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X 세대

참고문헌을 읽는 중에 미국의 세대 특성을 정리한 표가 나오는데 베이비 붐 이후 세대인 X 세대 (1965-79년생)의 특징 중에... - 미래에 대해 회의적 - 그래서, 은퇴 후 사회보장을 믿기보다는 - 차라리(!) UFO 의 존재를 더 신뢰 차라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이 밤을 무사히....

저녁에 학원 가기 전에 뭘 먹을까 궁리하다가

냉장고에서 2주간 곱게 방치되어 있던 스파게티 소스를 발견했다.

2주 전에 보스턴을 잠시 방문했던 손님이 손수 만든 참치 스파게티 소스...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큰 문제는 없어보였다.

냄새를 맡아봐도 역시 별 문제를 파악할 수 없었다.

 

잠시 망설였으나...

 



보건학 석사학위, 예방의학 박사학위, 전염병역학 관련 논문....

이 모든 것이 다 "귀차니즘"이라는 위대한 사상 앞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귀차니즘이야말로 진정한 이성의 블랙홀일지도 모른다....

 

저항하기 어려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 영향을 탓하며...

마이크로 웨이브에 소스를 데웠다. 콧노래 부르며 국수 삶고.... 

맛있더만......

 

 

그런데.... 조금 전부터 머리가 무지하니 무거워온다.

설마 식중독????

incubation period 는 대여섯 시간.... 외독소,

포도상구균? 살모넬라의 가능성은 낮은데.....

 

오.......이 밤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나는 그저 우주의  질서에 순응했을 뿐이라구.... ㅜ.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이민으로 시끄러운 이민자 사회

요새 미국은 이민법 개정 문제 때문에 그야말로 난리 북새통이다.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ers_column&id=&id=195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33934&page=1&category2=41

 

http://www.ykasec.org/

 

CNN 같은 반동 뉴스채널에서도 매 꼭지마다 시위 소식과 법안 진행 뉴스를 다르고 있다.

지난 이라크 침공 3주년 기념 반전 집회 때, 런던, 도쿄에서 벌어진 시위 소식보다 오히려 미국 국내 도시들에서 벌어진 시위를 더 짧게 다루었던 거에 비하면 기이한 현상이다.

 

이전에 참세상 연재에 사과나무님 인터뷰를 실은 적이 있지만,

이민자 문제의 전선은 참으로 오묘하다.

 



우선, 자본의 입장에서 보자니 값싼, (그리고 무엇보도 중요한) 미조직화된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국경을 꽁꽁 닫는 거는 말도 안 되는 처사.  

 

하지만, 한편으로는 화이트앵글로색슨 주류 사회를 위협하는 (뉴욕만 해도 현재 백인이 소수인종) 이 후발 이민자들을 무한정 받아들이는 것은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자해 행위.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느라 밤잠을 못 이루는 선량한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국경이 숭숭 뚤리고 도대체 근본을 알 수없는 이들이 사회에 암약(?)하는 것은 너무도 불안한 일.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또다른 선량한 시민들이 볼 때는, 터무니 없이 낮은 임금으로 노동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골칫거리...

 

(그리고, TV news 에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고 있지만, 뉴욕타임즈의 폴 크루그먼 같은 양반은, 기업의 요구도 반영하면서 일반 시민의 불안감도 해소해준다는 부시의 게스트워커 프로그램이 대규모 입국은 허용하되 정치적/시민적 지위를 보장하지 않음로써 그러지 않아도 제대로 민의를 반영하지 않는 미국식 대의 민주주의 (또이또이한 두 정당 갈라먹기 + 흑인 등 소수자들의 선거 배제)를 더욱 훼손시킨다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 

 

이민자 운동 진영도, 사회서비스 (무료 진료 같은)를 포함하는 인도주의 활동에서부터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운동, 정치 세력화 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대항 논리도 "미국은 기회의 땅인데, 우리에게도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달라" 에서부터, "가족을 생이별 시키다니, 너무 잔인하지 않냐", "노동의 권리, 정치적 권리를 인정하라"에 이르기까지 역시 다양하다.

 

 

이번 시위의 기폭제가 된 하원의 법안은 사실, 너무 막 나간 법안이었다.

서류 미비 노동자 추방에, 멕시코 국경에 거대 성곽 구축에...... 여기까지만 했어도 될 것을... 심지어 이들을 도와주거나 편의를 제공한 사람들까지 같이 처벌하겠다고 했으니 21세기에 이 무슨 황당한 법안.... 이주 노동자 커뮤니티에서 큰 버팀목 역할을 했던 교회들과 각종 온건한 단체들까지 발끈하고 일어설 수 있도록 아주 불을 질러 버린 셈이다.

 

지난 주말에 사과나무랑 전화통화를 했다.

뉴욕에서도 일욜에 큰 시위가 있었고, 4월 10일에는 대규모 집회 예정되었다는 소식에...

별 일은 없는지 안부차 전화를 .... 

전화걸기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내가 손수,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는 점에서 사과나무는 큰 영광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별로 그런 거 같지는 않더라... ㅡ.ㅡ

 

한국은 졸속 입법에, 날치기 통과 같은 일들이 많아서

(내가 입법절차를 잘 모르기 때문에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투쟁도 기민하게, 그 반응도 기민하게...

짧은 시간에 뭔가 결판이 나는 분위기인데 비해...... 

 

홍실 "LA 50만, 시카고 30만을 비롯해서 온 전국이 이렇게 벌집쑤신 듯이 들고 일어서는데 뭐 좀더 화끈한 답이 얼른 안 나올까요? 이제 좀 분위기가 역전된 거 아닐까요?

사과나무 "이제 시작이예요"

??? 

사과나무 "지난 번 드림액트도 3년 걸렸어요. 11월 선거가 있으니, 이제 이 힘을 조직해서 선거에 실질적인 의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죠. 8회까지 계속 난타당하다가 이제 겨우 카운터 펀치 한 방 날린거라고 보면 되요."

 

아이구..... ㅜ.ㅜ

 

날씨 따뜻해지면 언니들이랑 보스턴으로 봄나들이 오겠다고 하더니만....

아무래도, 내가 내려가서 지지의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고 와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칼 세이건을 추억하며...

라니...

그 어떤 개인적 친분 관계도 없는 처지에 추억이고 나발이고....  ㅡ.ㅡ

 

근데,

이렇게 쓰고 싶어진건

저녁 나절에 읽은 두 편의 글이 우연찮게 대조를 이루었기 때문..

 

미국에서는 오만가지 종류의 임상시험을 다 하는데 내 보기에 가장 황당했던 것은 "기도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들이었다. 최고의 통계학자들과 연구자들을 동원해서 가장 최신의 연구설계를 통해 이런 연구를 한다는게 나로서는 기가 막힐 따름이지만, 중요하다니, 이 사회의 관심이라니 뭐 내가 말릴 수 있나....

 

그 동안 기도가 환자 예후에 효과가 있다 없다 이래저래 논란들이 많았는데, 어제 발표된 대규모 연구결과 (그동안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기획된 연구라고 하더군)...

기도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상동맥우회술을 실시한 환자들을 세 군으로 나누어, 1군에게는 아무런 기도도 하지 않고, 2군에게는 기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기도를, 3군에게는 기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기도를 했는데... 30일 동안 관찰한 결과 예후에 차이가 없었고 심지어 2군에서는 합병증이 더 늘어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웃긴게, 기도에 참가한 신도들은 자유로운 형식으로 환자를 위해 기도하되, "합병증이 없고 쾌유하도록 해달라"는 문구를 반드시 들어가도록 했다고 한다.

 

이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겠지만, 핑게없는 무덤 없다고, 가족과 친지들이 개인적으로 했던 기도들은 이 임상시험에 고려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보인 것 같다는 해석이 곁들여졌다.

 

기도라는 것이, 누군가 나를 영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지지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기도의 긍정적 건강 효과를 생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의 가설과 연구 목적은 단순히 이를 입증하는게 아니라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치유의 기적, 절대자의 권능... 

언제는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신을 믿었나. 그냥 "믿습니다" 하고 가던 길 갈 것이지 왜 과학의 이름을 빌어 쓸 데 없이 돈을 쓰고 과학을 모욕하냔 말이다. 지난 2000년 이후, 미국 정부에서 이런 "기도 효과" 연구들에 지원한 기금이 230만불이 넘는단다. 

(참조: http://www.nytimes.com/2006/03/31/health/31pray.html?pagewanted=1&_r=1)

 

신문 보다가 혼자 화르륵... 열 받아 있다가...

"그러길래... 내 책이나 보라니까...."

이런 계시를 받은 듯...

그동안 덮어두었던 칼 세이건의 Billions & Billions 마지막 장을 펴들었다. 

 



Billions & Billions: Thoughts on Life and Death at the Brink of the Millennium

 

이 책은 말하자면... 그의 유작이다.

책을 쓰는 도중 myelodysplasia (골수이형성증?)을 진단받고 감사의 글을 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과학 발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무분별한 (이윤과 정치적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과학 발전이 가져올 파국에 대한 끝없는 경고로 일관해온 그간의 행보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으나....

몇 가지 흥미로운, 그리고 숙연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The Common Enemy (공동의 적)"이라는 장은, 1988년 소련과 미국의 화해 무드 속에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레이건이 '만일 외계인의 침공한다면 소련과 미국이 공동의 전선을 구축하기 더 쉬울 것'이라는 발언이 동기가 되어 쓰인 것이다. 스타워즈 계획을 비롯하여 갑자기 우주 전쟁에 대한 기이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미국과 소련의 잡지사에서 공동 기획으로 이 분야 연구의 권위자이자 거의 연예인 수준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칼 세이건에게 이와 관련한 특별 칼럼을 요청했고, 칼 세이건은 "절대 검열이 없을 것"을 조건으로 청탁을 수락했으며 (근데 소련에서는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음) 미국과 소련에서 함께 출판되었단다. 

칼 세이건은 다음과 같이 썼다. 

"악의에 찬 외계인이라 하더라도, 지구를 침공할 동기가 별로 있을 거 같지 않다. 아마도, 그들은 사전 조사 후에,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우리 스스로가 자멸하기를 기다리는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결론 내릴 것이다. 우리는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한테는 외계 침략자도 필요 없다. 이미 우리 스스로 충분한 위험을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실종시킨 소련의 무늬만 사회주의, 개국 이래 멈추지 않았던 미국의 침략적 제국주의, 그리고 전세계를 공멸의 위기에 몰아넣은 이들의 가공할 군비경쟁을 아주(!) 신랄하게 비판했다.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15장 "Abortion: is it possible to be both Pro-life and Pro-choice"에서는 미국 사회내에서 (말도 안 되는) 뜨거운 감자인 낙태 문제를 다루고 있다. 태아는 "영혼이 깃들어 있는 생명체"이며, 그렇기 때문에 수태 순간부터 낙태는 곧 살인이라는 소위 Pro-life 의  주장에 대해, 칼 세이건은 그러한 가정 자체가 지난 2천년 간 기독교와는 무관했으며 오히려 20세기 초부터 등장한 보건의료인력의 전문주의와 더 상관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글이 1990년에 잡지에 실렸는데, 독자들의 의견을 접수하는 음성사서함에 무려 38만건 (ㅡ.ㅡ)의 전화가 걸려왔단다.  이 중 상당수는 팻 로버트슨 (차베스 암살하자고 떠들어대던 그 또라이 복음주의자)의 돌격 명령에 의한 것이라니, 황우석 사건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광기가 유난하다고 비판했던게 부끄러울 지경 ㅎㅎㅎ

 

한편으로 나이브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지만,

굳이 비판과 비난을 비껴가지 않으면서 '이성의 힘'을 수호하려고 평생 노력해온 할배의 모습이 참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연 과학자로서 그가 가진 풍부한 인문사회적 지식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력은, (우리가 좋아하는 "사회 모순의 근본적 기원"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큰 깨달음을 주기 충분하다. 

 

오늘..

언제 불쑥 찾아올지 모를 죽음을 앞에 두고 의연히 써내려간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존경의 마음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동안, 그의 친구와 가족, 동료들, 그리고 직접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도했고, 그에게 이를 전하며 기운을 북돋아주고자 했단다.

 

"비록 나에 대한 신의 계획 -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 이 기도를 통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를 위해 기도해 준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으로 감사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나에게 사후에 대한 확신 없이 어떻게 죽음을 대면할 수 있냐고 물어보고는 했다. 나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연약한 영혼'에 대한 유보와 함께, 나의 영웅인 알버트 아인쉬타인의 견해를 공유한다.

 

나는 그의 창조물에게 보상을 하고 응징을 하는 신, 혹은 우리 자신이 경험하는 종류의 의지를 갖고 있는 신을 마음에 품을 수 없다. 육체적 죽음을 넘어서는 개인을 상상할 수도 없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두려움이나 불합리한 독단에서 비롯된 연약한 영혼들이나 그러한 생각을 가슴에 품도록 해라. 나는 삶의 영원성에 대한 신비, 현존하는 세계의 놀라운 구조에 만족한다. 실재하면서 스스로를 증거하는 이성의 한 부분 - 그것이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 을 이해하기 위한 헌신적 노력과 함께....  "

 

평생 우주의 진화, 생명체의 진화, 인간 지성의 진화를 이야기하며 계몽주의자이자 휴머니스트 (인도주의적라는 뜻 절대 아님!)로 살아온 그가 죽음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깃발을 내렸으면 어떡하나 내심 걱정(?)하던 터라....  안심이 되었다고나 할까... 이건 무슨 해괴한 감정이냐... 역시 할배는 배신하지 않았어... 이런????

 

아마도 한국에서 이 책을 읽었다면 별 감흥 없이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미국 사회라는 맥락 - 종교의 이름을 가진 반이성주의와 시장주의의 교묘한 결합(!)이 인간적으로 심하게 미웠기 때문에, 칼 세이건의 글들이 더욱 맘에 와 닿은 것일수도...

 

근데...

도대체 이 할배의 책들은 출판만 되면 수 개월씩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그 책 읽은 사람들은 다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걸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중독... ㅡ.ㅡ

한 번 시작하면 끝내기 어려운 시리즈들이 있는데...

이런 거에는 유독 (저항의) 의지 박약....

 

그리고, 더욱 문제는 시리즈에 몰두해 있는 동안에는 실생활에서도 자꾸 상황을 재현...

 

이를테면, 태백 산맥 읽을 때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삼국지를 읽을 때는 각종 되도 않는 고사성어와 한시를 읊조리고...

한창 이재학 화백의 추혼 시리즈와 사풍 시리즈에 심취했을 시기에는 상태가 좀 심각한 지경이었더랬다.

 

 

요즘 더글라스 아담스의 히치하이커 시리즈 때문에 미치겠다.

머리 속에서 아주 해괴한 (일상 생활에서 절대 쓰면 안 될 거 같은) 영어 표현들이 떠나질 않는데다,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의심이 자꾸만 도를 더해간다.

 

2부의 책 제목이 "우주의  끝에 있는 식당"인데..

그 우주의 끝이라는 게 지리적 끝이 아니라,

우주의 대파국일 줄이야.... cataclysmic eruption ......

 

시간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미래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거나, 과거의 자신과 대면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시제"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실로 엄청난 교훈을 준다. (이를 위해 "시간 여행자를 위한 1001 시제 변형" 책자를 참조) 

 

기억해야 할 존재..

범 우주적 초인기 록밴드 "Disaster Area" - 이들의 음악을 듣기 좋은 최적의 위치는 공연장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콘크리트 지하 벙커

빅뱅 까페와, 이곳 우주 종말 식당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왕 카리스마 쇼 호스트 아자씨..

피요르드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설계하여 우주 디자인 어워드를 받은 1편의 그 아자씨... (작품에 이름도 새겼다. ㅡ.ㅡ)

해안가 오두막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우주의 지배자 할배...

 

그리고...

수백만 년 동안 식당의 지하 주차장에서 일행을 기다리다 지쳐 전화를 건 마빈....

오... 마빈..... 이렇게 범우주적으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어찌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은근 천하무적!)

만담 형제 포드와 아서...... (이들의 에덴동산 씬은 정말 귀여워 ~~~~~)

 

 

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

 

다른 읽을 책들도 많은데...

3부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어.....

extraordinarily horrible, and unbelievably weird, hardly ever experienced, "Improbability Drive"가 나를 이끌고 있다. ㅜ.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배우는 기쁨 (고통?)

큰 조카 효경이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언니가 집안 살림 온 구석구석에 이름표를 붙여놓은 걸 본적이 있다.

"전화기", "화분", "시계".... 등등등등....

 

그리고 벽에는 한글자모음과 단어들이 가득한 포스터(?) 같은 걸루 도배를 해놓기도 했다.

 

해괴한 일이로고.... 하면서 (사실은, "아이구 유난도...") 지나쳤는데...

문득,

이 방법이 진짜 효과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집안 살림에다가 모두 스페니쉬 이름표를 달아보면 어떨까?

 

탁월한 입출력 기능을 자랑하던 그 옛날 같으면야 당근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도대체 단어가 머리 속에 들어오지,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를 않으니 원.... ㅜ.ㅜ

 

단어장 만들 시간이면 그냥 외우겠다는 생각에, 중고등학교 다닐 동안에도 영어 단어장이라는 걸 만들어본적이 없고

움직이기 싫다는 이유로 연습장에 써가면서 단어를 외워본 적도 없건만 (그 때는 신기하게도 영어사전을 찾는 와중에 그냥 외워졌다. )

화무십일홍이라고... (적절한 비유인가?) 영........ 흑.

 

 

사실인지, 혹은 후일에 재창조된 기억인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한글을 처음 깨친 날을 기억하고 있다.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어깨 너머로 귀동냥을 한 처지라 따로 특별히 한글을 배운적은 없었는데...

어느날, 엄마랑 버스를 타고 가던 도중 갑자기 세상이 환해지면서

간판의 글씨들이 모두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던...

물론 엄마도 완전 놀랬었다.  그 전에는 전혀 한글을 읽은 적이 없었으니까....

이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언감생심....

이런 거는 물론 이제 바라지도 않는다. ㅠ.ㅠ

 

이번 주말에는 열심히 이름표를 만들어서 집안 곳곳을 장식해야겠다는 작은 결심을.....

 

몰랐는데, 중국어 (만다린)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스페인어라더라.

이거 배우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아름다운 문장이나, 멋쟁이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동화책도 바로 읽을 수 있을까? 꿈은 원대하게.....ㅎ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예상 못한 일들

내 인생에서 가장 예상치 못했던 일은....

 



운전면허를 딴 거였다.

 

대학 다닐 때, 주변에 운전면허를 따는 사람들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저런게 도대체 내 인생에 필요하리라고는 상상조차 (!!!!!) 하지 못했었다.

 

레지던트 시작하고 나서,

지역 서베이 나갈 때마다 쏟아지는 눈총을 받고 나서야...

운전 면허라는게 사회에서 필요한 거구나 큰 깨달음을 얻었고

그 이후 티코에서 그랜저, 스타렉스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차들을 운전하며 종횡무진 팔도강산을 누비고 다녔다.

물론 내 자가용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는 더더욱 상상을 못 했었다.

백 만원 조금 넘는 중고차였지만.... 어찌나 보물단지처럼 애지중지했는지...

 

그 이후로

아마.. 인생에서 가장 예상치 못했던 일은

작금 스페인어를 배우기 시작한게 아닐까 싶다.

 

오늘 첫 수업을 듣고 와서...

깨달은 바는...

 

 

역시...

서른 넘으면 뭐든지 잘 안 배워진다는.... ㅜ.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양식있는 소비자로 살기

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오늘 오후에 커피를 사러 갔는데 제일 싼 하우스블렌드는 파운드 당 9불이고, 공정무역 (fair trade) 제품은 11불이었다. 반 파운드만 살 거였지만, 어쨌든 천원이나 더 비싼 거다.

 

페어 트레이드라는 게 불평등한 세계 무역 질서에 근본적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점을 알고 있고, 또 이런 "양식 있는" 소비 행태라는게 나의 경제력에 비추어 사치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알고도 외면하기는 어렵다.

 

슈퍼의 달걀 코너에 가면 그냥 달걀과 닭장에 가두고 키우지 않은 닭으로부터 얻은  'cage-free' 달걀이 나란히 있다. 물론 후자가 몇 백원씩 더 비싸다.

식육 코너에 가면, "low stress, No artificial growth hormon" 설명이 붙어있는 닭고기, 소/돼지 고기들이 놓여 있다.  역시 일반 제품보다 몇 백원씩 더 비싸다.

 

사실, 라면 매니아인 나로서는, 몸에 좋다는 비싼 유기농 제품을 사먹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그동안 먹어치운 라면만으로도 죽어도 10년은 썩지 않을 만큼의 방부제와 각종 화학첨가물을 먹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라면 같은 '나쁜 음식' 많이 먹으면 뾰루지가 난다고들도 하던데, 두껍기 짝이 없는 내 얼굴 가죽은 고깃국 먹고 나온 얼굴 마냥 뺀질거리기만 한다. (라면 먹을 팔자여...)

그래서 한국 있을 때에는 유기농 코너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돈도 그렇구, 믿기도 어렵구, 뭐 천년 만년 살겠다고 유기농 제품까지 먹냐.. 이런 생각에....

 

여기서도 이 생각이 달라진 건 아닌데, 

최소한 공정무역 제품과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그나마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이 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가급적 이들을 사용하게 되었다. 

 

어차피 별다른 큰 실천도 안 하면서,

이런 사소한 일들이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그냥 무시해버릴 수가 없어서...

 

그런데,

친환경 주방용 세제는 거품이 잘 안나서 미치겠고,

친환경 초절전 전구는 금방 밝아지지가 않아 답답하고,

재생용지 키친타올은 색깔이 완전 우중충에 종이질 엄청 후지다.

 

어쨌든 나로서는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하는 편인데...

며칠 전에 환경운동 단체 (시에라 클럽, 지구의 벗들 등..)에서 낸 캠페인 광고는 완전 나를 좌절케 했다.

뉴욕타임즈에 전면 광고를 냈는데, 열대우림의 오랑우탄을 보호하기 위해, 야자유(palm oil)를 소비하지 말자는 거다.

슈퍼에서 야자유 파는 걸 본적도 없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꼼꼼하게 읽어보니...

이게 가정 요리에 직접 쓰이지는 않지만 제과회사에서 과자를 만들 때 쓰인단다. 이를테면 오레오 쿠키... 그러니까, 과자를 살 때, 야자유를 사용했는지 성분표시를 확인하고, 그런 제품은 사먹지 말라는 거다.....주원료도 아니고...  그 쬐그만 글씨로 표시된 걸 일일이 확인하란 소리???

 

어디 힘들어서 살겠나.

 

앗, 그러고 보니 라면에도 야자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Emma] 하워드 진의 엠마 이야기

홍실이님의 [그들의 입을 빌어...] 에 관련된 글.

진 할배가

바쁜 일들 (반전 운동)이 한 풀 정리되고 나서 가장(?) 하고 싶어 했던 일이 엠마에 관한 희곡을 쓰는 거였단다.

 

Emma

 

 

딱히 그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글 속에서 마음을 끄는 "실존인물"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나 같은 경우는, [미국 민중사]를 읽으면서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W.E.B Du Bois의 삶과 학문 세계가 그토록 관심이 가더라.... (관심이 간다고 헌책방 뒤져 책은 사놓고 읽지 않고 있음 ㅡ.ㅡ) 이전에 부르디외의 책들을 읽으면서 그에게 인간적인 관심이 폭주했던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싶지만... 역시 이유는 잘 모르겠음..... 그런데 [미국 민중사]를 읽다보면, 이 아나키스트 페미니스트에 대한 진 할배의 애정이 그냥 막 느껴진다. 이건 편애야... 

 

하여간....

얼마 전에 2막으로 구성된 희곡을 읽었는데...

[marx in soho] 보다는 재미가 덜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녀 삶의 전형적인 "몇몇 순간"들을 포착하여 재구성한 것이라 본래 삶이 가지고 있던 그 풍부한 결들을 다 담아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이야기가 그 '현재성'으로 인한 재미가 각별했다면, 엠마의 이야기는 지금의 시각으로 보기에 그리 새롭지가 않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물론, 그렇다고 엠마가 생각하고 주장했던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다 완성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직관으로 이해되기보다는 당시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그녀의 사상과 삶이 얼마나 급진적이었는가를 유추해야만 하는 것이 좀...  

 

그런데... 몇 가지 기억할만한 대사들이 있다.

 

    



1.

예술가인 동료 페이다가 자수로 장식된 셔츠를 입고 나타나자 Sasha (Alexander Berkman)이 완전 못마땅해하면서

 

* 사샤 : ...  저 셔츠 좀 봐. 너는 항상 에술가라고 말하고 다니는구나..

* 페이다 : 사샤가 내 셔츠 때문에 짜증이 나나봐.

* 엠마 : 내가 보기엔 멋진데

* 사샤 : 사람마다 모두 취향이 있지. 근데 우리가 가진 모든 돈을 운동에 쏟아부어도 모자른 판에 저런 데에다 돈을 써야 될까?

* 엠마 : 미래의 어느날 인생이란게 과연 어때야 할지를 우리가 잊지 않게끔 하는 아름다운 것들이 필요 없다는 거야?

* 사샤 : 사람들이 빈곤 속에 살고 있는데 아나키스트들이 사치를 즐겨야 되겠니?

* 엠마 : 혁명적이 되려면 음악과 라일락의 향기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거니?

 

2.

사샤가 헤이마켓 사건 을 언급하면서 언제든지 때가 오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 엠마 : 사샤. 죽음을 이야기하기에 아직 너는 너무 젊어.

... (중략.. 아 길다. 포스팅 시작한거 후회 중 ㅡ.ㅡ)

* 엠마 : 나도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어. 하지만, 단 한 번의 영웅적 순간이 아닌, 50년에 걸쳐서 그걸 하고 싶어. 운동이 필요로 하는 건 우리가 살아서 그걸 하는거야. 죽는게 아니라...

* 사샤 : 아마도 우리 손자 손녀들은 인생을 다 살 수 있을거야.

* 엠마 : 나는 그런 말을 안 믿어. 우리 스스로의 삶을 살아야 해. 그것도 아름답게.. 인생이 어떻게 살 수 있는 거라는 걸 보여주면서...

 

3.

페이다가 엠마에게 연정을 품지만, 친구 사샤와의 우정 때문에 괴로워하니까 엠마가, 사샤와 자기는 서로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서로를 소유한 건 아니라고,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고 위로(?)하면서... 

* 엠마 : 우리가 왜 사니? 왜 우리가 투쟁을 하고 조직을 하니? 이건 다 무얼 위해서니? 물론 나도 이 모든 혼란과 동요 속에서 가끔씩 그 본래의 목적을 잊고는 하지만, 그러면 처음으로 삶이 황홀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그 첫 순간을 기억해내고는 해... 

(그러면서 어릴적 풀밭에서 동네 청년이 안아주던 기억, 오페라에 가서 감동먹은 이야기를 풀어놓음)

 

4.

사샤는 열라게 찌라시 만들고 있는데, 엠마가 모스트라는 유명 아나키스트랑 만나 밥먹구 꽃을 들고 돌아오니까 사샤가 짜증을 화르륵~~

 

* 엠마 : 사샤, 이해 못 하겠니? 우리 모두가 항상 가장 억압받는 수준으로 살 수는 없어. 우리 삶에서 아주 작은 아름다음이라도 가져야 해. 심지어 투쟁의 와중에서도... 

 

5.

1차 대전 터지고 반전 연설에서, 청중 중 하나가 이 땅에 태어난 국민으로서 '애국심' 이야기를 하니까...

 

* 엠마 : 나 역시도 기꺼이 이 나라를 위해 죽을 수 있습니다. 예, 바로 이 나라. 산과 강과 대지와, 그리고 민중들, 바로 이 나라를 위해. 이 전쟁을 원하는 대통령, 장군과 사령관, 자본가, 은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Marx in Soho] 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결국 진 할배는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엠마 입을 통해 했다. 5번에 썼던 이야기는 할배 자신이 반전 운동을 하면서 내내 들었던 질문이자 그 자신의 답변이었다. 

 

X-Files 에 보면 스컬리가 멀더를 두고 독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의 열정(passion)이 부럽다"는....

 

엠마 골드만의 열정 만땅, 자유분방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썰렁 유전자를 가진 나로서는 극복 불가능의 과제로다.... ㅡ.ㅡ

송충이 솔잎 복용 학설로 회귀....

 

소개 부분에 진 할배가 아나키즘에 매혹된 과정과 관련 문헌들을 일부 소개해놓았는데.. 이거에 부쩍 관심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30분째...

"뻐꾸기와의 온라인 미팅"를 기다리고 있음... ㅜ.ㅜ

 

지금 활활 타오르고 있을 선배의 모습이 눈에 선함...

 

아... 빨랑 나와요........

 

인터넷 뉴스도 다 보구 웬만한 포스트들도 다 읽고...

 

음.. 심심한데...

 

방문 이벤트나 한 번 꾸려볼까

 

44444번째 방문자는 살짝 귀뜸해주셈.

 

선물 유효 기간은 향후 6개월 (2006년 9월 20일까지)

 

선물 옵션 1 : 번역서 [부유한 국가 불행한 국민] 1권

선물 옵션 2 : 교외 나들이 (점심 도시락과 운전 제공. 단 유흥지 입장료, 차량은 당첨자 본인 부담) -

선물 옵션 3 : 한참 생각하는 중.. 드뎌 뻐꾸기 접선...

휘리릭....

 

하여간. 방문자는 카운터 확인해보구 말씀해주세요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