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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트를 보고 막걸리 한 병먹고서...

평소 영화를 즐겨보진 않지만 우연히? 카트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카트라는 영화 시사회에 오실 수 있나요?"

"아..  예 들어봤는데..  갈게요"

2007년 당시 지역본부 조직부장님 한테 연락이 왔다.

"그때는 대협부장님이셨는데..  지금은 무슨 부장님이세요?"

"조직부장입니다."

"아 다시 조직부장님으로 돌아오셨네요?   고맙습니다. 꼭 갈게요."

조합원 2분, 비조합원 1분, 사찰나온 인사과장과 함께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  저 인물은 ㅇㅇ사무국장, 저건..  위원장, 부위원장...   저건 면목점 2차 점거투쟁.. 월드컵점...  저건 뉴코아노조 얘기.   이런 되뇌임이 떠나질 않았다.

  너무나 놀라운건..  저런 얘기를 잘 알려진 연애인 배우들을 통해 영화를 맨들고 상영한다는 사실. 그리고 드는 생각은 흥행이 걱정된다였다.

  마치 대한뉴스 끝나고 전쟁영화하는 민노총의 홍보영화 같다는 느낌?   궁금해서 제작 동기를 검색해 찾아보았다.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강렬하고..  비정규직의 문제를 얘기하고...'    죄송하지만 아무것도 와닿지 않았다. 그래..  비정규직문제 많아..  그래서 어쩌라고? 할 수도있고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갈등에 의한 시나리오 전개가 아주아주 약하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뭉치기 시작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인데..  내가 본 대부분의 사람은 계약이 해지되었다고 그렇게 몰려들고 불만을 늘어놓지도 않고..  그렇게 식당에 모이지도 않고...  대개는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거나 용역, 아웃소싱회사로 순순히 이직을 한다.  왜냐면 그 조차도 머라고 불평하면 없어져버릴거 같은 불안감에.

  내가 점쟁이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100% 실패할 것이다.  지식인의 눈으로 먼가 이슈를 맨들고..  비정규직 문제많치? 않그래 하며... 일하지 않는 상류층 아주머니들끼리 만원넘는 찻잔놓고 고상한척 수다떨며 먼가 있어보이려 애쓰는 먹물들에게 계속 있어보이려면 이런 얘기도 살짝 해줘야해 하는 듯이 보는 이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듯 한 느낌이다.  논리적으로 계획적으로.

   전개도 없고..  걍 까르푸노조, 이랜드노조, 뉴코아노조, 청년유니언노조..  이런 사건들을 짜깁기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감동이 없다.  유일한 인상적인 장면이란 김을 먹는 어린 딸..  집안 풍경.. 정도?

  저건 누구.. 저건 어디..  하면서 나는 해고된 그들이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 영화를 보며 사람들이..  아니면 우리 해고자들이 무슨생각을 할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 해고자 중..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고..  활동가입네 하며 큰소리치던 모습도 눈에 선하다.

  파업이 시작될 무렵 나의 아버지는 입원하셨고..  파업이 끝난 후 돌아가셨다.  나는 아버지의 병환으로, 지부장이 기자회견장에도 안나고고 파업도 참가안하고 너는 뭐하는거니? 라는 마음의 상처와 싸워야 했다.

  참 재미있는 일은..  계산대 점거후 난생처음 수석부본부장님, 공공위원장님, 지역위원장님과 함께 경찰, 검찰 조사를 받을때.. '변호사님한테 도움청할테니 걱정마세요..' 하다가 정식재판 청구일이 다가와서 물어보니 '벌금 얼마 안나왔으니 그냥 내고 말으시면 되요' 하였던 ㅇㅇ부장님이 시사회 사회를 보았고 내 옆에 앉아서 봤다는 것이다.  그때 나는 인터넷을 뒤지고, 본조서 받은 탄원서 작성 제출..  등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했고 결국 선고유예가 나왔다.  물론 함께 재판받은 분들도 다행히 50~80으로 줄었다.

당시에 돈도 없었지만..  내가 뭘 잘못했다고 돈을 내란 말이냐?  라는게 넘 억울해서 이를 악물고 외롭게 재판에 임했다.   최악의 경우 대리운전으로 떨어질 벌금을 모아보려 했지만..  삼일을 허탕치고 그만두었다.   다행히 선고유예가 나왔다.

 

  고상한 사람이..  고상한 주제를 얘기하고 싶어..  고상해보이는 사람에게..  고상하게 얘기하고 싶은 충동에..  엄청난 사람과 비용을 들인 느낌이다.  솔직히 완전 실망이다. 아무런 감동이 없다.  비정규직 문제 많지 않니? 하며 애써 논리적으로만 남얘기 하는 듯이 들린다.  솔직히 기타연주를 배경으로한 참세상 영문자막 영상이 더 인상적이며 갈등과 감동과 전달. 느껴지는게 있다.

 

  사람들은 도데체 이 영화를 보고 무슨 생각들을 하게될까?  도가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리 옳은 얘길해도 그냥 옳기만 할 뿐이다.  별다른 후속?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 절대루. 앙꼬없는 찐빵? (앙꼬 : 마음, 찐빵 : 문제의식에 대한 행동)

 

   그래도 반가운건..  우리 서울 조합원이 영화에 나왔다는 거... 이런 얘기의 영화를 이름있는 영화배우들이 출연해 만들고..  대중 영화관에서 상영한다는 것. 노조사찰하는 부서직원도 사정하여? 함께 보고 갔다는 것.  조합원/비조합원 3분과 함께 보았다는 것.  더이상  간부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  행복해지기 위해 노조활동을 하였지만..  노조활동을 해도 행복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는 것. 

 

    졸리다.   영화가 개봉되면 다시보고..  이 글을 보고..  영화 상영이 끝나고 다시 써봐야하겠다.  보고 느낀점을.

   오히려 송곳은 많이 와닿고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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