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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며 이 책을 읽으려 5번 정도 노력을 했던것 같다. 급기야 책을 사기까지 했지만 책꽂이서 먼지만 쌓이다 상,하권 모두를 잃어버렸다. 이 책을 읽으려 했던 이유는 국민학교때 친한 친구가 이 책을 까마라조푸가의 형제라고 잘못 말한게 자꾸 기억나서인지도 모르겠다. 그 친구는 좆까라는 평소의 흔한 대화 중 하나인 욕에 대한 불손함을 감추기 위해 아마도 까라마 가 아니라 까마라 라고 잘못 얘기했을지 모를 일이다.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부르는 이름이 여러가지이며 다들 비슷비슷하다는게 치명적인 이유였다. 게다가 신에 대한 얘기가 장황하게 이어지면 영혼이 이탈해버리며 책을 놓게 되었다.
동네 시립도서관서 빌려서 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다. 빌려온 책속엔 오타가 무지하게 많았다. 4권은 종이가 얇아 같은 굵기지만 600페이지가 넘어갔다.
이번엔 첫째부터 셋째 아들까지 부르는 이름을 달달 외우고 헷갈리면 다시 확인하고 하면서 이름보다는 둘째 아들, 셋째 아들 하는 식으로 이해하였다. 신학을 배우다 4학년말에 그리스도론을 끝으로 비록 제적당하였지만 신학 공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얘기를 온전히 따라가지 못하였다.
세형제, 그루센카, 카체리나 이바노브나 행동들, 세형제와 아버지와의 관계 모두 다 진심으로 느껴진다. 한참을 읽어나가다가 아버지가 살해당하고 첫째 아들이 누명을 쓰는 이 소설의 갈등과 전개가 들어오면서 잼있어졌다.
조시마 장로의 시체썩는 냄새로 사람들이 술렁거림은 작가가 당시의 잘못된 신관을 아주 재미있게 풍자하였다. 이렇게 사람들이 살아가며 어떻게들 선택을 하며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 변함없는 좋은 소설이라 생각된다. 지금이야 혈흔에 대해 DNA니 뭐니 하고 지문 등을 통해 대번에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테지만 수십년, 수백년이 지나도 우리는 그런 관계를 통해 그때도 살아가고 있을테니까 여전히 그때도 이 소설은 유효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책을 통해 우연히 알게되어 존경하는 신학자 Mathew Fox 의 Confessions 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전 존나 찾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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