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동희 성적표가 우편으로배달되어 왔는데,

우편함에서 내가 꺼내와서는 열어보니..

지난 중간고사 성적이 나와 있는데,

과목별 성적과 전체 학생중의 석차,

그리고 괄호 안에는 같은 점수를 받은 학생수 등이 나와 있엇다.



 이걸로 성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알수가 없는데.........,

(물론 과목별로 전체 석차가 대부분 1백등이 넘어가니까 짐작은 할수 있지만...

 전체학생은 530여명)

그 아래 선생님이 학부형에게 보내는 통신문이 있는데

"이번에 동희는 전체에서 180등을 했으며,

 지난 학기말 고사에서는 51등이었습니다. 집에서 관심을 가지고...."

제법 공부한다고 아내한테만 전해 들었는데, 그저 그렇구만...

아내는 성적표를 보고서 당장 난리다,

"야, 너 이래가지고야 서울에 있는 대학이라도 갈수 있겟냐?

 도대체 공부를 하겠다는 거냐 말겠다는 거냐? 아예 학원이고 뭐고 때려 치워라!"

그래도 이 놈은 학원은 계속 다니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아내에게 물었다.

"아니 저런 성적을 가지고 무슨 공부를 한다고 그동안 나한테 거짓말만 했어?"

"그게 아니라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12등을 했다구.... 그런데 공부를 안하니까 그렇지,

  당신이 좀 따끔하게 뭐라 하지."

"하면 하고 말면 마는 거지....고등학생이나 된 놈한테 무슨 공부하라 말라야?"

 

동명이 성적표는 아침에 아내가 보여준다.

성적표에 부모님 말 적어서 학교에 보내야 한데나..;

중간고사 성적인데, 과목별 석차가 역시 나와 있다. 과목별로 300-400등 정도...

전체학생은 580 여명)

선생님의 말씀이 역시 적혀 있다.

"동명이가 지난학기 중간고사에서는 85점이었는데,

  이번 중간고사에서 68점이 나와서 충격....."

선생님이 충격이라고 썼네...ㅋㅋㅋ

아침 먹다 동명이 한테 물엇다.

"야, 선생님도 충격이라는데 어찌 된거냐?"

"재수없어, 선생님이 공부 잘하고 못하고 가지고는 아무말 안한다고 했는데,,, 뭐야?"

"그러나? 그래도 그건 관심이잖아 임마."

"하튼 싫어..."

 

두 놈다 공부는 집어치울 모양이다.

그래서 아내한테 계속 얘기한다.

"여보, 애들 학원이고 과외고 그런건 관두게 하고, 그 돈 적금이나 부어두었다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면 그돈 쥐어줘서 그냥 내쫓자구..."

"그래도 다니다는 걸 어떻게 관두라고 해? 그리고 학원비 안주면 그게 적금이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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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30 22:46 2004/10/3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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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불면 2004/10/30 23: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도 좀 낳네요. 아이들에게 공부하란 소리를 안하니 공부 잘하는것은 기대할 수도 없고, 하지만 아이들 생각만 하면 부모역을 제대로 하질 못하는 것같아 미안하고 슬프네요.

  2. 꿈꾸는 애벌레 2004/11/01 00: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 글 보니 제 고교시절이 생각나요. 제가 고등학교 입학할때는 전체석차가 5번째 안이었죠.(비록시골이었지만..) 입학할때는 성적장학금까지 받고 입학한 넘이 얼마나 공부를 안했던지..반정원55명중에 2등에서 52등까지 했답니다. 그때 왜 그러지 공부하기가 싫던지... 그때는 학교도 가기 싫고... 공부하는게 참 고역이었지만...지금 생각해보면 공부할때가 행복했던거 같아요

  3. 꿈꾸는 애벌레 2004/11/01 10: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때 아빠가 딱 한마디 하셨어요."니 인생은 니꺼니까..니가 소중히 가꿔야해..니 인생의 책임자는 바로 너야"..어린 가슴에 그 말이 어찌나 와서 박히던지..그때 아마 울 아빠도 가슴이 무진장 탔을것 같아요..지금생각하면..그때 공부좀 열심히 할걸..그 생각이 넘 간절하네요..

  4. 산오리 2004/11/01 10:3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애벌레 / 산오리 생각도 애벌레 아버님과 같은 생각이죠... 네 인생은 네가 책임 져야 하는 거라고.. 그런데, 문제는 그 말을 받아 들이는 애들의 마음가짐이죠. 도대체 말을 하면 제대로 이해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해를 할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수준이 안되면 정말따끔하게 혼내키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그래도 그냥 냅두고 싶어요.
    언젠가 마음이 내켜야 공부도 하고, 부모님 말도 알아듣고 하겠죠.

  5. xylitol 2004/11/01 13: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학교 다닐 적에 공부를 안 할 수도 있는데, 압축된 시간 속에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인생 전체가 낙오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풍토부터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공부 안 하더라도 나중에 자신이 정말 공부가 하고 싶을 때 국가에서 경제적인 지원이나 사회적인 인정이 바탕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원래 자신이 필요를 느낄 때에라야 공부도 잘 되는 것이고, 고등학교 때에나 대학교 다닐 때 학점 때문에 암기했던 내용이 진정한 공부는 아니쟎아요?

  6. sanori 2004/11/02 09: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xylitol / 동의해요... 공부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밤새워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해요...

  7. 준혁.수빈맘 2004/11/05 00: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머리가 늦게 트기도 하긴하지요. 여기서 말하는 머리는 내가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 하는 고민입니다. 저는 오히려 나이들어 하는 공부가 인생에서 훨씬 큰 밑천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세상을 좀 알고 인생의 목표가 생겨서 시작해도 늦진 않던데,.. 근데 그때까지 산오리님 내외의 경제력이나 인내가 받쳐 줄런지... 그래도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게 낳지 않을까요? 그나 저나 우리 아들은 밀린 학습지도 안하고 있으니 어쩝니까. 이제 1학년인데...

  8. 준혁수빈아빠 2004/11/05 00: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마누라랑 비슷하긴 한데 동희 동명이에게 형님과 형수가 좀더 관대해져야 할 것 같구요(속은 터지지만) 진심이 통할 때까지 대화를 많이 해야 할 것 같군요. 그래서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시간과 애정을 듬뿜 선사하셔야 할 것 같애요.. 힘내세요 시간은 꼭 필요한 시간은 있으니까요.. 산오리에게 힘을... 참 저도 사진이 보고싶어요 시간 되실때 사진좀올려요...그럼 다시들를때까지 안녕하시고 참 감기는 좋아지셨나요...

  9. 새벽길 2004/11/23 09: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 넘의 대학이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