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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질 학교

[전교죠선생님이 안가르쳐준 공부법]  찌그러질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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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된 학교부지를 모두 이용해 증축하게 되면 학교정화구역이 늘어나게 되어 현재 영업중인 모텔을 승인해야합니다.  그러면 작년에 승인거부된 땅주인이 소송을 걸 것이고 승인에 대한 일관성이 없어 패소하게되면 학교주변으로 우후죽순으로 모텔이 들어설겁니다.'  - 관할교육청

 

 

'학교보건법의 정화구역은 모텔 소유권 방어를 위해 지정된 법이 아닙니다.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단지 민원 소송을 두려워해서 학교 부지 1/3을 제외하고 찌글트려 세모난 학교를 짓게 학교건물에 제한을 두는 것은 위법한 결정입니다.  5~10개 교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며 기존 학교쪽으로 쏠린 기형적인 건물로 인해 소방차 진입도 어려워지며 100년간 수만명의 학생, 교직원, 학부모들에게 피해가 발생합니다.  백번 소송에 진다한들 학교부지를 온전히 이용하여 반듯한 학교를 짓는 것이 공익적 가치가 더 클것입니다.'  - 삼박골 심마니

 

 

  '학교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정화구역내 이미 영업중인 모텔은 어쩔 수 없겠지만 새로 모텔을 짓겠다는 건 거부해야하는게 당연한 일 아닌가요?'   - 학교장

 

 

 

 

  친구들 혹시 아랑드롱이라고 아나요?  무슨 사탕이름 같기도 하지만 아저씨가 핵교 다닐때 잘 생기기로 유명했던 영화배우 이름입니다.  알랭들롱?이 진짜 이름같은데 주변 모두 아랑드롱이라고 불렀습니다. 한때 '니가 아랑드롱이냐?' 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태양은 가득히 라는 영화로 유명 배우가 되었죠.  바닷가 연인과 아름다운 선율의 영화음악만 들어서는 애뜻한 사랑얘기 같은데 사실은 친구를 살해한 다음 사기를 치는 끔찍한 영화예요.  위에 사진은 영화속 무심히 흘러간 한 장면인데 영화음악과 함께 유독 기억에 남았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살해유기한 시체가 배와 함께 육지로 들어올려지며 살인이 탄로나며 비명소리와 함께 끝이 납니다.  언제나 감춘 것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마치 영화에서 바다에 버렸지만 프로펠라에 걸려 배와 함께 끌려나온 시신같이요.

 

 

   영화속 장면 같은 일이 어느 학교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도심 속에 처음 학교를 개교하기 위해서는 학교 주변에 유해시설이 없어야하는데 그런 땅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학교가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영업중인 모텔을 학교정화구역에서 1번째로 승인을 해줄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더 가까운 절대정화구역인 학교 코앞에 19층 모텔을 짓겠다는 땅주인에게도 승인을 해줘 버렸습니다.  개교전엔 학교장도 없고 학부모들에게 의견을 물을 수 없으므로 이런 업무 모두를 관할교육청이 대행합니다.   심의(결정)는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여 교육감이 위촉한 사람들로 구성되며 공개하지 않습니다. 

 

  학교가 개교하고는 학교장도 생겼고 학부모도 생겨났습니다.  학교 코앞에 19층 모텔을 짓겠다고 2번째로 승인만 받아놓은 땅주인은 무슨 이유에서 인지 수년간 모텔을 짓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그보다 멀찍한 상대구역내 공터에 모텔을 짓겠다고 3번째 승인을 신청한 이는 학부모, 학교장 반대 의견으로 심의가 열려 거부되어 모텔을 못 짓고 있습니다.

 

   학교 부지가 옆으로 늘어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이 학교옆 시청땅을 우여곡절 끝에 학교부지로 편입시켰고 개교후 불과 2년만에 수십개 교실이 부족해져서 늘어난 학교땅에 교실을 짓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늘어난 땅에 그냥 학교를 지으면 되지 왜 소송이 두려워 1/3을 제외하고 지어야 주장하는 걸까요? 약 20m 늘어난 땅 길이만큼 상대구역이 늘어나면 새로 모텔이 범위안에 들어와 승인을 해줘야하는데 그러면 3번째 승인이 거부된 땅주인이 소송을 거는게 두렵다는 이유입니다.  새로 영업중인 모텔도 승인해줘야하고 전에 토지에 모텔짓는 걸 승인해준 적이 있어 100% 패소할 거고 그럼 그런식으로 너도나도 모텔들이 학교주변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것이란 주장이죠. 

 

  설명을 하는 보건팀 담당자는 얼굴이 어둡고 조급히 설명하며 뭔가를 숨기고 싶어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학교부지가 늘어나면서 절대정화구역임에 19층 모텔짓겠다는 2번째 토지만 승인해주었고 3번째 토지는 거부했고, 영업중인 모텔을 4번째로 승인해줘야만 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프로펠러에 걸린 시체처럼 2번째 늘어난 학교부지로 인해 예전에 승인해준 모텔용 토지가 갑자기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지요.  절대구역내 토지에 19층 모텔을 승인해준다는게 상식적인 일은 분명 아닐 겁니다.  이렇게 비상식적인 일이 버젓이 벌어질때 우리는 서로 해먹는 공직자 비위를 생각하게 됩니다. 

 

  학교장은 학부모와 교직원 과반이상 의견을 조사하여 반듯한 학교를 짓기위해 정식으로 심의를 요청하였지만 부교육감 이하 교육청 관계자 심의위원들은 학교의견을 무시한채 거부의견으로 다시 찌글트린 학교를 지으라는 상식밖 결정을 내려버렸습니다.  그렇게 되면 여학생화장실 공간도 쫄아들어 한층당 6개반에 10칸 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작년같이 쉬는시간에 용변을 해결하지 못하는 화장실 대란이 이어지겠지요.  교실은 말할 것도 없고 특별활동할 소강당도 사라지고 주차공간도 없어져 선생님들이 수업중 차빼러 가거나 불법주정차 딱지를 떼이게 되겠죠.  창문을 열면 기존 학교 건물이 바싹 가로막고 있어 모두들 답답함을 느끼게 되겠죠.   

 

  전에도 오징어게임 비유를 든 적이 있지만 공간 활용은  △ → ○ → □ 순으로 높아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건물은 사각형 형식으로 지어집니다. 공기를 순환시키는 닥트가 네모난 이유가 있는 거지요.  학교부지가 여유가 있다면야 뭐 상관이 없겠지만 학습환경을 위해 조그만 땅 한뙈기도 간절한 학교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관할교육청이 발벗고 나서서 학교부지를 온전히 이용해 학교 건물을 짓지 못하게 하는 황당한 일이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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