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인가 지지난해인가? 하튼 때를 기억하는건 영 빵점인데,

우리 회사의 비정규직 여직원이 재고용이 안되자,

여러가지 회사의 비리(?)를 어느 시민단체에 고발했고,

그래서 밑빠진 독상이라는 상을 받았다고 언론에서 보도한적이 있다.



어쨌든 그 고발 내용중에 허위출장이라는게 있었다.

시내출장이나 국내출장을 올려서 출장비는 받았는데,

출장을 가지 않았거나, 아니면 날자를 줄여 일찍 돌아 온다거나,

출장인원으로 잡아 놓은 인원보다 적게 간다거나... 뭐 이런 것들이다.

 

그렇게 해서 출장비를 좀 남기면 그걸로 갑에 대한 접대비로 쓴다든지,

부서 회식비로 쓴다든지 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일듯하다.

 

그래서 이 사건이 시민단체에서 청렴위로, 그리고 감사원이나 검찰까지 번진듯하다.

회사 내부에서도 분위기 뒤숭숭하고,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그 여파로 허위출장 있는지 점검해 보라는 지시가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어쨌거나,

산오리한테도 '출장 소명'을 하라는 건이 하나 왔는데,

1년반쯤 전에 저 멀리 나주까지 출장을 갔다 온 건이다.

출근해서 출장결재 올리고 팀원과 같이 10시 29분에 연구원을 나서서

저녁 17시 48분에 연구원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근데, 이게 왜 출장소명을 하라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

계획보다 적게 간 것도 아니고, 출장인원을 줄인것도 아니고, 또 가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그래서 가만 생각해 보니,, 아마도 나주까지 갔다 왔는데,

그 짧은 시간안에 가능한 것이었느냐? 뭐 이런 의구심 때문에 소명하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일산에서 10시반에 출발해서 7시간 20분만에 나주를 갔다 올수 있느냐는 그런???

 

그럴 거라 생각하고 소명은 했다.

일산에서 승용차로 공항으로 가고, 공항에서비행기 타고 목로로 갔고,

목포에서 택시타고 나주로 갔다. 그리고 업무협의를 두어시간 하고

다시 타고 갔던 택시를 불러서 목포공항으로, 그리고 김포공항에서

주차장에 맡겼던 승용차 불러서 타고 되돌아 왔다.

오가는 비행기를 몇시에 탔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충분히 가능한 스케줄이었고, 그렇게 했다. 근데 그게 소명해야할 내용이라니...

그래서 마지막에는 개인차량 이용과 공항주차비, 목포-나주간 택시이용으로

출장비는 부족했다고 썼다.

(출장계획에는 그런거 없다, 일산-김포도 버스요금, 목포-나주도 버스요금만 올릴수 있고,

그나마 항공료는 그대로 계상했다. 택시비나 주차비는 식비나 일비로 때웠지만, 혼자 가서는

완전부족이고, 둘이 갔으니까 그나마 조금 부족하거나 똔똔 정도로 때울수 있다.)

 

이런 거 소명하라는 건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허위 출장의 결정적인 근거와 증빙이 되었던 것은 회사의 출입카드 시스템이다.

회사는 도난방지를 위해 출입카드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오히려 직원들이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허위로 출장을 올리고, 그 출장비를 다른데다 쓴 인간들은 처벌도 받고,

고쳐져야 할 일이지만, 출장 갔다가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와서 밀린 일처리하고

야근까지 했던 친구들은 출장안가고 일찍 돌아왔다는 의심을 받게 되었다.

도둑을 잡는 것이 아니라, 식구를 잡고 있는 꼴이 된것이다.

그래서 노동조합에서 출입기록은 노동조합의 합의가 있어야 유출을 할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노동조합은 합의해 줄수 없다고 했는데, 회사는 일방적으로 자료를 내줬다.

그런데, 이걸 노동조합도 마구잡이로 반대할수 없었던게,

허위출장이란게 있으니 도덕적이지 않은 것을 감싼다는 비난을 받을수도 있었으니까..

 

이 건과 관련해서 또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했다.

며칠동안은 계약서류철 200여개를 일일이 뒤져서 숫자를 찾아내는 짓거리도 했다.

서류먼지가 책상과 바지를 한참이나 더럽히고, 목이 매캐해 지고,

그 숫자들을 엑셀 파일에 쳐 넣느라고 화면과 서류철만 뒤지고 보고 했더니,

눈이 더 어질어질할 노릇이다.

어딘가 한곳에 문제가 생기면, 줄줄이 관련 없는 사람들도 함께 갖가지 시달림을 당해야 한다.

그러니까 첨에는 내부고발자를 좋게 얘기하던 친구들도,

이제는 '그친구가 오히려 문제'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에구....

그러게 첨부터 문제가 불거질때 잘잘못을 좀 잘 가려서

불만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것이지,

일 다 터지고 벌어지고 나서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근데, 이 일은 언제쯤 끝날라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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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8 17:17 2007/01/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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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뻐꾸기 2007/01/18 17: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제는 그 친구가 오히려 문제...라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니 서글퍼요. 그건 그렇고 그런 작업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하셔야죠?

  2. 행인 2007/01/18 18: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헉... 이런 )(*^&%&*^(*&^& ...

  3. 무위 2007/01/19 16: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내부 고발자가 욕먹는 쪽의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읽었는데 역시... 참 씁쓸하네요.

  4. 산오리 2007/01/19 17: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뻐꾸기...진작 좀 알려 주시지..ㅎ
    행인...&*^%%&&??%$&&
    무위...씁쓸하죠... 내부 직원들간에도 서로 좋지 않은 분위기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