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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황금심 - 01 - 목포의 눈물.mp3 (5.38 MB) 다운받기]
친구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이제 아저씨가 마지막 단추를 꿰는 느낌입니다. 아저씨는 유초중대학교서 일해봤지만 고등핵교가 늘 빈자리였습니다. 이제 곧 어른들이 될 친구들을 만나게 된게 저에게는 나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답니다. 이제서야 친구들이 나서 자라고 배워 핵교라는 울타리를 떠나게 되는 것을 한눈에 그려볼 수 있게 되었어요. 아직은 친구들이 낮설고 일이 익숙치 않아도 이해해주세요. 방금전 테레비 드라마 정년이를 보다 결국 왈칵 눈물을 쏟아버렸습니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정년이 어머니가 정년이와 앉아서 소리를 하는 장면에서요. 아저씨는 나이가 점점 들수록 눈물이 많아지는 거 같아요. 왜 눈물이 났는지는 아저씨도 모르겠어요.
아저씨가 친구들을 본 첫인상은 '주눅'이 들어있다는 거예요. 초딩때 쌩쌩 운동장과 복도를 달리던 그 활달함을 불과 5년도 안되어 모두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중핵교부터는 공부잘하는게 선이고 옳은 일이었고, 공부를 못한다는건 죄짓는 일처럼 대접을 받았을 거 같은게 느껴졌어요. 이제 두어달 본 친구들 중에 제일 신난 친구는 강당에서 만난 검도반 친구예요.
"누구신가요?"
"새로온 시설관리 주무관인데.. 건물 돌아보고 있어요. 검도 잼있어요?"
"네~~ ^^"
가장 안타까운 일은 도서관이 핵교 제일 구석정이에 처박혀있어.. 친구들이 책을 잘 접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공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것은 혼내주고 싶어요. 꼰대처럼요. 저 구석의 불꺼진 도서관을 들어가 불을 켜보니 근사한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만지작거리다 다시 꽂아놓고 하며 읽어본 표시가 나는 코너는 소설이었어요. 아저씨가 잘못본건가요? 그리고는 친구들이 배우는 미용, 제빵서적들. 엄청 오래되 보이는 독립운동 관련 책들은 먼지가 제일 많고 각이 딱맞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꼰대같은 말을 하자면.. 책을 읽지 않게되면 행복하게 살 수가 없구요, 호락호락하지 않은 미래를 헤쳐나갈 수가 없어요. 반대로 얘기하자면 행복하기 위해서, 미래를 잘 헤쳐나가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합니다. 만화책도 좋고 뭐든 다 좋아요. 친구들이 잼이나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남학생 여학생 손붙잡고 교실까지 등교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거 였어요.
당분간은 친구들과 D등급이 들어있는 낡은 이 학교 건물들을 계속해서 관찰할테니 양해해주세요.
안녕~~~
[한영애 - 완행 열차 (1집).mp3 (3.56 MB) 다운받기]
더운데 방학 잘 보내고 있어요? 아저씨는 요즘 학교 지하수 폐쇄 및 상수도 배관 교체 공사를 하고 있어요. 작년 겨울방학때 지하수 방사능 검사를 해서 라돈이 엄청 많이 나왔잖아요? 라돈은 반감기가 얼마 되지 않아 며칠 날려버리면 그만이지만.. 그걸로 봉걸레도 빨고 야외 수돗가로 세수도 하고 그러잖아요? 30도가 훌쩍 넘는 땡볕에서 많은 기술자 아저씨들이 학교 구석구석 땅을 파서 배관을 새로 깔면서 땀을 한 바가지씩 흘리고 있어요. 작년이 올해보다 더 더웠다는데.. 아저씨는 왜 올해가 더 덥게 느껴질까요?
지하수 허드렛물 없애서 수돗세 많이 나오면 어쩌냐고 주변서 종종 물어봅니다. 그분들께는 방사능 알파 핵종 들은 물을 하루 한컵씩 드셔보라고 말하고 싶지만.. 부스타펌프 곧 갈아야 하는데 4000천만원 들고 상수도를 사용하면 세척밸브 고장등이 없을 거라 얘기하고 있어요. OECD 국가인데.. 방사능 지하수를 공교육하는 핵교서 쓸 수는 없잖아요? 차마 이말은 못했습니다. 그나마 지역 상수도 압력이 4kgf/cm² 이 넘게나와 상수도를 직접 연결할 수 있었어요. 이게 뭐냐면.. 약 40m 높이까지 물을 올릴 수 있는 압력이예요. 수도꼭지서 나오는 물의 압력은 약 2kgf/cm² 예요. 그러면 약 15m 건물높이까지는 충분한 수압이 되는거지요. 5m는 관마찰 압력 강하로 제하고요.
이번 공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관심있는 사람은 학교나 교육청에 아무도 없어요. 오히려 이렇게 대대적인 공사라면 신청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후회하는 학교 관계자는 종종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공사가 마무리되면 연가내서 지리산엘 다녕오려해요. 이번엔 화엄사서 108배하고 출발해서 대원사에서 108배 하고 내려오려고요. 밥은 라면 몇개랑.. 가래떡을 꽝꽝 얼려갈까 생각중이예요. 소주는 4홉짜리 2병 생수병에 담아가고요. 구례역에 03시에 내려서.. 앞에서 해장국 하나 사먹고 뭉기적 거리다.. 06시경 화엄사 첫버스를 타고 오르고요.
밤기차를 타고가면서 예전같이 문을 활딱 열어놓고 바람을 맞고 싶구요. 제일 마지막 열차칸 맨뒤에가서 철길이 도망가는 모습도 보고 싶어요. 요즘엔 다 막어놔서 그럴 수가 없지만요. 아저씨는 군대있을땐 휴가 나오면 그냥 집에오는 아무기차나 막 탔어요. 그리고는 열차 문을 활딱열고 쭈그리고 않아 시골길 구경을 하면서 집으로 왔죠. 군복만 걸치면 검표원 아저씨도 그냥 보내줬었어요. 비둘기호라는 완행열차가 대니고 있었죠. 통일호는 좀 좋은 기차, 무궁화호는 젤 좋은 기차였습니다.
더울때는 에어컨 나오는 근처 도서관을 갑니다. 아니면 그냥 놀고요. 아저씨는 낼 먹을 점심도시락 싸놓고 이만 자야겠어요.
여름 건강히 잘 보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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