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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나들이..

업무 출장, 학회 참가, 단순 유흥까지... 이래 저래 지난 2년간 많이도 돌아다녔다.

 

내일부터 일주일간, 유종의 미.... 까지는 아니고 역학회 참석차 시애틀 나들이... 

 

일정 조정이랑 회의 자료 준비 때문에 정신 없는 업무 출장이나, 

숙박이니 교통편이니 관광정보 등을 일일이 챙겨보아야 하는 유흥용 여행에 비해,

거지 같은 발표자료 하나 들고 가서 며칠 내내 이방 저방 옮겨다니며 새로운 연구결과들 이야기만 들으면 되는 학회가 젤 편한 거 같다 ㅎㅎㅎ  

 

전공의 시절, 밤늦게까지 파워포인트 말들고 발표 연습하고 그러던게 선사시대 기억처럼 아련하구나.....

 

역시 평소와 다름 없이.. 촌음을 아껴 해야할 일을은 보따리로 챙겨간다만... 과연 얼마나 하게 될지....

 

근데....

마무리 여행은 좀 걱정이 되는구나....

이리도 아무런 준비가 없어서 과연???

스스로의 대책없음에 깜짝 깜짝 놀라기까지.... (ㅡ.ㅡ)

근데.. 진짜로.... 절대 시간이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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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en 3] 바지의 지존

여태까지 헐크의 바지가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튼튼한 줄 알았더랬다...

하지만 오늘!!!

진정한 지존을 발견하고 말았으니,

 



그건 Wolverin의 전투복 바지!!!

 

초절정 내공과 함께 부활한 Jean Grey의 염력인지 장풍에도 끄덕하지 않는그 바지의 내구성에 정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사실, 그녀의 포스가 얼마나 대단했냐 하면, 

사람이나 차들이 나뭇잎처럼 날아다니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절대지존 Xavier 교수를 (문자그대로) 가루로 만들어버리고, 

Wolverin의 얼굴 가죽을 거의 벗겨버릴 정도였는데 말이지.... 

 

사람이 가루로 변하고 얼굴 가죽이 벗겨지는 와중에도 끄떡하지 않는 그 바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바지 혼자 금강불괴라도 연성했더란 말인가???? 

기왕 할 거면 웃도리도 데리가서 같이 하지... 그녀의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웃도리는 가루로 날아가 버리더만.... 쯧쯧..... 

 

하여간 X-Men: Last Stand 는 바지의 역사를 새로 쓴 영화로 기록될 것 같다.

 

바지 이야기만 쓰면 좀 섭섭하니... 잠깐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정상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좀더 깊은 성찰을 담을 수도 있었을텐데... 감독이 너무 경박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존재의 고뇌는 홀랑 사라져버리고 Xavier 진영이고 Magneto 진영이나 다들 몰려다니며 어찌나 방정맞게 쌈박질만 해대던지... ㅡ.ㅡ

 

이 영화는 동성애와 소수자에 대한 주류 사회의 시선을 보여주는데, 한편으로는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적대감과 공포...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로부터의 배제에 대한 연민... (자기네가 배제시키면서 웬 연민은...). 

지난 1, 2편이 주로 전자를 폭로했다면, 이번에는 후자의 시선, 그에 수반되는 온정적인 태도를 폭로하고 있다.(물론 전자는 계속 유효) 자, 이제 드디어 치료약이 개발되었으니 너의 "질병(illness)"을 치료받고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자꾸나..   돌연변이들도 갈등하기는 마찬가지.... 그동안의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사회의 "정상인"으로 거듭날 것인지 말 것인지...

근데....  장기자랑하고 쌈박질하느라고 이런 문제의식들을 그냥 설렁설렁....  ㅜ.ㅜ

 

영화보면서 골때렸던 것은... national security 운운 하면서 온갖 오바질을 해대는 미국 대통령과 정치인/군인들의 모습이 하나도 영화 같지 않더라는...  그리고 궐기를 촉구하는 Magneto 의 동영상은 완전 빈 라덴 비디오...

완전, 평소 저녁 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 ㅡ.ㅡ 

 

참... 대사 중에 인상적인 거 하나...

Rogue 가 가출하려다 Wolverin 을 만나는데.... 왜 당장 방에 올라가서 짐 풀어라. 하고 야단치지 않느냐고 하니까 Wolverin 왈... "I'm not your father, I'm your friend" 그려면서 결정은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역시 쿨 가이.....

 

아,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장면은 정말 장대하였노라....

우연히도 영화 시작 전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Superman:Returns 예고편을 해주더군.. 젠장.. X-men 이나 끝내고 가지... 야속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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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장, 빈 자리를 찾아 보아요!

(제목이 포털 사이트 광고물 분위기....

누르면 팝업창 마구 뜨면서 정신 홀딱 빼놓는 ㅎㅎㅎ)

 

국제앰네스티와 옥스팜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무기거래 통제 캠페인의 하나로 백만인 얼굴 서명 캠페인이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기거래에 반대하는 세계 곳곳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재미난 캠페인입니다.

축구 구경하기 좋은 자리를  얼릉 잡아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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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이 월드컵을 열망하고 있다면 국제앰네스티의 무기거리통제캠페인은 6월말에 있을 소형무기에 대한 유엔 회의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대형 가상 축구 경기장에 들어오세요!
자리를 잡고 팀에 맞게 자신을 꾸미세요.
옆자리에 있는 친구도 초대해서 백만인 얼굴 서명에 여러분의 사진을 올려보세요.
지금 바로 축구 경기장을 방문해서 무기거래통제 캠페인에 한 골 넣어보세요!

http://www.controlarms.org/world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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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생긴 사이트에서 "Join"을 클릭하면 됩니다. 그럼 언어 선택하라고 나오는데.. 아쉽게도 한국어는 없지만 그래도 에스빠뇰이나 프랑스어보다는 영어가 아무래도.. ㅡ.ㅡ;;


 

 

저도 한 군데 자리를 잡았어요. 찾아보셈!! (근데, 세계 만방에 쪽팔리게스리, 영어 단어를 틀리게 썼어요.. 안 고쳐지네...  ㅡ.ㅡ)

 

 




(계속 보기 누르셨다면 죄송..... 사실은 삽입 버튼을 실수로 눌렀는데.. 다시 물러지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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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을 찾아보자!

홍실이님의 [vanitas... vanitas....] 에 관련된 글.

이럴게 아니라...

한국 돌아가서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생각해내야지....

 

0. 광주에 가서 땡칠형한테 맛난 저녁을 얻어 먹는다.

그리고 오랜만에 한국어 수다의 정수를 맛 본다 ㅎㅎㅎ (녹슬지 않았을 것이여... 당 지역 활동도 궁금하고....)

음.. 기차 타고 가야지! 재밌는 책 들고... 영암 무위사에 들르고, 화순이 가까우니까 도토리네 집에도 한 번 들러볼까?

 

0. 한라산 등반은 어떨까?

마산 사투리로 (어울리지도 않게) 칭얼거리는 것만 제외한다면 훌륭한 등반 파트너라 할 수 있는 ***를 꼬셔서 길 안내와 각종 준비(!!!)를 다 시키고...  숙박은 &&&형 집에서.... (설마 아직도 노사모 활동을 하지는 않겠지?) 으흠, 날씨만 받쳐준다면....

 

0. 안성에 있는 크자님 댁에 가서 혼자 며칠간 도를 닦는다.

어디 절에 들어가는 거보다 훨씬 나을거야.... 배고프면 밭에 심어놓은 채소 뜯어먹으면서.... (일주일 지나면 토끼로 변신?)

 

0. 야외 음주... 밤중에 세종문화회관 계단 혹은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벤치에 앉아 맥주 마신다. 후자를 위해서는 운전기사 섭외 필요. 우훗... 원주민 운전기사, 송양한테 연락해야지.. (여봐, 혹시나 이 포스팅 보면 목욕재개하고 기다리거라)

 

갑자기.. 낙관이 휘몰아쳐오는군...

시간 날 때마다 차근차근 하나씩... 구체적으로....

 

근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일을 해보겠다거나, 

오랜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어디 효도관광이라도 가겠다거나....

웬지 그런 이야기도 좀 해야하는 거 아닌가???

정말 4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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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tas... vanitas....

사적인 것도 아닌 것이, 공적인 것도 아닌 것이...

자의식이나 감정의 과잉, 혹은 자기 연민을 블로그에 내보이는 것이 방문객들은 물론 나중에 돌아보는 자신에게도 다소 당황스러운 일이기는 한데.....

뭐 가끔은  털어놓을 곳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구차한 자기 합리화도 사실 밥맛이지....)

 

 



요새 왜 이리 기분이 가라앉아 있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은게다.

"한국"이 싫다기보다, 빡빡하게 짜여진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싫은 거겠지.

 

학생 시절, 방학 끝무렵.... 개학을 눈 앞에 두고 느꼈던 그 찌뿌둥하고 설명 안 되는 불쾌함...  정확하게 그 상태인게야....

 

한 2년 맘대로 살았으면 되지..

도대체 얼마나 더 맘대로 살아야 만족을 하겠냐...

인간이.. 염치가 있어야지..... 

 

입으로는 진보연 하면서, 사실은 조선시대 선비들마냥 손하나 까딱 안하고 글 줄이나 읽으며 한량처럼 지내고 싶은 거지...

근데 어디 모아놓은 재산이라도 있냐?  뭐 믿고????

 

아....

나도 심하다는 거 아는데.....

아무리 스스로를 합리주의자라고 일깨워도, 

무의식과 정서의 세계까지 내 맘대로 어쩔 수는 없는 것이여....

 

울 엄마는 벌써부터 카운트다운 하면서, 공항에서 어떻게 랑데뷰를 할 것인가 가족회의를 하고 계시다는데.....

"그리운 고국"에 돌아가고픈 맘은 조금도 들지 않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로구나....

 

또.. 출가하고 싶은 생각이... ㅜ.ㅜ

 

La vida es v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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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 한 수

이후의 행적에 대해 논란은 있다만...

문득 그의 시 한편(정확하게는 여기에 곡을 붙인 노래)이 떠오르는구나.

 

그렇지..... 사실 어디 핀들......  꽃이 아니겠어?

 

 

 

꽃들 (문부식)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감옥안에 핀다고
한탄하지 않고 
 
갇힌 자들과 함께
너희들 환한 얼굴로 하루를 여나니 
 
간혹
담을 넘어 들어오는 소식들은 밝고 
 
짐승처럼 갇혀도
우리들 아직 인간으로 남아
오늘 하루 웃으면서 견딜 수 있음을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감옥 안에 핀다고
한탄하지 않고 
 
갇힌 자들과 함께
너희들 환한 얼굴로 하루를 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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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ing cambridge - uno

이러저러한 일정들을 빼고 나면 정말 여기 머무를 날이 채 한 달도 안 남았구나...

 

추억이 별거겠냐만... 그래도 정들었던 많은 것들과의 헤어짐이라니 으흠....

 

사는게 그렇지 뭐, 하면서 지나치고는 했는데 친근한 일상의 기록들을 몇 가지 남겨두고픈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찰스 강변, 골목길 Du Bois의 하숙집과 멀리 보이던 보스턴 시내의 풍광

오며가며 참새방앗간 드나들듯 하던 서점들

그리고 정든 도서관!!! (오홋. 갑자기 공부의 화신이 된 듯한 착각이 몰려오는군!) 

 

오늘은... 우선... 불사신 화초들 사진을 남겨둔다.

 

내가 이사오기 전부터 여러 주인을 전전하며 살았을 "잡초같은" 화초들...

내 대에서 저 생명들을 골로 보낼 수는 없다는 필사의 각오, 귀차니즘과 그리고 어리버리함과 깜빡 건망증 사이에서, 장기간 방치와 집중치료라는 널뛰기를, 강인한 생명력으로 버텨준 저 고마운 화초들..... (아.... 비장!!!)

 

생명의 신비란 무엇인가 감탄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무렇게나 대해도 잘 자라주는 파초가 이리 고마울진대,

우리 부모님은 제멋대로 이렇게 훌륭하게 자라준 딸래미가 얼마나 고마울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가, 스스로 초절정 민망함에 빠진 적이 있었더랬다. 

 

한국에 돌아가면....

보고 싶을 거야...

다음 주인 만나서도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다오....

 

 




1. 벤자민 나무

좀 미안한게... 예전에 어드바이저인 이치로 집에 가서 보니까, 저 벤자민 나무가 어찌나 싱싱하고 잎이 무성하던지... 우리 집 벤자민은 아홉시 뉴스에 나오던 병충해 입은 벼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옆에 보이는 거는, 예전에 반전집회에서 들었던 피켓 (미국은 쿠바, 시리아, 베네수엘라, 이란에서 손떼!)

 

 


 

2. 이름모를 저 파초...

셋 중에서도 생사의 고비를 단연 많이 넘겼던... 아주 예민하지만 강인한 존재였지...

바싹 타들어간 잎들을 가위로 싹둑 도려내고, 그걸 비료랍시고 다시 잘게 조각내서 뿌려주고는 했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대견한 파초....

부지런하고 세심한 주인 만났으면 우아한 자태를 뽐냈을텐데...

어쩌랴... 네 팔자가 그런 것을...

(젠장할, 카메라가 어찌나 예민한지, 누렇게 뜬 잎사귀가 그대로 다 나왔네. 집중치료 기간 끝나고 찍을걸... ㅡ.ㅡ)

 


 

3. 아이비 담쟁이

생명력은 강한데.. 어찌나 쑥쑥 자라는지... 벽에 일일이 테이프로 붙여서 고정시키는게 귀찮아 죽겠더라. 더구나 지난 번에 산 스카치 테잎이 접착력이 안 좋은지, 며칠에 한 번씩 꼭 떨어져서, 담쟁이들이 텔레비젼 위로 우수수 쏟아져 내려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꼼꼼하게 붙이려면 의자까지 놓고... 아우.. 생각만으로도 귀찮기는 한데 (하루 이틀 있으면 또 다시 고정시켜야 할 듯...) 근데... 풋풋한 생명력이 느껴져서 좋아라 하기는 했다.

웬지 집안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

(텔레비전 위의 노락 딱지는... 압류 딱지가 아니라, La television 이라는 에스빠뇰 이름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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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

Por fin!

 

마침내, 에스빠뇰 수업 종강...

 

허나 오호 통재라.... 머리 속엔 남은게 없구나....

 

종강이라고 오늘 먹을거 가져다 놓고 각자 준비해 온 프리젠테이션 하면서 놀았는데,

동급생들의 정성에 완전 감복했음. 남미/스페인 음식들을 준비하자고 했었는데, 세상에 음식을 대부분 집에서 만들어왔더라. 

나는, 그냥 가는 길에 멕시코 패스트푸드 점에 들러 quesadilla 사가지고 갔는데...

좀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더만...

근데 하여간 음식이 어찌나 맛나던지... 진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

일부는 남아서 집에 싸가지고 왔음... ㅎㅎㅎ

 

발표 중에는,

진짜 프로뮤지션인 남편을 끌고 와서 플라맹고 기타 연주를 시키지 않나

씨디 가져와서 음악 들려주며 탱고 스탭을 갈쳐주지 않나...

평소에도 수수깡의 뻣뻣함을 자랑해오던 나는, 그나마 허리까지 아파서 정말 살아있는 장작개비 스탭을 선보였음. ㅜ.ㅜ

 

원래, 오늘 읽어주려고 마르꼬스 부사령관이 구술한 동화책 La historia de colores (색깔의 이야기, 치아파스의 원주민 설화라고 하더군)를 해석하고 있었는데, 지난 이틀동안 누워있느라 그것도 다 못해서....  할 수 없이 뭘 할까 오늘 고심하다가, 진보넷에 요즘 화제가 된 Donde Voy 를 낭송하고 영어로 해석.... 

어떤 양반들은 빠블로 네루다의 시를 낭송하기도 했는데, 듣기만 해서는 도대체 알아먹을 수가 없더라..... ㅡ.ㅡ

 

강사인 끌라라를 비롯하여, 사람들과 참 재밌게 지냈는데...

음. 좀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을 걸, 겨우 여기까지만 하고는 마친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막막하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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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깡 인간의 비애

어제 머리 감다가  허리를 삐끗 ㅜ.ㅜ

무거운 짐을 들어올린 것도 아니고, 격렬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과연 나는 수수깡 인간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들어올리기에는 머리가 너무 무거웠던 것일까? (머리 속에 뭐가 들었길래!!!)

음.. 단순 노환(ㅡ.ㅡ)일 수도 있겠군....

 

 

그래도 아침 나절에는 좀 괜찮아서 살살 걸어다녔는데 저녁 무렵부터 점점 통증이 심해져서 몸둘 바를 모르는 지경이 되었더랬다. 

도서관까지 무거운 가방메고 걸어가다보면 허리에 더 부담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집 소파에 앉아서 (하루 종일, 삐딱하게!!!) 텔레비젼 보고 논문 읽는다고 버둥거린 결과로 짐작...

 

오늘 결국 침을 맞았음... ㅠ.ㅠ

평생 안 맞아본 침을 보스턴에서 맞아보게 될 줄이야 어디 상상이나 했으랴....

지금 요상하게 생긴 핫팩을 붙이고 있는데 좀 나아지는 건지 아닌지.... 

 

전형적인 문제 증상도 함께 발병.

평소에는 그리 노닥거리고 설렁설렁하다가,

어디만 아프면 아픈 몸을 이끌고 억지로 뭘 해보려는 이 오바 정신 말이다... ㅜ.ㅜ

병원에 입원해서 일 안 하면 얼마나 좋을까 노래를 부르다가,

덜컥 입원하고 나면 바리바리 일  싸들고 들어가서 주변사람들 어이 없게 만들어버리는...

 

수욜날 에스빠뇰 수업 발표도 있고,

원고 교정 볼 것도 있고,

자료 분석할 것도 있는데......

 

애구 허리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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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사회] 칼 세이건

재미는 있는데 어찌나 길던지... ㅡ.ㅡ  (430쪽)

 

The Demon-Haunted World: Science as a Candle in the Dark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할배의 주제 의식이라면...

 

첫째,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둘째, 모든 권위와 주어진 질서에 대해 의심하고, 회의하라.... Ubi dubidium ibi libertas (의심이 있는 곳에 자유가 있다)

셋째, 현대 사회에서 과학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재앙.. 이걸 축복으로 바꾸는 길은 오로지 회의하는 대중의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그리고 대중이 과학 문맹(scientific illiteracy)에서 벗어나는 것

 

몇 가지 이야기들...

 



0. 종교

 

책의 거의 절반을 슈도 사이언스와 유사종교에 대한 비판에 할애하고 있지만, 유사 종교나 정통 종교나 결국은 백짓장 하나 차이라면서 종교 일반 -회의를 허용하지 않는 몰입 - 에 대해 엄청 뭐라 그런다. 물론 영적인 충만감이나 종교의 순기능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그리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이성의 마비"에 대해 거의 "치를 떨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ㅎㅎㅎ 

 

이를테면, 부적절한 논증 방법으로 아래와 같은 예를 들고 있다. 

"그 자비로운 하느님이, 명령을 어기고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사과 하나 먹게 했다고, 어떻게 대대손손 미래 자손들을 고통에 빠뜨릴 수 있을까?" ""당신은 자유의지의 그 미묘한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거요" 도대체 "그 미묘한 뜻"이 뭔데? 납득할 만한 대답은 회피하면서 알듯모를듯한 수사로 핵심을 비껴나가는 논증 방식을 비판한다.

 

그리고 기적이니 신비니 하면서 이루어지는 기도의 효과에 대해서도 완전 못마땅해서 빈정빈정 ....

"기도가 효과가 있다면, 왜 암은 치료 못하고 잘려진 팔다리는 다시 자라나지 못할까? 하느님이라면 금방 막을 수 있는 그 무수한 고통들이 왜 인간 세상에 존재할까? 왜 하느님은 항상 기도를 받아야만 할까? 하느님은 어떤 치료가 행해져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지 않나?"

 

가뭄 극복을 위한 기도회를 보고...

"왜 기도가 필요할까? 하느님이 지금 가뭄 난 거 모르나? 몇 사람이 기도하는 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비와 정의를 구하는 기도를  하면 하느님이 더 잘 응답하나?"

기도해서 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god save the queen"이라고 밥상 머리에서 온 국민이 기도 했는데 왜 영국의 여왕들은 오래 못 살았나? (이건 프란시스 갈톤이 한 이야기란다 ㅎㅎㅎ)

 

누구나(?) 생각하는 거지만 그렇다고 이 신정일치 사회에서 막상 이렇게 대놓고 막 이야기해버리니 할배도 참 난감한 양반이여.... ㅎㅎㅎ (멋지삼)

 

 

0. 위험한 비즈니스: 회의주의

 

의심과 회의적 사고는 과학 학문 분야를 넘어 기존의 주류 질서에 위협이 되는 법. 

이를테면, 회의적, 비판적 사고로 무장한 고등학생들이 처음에는 유에프오 음모설, 텔레비젼의 약 광고,  자기가 3만 5천살이라는 환생인간을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겠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정치와 경제, 사회, 그리고 종교 제도와 현존 질서에 대해 의심하고 비판한다면... 지배계급으로서 이거보다 더 위험한 게 어딨나.

과학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비판적으로 회의적으로 사고하는 방식 자체가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거의 "종교적" 믿음 ㅎㅎ

 

모든 것을 의심하고 기존 질서에 저항하라는 메시지를 읽다 보면, 도대체 이 할배가 천체물리학자 맞는지 아리까리...

"아무리 좋은 권리도 안 쓰면 무슨 소용인가 - 아무도 정부에 반대하지 않는데 언론의 자유가 뭔 의미가 있으며, 아무도 터프한 질문을 하려고 하지 않는데 출판의 자유는 무슨 의미가 있으며, 시위를 하지 않는다면 집회의 자유는 또 무슨 필요가 있고, 국민의 반도 투표를 안 하면 보통참정권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주기적으로 복구되지 않는다면 신/정 분리 원칙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권리와 자유. 안 쓰면 결국 잃고 만다" 

 

 

0. 과학자의 책임, 그리고 사회민주적 통제

 

과학기술의 사회적 파급력이 커질수록 (한 방에 지구를 날려버리고 인류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얼마나 많은가 ㅡ.ㅡ) 그에 대한 과학자들의 사회적 책임도 커져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인류의 미래를 소수의 전문가들에게만 맡겨 두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

 

수소폭탄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핵 무장 강화와 스타워즈를 비롯하여 미국의 군비경쟁에 "아주" 결정적인 근거들을 제공해왔던 Edward Teller 에 대한 비판은 정말 신랄하기 그지 없다. 지구를 아주 한 방에 쓸어버릴 수도 있는 역사상 유일무이한 인물이라는..ㅡ.ㅡ

근데 이 텔러라는 양반 진짜 굉장하기는 하다. 나이 80이 넘어서까지 엄청 왕성하게 활동을 했고, 사사건건 칼 세이건과 부딪혔다고 한다. 학회에서, 의회에서, 각종 자문회의에서...  지하 벙커에 있는 적국의 수뇌부를 처치하기 위해 지하침투용 핵탄두를 개발하자, 혹시나 지구에 떨어질지도 모르는 소행성들을 사전 폭발시킬 수 있는 핵탄두를 개발하자, 원자력 발전이 얼마나 비용 효과적인 줄 아느냐.... 심지어 쓰리 마일 섬의 핵 실험 사고로 발생한 유일한 민간인 희생자는 자기 자신뿐이라는 발언까지 했단다. 그 문제로 논쟁 벌이다가 심장 마비가 발생했다나 어쨌다나... ㅜ.ㅜ

 

하여간... 그래서 칼 세이건 할배는,

과학자 사회 내에서의 사회적 의식과 도덕적 책임감을 강화하는 교약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대중들이 편익과 해악을 충분히 이해하고 사회적 논쟁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상황은 정말 우울하지... 국민의 절반이 진화론을 믿지 않는데다, 그나마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은 9%밖에 안 된단다. 성경을 그대로 해석하여 지구 역사가 6천년이라고 믿는 인간들도 많다던데....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이야기한지 4반 세기가 지났는데 아직도 절반의 미국인들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심지어 할배가 가르치는 코넬 대학(그 명문!) 학부생들 중에서조차 태양이 "별(star)"임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ㅡ.ㅡ

이래서야 어디 무슨 사회민주적 통제고 뭐고..... 할배 완전 흥분.....

 

(글쎄.. 한국은 어떨까???? 배아 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정도이니, 훨씬 낫지 않을까?)

 

0. 아는 것이 힘이다.

 

17세기 버지니아 주의 식민지 총독이 했다는 말은 참 의미심장하다.

"무상 교육과 읽을거리가 없다는 점을 하느님한테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백년 동안 여기에 그것들이 없기를 소망한다. 배움은 불복종, 이단, 분파를 가져왔고, 책은 그것들을 폭로하고 위대한 총독에 저항하도록 만들어왔다. 하느님이 우리를 그것으로부터 지켜주시길!"

악령이 출몰하는 사회 - 그것이 종교적 도그마이던 자본주의의 물신숭배이던, 정치적인 대중조작이던.... 우리가 어둠 속에 헤매이는 것을 통해 이득을 얻는 자들, 이 사회를 유지하는 자들이 있음을 잊지 말자. 그리고 과학적/회의적/비판적 사고라는 촛불을 들고 이 어둠을 헤쳐나가자는 할배의 이야기는 으흠... 나름 감동....

 

 

0. 그 밖에...

 

할배가 레이건을 너무너무너무 싫어하는게 여기저기서 팍팍 드러난다.

스타워즈 계획의 허무맹랑함을 지적한 거부터 시작해서, 국가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점성술사를 찾아가서 의논했다는 폭로, 거기에다 홀로코스트 현장에 있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자기가 생생히 체험한 것처럼 이야기하는게 현실과 영화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는 둥...

 

아우.. 당분간은 좀 가볍고 재미난 책 좀 읽어보자.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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