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스머프...님의 [호황이었던 그 산행..] 에 관련된 글.

 

- 오랜만에 기차로, 버스로, 택시로, 그것도 없으면 걸어서

  여기저기를 이동하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리 멀지 않은 예전에는 배낭 메고 가다가 퍼질러 앉아서 버스 기다리고,

  지나가는 트럭이라도 붙잡아서 짐칸에 타고 가고,

  승용차라도 얻어 타거나, 또 걸어가거나 했다.

  언제부터 차 몰고 다니니까 잠간을 가도 문앞에서  차 갈수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게 몸에 배였다.

  잠시를 기다려도, 조금을 걸어도 귀찮은 건, 그리고 힘든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기차를 타고 돌아올 때는 행복했다.

  차를 몰면서 온몸의 피곤을 차에, 막힌 길에 화풀이를 해 대는 일이 없었으니까....



 



- 장마 중간중간의 산행은 정말 좋다.

  비가 내려서 계곡의 물이 많을 뿐만 아니라, 산등성이에도 햇빛을 구경할수 없을 만큼

  숲이 우거져 있어서 그저 나무와 숲의 터널을 계속 걷는 것이다.

  봄가을에는 퍽퍽하고, 먼지 날렸을 법한 중원산길도 오르는 계곡과 내려오는 계곡에

  물이 많아서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내려오면서 계곡물에 '풍덩'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지리산 칠선계곡만큼은 안되지만, 그래도 이즈음의 계곡은 너무 좋다.

  그 계곡에서 오래 머물지 못한게 아쉬움.

 

- '게으른 산행'을 좋아하지만, 밤새워 마시고 산에 힘들게 오르는건 옆에서 보기에

 좀 걱정스럽다. 그래도 체력이 좋은 것인지, 정신력이 좋은 것인지 잘 간다.

  (하긴 이정도의 산을 못간다고 주저앉아 버리면 안되겠지..)

 더구나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세명의 식구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 졌다.

 조금 일찍 나서고, 산에서 그야말로 게으르게, 여유만만하게 즐겼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 나도 안가본 산에, 안가본 숙소를 잡았더니,

  기대한 만큼 산길도 여유롭지 못하고, 숙소는 70년대 민박집 같아서 함께 한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이런 기회에 모른척 하고 바퀴벌레 나오는 곳에서 편안하게 놀수 있는 친구들이

  멋진 친구들이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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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9 13:02 2006/06/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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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김 2006/06/19 13: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파라다이스 좋았어요~ 뒤에 물도 흐르고..^^

  2. 정양 2006/06/22 11:5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사귀환 환영!

  3. 산오리 2006/06/22 16: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전김/그래도 다시 가고 싶지 않겠죠?ㅎㅎ
    정양/산행에도 안보이고, 바쁘신가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