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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책 읽기

가 비슷한 시기에 끝났음.

 

대개 한 시즌(?)에 동시 세 군데에서 책이 굴러다니는데

하나는 가방속 - 출퇴근용 (절대 가벼운 책)

다른 하나는 화장실 - 사색(?)용

마지막으로 침대 위 - 수면 촉진용

 

물론 항상 엄격하게 용도를 지키는 건 아니다.

지나친 흥미 유발로 인해 한 책이 세 군데를 동시에 지키는 경우나, 지루함으로 인해 다른 책 밑에 깔리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 ([적대적 공범자들]은 화장실에서 수개 월째 유기당하고 있음)

 

최근

1번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 Douglas Adams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5th Anniversary Edition

 

2번 Trotsky and Marxism - Tariq Ali & Phil Evans

Introducing Trotsky and Marxism

 

3번 Billions & Billions - Carl Sagan

칼 세이건 할배 책도 마지막 챕터만을 남겨 둔지 어언 몇 주가 지났지만 중간에 다른 책들을 보느라 좀 미안하게 되었다. ㅎㅎㅎ

Billions & Billions: Thoughts on Life and Death at the Brink of the Millennium

 

잠깐 단상을 정리하고 지나간다면...

 



1. 히치하이커를 위한 은하계 안내서

 

작가 더글라스 아담스의 뇌 구조를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전세계를 떠돌며 기괴한 과학쇼를 벌이고 있는 아인쉬타인의 뇌표본만 중요한 건 아닐 듯.... 

출퇴근 셔틀버스, 혹은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에서 발작적으로 터지는 웃음을 참는 것은 상당한 인내심과 실전 훈련을 필요로 했다.

 

지구인들에게 임박한 파국을 경고하면서 물고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끝으로 사라진 돌고래들과,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새도 없이 추락해버린 미사일 출신 정자고래와, 그리고 인간으로부터 로봇으로부터 우주선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고 자학하는 로봇 마빈...  그리고 우리 소심쟁이 주인공 아서 덴트....

이들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세상은 모든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 불확실성 속에서 은하계를 여행하려면...

이런 든든한 안내서 하나쯤은 반드시 구비를 해야!!!

 

2. 트로츠키와 마르크스주의

 

마르크스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곤 했다. 

뻔히 죽은 거 아는데, 걸핏하면 "죽었다"고 재탕삼탕 다시 사형을 언도하고...

또 한 편에서는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를 외치며 아무 구석에나 이름을 가져다 붙이며 자신이 진정한(?) 마르크스의 후계자임을 일삼는 무리들이 있으니, 사후가 참으로 평화롭지 못한 대표적 인물이라 하겠다.

그래도 트로츠키에 비하면 마르크스는 양반이다.

그의 이름이 풍기는 불손함, 분열주의, 공상주의자의 아우라는 '트로츠키주의자' 라는 딱지  속에서 좌파 대대손손 불명예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왔다 (뭐 내 편견인가? 여기에는 그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이들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나름 생각)

그래서, 궁금했다. 정말 그렇게 욕을 먹을 만큼 뭘 잘못했나? 

 

이 책은 인물이나 사상, 현상에 대한 만화 입문서 시리즈 중 하나로, 아주 평이 좋은 편이다. 집 앞 헌책방에서 재고 싸게 처분해서 몇 권 ^^

뭐 책을 읽고 얻은 결론을 말하자면. (다분히 작가의 평가를 따르고 있지만)

첫째, 전세계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로츠키의 분열주의, 반혁명주의자로서의 모습은 스탈린으로부터 비롯된 상당한 왜곡의 결과 (물론, 좀 미운 구석도 없지 않아 있음. 너무 잘났거든... ㅡ.ㅡ)

둘째, 이론적으로 지나치게 빼어나고 예리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레닌만큼 단호하지 못했음. 바로 여기에서 비극이...

셋째, 그 또한 가슴이 뜨거운 혁명가였음.. 그리고 "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여겼음.....

 

첫번째 부인과 어린 딸은 스탈린에게 살해당하고, 큰 딸은 자살하고, 아들 또한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지구상 어느 곳에도 갈 곳이 없는 망명객이 되어 (결국 멕시코에 묻힘) 떠돌다가 얼음 송곳에 살해당한 이 위대한 혁명가의 영혼은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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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뻐꾸기님의 [그 냄새] 에 관련된 글.

딱히 관련이 있는 내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글과 그 앞의 트랙백인 진철 님의 글 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여기 와서 주말에 가끔 노숙자 식사지원 프로그램에 나가고는 했는데

(그나마 요즘은 이것도 까먹구 있었다. ㅡ.ㅡ)

 

그곳에서 가끔 나의 "이성의 꺼풀 뒤 숨겨진 이면"을 보곤 했다.

 

처음에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음식을 따로 준비하는 걸 보구 놀랐다.

이를테면 야채볶음 (여기서는 stir fry라고 하는데) 을 하는데, 고기 넣은 것과 안 넣은 것을 따로 준비하고, 칠리를 만들 때도 항상 두 가지를 따로 준비한다.

말은 안 했지만, 내심 "앗, 뭐 이렇게까지나?" 하면서 속으로 빈정...

여기에는 '밥 한끼 얻어먹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 아닐까. 이건 너무 호사야'라는 차마 입밖으로 내지 않는 뒤틀린 심사가..... ㅡ.ㅡ

 

그 뿐이랴.

배식을 하다보면 주문이 정말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두부는 빼라, 주황 색 말고 노란색 호박으로 주면 좋겠다, 국물 없는 윗부분만 살짝 건져 달라, 심지어 그릇에 뭐가 묻어있는데 설겆이가 제대로 안 된게 아니냐... 등등  ㅜ.ㅜ

이게 만일 엠티였으면, "그렇게 잔 소리할거면 너가 알아서 퍼 먹어"하면서 국자를 내던졌겠지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나름 (!)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응대하고는 했는데.... 

역시 그 미소 뒤에는 "아이고, 진짜 꽤들 하시네..."

이런 마음이 ..... ㅡ.ㅡ 

 

그들이 일주일에 겨우 한 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으면서 밥을 먹는게 그리도 못마땅하더란 말이냐.

식당에서 돈 내고 주문해서 밥 먹는거랑 꼭 달라야 하냔 말이다.

얻어 먹는다고,

채식주의자도 억지로 고기 먹어야 되고,

먹기 싫은 두부나 주황색 호박을 주는 대로 먹어야 속이 시원하겠냔 말이다.....

 

한번은,

어떤 엄마가 아홉살짜리 딸래미를 데리고 왔는데

아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더럽고 냄새나는', 그리고 '의사소통도 잘 안 되는' (노숙인들의 영어는 더 못알아듣겠다) 이들에게 생글생글 웃어가며 수프를 떠주는 거 보구 웬지 머쓱했더랬다.

더구나, 한바탕 배식이 끝난 후 좀 한가해지니까 

엄마한테 자기도 배고프다고 조르고,

엄마는 그럼 너도 식판에 밥을 받아서 저기 아저씨들이랑 같이 먹으라고 하는 게 아닌가.

아이는 밥(?)을 받아서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과 어울려 맛나게 먹더라는... ㅡ.ㅡ

근데, 사실 이게 뭐 놀랄 일인가 말이다....

 

입으로는 인권이 어떻고 빈곤 문제가 어떻고 아무리 떠들어도,

구체적 인간 개개인에 대한 존중과 연대의식을 갖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

역시 실제 생활에서 부딪히면서 도를 닦아야.... ㅠ.ㅠ

 

 

그런데... 이 글의 결론이 결국 도를 닦자로 끝나야 한단 말인가.

허무하도다... 왜 글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네....

 

 

 

 

* 얼마 전에 신문 보니까,

프랑스에서 우익들이 운영하는 빈곤층 무료급식소에서 일부러 돼지고기를 잔뜩 넣은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단다. 무슬림들 못 먹게 하려고....  세상에 치사한게 먹는 거 가지고 괴롭히는 건데... 나쁜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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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내 평생 처음으로 도서관 문 열기 기다려 입장....

기특도 하여라...

 

 

물론 일요일 개관 시간이 낮 12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음. ㅡ.ㅡ

 

기왕 기특한 거, 이따가 폐관 시간까지 있어볼까 생각 중..

 

오늘 제발 노동패널 dataset 정리를 끝냈으면 싶은데,

이 덤벙거리는 성격 때문에 자꾸만 에러가 생겨서, 폐관 시간은 커녕 집에 가서라도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꼼꼼 유전자 선천 결핍증인 내가 역학/통계를 전공으로 삼는다는 건

본인에게나 인류(?)에게나 비극인 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 

그렇다고 큰 그림을 조망하거나 뭘 깊이 뚫어보는 눈이라도 있냐하면 것도 아니구....

 

이제 와서 딱히 할 줄 아는게 없어서 그냥 가던 길 가기는 한다만....

아흐.........

 

 

 

* 앞자리 남학생(?) 웃긴다.

아까부터 엎드려 자다가 친구랑 소근거리다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주리 난장을 틀더니만

마침 해가 지면서 정면에서 햇볕이 비치자 선글라스까지 꺼내 쓰고 앉아 있네.

 (나는 뒤쪽에서 비추기 때문에 모니터가 잘 안 보임 ㅡ.ㅡ)

일요일인데... 그만 뒤틀고 집에 들어가... 라고 전해주고 싶음

그러다 꽈배기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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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back spoof

홍실이님의 [[Brokeback Mountain] 감상] 에 관련된 글.

 

음악만 들어도 아직 가슴이 찡한데.....

 

이를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ㅜ.ㅜ

 

1. Brokeback to the Future

 

http://youtube.com/watch?v=KBuja32jI-8&search=brokeback%20spoof

 

2. The Empire Brokeback 


http://youtube.com/watch?v=omB18oRsBYg&search=brokeback%20spoof

 

 

3. Broke Mac Mountain

 

http://youtube.com/watch?v=YiDHCVK2gsE&search=brokeback%20spoof

 

4. Brokeback Mount Doom

 

http://youtube.com/watch?v=CXVqdEQ2cY4&search=brokeback%20spo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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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졸려서...

오후가 되니 잠이 솔솔... SAS 명령문이 눈 앞에서 페이드인/아웃을 반복하고 있음.... 슬슬 딴 짓이나.... 어제 저녁에 보고서 마감하고 나서 밀려오는 피로감(+ 조금의 만족감)과 어제 세미나의 빡센 내용에 질려 (미안한 이야기지만, 경제학자들은 참 용감한 거 같아.그 거침 없는 가정과 해석에 가끔은 얼이 빠질 지경...) 모처럼 영화 한 편을 봤는데... 머리 속이 완전 오염된 느낌...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 (http://en.wikipedia.org/wiki/Invasion_of_the_Body_Snatchers#Invasion_of_the_Body_Snatchers_.281978.29) 1956년의 기념비적인 원작을 리메이크한 78년 작품인데, 카우프만 이름만 보구 골랐다가 완전 배신감....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 같으면야 '꿈보다 해몽' 스타일로 갖다 붙일 구석들은 참으로 많이 있더만.. 그래도 .. 그건 아닌 듯...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혼자 경악에 가까운 비명을 참을 수가 없더라는... (하도 어이 없어서 ㅜ.ㅜ)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주인공 아자씨 (보건계장)의 눈물 겨운 사투를 보고, 공무원의 소명의식 진작을 위한 교재로 만들어진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잠시 들었음. 오염된 머리를 씻어내기 위해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읽다가 잠들었는데.... 이렇게 엉장진창, 막무가내, 엽기발랄하게 웃긴 소설은 정말 평생 처음 ㅎㅎㅎ 옛날 텔레비전 시리즈 보다가 포기했던게 새삼 후회가.... 출퇴근길이 그래서 너무 즐거워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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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후퇴

마감 시한을 하루 넘기며 열심히 작업하던 도중,

급격한 집중력 저하로 신문을 펴들고 보니...

 

오호 통재라...

"또" 캐나다 보건의료 소식이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관심을 과연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너네라고 뭐 별거냐? 아니면, 캐나다 너마저.. ) 심각한 상황인 것은 틀림 없다.

 

작년 6월 퀘벡 주에서,

민간 의료보험이 불법이라고 정한 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면서, 문제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는 관절염 등의 선택적 수술의 경우 대기자 명단이 무지하니 길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기존 공공 시스템을 벗어나 민간보험을 통해서 치료를 받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되었는데, 이제 이러한 금지가 위헌이라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물론, 아직은 퀘벡 주에 한정되어 있고, 열혈보수주의자인 현재의 집권당이라 해도 공공의료를 순식간에 시장 체제로 전환시킬 만큼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이들이 공공의료를 캐나다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할 정도니까)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현재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민간 병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 체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많은 공공병원들이 대기자 명단을 감당하지 못해 환자들을 민간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의사들은 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캐나다의 의사 및 간호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민간 부문으로 한 번 뚫리기 시작하면 공공의 전문 인력 부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번 토론토에서 만났던 래클리스의 경우, 자원의 절대 부족보다는 효율적인 조정과 배치가 관건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맞는 이야기다. 공공 외부에 충분히 가용한 민간 부문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원의 절대 부족 상황이 아님을 너무 쉽게 반증하지 않나)

그러나, 개선의 효과는 더디게 나타나며 시장의 압박은 거세다.

 

지난 캐나다 출장에서, 보건 연구 개발 공무원들의 호소는 아주 절박했다.

고급 두뇌 (임상의사는 물론 연구자들)들이 너나 없이 미국으로 빠져나가서 (돈을 많이 주니까) 차세대 학문 육성마저도 위태로울 지경이란다. 그래서 이들을 캐나다에 잡아두려고 많은 지원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이 참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두뇌 유출(brain drain)" 문제는 주로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의 고급 전문인력들이 식민모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는데, 캐나다에서.. 우째..... 

 

미국이라는 훌륭한 (!) 이웃과 담장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캐나다의 안타까운 (?) 처지는 과연 누가 풀어줄 수 있겠나.... 본인들이 나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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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상념...

오랜만에... 당에서 지령다운 지령이 내려왔으니.... "정치총파업"....... 우연찮게도 오늘이 보고서 마감하기로 한 날인데... 내가 이 마당에서 당의 지침을 따라 파업을 벌이겠다고 하면 연구 책임자 샘은 어처구니 상실증으로 혼절하실 지도 모른다. 그리고 파업을 한다 해도 마땅히 할 일이 없어 그저 조용히 보고서 작업에 매진... 멀리서 보고 있자니 참으로... 표정관리하며 엄살 떠는 경총 이야기를 연합뉴스 기사 받아 그대로 써주고, 벌써 교통대란 운운 걱정을 늘어놓는 저 한겨레 신문은.... 참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러면서 사회양극화를 의제로 기획기사 싣는다 어쩐다.... 비정규노동의 건강문제.. 이걸루 논문을 써볼까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연구들을 빨리 하지 않으면 적절한 대조군 (정규직)이 없어서 앞으로 논문도 못 쓰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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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we fight] 우리는 왜 싸우는가

한국에서도 과연 개봉의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개봉한다면..... 강추하고픈 다큐

 

감독 : Eugene Jarecki

 

선댄스 영화제의 지원금을 받아 만들었으며, 2005년도에 심사위원 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까 스탭 중에 웬 Jarecki 가 그리도 많은지.. 온 가족이 모여서 영화를 만들었단 소린가? 원...

 

http://www.sonyclassics.com/whywefight/main.html

 

[Why we fight]라는 제목은 1961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유명한 고별 연설 중에서 따온 것. 그는 이 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군산복합체 (military-industrial complex)'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그 위험성을 지적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우려는 점점 정확하게 현실이 되어왔다.

미국은 어떤 대통령 시절이던, 민주당/공화당 상관 없이,

매 정권마다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침략과 전쟁을 벌여왔다.

 

그 동인은... 군산복합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의 팽창욕구에 있다는 것. 

군산복합체란 단순히 거대 무기 생산 기업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여기서 군사기업이란 미사일과 전투기를 만드는 곳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군화를 만들고 세탁물을 처리하며 식량공급을 하는 곳일 수도 있다 (딕 체니가 대표로 있던 핼리버튼이 대표적). 이들은 거대한 서비스 섹터로서 지역 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래서 지역 출신 상원의원들은 이들을 유지하는데 정치생명을 걸 수밖에 없다.

펜타곤의 신무기 개발 전략과 도입은 정확하게 거대 군수업체에 의해 "준비된" 수순을 따르기 마련이다. 911이 터지고 나서 수 십개의 무기 생산 업체들이 모여 입찰과 계약 논의를 하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은 분노지수를 상승시킨다.

과거에 군사기업, 국방부, 상원의원이 모여 이들 복합체를 형성했다면, 이제는 여기에 더하여 각종 씽크탱크들이 그림자처럼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 대중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베일에 싸인 그림자들이 미국의 국방 정책과 전 세계인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바로 오늘날 군산복합체의 진실인 것이다.

 

영화에는 911 테러에 아들을 잃고 그 아들을 추모하기 위해 (백만장자가 아니라 기념 도서관도 학교도 건립할 수 없는 베트남전 출신 평범한 뉴욕 경찰 아저씨) 이라크에 투하되는 폭탄에 자기 아들 이름을 새겨넣어달라고 간청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라크를 침공하는게 테러에 대한 응징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단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들 이름을 거기 넣어달라고 이메일을 보내 간청을 했단다......

 

또한, 이라크 전 당시, 최초의 바그다드 공습 미사일을 투하했던 스텔스 기 조종사가 등장한다. 새벽에 갑자기 바뀐, 백악관으로부터 직접 내려온 지령에 따라 미사일을 투하했고.... 그는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사이공 출신의 여성 과학자도 등장한다. 그는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왔고 자신을 구출해 준 미국 사회에 걸출한 폭탄을 개발함으로써 보답했다. 그것이 과연 어떻게 쓰이고 있나...

 

펜타곤에서 이라크 침공 당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가 실상을 깨닫고 그만둔 전직 여성 관료도 등장한다. 자기 아들은 절대로 이런 더러운 전쟁에 군인으로 내보낼 수 없단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가난 때문에 학업을 지속할 수 없어, 결국 "군인"으로 자원하는 가난한 청년도 등장한다. 그에게는 유일한 탈출의 길이다....

 

바그다드 시내 시체 안치소가 등장한다.

안치소 문을 열면.... 반쯤 타버리고 반쯤 썩은 시체들이 그냥 방안 가득 널부러져 있다.

냉동고도 없고, 관도 없고, 하다 못해 하얀 천 쪼가리도 없다.

 

그리고....

딕 체니와 럼스펠드가 등장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그 끈끈했던 관계들........

 

 

이 영화는,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에 비하면 백만배는 훌륭하다.

[화씨 911]을 보고 드는 생각은

부시 참 또라이 같구나 내지는 저 놈의 부정선거 때문에 우리(?)가 망했다...인데 비해..

이 영화는 참으로 냉정하고 담담하다. 누구도 조롱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미국 현대사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대결의 역사였다면, 점차로, 자본주의가 승리하고 있다고....  이 놀라운 전쟁과 학살의 역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고민해보자고...

 

영화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관객들이었다.

평소 한산하기 그지 없는 극장에..

더구나 다큐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반 이상의 좌석이 차 있었고,

다음 회에도 관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본 적이 없는 광경이다.

 

딕체니와 럼스펠드의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 계속될 때마다

여기 저기서 나즈막한 한숨과 볼멘 목소리들...

 

영화를 보는 내내,

내 기분이 그렇게 엿 같은데... 정작 미국인들 자신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싶었다. 

 

이런게 "연대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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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생이 되려면....

뻐꾸기님의 [앗, 개강이다.] 에 관련된 글.

무엇이 필요할까?

 

오늘 하버드 서림에서 주최한 [Global Values 101] 출판 기념 행사에 다녀왔다.

(http://www.harvard.com/events/press_release.php?id=1594 )

 

이 책은 하버드 학부에서 진행된 동명의 강좌에 초대되었던 연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책자...  면면을 보면 화려 그 자체.

실천적 지식인 하워드 진과 촘스키를 비롯하여

인도주의 활동으로 잘 알려진 제니퍼 리닝, 폴 파머,

비판적 경제학자 줄리엣 스호르 (미국의  과도한 소비문화를 비판하는 책을 쓰고, 특히 보육의 전세계적 체인망에 대한, 가장 친밀한 인간적 관계들이 어떻게 소비상품화되는지 제시하여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줌)

대안 미디어의 히어로 에이미 굿맨 (Democracy Now 메인 진행자)까지....

 

오늘은, 강좌 책임자인 브라이언 파머 교수를 비롯하여 교수팀으로 참여했던 주니어 패컬피들, 그리고 중요한 논객이었던 하워드 진과 줄리엣 스호르가 직접 참여했더랬다.

진 할배... 다시 보니 어찌 반갑던지... 달려가 "할배~" 하고 싶은 마음이....

명성 드높은 줄리엣도 과연... 포스가 느껴지더군....

 

브라이언은 담담하고 나즈막한 어조로, (완전 샌님 이미지였음)

왜 그런 강좌를 열게 되었는지,

그 강좌를 통해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설명했다

 

이라크 침공이 일어나고, 부시가 당선되고, 래리 서머스 (하버드 총장 - 결국 사임하기로 했음)가 망언을 일삼고 있는데도... 교실 안에서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하는 고민이 들었더란다. 이 사회에서 우리가 하는 선택이라는게 과연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지, 또한 그 한계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게 올바를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었단다... 하버드- 그동안 투자 전문가가 되고, 외교관이 되고, 기업가가 되는 방법들을 가르치고 전수하는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던 이 곳에서....

 

그래서 그는 젊은 교수팀과 함께 새로운 교수법에 대해 고민하고,

남다른 선택의 길을 걸어왔던 실천적 지식인들, 비판적 지성들, 활동가들을 데리고 와 '진짜 살아있는' 인생의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로 하여금 세상에 대한 눈을 뜨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단다.

매 강좌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은 정말 진지한 태도로 연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일까, 지금 당장 어떠한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을 같이 나누고는 했단다.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다.

특히나 하버드 같은 파워엘리트 집단에서 이런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비록 이 강좌 하나를 통해 뭐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지라도....

 

사실....

나는 학생들과 사적인 거리를 상당히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었다.

일단, 감당이 안되고 (학창 시절을 돌아보자면 학생이 교수한테 인생의 자문을 구한다는게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이해도 안 됨)

또한 쥐뿔도 아는 것도 없다는 스스로의 평가 때문에.......

그리고, 의대라는 공간의 특성 상... 학생들이나 동료들에게 커다란 기대를 하지 않는....

위와 비스무레한 프로그램을 시도했다가 좌절(?) 한 경험도 있고....

 

그런데...

(뻔히 아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하워드 진 할배가 강조하더라.

'가치'를 이야기하지 않고, 오직 '방법론'과 '기술'만을 이야기하는 학문은 현재의 체제를 영속화할 뿐이라고.....

 

돌아가면...

교육에 좀더 많은 가치를 부여해야겠다고 나름, 결의 아닌 결의를....

"가치"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좀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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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back Mountain] 감상

그저께 저녁, 바람난 토끼님이 오밤중에 갑자기 영화를 보자구 하셔서.....

 

일하는 사무실 같은 건물에 극장이 있다는 건 역시 축복이다.

다만, 좋은 영화들을 별로 안 해준다는게 재앙....

 

브로크백 마운틴은 여러 모로 미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중 하나고,

그 동안 줄곧 봐야겠다는 마음만 먹고 선뜻 시간을 내지 못했던 작품. 

(골든글로브 상을 싹쓸이 한데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좋은 성적이 예상되고,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보수적인 유타 주 같은 데에서 상영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으며, 부시의 한 강연에서 대학생이 이 영화를 봤냐구 질문하기도 했더랬다)

 

줄거리만 보자면 아주 간단.

60년대, 남루하고도 보수적인 남부 (와이오밍, 텍사스), 브로크백 마운틴 산자락에서 함께 양치기 알바를 하던 두 카우보이 청년이 사랑에 빠지고,

이후 20여 년간 비밀스러운 사랑을 지속해간다는 이야기...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이들이 머물렀던 브로크백 마운틴의 풍광이 너무 아름다웠던 게다.

(거기다 음악까지 한 몫 해서) 뭐든지 거기에 가져다 놓으면 아련한 추억이 아니 될 수 없는 형편이었으니, 이건 남/녀, 녀/녀, 남/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나 아닌 외부 세계와 맺는 관계에 대한 성찰적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연애 소설, 드라마, 영화, 심지어 순정만화까지 셋트로 싫어하는 나조차 그들의 애틋한 관계에 가슴이 먹먹할 지경이었다. "애틋" 말고 무엇으로 표현하랴.... 

미디어 속에서 메트로섹슈얼로 상징되는 최근의 '세련된' 게이 문화에 비추어본다면,

지나칠만큼 완전 구질구질한 남부의 일상,

자기 부정과 인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전형적' 카우보이 청년들의 분열,

이들을 받아들일 수도 내칠 수도 없는 '평범한' 가족들의 상처....

이런 것들은 cool 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비루할 지경이다.

그런데.. 그래서 더 애틋한 걸 어쩌랴....

 

이안 감독이 이민자 출신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아무리 원작 대본이 뛰어나다 해도 감독 자체가 가진 미국 사회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남녀]나 [결혼피로연]에서 [아이스스톰], [와호장룡]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관계에 대한 감독의 탐구가 점점 깊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물론 [헐크]에서 잠시 대실망 모드 ㅡ.ㅡ)

 

허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 놈의 우물우물 남부 사투리를 도저히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는 거다.

아마 두 주연배우가 나눈 대사의 10% 정도 밖에 못 알아들었던 거 같다. 그동안 보았던 영화들 중 거의 최악의 수준.

감동이 북받쳐 오르려 하는데, 도대체 저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정말 환장하는 줄 았았다.

 

그래서, 영뚱하게도...

부시가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나 표준말도 잘 하는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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