

"학생들은 학생들의 본분인 공부에 전념해 주기를...."

이런 성명 일색이었는데...

 

'변해야 산다'고 외치는 세상처럼, 어쩌면 그 외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세상은 엄청나게 변했고, 변하고 있는데,

나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드네...

엄마에게 몇번을 찍을지 물어보는 젊은이도 예전의 엄마아빠의 젊은시절과 달리

많이 변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걱정이나 고민 없이도 잘 살아 가겠지?

 

내 새끼가 몇 년 후 선거 철에 '아빠 몇번 찍어야 하지?'라고 물어보면,

이새끼 이쁜 놈이다고 칭찬해 줄까?

너는 내새끼도 아니다라고 욕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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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0 13:00 2006/05/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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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실이 2006/05/30 14: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칼 세이건 글에 보면, 이미 4천년 전부터 "요새 젊은 애들은 도대체 보수적이고 무지하고 생각이 없다"는 걸 개탄하는 문헌들이 남아 있다는데, 그게 맞다면 도대체 인류 문명이 어떻게 발전해온건지 미스테리라는 내용이 있어요 ㅎㅎㅎ

  2. 행인 2006/05/30 14:3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홍실이/ 4000년 전 건조된 피라미드 어느 돌탱이 구석에 "요즘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어..."라는 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그거야 뭐 어느 곳에서나 노상 있는 이야기고... 예컨대 군대에서는 쫄따구때 그렇게 고생고생했던 넘들이 지 후임병들 갈구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우리때는 안 그랬어, 쫘샤..."라던데... 지들이나 후임들이나 ㅎㅎㅎ 뭐 다 그런 거 아니겠사와여??

  3. 새벽길 2006/05/30 16: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인/ 제 말이...

  4. 산오리 2006/05/30 16: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인님의 말처럼 '싸가지가 없어'는 항상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말이 '보수적이고 무지하고 생각이 없'는 것과는 왠지 다르다는 생각이...
    젊은 것들이 '나이먹은 것들은 무지하고 보수적이고, 생각이 없다'고 항변해 온 거 같은데...

  5. 연하 2006/05/31 07:3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열심히 선거운동 한 당신!!!
    떠나라. 지리산으로^^

  6. 산오리 2006/06/01 13:1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연하/ 열심히 선거운동 하지는 않았지만,
    지리산으로 떠나기는 떠날 거요... 주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