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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저녁에는 Danilo 아자씨가 PT 지역 행사에 데려갔다.
친구인 Riu가 이번 선거에 주 하원의원으로 출마하는데, 그 출정식이란다.
우와.........
정신 없어 죽는 줄 알았다.
빨간 PT 셔츠를 입은 당원들을 비롯하야 사람이 월매나 복닥거리는지 ....
지지연설해줄 여러 사람들이 단상에 올랐는데 그 양반들 소개에만도 30분이 넘게 걸렸던거 같다. 서로 허그하고 뽀뽀하느라 시간이.... ㅜ.ㅜ
내용을 못 알아들어 무지 답답하기는 했는데 (데모끄라시, 쏘샬리스트, 싸웅 빠울루.... 뭐 이런 단어만 대략...ㅡ.ㅡ)
격정과 흥겨움이 함께 묻어나는 분위기는 정말 좋더라....
그리고 당가... 너무 신난다.
잠깐 딴 이야기...
예전에 대전시 지부 총회에 갔는데... 행사 준비하던 당원 동지가 "아직도 당가를 모르는 당원들이 있더라구요. 혹시 여기도 그런 분 있으면 열심히 배우세요" 하면서 행사 전에 녹음기를 틀어주던 기억이..... 나를 두고 한 이야기였는지....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못 외워 ㅡ.ㅡ
근데, 뻬떼 당가는 어찌나 신나던지 몇 마디 듣고나니까 저절로 콧노래가 흥얼흥얼....
연사들 등장할 때마다 환호하는 당원들 모습.
화면에 안 잡혔지만 춤추고 난리 났다. ㅎㅎㅎ
반면 또 연설 중에 집중해서 듣는 모습들.... 강당이 정말 발디딜 틈도 없이 꽉 찼었다.
지지연설 중 전직 상 파울루 시장이었다는 Marta 의 연설 모습. 등장하니까 사람들이 5분도 넘게 환호를 하고 난리를 쳐서 좀 어리둥절했는데.. 그녀가 시장으로 있을 때 상당히 많은 개혁 정책을 벌여서 인기가 대단하단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패했는데.. Danilo 아자씨도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다. 자기가 그동안 보았던 최고의 시장이었다면서.....
그러면서 이런저런 정책들을 이야기해줬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공공교통 체계 개혁을 하면서 그 중 시내버스 환승제도를 마련했는데 지역 마피아들이 이들 운수회사를 장악하고 있었던지라 여기에 강력하게 반대했단다. 그래서 암살 위협을 했고, 그녀는 한참동안이나 방탄조끼 (ㅡ.ㅡ) 를 입고 살아야 했다고... 어쨌든 그런 추진력으로 정책은 성공을 거두었단다. 사회주의적 의제고 뭐고, 이런 작은 개혁 하나 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다니.. ㅜ.ㅜ
이번에 출마하는 Danilo 아자씨의 친구 Riu 는 현직 변호사인데 Marta 가 시장을 할 때 함께 일했던 양반이고, Danilo 의 오랜 학생운동 동지란다. Danilo 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democratic communist 라고 정의하더군....
근데 선거기호를 보라...
무려 다섯자리 13156....
PT 의 당 고유번호가 13번이고 (그래서 룰라의 기호는 13), 연방 상원, 하원, 주 상원 하원 별로 자리 수가 늘어난단다..
헷갈려서 어찌 투표하냐고 했더니만 완전 전산화가 되어 있어 투표소에 가서 번호를 누르면 후보자의 얼굴이랑 신상이 화면이 뜨면서 확인을 하도록 되어 있다고...... 그래도 어쨌든 일단 저 번호를 외워야한다는 거잖아!!!! 선거 운동은 어찌 해.....OTL
저 모임에서 Danilo 아자씨의 다른 친구들도 여러 명 만났는데...
들었던 생각은..... 확실히 "저변이 넓다"는 것이었다.
당 활동을 하는게 별난 그 무엇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라는 생각도 들고...
이 양반들만 해도 전업 활동가들이 아니라 다를 자기 일터가 있고 (일부는 의사들) 지역 당행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모여서 서로들 안부 확인하고 토론하고 연설 듣고...
참가한 사람들의 행색도 진짜 각양각색으로 보였다. 저 사람들은 활동가 아니고 "ordinary people" 이냐고 물어보니까 (질문도 황당하지 ㅎㅎㅎ) 진짜 평범한 민중들이지만, 이미 스스로를 조직화했기 때문에 지역 활동가라고 부르는게 맞을 거란다.
브라질 현대사는 한국과 진짜 비슷한 구석이 많은데,
여기도 워낙 중앙집권적인 군사독재가 오래 지속되면서 주민 자치나 지역 운동의 전통이
라고는 전무했단다. 지금처럼 되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린 거지...
이런게 역사 혹은 저력이라는 건가 싶기도 했다.
부패하고 우경화된 지도부 vs. 건강한 민중성
이렇게 이분법으로 재단하는 건 웃기는 일이지만 그래도 PT 가 살아 있는 건 저들 덕분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Radicals in power] 에도 거듭 강조하고는 있지만 PT 가 처한 조건도 정말 쉬운 건 아닌 거 같다. 반동의 공세나 프로퍼갠더는 상상초월이라고....
이를테면 몇 달 전 볼리비아의 모랄레스가 석유산업을 국유화시켰을 때 Petrobras 가 상당한 투자를 거기 하고 있었는데, 브라질 자본가들이 룰라한테 이념에 눈이 멀어 제대로 응징하지 못했다고 완전 난리를 피우면서 심지어 볼리비아를 쳐들어가자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히 해댔단다.
Danilo 아자씨 왈... 룰라는 체 게바라가 아니라, 현실 정치에서 서바이벌한 정치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그나 PT 의 행보들이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브라질 내부 반동의 공세나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상징성 때문에 PT를 지키려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아무리 지금 뻬떼가 우경화되었다고 우리가 비판하지만, 이 큰 브라질이 다시 반동 정권의 손으로 넘어간다고 상상해보란다.... 그건 그래... ㅜ.ㅜ
언제까지 이렇게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옹호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흥. 하고 폄훼하기 어려운 진정성이 담긴 것 또한 사실이라....
어렵다 어려워....
어쨌든...
걸핏하면 암살 위협에, 우익의 폭력과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어려움과... 이들이라고 당 활동이 즐겁기만 하겠나.... 그래도 생활 속에서 정치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 하나만은 정말 부럽다.
(한참 쓰다가 홀라당... ㅜ.ㅜ)
브라질 친구들은 에두아르도가 소개시켜줬는데,
이 양반이 내 전공이 뭔지, 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갈쳐주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여기 미국에서 친구 하나 가니까 구경 잘 시켜줘라... 했다는 거다.
이 곳 양반들도 나름 난감했다고... ㅡ.ㅡ
내가 못 살아...
어제는 Danilo 아자씨를 따라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Petrobras 정유공장에 갔었다.
나 때문에 일부러 간 건 아니고, Danilo에게 교육 요청이 들어와서 강의를 하러 가는 김에 나를 데리고 간 것이다.
Danilo 는 산업의학을 전공한 50대 초반의 의사이자 상 파울루 주 정부의 근로 감독관, 그리고 전문 분야는 벤젠이란다. 그리고 열혈 + 비판적 PT 지지자...
이 사업장이야 당연히 그동안 벤젠에 대한 교육을 많이 했었는데, PT 집권 이후 고용평등법이 실시되면서 생산 현장에 여성 노동자들의 진출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이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노조에서 요청한 거라고....
상파울루 외곽에 위치한 산업단지가 엄청 넓었고, 공장 자체도 무진장 크더라.
수학여행 가서 현대중공업인지 포항제철인지 기억도 안 나는 그 대공장을 멀찌감치 구경한 거 빼놓고는 내 평생 그리 큰 공장 첨 본다. (동해시 시멘트 공장이나 거제 대우.. 이런데보다 훨씬 큰 거 같던데 가늠이 잘 안 됨) 불길 막 솟아오르는 정유탑에다 끝도 없이 이어진 송유관들... 워매........ 완전 시골쥐 모드였음... ㅡ.ㅡ 거기다 방문자를 위한 별도 안전교육까지... 폭발사고 발생시 대피요령... 사람 겁주고 말야....
어쨌든 또 평생 첨으로 원유(crude oil) 도 봤다. 연구소 노동자 한 분이 완전 자랑스런 표정으로 정제 과정 설명하면서 친절하게 원유, 디젤, 가솔린 다 보여주고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이거 백만년만에 본다) 직접 돌려서 벤젠 함유량 확인해주고....
이 공장이 라틴 아메리카 최초(the first) 정유소란다. 오호라 맞장구치면서 혹시 남미 최대는 아니요 물었더니만... 몹시도(!)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면서 남미 최대 정유소는 베네수엘라에 있다고.... (이 양반들 베네수엘라와 은근 라이벌 의식 ㅎㅎㅎ)
어쨌든, Danilo의 강의를 노동자들과 함께 들었는데....
학부 때나 전문의 시험볼 때나 각종 물리화학적 유해인자 외우는게 젤 싫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록새록.... 슬라이드는 몇 장 되지도 않는데 어찌나 말을 많이 하는지 정말 꽈배기되서 죽는 줄 알았다. 알아듣기나 하면 또 몰라.. 포르투기즈.... 흑. 거기다 노동자들은 어찌나 관심과 열정이 하늘을 찌르는지.. 질의 응답이 30분도 넘게.... ㅜ.ㅜ
그래도 다행히 구내 식당에서 주는 밥이 맛나서...
참아줬다..... 흠.
신기했던 건,
그 넓은 공장에 노동자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는 건데...
중단없는 구조조정 덕분(ㅡ.ㅡ)에 현장 인력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이란다.
거기다 용역이나 사내하청 등 비정규 고용이 늘어나고 규제 완화가 일어나면서 (범 우주적 현상이다)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Danilo는 브라질 국영기업으로서 한편으로 이곳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아주 미치겠단다. ㅡ.ㅡ
나한테 인상적인 것은,
노조가 노동부의 "근로감독관"에게 전문적인 내용의 교육을 요청했다는 사실.
근로감독관이 직접 교육도 하는구나. 특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구나.
그리고 노동자 편이기도 하구나... ㅡ.ㅡ
현재 상파울루 주 정부의 감독관 숫자는 150명밖에 안 되는데 (심각한 인력 부족) 의사들이 상당 수를 차지하고 있단다 (숫자 기억 안 남). 70년대 학생 운동 출신의 의사들이 상당 수 진출한 덕이라고... Danilo 도 이 곳에서 일한지 20년이 넘었다니....
현재 인력들 중 일부는 노골적인 친 자본 성향, 또 일부는 그저 테크니컬한 측면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급진적 감독관들이 내부에서 수많은 투쟁을 벌여왔고 지금도 싸우는 덕분에 많이 달라졌단다.
하지만 리우 데 자네이루 같은 곳만 해도 완전히 친 자본 성향의 근로감독관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직무 유기나 뇌물 수수 등 부패는 말도 못 한단다... ㅜ.ㅜ
아자씨 왈....
어느 하나 투쟁 없이 되는게 없다고.... 당연한 거 아니냐고...
그거 맞는데..... 에휴........
0. 따봉!!!
충격!
나는 여태까지 "따봉"이 "굉장히 좋다"는 뜻인 줄 알았건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지 않는가...
"브라질에서는 좋은 오렌지를 발견했을 때 이렇게 이야기하죠 '따봉!' 우워~~~~ "
근데 알고 보니까 이게 그저 OK 정도의 강도밖에 아니란다.
Danilo 가 전화 받으며 계속 따봉따봉 하길래 뭔 좋은 일이라도 있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음, 좋아 (ta bom)" 정도의 뜻이라고... ㅡ.ㅡ
아씨.. 그 동안 속았어....
말하자면 이런 거잖아...
"이 오렌지 어때? 음, 뭐 괜찮네... 오케이... (어.. 싱거워....)"
1. 뽀뽀뽀
이제 허그는 일상 생활이 되어서 만나면 허그, 헤어지면 허그.... (한국 가서도 계속 이러면 성추행범으로 몰릴지 몰라. 조심해야지!!!)
근데.. 여기 브라질 사람들이 표현하는 친근함의 표현 정도는 정말 장난 아니다.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 헤어질 때 또만나요 뽀뽀뽀
오늘만 해도 뽀뽀만 수 십번을 한 거 같애.. ㅡ.ㅡ
엊그제는 한 청년한테 길을 물어봤는데 (엉터리로) 갈쳐주고는 엄지손가락 쳐들며 윙크를 살짜쿵..... 허거덕....너 뭐냐.... ㅜ.ㅜ
거기다 음식 나눠 먹는 것도 상상초월... 한국인들이 찌개냄비에 다같이 숟가락 담그고 먹는게 서양인들 보기에 이상하다고 했지만... 여긴 그 정도면 양반이다.
오늘 Danilo 아자씨 친구들을 만나 대낮부터 술을 마셨는데 (자리를 옮겨다니며 아침 10시 반부터 지금 저녁 6시까지 계속 먹구 마시고... 죽겠다... ㅜ.ㅜ),
세상에... 내 옆에 앉은 마르꼬 아자씨가 안주 (어묵같이 생긴 생선 튀김)를 한입 쓱 베어 먹더니 나한테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준다. 그래서 나도 한 입 먹고 다시 돌려줬음 ㅎㅎㅎ
맥주도 서로 마시다 만거 막 돌려 먹구...
친구들 중 한 명이 좋은 시가를 한 대 구해왔다며 불을 붙이니까 돌아가며 다들 한 모금씩.....(물론 나도 끼어서 ㅎㅎㅎ)
진짜 어찌나 다정다감들한지.....
2. 다른 풍경들...
그저께 여기 상파울루에서 지난 5월 폭동에 이은 2차 폭동이 일어났다.
경찰서와 은행, 시내버스가 불타고 경찰을 비롯한 시민들 몇 명이 사망했다.
아래의 사진은 뉴스에 보도된 불타버린 버스... ㅡ.ㅡ
일정이 없어서 공원이랑 박물관 구경가려다가 화들짝 놀랬는데...
그래도 뭐 설마.. 하는 심정으로 시내 구경을 나갔더랬다. (고맙게도 Thais 가 전화를 해서 경찰한테 가까이 가지 말라는 기상천외한 충고를 ㅎㅎㅎ)
많은 버스들이 운행을 중단해서 시내가 평소보다 한산한 거라는데 나야 알 수 있나.. 어쨌든 상 파울루 도심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Parque Ibirapuera 에 가서 한참 동안 산책하고 푹 쉬다 왔다. 공원 안에 박물관도 몇 개 있는데 이번 주에 무슨 대규모 패션 행사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문을 닫고 그와 관련된 행사를 하고 있다더라...
평화로워 보이는 이 모습...
오늘 새벽에도 쓰레기차를 불태우는 일련의 폭력행위가 계속되었다는데...
주말 장터 광경을 보라....
역시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다.
상 파울루가 범죄/폭력이 만연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마치 돌아다닐 수도 없는 무법천지처럼 그려지는 건 프로퍼갠더라고 다들 입을 모아 비난... ㅎㅎㅎ (심지어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자씨마저도 같은 소리를 하더라...)
마치 외국에서 뉴스를 보면 한국이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 놓여있거나 밤낮없는 데모로 치안이 마비된 거 같지만 막상 현실 생활의 모습은 아주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인거지.....
3. 그런데...
폭동 소식을 듣고 도대체 사건의 규모가 가늠이 안 되어 인터넷으로 국제 뉴스란을 찾아보았는데 (여기 포르투기즈 뉴스는 이해 불가 ㅡ.ㅡ) 의외로 보도가 거의 안 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사건들이 워낙 대박인지라......
인도의 뭄바이 열차 폭발 사고와 북한 미사일 소식...
그리고 무엇보다 이스라엘의 공습....
도대체 어쩌려고 저러나...
유엔 결의안에 뻔뻔스럽게 비토를 놓는 볼튼 미국 유엔 대사의 모습에 기가 막혀 말을 못 이루다가...
뒤이어 등장한 팔레스타인 대사의 절절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정말 어쩌자는 건가.... 정말.....
심지어 오늘 아침 부시는 전면전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으니.....
Danilo 아자씨 친구 하나는... PCC (폭동 일으킨 갱스터 조직)가 잘못된 전술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껏 경찰이나 쓰레기차 버스 불태우는게 아니라 부시한테 폭탄을 날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ㅡ.ㅡ
그런데...
그냥... 서로 평화롭게 살아가는게 그리도 힘든 것일까?
우주 한 구석 이 코딱지만한 지구 안에서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통탄해서도 안 되고, 비웃어서도 안 되며, 혐오해서도 안 된다. 오직 이해하는 것만이 필요하다..."
부르디외(P. Bourdieu)가 편저한 [세계의 비참] 첫머리에 인용된 스피노자의 말이다.
참으로 어려운 이야기다.
다른 인간의 고통을 대면하는 우리의 자세란....
0.
Mexico City 는 그야말로 혼돈과 무질서의 왕국이자, 삶의 절박함이 넘치는 곳이었다.
결코 낯설지 않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까만 코딱지 ㅡ.ㅡ (저녁에 코 풀면 시커먼 먼지..)
폐차장에서 수거해온 듯한 낡은 차량들로 가득찬 거리...
보행자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이 바쁘게 질주하는 무지막지한 차들... (양보의 미덕이란 다 먹고 살만해야 생기는 거다). 우리 둘은 살아남고자(ㅜ.ㅡ) 꼭 건널목 파란불에서만 길을 건너는 아주 문명화된(^^) 습관을 실천했는데... 안타깝게도... 파란불이라고 차들이 꼭 멈춰주는 건 아니더라.. 일방통행로에서 택시가 역주행해서 기겁을 한 적도 있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 왈, 이렇게 안 하면 도대체 저 막힌 길을 뚫고 나갈 수 없다고...ㅜ.ㅜ 입이 쩍 벌어졌다...
지하철.... 노선도 촘촘하고 배차 간격도 짧고, 심지어 나름 청결하기도 해서 상당히 맘에 들기는 했는데.... 에스컬레이터가 없는게 정말 쥐약이었다. 계단은 어찌나 많은지.... 짐가방 들고 오가느라 죽는 줄 알았다. 하지만 뭐 돌아보면 불과 몇 년 전 서울의 모습 아닌가... (웃긴 일도 있었는데, Matthew 가 내 가방까지 끌고 다니는게 미안해서 낑낑대며 나혼자 어찌 해보려고 노력하는데, 한 청년이 내 가방을 번쩍 들어 옮겨주더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쿠바에서 왔다고 멕시코 사람과는 다르다며 친절함을 왕 과시하더라 ㅎㅎㅎ).
지하철 안은 그야말로 백가쟁명의 시대였다. 다리를 끌고 기어다니며 노래로 구걸하는 장애인들, 형형색색 형광펜셋트, 우산 세트, 각종 알 수 없는 상품들을 믿기 어려운(!) 가격에 파는 상인들... 나중에 피라미드 가려고 시외버스 탔을 때는 금팔찌를 불과 25페소 (2천 5백원)에 파는 아자씨도 있었다. Matthew 한테 "혹시, 원래 저게 시내 유명 백화점에 납품하던 물건인데 회사가 부도나서 할 수 없이 싸게 파는 건 아니래?" 하고 물어보니까 "아직, 그 이야기는 안 했어. 조금 있다 할 거야. 그리고 틀림없이 저 아저씨 애가 여섯 명인데, 그 중 한 아이가 아파서 병원비가 필요할 걸?" 그 아저씨 내리고 나서 이번에는 약장사 아자씨가 탔는데 물에 타서 마시면 몸을 정화시키는 약이란다. Matthew 의 통역에 의하면, "이게 병을 치료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몸을 정화시켜 병을 예방할 뿐이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이걸 복용하고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를 나한테 했다"고.... 지구 반대편에서 어쩜 이렇게 똑같은 스토리....
시내 보도는 그야말로 넘치는 노점들 덕분에 오가기가 힘들 정도... 파는 물건의 종류도 진짜 각양각색인데... 특히 돗자리 하나 펴놓고 초라하게 과자나 과일 등속을 파는 이들은 대개 인디오들로 보였다. 이들 노점 덕에 길거리에서 맛난 또르따스나 꿰사디야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고, 신기한 열대과일과 신선한 과일쥬스들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여기 오렌지는 한국 귤만큼 작은 크기인데 무지무지 싸서, 그 자리에서 갈아 주스를 만들어주고 6페소... 웃긴게, 쥬스를 컵이 아니라 그냥 비닐 봉다리에 담아 묶어 빨대 꽂아 주는데, 그거 쭉쭉 빨면서 지하철에 타니까 사람들이 다 쳐다보더라. ㅡ.ㅡ)
1.
멕시코 경제는 지금 말이 아니란다.
한국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NAFTA 도 그렇고, 최근에는 강화된 미국의 이민규제가 직격탄을... .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멕시코 경제의 1/3이 미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송금에 의해 유지된다고 하더라....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월드컵에서 멕시코 탈락 전까지는 사람들이 축구 이야기만 했단다 ㅜ.ㅜ)
하지만, 시내 도심은 물론이거니와 시골 방방곡곡 전봇대와 버스 정류장마다 선거 포스터로 도배가 되어 있는 모습이 과히 맘편하지는 않았는데, 도대체 저 돈이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Oaxaca 지방에서 교사 노조가 파업을 일으켜 경찰의 폭력 진압 끝에 몇 명의 교사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아직 현재 진행 중). 교사들에 대한 처우가 말할 수 없이 후진데, 여기 시티에도 시급이 시간당 겨우 12페소(약 천원)에 불과하다고 하더라... 단돈 몇 페소가 아쉬운 사람들이 넘쳐나는데 저 포스터와 현수막에 투자한 돈의 반만이라도 공공지출에 직접 쓰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그래도 Matthew는, 정치에 냉소적인 미국 사회보다는 사회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정치토론을 즐기는 멕시코 사회가 훨씬 건강하지 않냐고... 맞는 이야기지...
멕시코 독립 영웅인 Juarez 동상... 그 주변의 정치 포스터들... 선거 결과가 조작되었다는 Obrador 진영의 대자보가 함께....
시시각각 다른 결과를 보여주던 길거리 신문들...
Matthew는 재밌는 해석을 하기도 했는데... 여기 사람들이 셈에 하도 약해서... 저 정도의 표 차이는 순전히 덧셈 실수만으로도 가능한 결과라고... ㅜ.ㅜ
사빠띠스따에서 붙였던 선거 포스터...
"누가 승리하던간에 너네가 지는 거다",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하자"고 써 있다. 사빠띠스따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물어보니까, 대체로 호의적이란다. 한편으로는 현실 정치에 대한 실망이기도 하고, 또 거침없는 그들의 사회비판이 공감을 얻기도 하고... 하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단다.
사실 떠나기 전날 저녁에, Matthew 친구인 Ignacio 집에 놀러가서 이런 저런 정치 이야기들을 좀 들어볼까 했는데.. 엉뚱하게도(!!!) 이 양반이 자기가 최근 좋은 DVD 를 한편 구했다고, 같이 영화를 보자는 거다.
무슨 영화?
오리지널 버전 "링"....
세상에, 멕시코에 와서 내가 사다코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 어디 꿈 속에서라도 상상이나 했으랴.... ㅜ.ㅜ 하여간, 불 다 끄고 밤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사다코를 만나느라 정치토론이고 뭐고.... ㅡ.ㅡ (이 날 스타일을 좀 구겼다. 그동안 줄곧 의연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망할 놈의 사다코 땜에.... 흠...)
2.
어디에나 사람들이 일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존재하고,
그 속에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놀랄만큼의 유사성, 다른 한편으로 그 사회만의 독특한 구석들이 있다.
이걸 "남루한 일상" 운운하며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바보 같은 짓이고,
"불쌍해서 어쩌나" 하며 동정하는 것도 가당찮은 짓이다.
평범한 멕시코인들이 보여주던 따뜻한 마음,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변화의 열정, 그리고 그 풍부한 문화의 저력을 모아...
다함께, 조금씩 앞으로... 또다른 세계가 가능함을 보여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PT가 "행복해지기를 두려워말자"라는 슬로건으로 성공하는 걸 보면서
나도 많은 다른 이들처럼 가슴이 설랬다.
수십만명이 모여 "또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를 외쳤던 포르투 알레그레의 "전설"또한 얼마나 가슴벅찬 이야기였나...
하지만 조금씩 상황을 알아가면서 (특히 제임스 패트라스 등의 비판) 이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고, 특히 한국사회와 관련하여 그 함의가 엄청나다는 생각을 자주 했더랬다.
그래도, Radicals in Power 같은 책에서는 특히 지방자치와 관련하여 PT 가 경험했던 시련과 성공/실패의 과정들을 비교적 긍정적인 관점에서 (= 우리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어. 어쨌든 이만큼이나 한게 어디야) 그리고 있다. 여기에는 "쳇, PT는 좌파도 아니야"라고 폄훼하기 어려운, "radicals in power"가 처한 현실에서의 딜레마들이 잘 그려져 있다.
오늘 FundaCentro (말하자면 산업보건안전연구원, 미국의 NIOSH?)에서 일하는 Thais 를 만났는데, 그녀가 20년 PT 에 대한 지지를 접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어쨌든 (!) 착잡하더라...
현재 여기 브라질에서 노동안전보건 정책의 방향은, 구체적인 규제들은 완화하되 광범위한 비공식 부문의 비정규 노동자들을 산별 노조로 포함시키면서 전반적 지위와 교섭력을 강화시키자는 것이란다. 하지만 의료보험이나 유급 휴가 등에 대해 "brazilian cost" 운운하며 노동자 권리의 전반적 축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무지 강하고 (만국공통 현상 아닌가 ㅡ.ㅡ), 실제 안전보건 규제를 집행하거나 단속할 인력이 말도 안 되게 부족한지라 현실은 상당히 암담하단다.
안타까운 것은...
노동자의 권리를 축소하고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소위 "개혁"을 현 PT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며(선거가 있잖수 ㅡ.ㅡ), PT 내부에서 정파간 알력이 심하고 모든 사안들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면서 (물론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어딨나) 학술/기술 분야마저도 당의 소위 "낙하산 인사"가 빈번하게 자행된다는 점이다. (운동진영의 PT 에 대한 지분 요구는 위의 책에도 상세하게 기술)
이를테면, 연구 기관인 FundaCentro의 디렉터도 노동안전보건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오랜 경력의 노동운동가가 낙점되어 전문성이라고는 빵점인데다 (알려고 하지도 않는게 더욱 문제란다ㅡ.ㅡ), 예산이 축소되고 인력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과중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여기 직원들 자체가 많은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단다 (그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여기 노동자들이!!!)
그리고 좀더 미묘한 문제도 있는데....
PT 혹은 노동운동 진영의 상층부(CUT)가 권력화하면서 현장과 자꾸 멀어지고 특히 각종 부패가 만연하면서, 운동 진영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간 활동가들이 겪는 어려움이 말도 못할 지경이란다. 이들의 주된 정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긍심의 상실과 부끄러움(shame!!!).... 이들의 정신건강 상태 (우울증)가 매우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마초적 성향이 강한 브라질 문화속에서 이들이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기보다는 과도한 음주나 성적 방종으로 표출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다른 측면이기는 하지만, 일전에 한겨레 21에 실렸던 남한 노동운동진영의 우울증 유행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매우 관심을...)
왜, 어떻게,
노동자당이 노동자를, 활동가들을 아프게 만들고 있나?
이를 몇몇 개인들의 정치적 과욕 탓으로 돌리거나 혹은 "태생적 한계" 운운하며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먼저 길을 떠난 이들의 실패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이로부터 교훈을 얻으려는 노력이 절실해보인다....
(가끔...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놀랍도록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사회적 힘 social force 의 강력함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멕시코에서도 내내 그 생각을 했더랬다... 이건 나중에...)
비행기 열 시간 타고 상파울루에 도착..... ㅡ.ㅡ
젠장할 땅덩어리가 어찌나 큰지.....
좀 있다가 약속이 있어서 나가봐야하는데.. 잠들면 큰일이라 불질하면서 시간 떼우고 있음. 졸려서 죽어버릴 거 같다.... ㅜ.ㅜ
비행기도 비행기지만,
꼭두새벽 공항에서 너무 고긴장 상태를 유지한 탓인지 기진맥진 상태...
세계 최고의 범죄율을 자랑한다는 살벌하기 짝이 없는 소문에 휩싸인 도시....
어두침침하고 안개낀 공항...안내판은 어찌 그리도 부실한지....
버스 찾아 삼만리 길을 헤매고 다녔더랬다.
영어는 기본으로(!) 안 되는데다, 심지어 단어 몇 개로 연명하려고 했던 에스빠뇰마저 사람들이 고개를 설레설레......
포르투기즈 한 마디 안 배워온 이 불초 방랑객을 탓해야지.. 자기네 땅에서 영어 못한다고 내가 이네들을 탓할 수야 있나...
그나마 오브뤼가도(obrigado = thanks)는 알고 있었는데 지난 주 내내 멕시코에서 대선 결과 땜시 오브라도르 (Obrador) 이야기하느라 이게 입에 붙어서, 그것마저 문제...ㅡ.ㅡ
아이고.... 정말 졸려.....
사람들 만나서 꾸벅꾸벅 졸면 어쩐다???
유랑은 낯선 곳에서 타인과의 관계 맺기, 그리고 헤어짐의 연속...
나이가 들면서 유약해진 걸까?
나날이 증진되는 소통의 기술 덕에,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고밀도 관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제 “다시는” 혹은 “기약하기 어려운 오랜 동안”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마음에 품고 있기 때문일까?
지인들로부터 악명을 떨치던 그 부동의 평정심, 썰렁함은 사라져가고...
이제는 정든 이들과 헤어지는게 섭섭하게 느껴진다 (이제서야???)
주말에 함께 놀았던 Myriam 의 어린 두 딸래미들이랑 헤어지는데 진짜(!) 섭섭한 마음이 드는데다, 심지어 어제 Matthew 와 공항에서 헤어질 때는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 했다.
그래서.... 잘 있으라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어영부영 그냥 돌아서버렸다. (언니??처럼 보살펴주던 이랑 헤어져 혼자 떠돌 생각을 하니 좀 막막하기도 했지...ㅡ.ㅡ)
오랜 동안 길 위를 떠돌면
애착이 소진되고 관계에 더욱 둔감해질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무선랜 서비스가 되는 호스텔로 옮겼음.
아마도 동성애자 전용 호스텔인 거 같은데.. 우리가 불쑥 나타나서 주인장이 더욱 놀라는 분위기...(ㅡ.ㅡ)...
지난 며칠 동안 멕시코 시티를 돌아다니고,
주말에는 Valle de Bravo 라는 남서쪽 휴양지에서 쉬다 왔음.
멕시코 시티가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는 대도시라는데... 정말 그것이 허명이 아니더라.
어찌나 징그럽게 큰지.....
광대한 넓이와 복닥거리는 사람들로.. 거리를 걸어다니기만 해도 정신이 홀랑...
마치 옛날 서울 광경을 보는 듯해서 사실 낯설지는 않았는데.. 조용한 캠브리지에 2년 살다보니 당최 적응이 안 되는거라... ㅡ.ㅡ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소매치기와 강도를 조심하라고 하지만...
우리가 내린 결론은... 길건너기를 진짜(!) 조심해야 한다는 것!!! (각종 여행 책자들을 업데이트 해줘야 한다고 생각)
신호등과 관계 없이 어찌나 차들이 막 달려드는지 완전 기겁을 하고 있는 중... 무단횡단이라면 나도 일가견이 있는데 이거 내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ㅜ.ㅜ
한국에서는 요즘 대선 결과와 NAFTA 때문에 멕시코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해 있는데... 실제로 접하는 빈부 격차는 정말 상상초월....
도대체 길거리에 있는 그 많은 노점상들과 걸인들과 일자리를 기다리는 수많은 실업자들은 하루하루를 어찌 버텨나가는지....
그저께는 Matthew 친구인 Ignacio 의 승용차를 타고 저녁을 먹으러가는데, 신호에 걸려 잠깐 서 있는 사이 갑자기 사람이 돌진을 해 와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그 잠깐, 1분도 안 되는 시간, 도로 주변에서 기다리던 소년이 비눗물병과 수건을 들고 도로 한가운데로 돌진하여 승용차의 앞유리를 닦고 팁을 받아 사라지는 것이다. 그 넓은 대로에서.... 그 뿐이랴... 다음 신호에 걸렸는데, 이번에는 차력쇼에서나 보던 불쇼를 대로 한 가운데서 하고 또 팁을 받아간다. 매 신호가 걸릴 때마다 대여섯명이 어디선가 튀어나와 무얼 팔거나 공연을 보여주거나.....
그런데 주말에 Valle de Bravo 에서 본 상류층의 생활은 또 역시 상상초월이었다. 멕시코 시티, 과달라하라, 여기 바예 데 브라보 (주로 멕시코시티에 사는 상류층들의 주말 별장이 모여 있는 곳)에 세 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세계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더라. 근데.. 그 느낌이 뭐랄까... 한국의 전형적인 속물 부르조아 집안...... 따뜻한 접대가 물론 고맙기는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굉장히 불편했는데.. Matthew 도 마찬가지였단다. 이 양반이 예전에 한국 대구에서 부잣집 개인 영어교사를 하면서 완전 상처받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란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멸시... 심지어 우리보구 멕시코 시티에 있는 사람들하고는 절대 말을 하지 말라고 하더라.... 위험하다고..... 그리고 가정부 언니가 차려주는 밥상도 어찌나 맘이 불편하던지....
도대체 이 사회가 어디로 가게 될지, 어디로 갈 수 있을지 참으로 암담한 생각이....
대선 결과를 놓고 나라 전체가 완전 들썩이고 있는데 (토욜 저녁 소칼로에 2백만 명이 모였단다!)...
아이고.. 졸려서 더 이상 못 쓰겠음..
제목과는 전혀 다른 곁가지 이야기만 쓰다가 이게 뭐냐...
다음 기회에....
아래는 전망대에서 본 시티 전경....
징글징글하게 넓다. 그리고 혼돈.... ㅡ.ㅡ
지난 주 중 Zocalo에 설치된 오브라도르의 캠페인 부스.... "스마일.. 우리가 승리할 거다"... 물론 이 때까지만 해도 결판이 나기 전이었지....
예정대로라면...
지금 Juarez 공항에서 Matthew 를 만나고 있어야 하건만....
보스턴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엄청 꾸물거리는 바람에,
Mexico City 로 가는 연결편을 놓쳐버렸다. ㅜ.ㅜ
지금은 Atlanta 의 Holiday Inn....
뭐냐...
출정가 힘차게 부르고,
토끼님이랑 hug 까지 하면서 비장하게 출발했건만.... 아직도 미국이야... 흑...
다행히 Matthew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어서 국제전화(ㅡ.ㅡ)로 전후 상황 설명하기는 했지만, 유스호스텔을 내 신용카드로 한꺼번에 예약했기 때문에 이 양반은 자기 방에도 못 들어갈지 몰라... 내일 공항에 마중 다시 나와야 하고....
근데 아까는 진짜 혈압이 무진장 올랐으나...(영어로 화내느라고 두 배 힘들었음)
또 막상 공짜 호텔에 아침밥도 준다니 분노가 봄눈 녹듯 사라졌다 ㅎㅎㅎ
아까 비행기에서 내내 자느라고 읽지 못했던 안내 책자나 좀 읽어봐야지...
뉴스를 보니까 멕시코 선거 결과가 근소한 차이로 Calderon (현재 대통령인 Vincente Fox 와 같은 보수당) 에서 Obrador (민주혁명당-좌파.. 하지만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정치인들을 절대 사회주의자라 부르지 않고 Populist 로 부른다)로 뒤집혔나보다. 전체 재검표하면 과연 어찌 될 지 모르겠다. CNN headlines 에 Glen Beck 이라는 웃긴 앵커가 있는데, 대선 재검표는 미국이 전문가니 멕시코 집권 보수당은 꼭 플로리다(!)에 자문을 구해보라고 ㅎㅎㅎ
근데 이거 때문에 오늘도 Mexico City zocalo (중앙광장) 에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했나보다.
잘하면, 평생 보기 힘든 구경하게 생겼다.. 좋아해야 할까? ㅜ.ㅜ
* 아참... 잠깐 뉴스 자료 화면에 보니까...
세상에 멕시코의 투표인 명부에는 이름이랑 신상 정보 말고..."사진"도 들어있다.
굉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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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특검의사정도관리교육만 아니었다면 지금쯤 거기에 있었을텐데......아쉽다. 우리나라도 이번에 의사근로감독관 4명인가 뽑았고 그 중 하나는 급진적 감독관이 되지 않을까.....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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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브라스는 정말 큰 회산가 보더라고요. 글구 남미 각지에 브랜치도 많아서 자원수탈(?)도 좀 하는 모양이고..작년에 볼리비아에서 자원국유화 투쟁이 엄청 벌어졌을때 제일 먼저 폭파 사고가 난 외국계 정유회사가 바로 페트로브라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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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 그러게요. 나보다는 언니가 왔어야 하는데... 흠. 이** 샘은 사무관으로 취직한 줄 알았더니 감독관이었군요. 기대해도 되겠지...molot / 남미 대륙에서는 가장 유서 깊은 토착 자본 중 하나니까... 지역 내 수탈도 선진적(?)이겠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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