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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oso_연습.mp3 (5.52 MB) 다운받기]
꽃별님~~~
현관 디지털도어락이 고장나서 AS를 받았습니다. 대략 7년이 수명이랍니다. 아파트 현관이 잠기지 않으니 당혹스런 상황이 벌어졌어요. 대문을 열어놓고 나가야하는 상황. 다행히 AS기사님의 수고 덕택에 다음날 모다를 갈고 잘 잠기고 있어요. 꽃별 아주머니는 요즘 바쁘신지 별빛, 네 마음속의 한 줄기 빛 등 꽃별님 연주곡 악보를 문의드렸었는데 메일을 안보시네요. 어머니가 되셔서 잠도 못주무시고 무지무지 바쁘실것 같아요. 그래도 언제나처럼 꽃별님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언제까지나.
저는 바흐를 좋아합니다. 브란덴브르크 협주곡 5번 1악장을 가장 좋아하고요. 그러다 보니 바흐 헌정 앨범을 냈던 하드락 그룹의 Jethro Tull 의 Elegy 도 이심전심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뭐 음악적 소양이 많아서 그런건 아니고요. 단순 무식하지만.. 저는 음악을 100번 들어도 좋은 곡으로 그 음악을 판단하거든요. 꽃별님 곡 중에도 다수 그런 곡들이 있고요.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곡 올려다봐요,밤하늘의 별을, 해변의노래, 별빛, 엣날 이야기하던 오후 등) 요즘같이 추운 날에는 어릴적 창호문과 유리문사이 조그만 공간에 올라가 따뜻한 햇볕을 쪼이며 졸았던 기억이 그리워집니다.
앞으로는 바흐 곡 중에 Arioso 라는 곡을 또 좋아할 것 같아요. 최근에 해금으로 듣고 따라서 연주를 하고 있는데요.. 가끔 연주하다 눈물을 찔끔 흘리고는 합니다. 50 넘은 나이에. 1지는 해변의 노래와 같은 A4 로 연주하고요. Arioso의 여러 버젼이 있지만.. 차수한세라는 아마추어 연주자의 주옥같은 바이얼린 편곡과 연주를 이어폰폰 한쪽 귀로 들으며 제 연주소리를 들어며 연주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방식을 청음보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거지들이 깽깽이(해금)을 들고 연주하며 구걸을 하듯이 소리를 듣고 배우는 방식을 따르고 있지요. 악보가 있으면 좋겠지만.. 저는 거지같이 청음보에 더 익숙합니다.
음.. 저는 대중음악을 목표로 합니다. 언젠가는 거리로 나가 요즘 말로 버스킹이라는걸 하기 위한 연습인것이죠. 지금 당장 대중과 나와 함께 살아가면서 필요하지 않는 곡은 시험삼아라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연주에 나부터 눈물을 흘리면 그 뿐입니다. 내가 사는 일이니까요. 미래를 위해서나 옛날 과거때 얘길하면서 연주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정말로 눈꼽만치도 없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연주를 통해 나와 듣는 이가 행복하면 그만입니다. 이런 과격한? 생각은 아마추어니까 더욱 쉽게 실행에 옮길 수가 있어요.^^ 저는 현재에 충실하는게 미래도 되고 과거도 된다는 생각이예요. 지금 꽃별님께 편지를 쓰는 이 순간이 저에게는 가장 진심어린.. 제가 살아가는 거시기인 것이죠.
바흐의 평균율을 수십번 듣다보면.. 무지무지 편안하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한 번들으면.. 이게 뭐여? 하지만요. 음악이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게 X같아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평생교육원 해금 배움을 쉴까 했지만.. 매주 수요일 해금가방을 메고 가서 배우는 그 시간이 무지무지 소중하고 정화되는 시간이므로 많이 빠지더라도 겨울방학 등록을 하였습니다. 마치 낙시 가방을 메고 일주일에 한번은 찌만 바라보는 낙시가는 기분으로 해금을 배우러 가고 있어요. 그 시간만큼은 모든 것을 던지고 내 연주에 집중하며.. 내 삶을 멀찍이 바라보는 고맙고 즐거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저만의 시간을 갖으려 합니다. 지난주는 연습하러 가기 전에는 향긋한 코끼리 맥주가 아니라 큰맘먹고 붉은색 버드와이져를 하나 들이켰습니다.
어머니 역할로 많이 바쁘실텐데.. 두서없는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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