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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the War! Stop the Violence!

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 맞이 반전집회가 전세계에서 열리고 있다.

여기 보스턴에서도 오늘 오후에....

 

그 특유의 당나라 군대 분위기 속에서 설렁설렁.. 그리고 유쾌하게...

 

내지를 수 있는 구호 - 현재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은 참으로 다양하였노라....

 

몇 가지만 꼽아볼까나...

 

1. 대외 정책

 - 이라크 침공 : "Out of Iraq" "Iraq for Iraqi"

 - 이란 찝쩍대기 : "No Sanctions in Iran"

 - 기타 여러곳 (ㅜ,ㅜ)에서 부당한 영향력 행사하기 : 그래서 "Hands Off %%%" 이런 구호가... 팔레스타인,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쿠바, 하이티, 푸에르토 리코, 베네수엘라 등등 이름을 바꿔가며 등장...

 

2. 대내 정책

 - 최저 임금 보장 : "Living wage"

 - 인종주의/성차별주의 반대 : "No racism, No sexism"

 - 여성의 자기 결정권 : "From S Dakota to Mass, rule over our own bodies"  뭔 이야기인고 하니.. 최근 사우스 다코타 주에서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산모가 죽기 일보직전 아니면 모두... 이를테면 강간도 예외 없음)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이를 반대한다는 것.

 

등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허나.

결국 이 모든 것을 묶어본다면... 

모든 폭력 (그것이 정치적인 것이든, 물리적인 것이든, 혹은 교묘한 제도적 억압이든... 개인에 대한 것이든, 집단에 대한 것이든)에 대한 반대라고 요약하면 어떨까 싶다.

 

하지만...

3주년을 맞아서도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 전쟁에 대한 저들의 초조함도 극에 달했는지, 어제는 전쟁 개시 이래 최대규모의 이라크 공습을 단행했다. 어쩌려고 이러나... ㅜ.ㅜ

(동영상 참조: http://www.democracynow.org/article.pl?sid=06/03/17/1559220)

 

집회 사진은 아래에...

(행진 내내 피켓 들고 있느라 사진을 거의 안 찍었음)



1. 집회가 시작된 Roxbury의 Dudley Common (흑인 밀집지역으로 보스턴 내에서도 가장 못 사는 동네) - 이 당나라 군대 분위기를 보라 ㅎㅎㅎ (같이 간 주** 선생님의 5학년짜리 아들내미가 "이 사람들 왜 이렇게 어설퍼 보이죠?" 이야기해서 우리 다 뒤집어졌다)

 

2. 행진 모습 - 역시 군기 빠진 오합지졸 모습 ㅎㅎㅎ 적응 안 되더라는... 근데, 북치고 구호를 랩으로 외치면서 "즐겁게" 행진하는 것은 매우 유쾌....


 

3. 후방 지원 차량... 챠베스 아자씨의 인기는 여기서도... ㅡ.ㅡ (차 안에서는 계속 흥겨운 라틴 음악이 ㅎㅎㅎ)


 

근데....

이렇게 느슨하게.... 소위 말하는 "조직라인"을 가동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모여서,

플래카드와 유인물도 공개적으로 모여서 누구나 함께 준비하고,

집회 현장에서 즉석으로 자기 맘에 드는 피켓 골라 들고

그런 자발성이 참으로 좋았다.

"자족적 운동"이라고 비판 받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솔직하게....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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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부족한가

다른 사람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산으로 들어가고 싶은 때가 있다.

"출가"라 부르고 싶지만,

친구들은 "가출"이 될 거라고 빈정거리곤 했다.

 

근데, 한 번은 절집 꽤나 드나든 한 친구가

그 출가라는 것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고 목 놓아 강조한 적이 있다.

산사에서 아무나 (개나 소나 ㅡ.ㅡ) 출가하겠다는 족족 다 받아주면

도대체 살림이 안 된다는 거다.

산사가 무슨 고아원 양로원이냐... 이런 소리를... ㅜ.ㅜ

그래서, 생활을 의탁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목돈(!)을 들고 가던지

아님 승가대학 같은 곳에서 학위를 취득하여 "자격"을 갖춰야 한다나 뭐라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미처 확인은 못해봤다만....

사실일까?

 

무엇이 공허하길래 이런 생각이 가끔씩 드는 걸까?

 

 

 

 

호연지기?

 

아무래도...

호연지기 소진증인게야....

 

봄도 왔는데 말이지....

산마루, 혹은 바닷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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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입을 빌어...

[Marx in Soho]에 대한 짧은 감상이자,

NeoScrum님의 [부활한 맑스와 맥주 한잔] 에 관련된 글.

일전에 네오님이 책을 부탁했을 때, 헌책방에 가니까 떡하니 꽂혀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사서 보내드렸는데.. 알고 보니 그게 헌책방에 잘 안나오는 책이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미리 읽고 보내줄 것을... ㅜ.ㅜ

그리고 나서 거의 세 달만에 다시 책을 발견했는데 무려 3불이나 더 비싸게 주고 샀다. 원통하여라....

 

어쨌든....

 

책 앞장에 보면, 앨리스 워커가 "하워드 진은 나의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자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사람"이라는 글을 썼는데... 이건 사실이다.

물론 더글라스 아담스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만 (^^)

이 양반 글쓰기는 정말 재밌다. 

 

골 때리는 장면 중 하나.

부인 Jenny가 자본론에 대해 Marx 를 공격하는 부분인데...

"왜 검열 당국이 이 책을 출판하도록 허락했는지 알아?

그 사람들이 책을 이해하지 못했고, 역시 다른 사람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구"

Marx 아주 구차한 변명을... 그래도 서평은 꽤 괜찮았다구!

Jenny 답변.... (어처구니!) 그 서평들 대부분 Engels 가 써준 거잖아!

 

바쿠닌이 불쑥 찾아와서 비싼 브랜디를 벌컥벌컥 마셔대니까 마르크스가

"저기, 우리 와인 많거든. 브랜디 비싸니까 그거 먹지 말고, 이거 먹을래?" 살살 꼬드기고,

바쿠닌이 "와인 맛 없어. 브랜디 마시면 너의 생각이 좀더 명료해질 거야" 답하면서 완전 고주망태가 되는 장면 ㅎㅎㅎ

 

사위들이 맘에 안 들어 어쩔 줄 몰라하는 Marx의 모습

막내딸 엘레노어의 바보같은 연애질에 황당해하면서도, "그나마 그 인간은 프랑스인이기라도 하지".

첫째 사위는 영국인 ("영국 남자는 영국 음식과 똑같아. 내가 더 설명 안해도 알겠지?")

둘째 사위 라파르그가 사람 많은 곳에서도 자기 딸의 엉덩이에 손은 얹으면서 공개적인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너무너무 못 마땅.... ㅎㅎㅎ

 

그리고 하녀 Lenchen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끊임 없는 구차한 변명.... ㅜ.ㅜ

 

 

그런데...

그 재미나고 재치 넘치는 장면 장면들 속에서,

진 할배가 그토록 하고팠던 이야기들이 이들의 입을 통해 재현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를테면, Jenny 가 "우리가 정말로 닿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손길이 미치고 있는 걸까?" 하면서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나,

Marx 가 오늘날의 신문을 뒤적이며 "도대체 요즘 학교에서는 어떤 망할 놈의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거야!"라고 분통을 터뜨리는 장면들...

연대와 해방의 정신으로 가득찼던,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현했던 파리 코뮌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Marx 의 달뜬 목소리... 사회주의를 자처했던 소비에트 러시아에 대한 분노어린 비판....

 

그리고, 무엇보다 재능 있었던 두 여성 Jenny와 Eleanor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 자신의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생활력이라고는 빵점인 혁명가의 아내로 살아야 했다는 것은 어떤 것이었을까나....  말로만 페미니스트인 혁명가의 아내 ㅡ.ㅡ

(진의 이러한 비판적 시선은 일찍이 '미국 민중사'에서도 두드러졌던 것이고, 그래서 다음에 읽으려는 아나키스트 페미니스트인 엠마 골드만의 생을 그린 희곡 "Emma"가 무지하니 기대된다. 과연 어떻게 그렸을까나.....)

 

또한, 마르크스의 입을 통해 빈정거리고는 있지만, 바쿠닌이 가지고 있던 이상주의적 아나키즘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도 있었다. 진은, 60-70년대 흑인 민권운동과 반전 운동 속에서 풀뿌리 운동, 자생적 민주주의의 동력을 확인하면서 아나키즘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쓴 적이 있다.

 

이러다가...

노빠 황빠의 뒤를 잇는 Zinn 빠가 되는게 아닌가 모르겠다.

집 주소도 아는데... 스토커처럼 찾아가서 "할배... 알라뷰" 라도 한 번? ㅡ.ㅡ+

 

 

마지막 장면

 

'내가 이렇게 돌아와서 너를 성가시게 만들어 짜증나니?

이렇게 생각해봐

이건 말하자면 재림이야.

그리스도는 그걸 할 수 없었어. 그래서 Marx가 온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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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말고, 주민?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니 좀이 쑤시는구나.... ㅜ.ㅜ

 

그저께 MassCOSH 에 다녀온 기억이 문득...

지난 주에 노동건강연대 회원인 임** 샘이 여기 보스턴을 방문하셨길래

여기저기 견학(?) 코스를 준비해보았는데, 그 중 하나. 

(불쌍한 임... 일주일 내내 영어 고문 당하고 ㅎㅎㅎ)

 

5~15년 경력의 상근 활동가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고 왔는데... 

 

한 가지 에피소드...

노동자 (worker) 이야기를 꺼내면 기금 지원 재단들이 관심을 안 보이기 때문에 

지역사회(community), 주민 (residents), 가족 (family)을 이야기하고,

작업장 유해요인 (worksite hazard) 보다는

환경정의 (environmental justice) 를 이야기한단다.

   

이를테면 "세척 작업에 사용하는 유해물질 때문에 노동자의 건강을 해친다"고 하면 관심이 없는 터라,

"우리 지역사회 주민들이 일을 하면서 건강에 해로운 독성 물질에 폭로될 위험이 있고, 그것이 가족들의 건강과 아이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식...

 

조삼모사... 아녀?

그 사람들이 그 사람들인데....

아버지를 아버지로, 형을 형으로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도 아니고... 

노동자를 노동자로 부르지 못하는 이 현실... ㅜ.ㅜ

 

하긴 뭐 한국도 크게 다르진 않을 듯...

대한민국에는 대다수 '국민'과 '시민', 그리고 일부 '근로자'들께서 살고 계시니 ㅡ.ㅡ 

 

이런 환경 속에서도 15년째 상근자로 일해왔다는 그녀가 어찌나 존경스러워보이던지.... 

노숙인 밥상 차려주러 가는 거보다, 여기에 가서 뭐라도 하는게 어떨끼 싶은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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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책 읽기

가 비슷한 시기에 끝났음.

 

대개 한 시즌(?)에 동시 세 군데에서 책이 굴러다니는데

하나는 가방속 - 출퇴근용 (절대 가벼운 책)

다른 하나는 화장실 - 사색(?)용

마지막으로 침대 위 - 수면 촉진용

 

물론 항상 엄격하게 용도를 지키는 건 아니다.

지나친 흥미 유발로 인해 한 책이 세 군데를 동시에 지키는 경우나, 지루함으로 인해 다른 책 밑에 깔리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 ([적대적 공범자들]은 화장실에서 수개 월째 유기당하고 있음)

 

최근

1번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 Douglas Adams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5th Anniversary Edition

 

2번 Trotsky and Marxism - Tariq Ali & Phil Evans

Introducing Trotsky and Marxism

 

3번 Billions & Billions - Carl Sagan

칼 세이건 할배 책도 마지막 챕터만을 남겨 둔지 어언 몇 주가 지났지만 중간에 다른 책들을 보느라 좀 미안하게 되었다. ㅎㅎㅎ

Billions & Billions: Thoughts on Life and Death at the Brink of the Millennium

 

잠깐 단상을 정리하고 지나간다면...

 



1. 히치하이커를 위한 은하계 안내서

 

작가 더글라스 아담스의 뇌 구조를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전세계를 떠돌며 기괴한 과학쇼를 벌이고 있는 아인쉬타인의 뇌표본만 중요한 건 아닐 듯.... 

출퇴근 셔틀버스, 혹은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에서 발작적으로 터지는 웃음을 참는 것은 상당한 인내심과 실전 훈련을 필요로 했다.

 

지구인들에게 임박한 파국을 경고하면서 물고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끝으로 사라진 돌고래들과,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새도 없이 추락해버린 미사일 출신 정자고래와, 그리고 인간으로부터 로봇으로부터 우주선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고 자학하는 로봇 마빈...  그리고 우리 소심쟁이 주인공 아서 덴트....

이들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세상은 모든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 불확실성 속에서 은하계를 여행하려면...

이런 든든한 안내서 하나쯤은 반드시 구비를 해야!!!

 

2. 트로츠키와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곤 했다. 

뻔히 죽은 거 아는데, 걸핏하면 "죽었다"고 재탕삼탕 다시 사형을 언도하고...

또 한 편에서는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를 외치며 아무 구석에나 이름을 가져다 붙이며 자신이 진정한(?) 마르크스의 후계자임을 일삼는 무리들이 있으니, 사후가 참으로 평화롭지 못한 대표적 인물이라 하겠다.

그래도 트로츠키에 비하면 마르크스는 양반이다.

그의 이름이 풍기는 불손함, 분열주의, 공상주의자의 아우라는 '트로츠키주의자' 라는 딱지  속에서 좌파 대대손손 불명예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왔다 (뭐 내 편견인가? 여기에는 그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이들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나름 생각)

그래서, 궁금했다. 정말 그렇게 욕을 먹을 만큼 뭘 잘못했나? 

 

이 책은 인물이나 사상, 현상에 대한 만화 입문서 시리즈 중 하나로, 아주 평이 좋은 편이다. 집 앞 헌책방에서 재고 싸게 처분해서 몇 권 ^^

뭐 책을 읽고 얻은 결론을 말하자면. (다분히 작가의 평가를 따르고 있지만)

첫째, 전세계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로츠키의 분열주의, 반혁명주의자로서의 모습은 스탈린으로부터 비롯된 상당한 왜곡의 결과 (물론, 좀 미운 구석도 없지 않아 있음. 너무 잘났거든... ㅡ.ㅡ)

둘째, 이론적으로 지나치게 빼어나고 예리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레닌만큼 단호하지 못했음. 바로 여기에서 비극이...

셋째, 그 또한 가슴이 뜨거운 혁명가였음.. 그리고 "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여겼음.....

 

첫번째 부인과 어린 딸은 스탈린에게 살해당하고, 큰 딸은 자살하고, 아들 또한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지구상 어느 곳에도 갈 곳이 없는 망명객이 되어 (결국 멕시코에 묻힘) 떠돌다가 얼음 송곳에 살해당한 이 위대한 혁명가의 영혼은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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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뻐꾸기님의 [그 냄새] 에 관련된 글.

딱히 관련이 있는 내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글과 그 앞의 트랙백인 진철 님의 글 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여기 와서 주말에 가끔 노숙자 식사지원 프로그램에 나가고는 했는데

(그나마 요즘은 이것도 까먹구 있었다. ㅡ.ㅡ)

 

그곳에서 가끔 나의 "이성의 꺼풀 뒤 숨겨진 이면"을 보곤 했다.

 

처음에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음식을 따로 준비하는 걸 보구 놀랐다.

이를테면 야채볶음 (여기서는 stir fry라고 하는데) 을 하는데, 고기 넣은 것과 안 넣은 것을 따로 준비하고, 칠리를 만들 때도 항상 두 가지를 따로 준비한다.

말은 안 했지만, 내심 "앗, 뭐 이렇게까지나?" 하면서 속으로 빈정...

여기에는 '밥 한끼 얻어먹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 아닐까. 이건 너무 호사야'라는 차마 입밖으로 내지 않는 뒤틀린 심사가..... ㅡ.ㅡ

 

그 뿐이랴.

배식을 하다보면 주문이 정말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두부는 빼라, 주황 색 말고 노란색 호박으로 주면 좋겠다, 국물 없는 윗부분만 살짝 건져 달라, 심지어 그릇에 뭐가 묻어있는데 설겆이가 제대로 안 된게 아니냐... 등등  ㅜ.ㅜ

이게 만일 엠티였으면, "그렇게 잔 소리할거면 너가 알아서 퍼 먹어"하면서 국자를 내던졌겠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나름 (!)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응대하고는 했는데.... 

역시 그 미소 뒤에는 "아이고, 진짜 꽤들 하시네..."

이런 마음이 ..... ㅡ.ㅡ 

 

그들이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으면서 밥을 먹는게 그리도 못마땅하더란 말이냐.

식당에서 돈 내고 주문해서 밥 먹는거랑 꼭 달라야 하냔 말이다.

얻어 먹는다고,

채식주의자도 억지로 고기 먹어야 되고,

먹기 싫은 두부나 주황색 호박을 주는 대로 먹어야 속이 시원하겠냔 말이다.....

 

한번은,

어떤 엄마가 아홉살짜리 딸래미를 데리고 왔는데

아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더럽고 냄새나는', 그리고 '의사소통도 잘 안 되는' (노숙인들의 영어는 더 못알아듣겠다) 이들에게 생글생글 웃어가며 수프를 떠주는 거 보구 웬지 머쓱했더랬다.

더구나, 한바탕 배식이 끝난 후 좀 한가해지니까 

엄마한테 자기도 배고프다고 조르고,

엄마는 그럼 너도 식판에 밥을 받아서 저기 아저씨들이랑 같이 먹으라고 하는 게 아닌가.

아이는 밥(?)을 받아서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과 어울려 맛나게 먹더라는... ㅡ.ㅡ

근데, 사실 이게 뭐 놀랄 일인가 말이다....

 

입으로는 인권이 어떻고 빈곤 문제가 어떻고 아무리 떠들어도,

구체적 인간 개개인에 대한 존중과 연대의식을 갖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

역시 실제 생활에서 부딪히면서 도를 닦아야.... ㅠ.ㅠ

 

 

그런데... 이 글의 결론이 결국 도를 닦자로 끝나야 한단 말인가.

허무하도다... 왜 글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네....

 

 

 

 

* 얼마 전에 신문 보니까,

프랑스에서 우익들이 운영하는 빈곤층 무료급식소에서 일부러 돼지고기를 잔뜩 넣은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단다. 무슬림들 못 먹게 하려고....  세상에 치사한게 먹는 거 가지고 괴롭히는 건데... 나쁜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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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내 평생 처음으로 도서관 문 열기 기다려 입장....

기특도 하여라...

 

 

물론 일요일 개관 시간이 낮 12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음. ㅡ.ㅡ

 

기왕 기특한 거, 이따가 폐관 시간까지 있어볼까 생각 중..

 

오늘 제발 노동패널 dataset 정리를 끝냈으면 싶은데,

이 덤벙거리는 성격 때문에 자꾸만 에러가 생겨서, 폐관 시간은 커녕 집에 가서라도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꼼꼼 유전자 선천 결핍증인 내가 역학/통계를 전공으로 삼는다는 건

본인에게나 인류(?)에게나 비극인 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 

그렇다고 큰 그림을 조망하거나 뭘 깊이 뚫어보는 눈이라도 있냐하면 것도 아니구....

 

이제 와서 딱히 할 줄 아는게 없어서 그냥 가던 길 가기는 한다만....

아흐.........

 

 

 

* 앞자리 남학생(?) 웃긴다.

아까부터 엎드려 자다가 친구랑 소근거리다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주리 난장을 틀더니만

마침 해가 지면서 정면에서 햇볕이 비치자 선글라스까지 꺼내 쓰고 앉아 있네.

 (나는 뒤쪽에서 비추기 때문에 모니터가 잘 안 보임 ㅡ.ㅡ)

일요일인데... 그만 뒤틀고 집에 들어가... 라고 전해주고 싶음

그러다 꽈배기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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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back spoof

홍실이님의 [[Brokeback Mountain] 감상] 에 관련된 글.

 

음악만 들어도 아직 가슴이 찡한데.....

 

이를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ㅜ.ㅜ

 

1. Brokeback to the Future

 

http://youtube.com/watch?v=KBuja32jI-8&search=brokeback%20spoof

 

2. The Empire Brokeback 


http://youtube.com/watch?v=omB18oRsBYg&search=brokeback%20spoof

 

 

3. Broke Mac Mountain

 

http://youtube.com/watch?v=YiDHCVK2gsE&search=brokeback%20spoof

 

4. Brokeback Mount Doom

 

http://youtube.com/watch?v=CXVqdEQ2cY4&search=brokeback%20spo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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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졸려서...

오후가 되니 잠이 솔솔... SAS 명령문이 눈 앞에서 페이드인/아웃을 반복하고 있음.... 슬슬 딴 짓이나.... 어제 저녁에 보고서 마감하고 나서 밀려오는 피로감(+ 조금의 만족감)과 어제 세미나의 빡센 내용에 질려 (미안한 이야기지만, 경제학자들은 참 용감한 거 같아.그 거침 없는 가정과 해석에 가끔은 얼이 빠질 지경...) 모처럼 영화 한 편을 봤는데... 머리 속이 완전 오염된 느낌...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 (http://en.wikipedia.org/wiki/Invasion_of_the_Body_Snatchers#Invasion_of_the_Body_Snatchers_.281978.29) 1956년의 기념비적인 원작을 리메이크한 78년 작품인데, 카우프만 이름만 보구 골랐다가 완전 배신감....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 같으면야 '꿈보다 해몽' 스타일로 갖다 붙일 구석들은 참으로 많이 있더만.. 그래도 .. 그건 아닌 듯...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혼자 경악에 가까운 비명을 참을 수가 없더라는... (하도 어이 없어서 ㅜ.ㅜ)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주인공 아자씨 (보건계장)의 눈물 겨운 사투를 보고, 공무원의 소명의식 진작을 위한 교재로 만들어진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잠시 들었음. 오염된 머리를 씻어내기 위해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읽다가 잠들었는데.... 이렇게 엉장진창, 막무가내, 엽기발랄하게 웃긴 소설은 정말 평생 처음 ㅎㅎㅎ 옛날 텔레비전 시리즈 보다가 포기했던게 새삼 후회가.... 출퇴근길이 그래서 너무 즐거워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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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후퇴

마감 시한을 하루 넘기며 열심히 작업하던 도중,

급격한 집중력 저하로 신문을 펴들고 보니...

 

오호 통재라...

"또" 캐나다 보건의료 소식이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관심을 과연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너네라고 뭐 별거냐? 아니면, 캐나다 너마저.. ) 심각한 상황인 것은 틀림 없다.

 

작년 6월 퀘벡 주에서,

민간 의료보험이 불법이라고 정한 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면서, 문제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는 관절염 등의 선택적 수술의 경우 대기자 명단이 무지하니 길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기존 공공 시스템을 벗어나 민간보험을 통해서 치료를 받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되었는데, 이제 이러한 금지가 위헌이라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물론, 아직은 퀘벡 주에 한정되어 있고, 열혈보수주의자인 현재의 집권당이라 해도 공공의료를 순식간에 시장 체제로 전환시킬 만큼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이들이 공공의료를 캐나다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할 정도니까)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현재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민간 병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 체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많은 공공병원들이 대기자 명단을 감당하지 못해 환자들을 민간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의사들은 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캐나다의 의사 및 간호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민간 부문으로 한 번 뚫리기 시작하면 공공의 전문 인력 부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번 토론토에서 만났던 래클리스의 경우, 자원의 절대 부족보다는 효율적인 조정과 배치가 관건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맞는 이야기다. 공공 외부에 충분히 가용한 민간 부문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원의 절대 부족 상황이 아님을 너무 쉽게 반증하지 않나)

그러나, 개선의 효과는 더디게 나타나며 시장의 압박은 거세다.

 

지난 캐나다 출장에서, 보건 연구 개발 공무원들의 호소는 아주 절박했다.

고급 두뇌 (임상의사는 물론 연구자들)들이 너나 없이 미국으로 빠져나가서 (돈을 많이 주니까) 차세대 학문 육성마저도 위태로울 지경이란다. 그래서 이들을 캐나다에 잡아두려고 많은 지원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이 참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두뇌 유출(brain drain)" 문제는 주로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의 고급 전문인력들이 식민모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는데, 캐나다에서.. 우째..... 

 

미국이라는 훌륭한 (!) 이웃과 담장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캐나다의 안타까운 (?) 처지는 과연 누가 풀어줄 수 있겠나.... 본인들이 나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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