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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배우들..

임박한 일들 때문에 긴장이 증가하면 포스팅의 숫자가 늘어난다.

아주 기이한 현상...

 

지지난주에 영화 "Good Night and Good Luck"을 보고 들었던 생각을....

이제서야 (하필 이 시점에) 기록에 남기려 하다니...

 

이 영화가 매카시 열풍에 대한 언론인들 (당시 CBS의 피디수첩 같은 ㅎㅎ)의 맞대응을 다루는 작품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보구 싶지 않았다.

뭐 그래봤자, 미국 자정능력 있다.  언론인들의 기개 드높았다....

이 정도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근데, 지난 번에 레벤스타인 할배 인터뷰할 때 그래도 괜찮은 영화니까 보라고 권하길래 인심 써줘 봐준 것!

영화를 보고나서 기대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미국 언론인들 참 훌륭해... ㅎㅎㅎ

근데, 그 파르르 떨리는, 터질 것 같은 긴장감.... 그리고 기자들이 느꼈던 성취감 이런게 어찌나 잘 표현이 되었는지 영화를 보는 도중에는 막 감동이 되려고 했다. 특히 주연배우의 연기가 아주.....  (사실 그 시대상황의 세세한 내막을 잘 모르는지라 사람 이름 마구 나오면서 서로 공격하고 반박하는 장면들을 다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천추의 한이지... )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 이제 감독을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에 그가 등장했을 때 (아마도 ER? 한 번도 제대로 본 적 없다만) 어찌나 느끼하게 생겼는지 속이 다 울렁거렸는데, 코앤 형제의 "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를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했더랬다. 특히나 이번 영화를 보러 가서 예고편으로 Syriana 를 해주었는데, 거기 주연이 역시 조지 클루니였던 게다. 어쨌든 미국식 휴머니즘이겠지만. 그래도 왜 자살폭탄 테러를 하게 되었는지 ("왜"라는 질문은 미국 뉴스에 존재하지 않는다)  전쟁의 진짜 추악한 본질이 무언지를 보여주려고 나름 노력한 영화인 것이다. 심지어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시각이 편향되어 있다고 비판한다면 그건 우리가 감수하겠다고 뽀대나는 멘트까지 날려댔으니....

 

원래 헐리우드가 리버럴한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민감한 연예인들을 보면 (그것이 혹시 좌익 상업주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해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 봤던 하워드 진의 다큐 나레이션은 배우 Matt Damon 이 맡아서 했다. 그의 영화를 본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그저 애려니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나보다도 나이가 많더라. 허거덕.... 근데 내가 이 배우한테 놀랐던 것은, 몇 년 전에 하버드에서 직원들 (특히 잡역부)의 임금인상 투쟁이 벌어졌을 때 직접 와서 지지 발언을 했던 사실이다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에 나온 이야기 ^^). 알고보니 헐리우드 진출하기 전에 하버드에 다니고 있었다는군. 이 때, Ben Affleck도 같이 왔었는데, 이 양반의 경우 본인이 이 학교 출신인게 아니라 부모님이 여기 노동자로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이야기해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단다. 

 

아놀드나 레이건 같은 인물도 있지만,

모름지기 진짜 딴따라 라면, 최소 이 정도는 리버럴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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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독후감

홍실이님의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에 관련된 글.

까먹기 전에 좀 기록을 해둬야...

책에 감동 받아 엊그제는 동명의 DVD도 빌려봤다. 근데 사실, 다큐는 그리 훌륭하지 못했는데... 책을 안 읽거나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불친절한 서술...

 

Howard Zinn -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할배, 젊어서보다는 머리가 희끗해진게 훨씬 인상이 온화해보인다. 젊었을 적... 오.. 한 성격하게 생겼더군)

 

하워드 진 할배의 중요한 일정과 사건들이야 FBI가 친절하게 기록을 남겨두었기에 할배가 자서전도 쓸 수 있었던 거지만 (심지어 한 고등학교에서 했던 연설 때 FBI 가 현장에 안 나와 연설 내용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할배 투덜거리고 있다 ㅜ.ㅜ) 나야 그렇게 해줄 사람 혹은 기관이 없으니 스스로라도 기록을 남겨야지...

 

훌륭한 책을 많이 쓴 지식인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나에 대해서는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는게 부끄러울 지경...

 

1.

할배는 타고난 싸움꾼....

 

일찍이 부두 노동자로 일할 때부터, 대학에 다니면서 야간 하역 노동자로 일할 때에도 노조를 조직했고, 보스턴 대학에 자리를 잡고 나서도 교수 노조의 대변인 역할을 맡았더랬다.

 

2.

지식인의 사회 참여 방식...

 

남부의 흑인민권 운동 현장에 함께 있었고 (매맞고, 갇히고, 노숙하고, 모욕당하고..)

반전 시위 때도 현장에 있었다.

출판사에서 미국 NAACP 운동의 역사에 관한 책을 써달라고 부탁받았을 때, 지금 현재진행형인 SNCC 가 더 중요하다고 남부로 달려갔었다. 흔히들... 현재 진행형인 사건은 "학문"의 대상이 아니거나, "후세의 평가" 운운하며 한발짝 물러서려고 하는 것과는 아주아주 다른 방식..

공습 당하는 하노이 시내에서 방공호에 숨어 자신이 폭격했던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떠올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가 강의를 하곤 했다. (Tufts 대학의 베트남 전 관련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강연료 300불을 받고 깜짝 놀랐는데, 나중에 상대편 보수 인사는 3천불을 받았다는 걸 알고 열 받았단다 ㅎㅎㅎ)

현장과는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충실한 연구성과로 사회진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언제나 유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3.

선생의 모습....

 

도무지 선생으로서의 정체성과 의무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나에게 정말 큰 자극이 아닐 수 없었다. Spelman 대학에서, Boston 대학에서 진심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현장의 가르침을 주려고 했던 모습은 감동 그 자체... 

대학에서 해고당할 때 제자였던 앨리스 워커 아줌씨의 편지는 진짜 가슴 절절하고, 다큐에 직접 출연하여 "선생님 어쩌구" 하면서 이야기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대학 사회라는게 웃기지도 않게 '선생'보다는 '교수"로 부르고, 또 불리워지길 바라는 데 비해 (대학에서 제일 웃긴 일 중 하나가 교수들끼리 서로 교수라고 부르는 것. 왜 교사들은 서로 교사라고 안 부를까?) 스스로 teacher 라 부르고 다른 사람들도 그를 teacher 라고 하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특히, 보스턴 대학에서 총장의 만행에 저항하여 교직원/교수들의 파업이 벌어지고, 교수들만 선별적으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 수업에 복귀하게 되었을 때, 일반 직원들의 파업 피켓 라인을 넘어설 수는 없다며 학생들을 이끌고 Commonwealth Avenue 에서 야외 수업을 한 이야기와 퇴임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는 학생들을 데리고 학내에서 벌어지는 간호대의 시위에 지지 방문을 벌인 이야기에는 진짜 감동 먹었다.

대학이라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간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하기는 쉬워도 (꼭 쉽다고야 말 못하지만) 실제 삶의 공간에서는 그렇게 원칙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학교가 딱히 무서워서라기보다, 그냥 귀찮게 시달리는 것이 싫어서 학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는 (뒤에서 욕만 하고) 그냥 무시하는게 보통인데 말이다....

 

할배는 계속해서 "요즘 애들은~~" 어쩌구 하면서 학생들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상당히 머쓱했다.

사실, 의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혈압이 오르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한번은, 지역사회의학 실습 시간에 장애인 이동권 연대의 "버스를 타자" 비디오를 보고 사회적 건강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했는데....

 

"왜 꼭 버스를 타려고 하죠?"  "... ㅠ.ㅠ "     

"저렇게 사람들마다 다 자기 요구만 주장하면 사회 질서가 어떻게 유지되겠어요?" (이건 60대 경찰서장 아저씨나 할 법한 이야기다)

선생도 사람인데..........  나를 시험에 들게 하다니 너무들 하잖나....

 

그래도.... 

책을 덮으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훌륭한 선생이 되려고 노력해야지... 굳은 결심을 했더랬다. (그래서 실제로 훌륭한 선생이 되는 거는 다른 문제)

학생이야 모르니까 배우러 온 거 아닌가...

 

* 사족

요즘은..

왜 이리 할매 할배들의 글이 가슴을 후벼파는지 모르겠다.

카렌 메싱 할매의 글을 읽다보니 오... 이 할매의 카리스마도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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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치어리더...

초절정 난감한 기사....

 

오늘 뉴욕타임즈에 실린 내용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도 제약회사 판촉사원들이 가가호호(?) 의사의 진료실을 방문하여 일심히 판촉활동을 벌이는데 (이를 Drug Rep 이라고 한다. 전국적으로 약 9만명이 있다고... 사족이지만, 각종 세미나 참가비, 저녁 만찬, 학회 지원, 골프 회동... 아주 다양한 형태의 제약회사 판촉활동이 의사들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다. )

 

대학 치어리더 출신들이 이 분야에서 엄청 각광을 받고 있단다.

 

몸에 대한 숭배가 지극하기 그지 없는 미국 사회에서 치어리더, 그것도 주목받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공인받는 지름길...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여기저기 많이들 진출해 있는데, 요즘 제약회사가 그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

하도 스카우트가 활발하다보니, 치어리더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업체 (주로 제약회사)에 연결시켜주는 인력 중개회사까지 생겨났단다.

 

"전공이 뭔지는 물어보지도 않아요.

검증된 치어리더의  기술-과장된 몸짓, 과장된 미소, 과장된 열정-만 있다면 충분하죠."

 

소개된 사례들 중 하나는, 역시 치어리더 출신일 뿐 아니라 현재에도 활동하는 현역...

주말에는 Washington Redskins의 치어리더로 일하고, 평일에는 제약회사 판촉사원으로 부인과 전문의들을 만나 질의 곰팡이 감염증 치료 약제를 소개한단다..... ㅡ.ㅡ

 

전직 판촉사원이 쓴 책에 보면, 의사들이 해당 약제를 쓰지 않는 이유를 열 가지나 들이대다가, 미모의 판촉여사원이 방문하여 머리결 한 번 튕겨주고 소매 한 번 잡아댕겨주면 "OK, 한번에 용량을 어떻게 하면 되지?" 하고 돌변한단다.  

다른 서베이를 보면, 이런 여성 판촉사원들 중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다수 있고, 심지어 한 법정소송기록에 의하면, 제약회사들이 이들로 하여금 의사들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맺도록 부추기기도 했다니....

 

판촉사원의 대부분이 미모의 매력적인 여성임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얼마 안 되는 남성 사원들도 다들 운동선수 같은 체격에 핸섬하기 그지 없단다.

 

교과서에서 배운 미국의 근거중심의학 (evidence-based medicine), 임상 지침(clinical guidlines)은 어디로 갔더란 말이냐... 그런게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 사족

이 기사 바로 옆에 좋은 소식 하나...

노조에 적대적이기로 악명 높은 텍사스에서 SEIU가 Janitor (잡역부, 청소 등등) 5천여명을 조직화하는데 성공했단다. 그동안 이들 임금이 시급 5.25불 (최저임금보다 10센트 높음 ㅜ.ㅜ)에, 의료보험은 물론 아무런 부가 혜택이 없었다고... 앞으로도 정식 협상을 비롯하여 기업주들의 노조파괴 공작 (도대체 이게 불법노동행위가 아니라는게 이해가 안 가지만)에 맞서 싸워햐 한다는 험난한 길들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희망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역사적인(!) 사건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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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

어렸을 때부터, 울 엄마가 경고했었다.

이바구 너무 좋아하면 패가망신한다고...

주로 밤새서 만화책 보거나 소설책 보구 있을 때 하셨던 말씀....

 

그래서, 전공 외 교양(?) 책들은 가급적 등하교, 출퇴근 길에만 보구 집에서는 보지 말아야지 생각하고는 하지만... 그래도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다.

하워드 진 할배의 자서전 격인 '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을 읽는데, 너무 흥미진진한 거다. ㅜ.ㅜ  벌써 반도 넘게 읽어버렸다.

 

할배, 어쩜 그리 이야기를 재미나게, 감동적으로 풀어놓는지....

투쟁에 대해서는 한 없이 진지하고 감동적이게 썼지만, 막상 자신의 이야기는 툭툭 던지듯이 무심하게..

할배가 Spelman 대학에서 해고당하자 사람들이 몰려와서 같이 분노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는 회상 장면에서...   이런 이야기를 문득 꺼낸다.

사람이 죽는 거랑, 해고되는게 비슷한 점이 있는데...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덕담을 늘어놓는 거란다.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었는지, 우리는 정녕 그를 못 잊을 거라든지....

근데, 해고의 장점은, 죽는 것과 다르게 이 모든 덕담을 본인 스스로 들을 수 있다는 거란다 ㅎㅎㅎ

 

부인과 결혼하게 된 이야기도 웃긴데..

군대에 가있는 소심한 친구가 그녀를 짝사랑했고, 할배한테 편지를 대신 전해달라고 했는데 그 편지 전해주러 갔다가 그만 눈이 맞은 거다. 이 양반, 당시 자기는 친구를 배신한게 아니라고 확신했단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그 친구가 없었다나?....  

 

그리고 군에 가서 여친(지금의 부인)의 편지 기다리던 이야기... 배달된 편지를 이름 순서대로 나눠주는데, 자기는 성이 Z이라서 항상 기다리다 죽을 뻔 했단다 ...

 

어제 읽은 부분, 흑인 민권운동, 그 격변의 현장에 있었던 할배의 삶,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수많은 민중들의 '직접 비폭력 행동'은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다.....  할배가 엄혹한 시기에도 자꾸 "낙관"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어렴풋이 이해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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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불똥...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엉뚱하게 당 게시판이 쑥대밭이 되었구나... ㅡ.ㅡ

 

쌀 비준안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다고, 비정규직 투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쑥대밭이 되었다면야 모르겠지만,

황우석 스캔들 때문에 저리 되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줄기세포 연구가 성공하면,

세계인 누구나 그 치료의 혜택을 입고,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그 부가가치로 돈방석에 앉게 될텐데...

이 좋은 거를 사사건건 시비 거는 당이 아주 눈엣 가시처럼 보이나보다.

 

무서워 죽겠다.

우리가 미국만큼 돈이 없고, 미국만큼 무기가 없고, 미국만큼 힘이 없다는게 다행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지금 미국이 한 딱가리 하는 거는 저리 가라였지 않을까  ㅠ.ㅠ

 

근데..

진짜 기가 막힌 것은... 인터넷 공간에서 들끓는 익명의 목소리들이 아니라,

연구자들의 반응이다.

유전체 사업단장인 유향숙 박사의 논평에 아주 쓰러질 뻔했다.

중대한 시점에서 윤리가 과학의 발목의 잡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이 발언은, 언론의 제멋대로 취사선택 때문에 왜곡되어 전달된 것이라고 믿고 싶다.

황우석 박사, 헬싱키 선언이 있는지도 몰랐단다. 아마 대부분의 다른 연구자들도 모를 것이라고...

이야......... 굉장들 해...

한양대 IRB도 아주 한딱가리 잘 하고 있더만....학생들, 전공의들 보기 부끄럽지 않을까?

 

학교 다닐 때 내내 배웠던 "공산주의가 나쁜 이유 -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시키기 때문"은 바로 오늘 한국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 난치병 퇴치라는 신성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윤리니, 난자니 그까이꺼...

 

 

남의 탓을 해 무엇하랴만, 이게 전부 군사문화의 잔재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억측일까?

뭐든지 빨리빨리...

어떻게든 결과만...

 

이래저래, 당의 앞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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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nstein 할배.. 뒷이야기

참세상 기사 좀 써보겠다고 레벤스타인 할배 만났는데....

질문한 대로 답 안해주고 맘대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바람에 원고 쓰느라 죽을 고생했다. 써놓고 보니 엄청 후진데... 더 고치지도 못하겠다. 이 바람에 혹시 잘리지 않을까? ㅎㅎㅎ

 

사실,

대화 내용이 기사에 쓰기는 좀 어려웠다. 

연구자의 자세라던지, 그동안 살아온 궤적이라던지... 연구자인 나한테는 무척이나 관심있는 것들이었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 사진은 선물(?)로 받아온 책들..Lost Baggage는 할배 시집이다.

 

 


 

 



1.

내가 노조에 대해 너무 이상적으로 생각한단다.

나 스스로는 그런 환상 따위(?) 없다고 믿는데, 실제로는 안 그런가보다.

금연 사업같은 건강증진 사업에 노조 참여가 활발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가 물어봤더니만.... 그게 경비 절약에 커다란 인센티브가 되기 때문이란다. 여기 미국은 의료보험을 노조를 통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홍실: 아니, 그럼 기업이랑 동기가 하나도 다르지 않잖아요?

할배: 노조가 무슨 착한 사람들 모여서 만든 이상적 단체라고 생각하는 거 아냐? 물질적 토대를 왜 간과하는겨? 진짜 혁명적인 조합 (revolutionary union)도 있고, 기업식 조합 (business union) 도 있어.. 노조 자체를 지나치게 도덕적이고 이상적인 조직으로 볼 필요는 없다구...  지역 위원회 같은데 가보면, 소위 좌파 노조들은 일반 주민이랑 조합원들 앉혀 놓고 이해도 안 가는 트로츠키가 어떻고 마르크스가 어떻게 떠들어서 사람들이 잘 모이지도 않는데, 오히려 우파 노조들이 일상 요구들을 잘 파악하고 조직화를 더 잘하는 경우도 많아..

 

2.

마르크스나 엥길스, 가깝게는 폴 스위지만 해도 엄청 좋은 집안 출신의 '혁명적' 지식인들이다. 꼭 겪어봐야만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경험은 유전자만큼 강하게 삶에 흔적을 남기는 거 같다. 

할배가 진짜 어렵게 살았단다. 뉴욕으로 이민온 유대인 건설 노동자의 아들... 총쏘고 살인 사건 나고 그런 거는 동네에서 허다하게 봤단다. 명문 코넬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맨날 술만 퍼마셨단다. 대학생, 중산층의 삶 자체가 너무 충격이었단다 (frustrated). 그래서 그 흔한 장학금 한 번 못 받았다고....

60년대  후반-70년대의 시민권 운동이 잠잠해질 무렵, 사람들이 하나 둘씩 활동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할배는 생계가 막막해서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 (중간 계급, 지식인들)은 활동을 하는 동안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자신은 전혀 그럴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고... 힘들었던 시기에 첫째 아이도 병으로 죽었다니.... ㅠ.ㅠ

그런 어려운 순간들을 다 이겨내고, 노조 전임자로, 지역 활동가로, 연구자로.... 한시도 실천활동의 끈을 놓지 않은 이 할배의 동력을... 그 다른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3.

건강형평성 연구에 대해 엄청 비판 (사실은 비난 ㅜ.ㅜ) 했다.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냐구....

사실은 그게 나도 고민인데 말이다...

연구가 사실 밥벌이기도 하고.. 뭐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만. "안 그러면 너 굶어 죽냐?" 그러는데.... 참....

내가 세상과 타협한 중년의 연구자고, 할배는 세상 물정 모르는 기개 넘치는 젊은 학생인 것 같은 분위기였으니.... 어찌 당황스럽던지...

 

4.

할배 시집을 펼쳐보면서, 박노해 시인 이야기를 꺼냈다.

홍실: 한국에 엄청 유명한 노동자 시인이 있었어요. 지하 사회주의 조직을 이끄는 실천가이기도 했고... 근데... 감옥에 갔다오더니 사람이 좀 이상해졌어요.

할배: 너 감옥 가본 적 있어?

홍실: 아뇨

할배: 우린, 시련을 겪은 사람들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돼. 내 친구 중에도 노조활동 하다가 회사 측 폭력 때문에 몸이 완전히 망가진 사람이 있어. 다친 이후에 그이는 활동을 떠나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지... 나는, 그 사람이 지금 그렇게 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홍실: 네 (부끄부끄...)

 

할배에게서 드러나는 그 거침 없음과 유쾌함, 노동과 삶, 활동하기의 즐거움 (왜 즐거움만 있었겠냐만..)에 깊은 감화를 받았다... 오.. 멋진 할배....

 

할배도 만나서 수다 떤게 즐거웠다니, 다음에는 술 한잔 해야겠다.

인터뷰 하자고 불러내서 오히려 커피 얻어마신게 민망했으니, 담에는 내가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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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운동

금모으기 운동이 벌어졌을 때,

그 발상의 기상천외함 + 예상못했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놀라 기절할 뻔했다.

나라 경제를 살리겠다는 세계 초유의 금붙이 운동에 입을 쩍......

 

이제 그 충격이 좀 가셨나 했는데...

 

이번에는 난.자.................

 

으아.... 정말 말을 못 이루겠다........ ㅠ.ㅠ

 

이 멸사봉공의 애국 정신들은 도대체 다들 어디에서 나온단 말이냐.

진정 한민족의 유전자를 탓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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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참세상 연재 쓰기 싫어서 한국에 빨랑 돌아가고 싶다. 

떠나온 조국(!)이 그리워요~~~

 

쓰기 싫다는 표현보다는, 쓰기가 너무 어렵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

 

꼬임에 넘어간 스스로를 원망해야지...

 

처음부터 가볍게 쓸 걸, 시작이 너무 창대(?)해서 뒷감당을 못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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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spossessed

일전에 네오님이 추천해주신 The Dispossessed 를 오가는 셔틀버스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드뎌 어제 끝이 났다.  LeGuin 의 빛나는 명성이야 익히 들어왔지만 사실 작품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

 

상반된 두 세계- Urras와 Anarres 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보면서 들었던 몇 가지 짧은 단상.

 

- 자본주의.... 참 낯설구나.

한 사회 안에서 넘치는 부를 향유하는 계층과 다음의 끼니조차 걱정하는 계층이 함께 산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일인가. 서비스를 받는 계층과 서비스를 이를 제공하기만 하는 계층. 집이건, 장신구건, 음식이건, 옷이건.. 심지어(!) 지식이건 돈으로 환산되고 거래되는 사회... 다른 계층 간에는 서로 소통의 기회조차 없거나, 혹은 소통하지 않으려 하거나, 소통한다 해도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회...

그리고 이를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사회....

 

- 아나키스트로 살아가기, 모든 권력에 저항하기.... 참 힘들구나.

그 어떤 권위나 억압적 지배기구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이루어 살아가려 해도 사회라해도, 삶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존중', '자발성' 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조율하는 기구가 존재하기 마련. 때로는 사회에 대한 개인의 지나친 도덕적 강박, 내적으로 강제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기도 하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또다른 권력으로 성장하면서 아나키스트의 '혁명성'을 거세시키기도 하더라.

 

- 사실, Urras 의 모습에 분노하지 않았다. 다만 당연함을 낯설게 여기는 스스로에게 당황했다고나 할까?

그 곳에서 벌어진 the dispossessed의 저항과 Dr.Shevek의 가슴을 울리는 연설도 그리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었다.

그러나... Anarres 사람들이 그 척박한 땅 (이 곳은 Urras의 달)에서 오로지 연대의 정신, 인간에 대한 믿음만으로 '버텨나가는' ... 그리고 물질 세계에서, 정신 세계에서 좌절하는 모습들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주었다. 흑.........

 

누가 the dispossessed (빼앗긴 자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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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사실, 임박한 몇 가지 과제들이 있는데... 지난 주말에 빌려온 Cosmos 시리즈가 궁금하여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으니...

오늘 2-3부를 보고 말았다.

저녁 먹구 잠깐 앉아서 본다는게 어영부영하다보니 벌써 10시 반일세... ㅜ.ㅜ

 

몇 가지 놀라운 사실...

 

필름에서 나레이션하는 촌스러운 아저씨가 진짜 칼 세이건이더라는....

2부에서 생명 기원의 최초 물질이 DNA 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10년 후의 서플멘트 (DNA가 아니고 RNA라는)가 달려있고, 정확하게 10년쯤 늙어보이는 그 해설자가 또  나오길래 설마.. 했는데 구글 이미지 검색을 찾아보니 정말 칼 세이건이었다........ 놀라워라..

 

요하네스 케플러 이야기..

오랫동안 우주의 신비를 기하학으로 풀고자 했던 캐플러 (이미 코페르니쿠스의 발견을 알고 있었다)가 카톨릭의 편집증적 광신을 피해 타이코 브라헤한테 몸을 의탁했었단다. 당시 캐플러는 최고의 이론가, 타이코는 최고의 관찰가....

근데, 청교도적인 캐플러와 달리 타이코는 먹고 마시는 거 좋아하는 귀족 양반... 두 라이벌 사이는 별로 좋지 못했고, 둘 다 서로의 자료와 이론을 절실히 필요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유를 하지 못하다가..... 결국 타이코 사후에야 캐플러가 그 가족들을 졸라서 행성 운동에 관한 관찰자료를 얻었단다. 그리고는 그 엄밀한 관찰자료 (망원경도 발명되기 전 시대에 그토록 정밀한!)를 이용하여 그동안 오랜 미스테리로 남아 있던, 왜 화성이 루프 형태의 기묘한 운동을 보이는지 원리를 밝혀내기에 이른다고...

그 이후에도 캐플러의 삶은 그다지 평탄하지 못했는데, 30년 전쟁이 벌어지고 마녀사냥의 광풍이 휩쓸고 가면서 그의 어머니가 마녀로 처형되는 일이 벌어졌다. 근데 캐플러는 자기가 어머니 체포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자책했으니.......

 

뭐냐 하면...

캐플러가 그 당시 공상과학 소설 - "꿈"을 썼고, 그 소설에서 인간이 달에 살고 있는 모습을 그렸단다... 멀리 지평선 너머로 지구가 떠오르는..............

 

오호... 나는 전율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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