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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능스님 나무아미타불2 - 05. Track 5.mp3 (9.30 MB) 다운받기]
자다깨다.. 03시30분. 부시덕 소리에 자연히 눈이 떠졌다. 05시20분경 일출을 보기위해선 장터목 산장서 04시에 출발하려는 분들의 달그락 소리이다. 덩달아 일어나 나도 길을 나섰다. 가래떡을 챙겨먹고 나서는 길에.. 주먹만한 왕나방이 반긴다.
이번엔 길 잃지 않게.. 조그만 후라쉬를 챙겨왔다. 가져온 물건들은 모두 사용한다. 이제 일회용 우비와 사혈침만 남았다.
통천문.. 하늘가는 문. 이름이 참 딱 맞는다 생각했다. 정말로 하늘 속을 걸어서 들어만가는 느낌이다.하늘에 왔다.
후라쉬를 안켜도 어렴풋이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올라오다 후라쉬 없이 쉬고있는 두 아저씨를 보았다.눈에 불을켜고 위험천만 여기까지 올라오셨을 것이다.
와.. 해발 1915m 정상에 다왔다는 얘긴가? 음.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바위 틈바구니로 바람을 피해.. 구름너머 떠오르고 있을 태양을 상상하며 커피를 한잔 타먹었다. 요즘 커피믹스는 찬물에도 잘 녹는다.천황봉 일출을 보기위해 오르셨던 분들이 모두 내려가셨다.
26년전 올랐던 천황봉이 아닌 듯하다. 한국인의 기상 돌맹이도 동글동글 작어졌고.. 정상도 약간 좁아진 듯하다. 옆 봉우리로 정상을 옮긴듯 하지만 여기도 하늘길.. 천황봉이다.
중산리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구름이 심상치 않다.
이 새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더니.. 익숙한듯 계단 밑으로 쏙 들어가 버린다.
하산하다 절이 있으면 법당에 들러 108배를 하려 했는데.. 증말루 법계사 라는 절이 나왔다.
일제시대 일본놈들이 지리산에 쇠말뚝을 박아 놨다한다. 이걸 어떻게 산속에 까지 끌고가서 박았으며.. 그걸 또 어떻게 찾아냈을까? 음.
앗.. 이 절은 인도에서 부처님 진신사리 일부를 모셔다 놓았다는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절 중에 하나인 곳이다.
앞마당엔 석탑도 없고.. 법당엔 불상도 모셔놓지 않는다. 왜냐면.. 실제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으므로 감히 다른 것으로 부처님을 형상화해 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옆 문으로 신발을 가지런히 놓고는.. 들어가며 삼배를 올리고.. 방석을 놓고 108배를 드린다. 70배 정도 드렸을즈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ㅠㅠ
108배를 마치고.. 다시 삼배를 올리고.. 옆문으로 나와서 물을 뜨러 갔다.
법계사 오는 길에도 수많은 밤색 줄무늬를 가진 다람쥐들을 마주쳤다. 법계사의 주인은 다람쥐들같다. 다람쥐 천국. 조용한 사찰안 여기저기를 다람쥐들이 뛰어 다니고 있다. 우르릉 쾅하더니.. 갑자기 굵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한 스님이 무언가 비맞지 않게 하시려 분주히 걸어가신다. 법계사에는 스님도 다람쥐를 닮아 있다. 아니 다람쥐들이 스님을 닮은 것일까? 모두가 평온하시다.
법계사 바로 아래 산장이 나와서.. 춥기도 하고 비도 피하고 아침도 먹으려 들렀다. 여기도 다람쥐들이 두어마리 뛰어다닌다. 동물에 뭘 주면 안되는데.. 아몬드를 던져주니 볼이 볼록하니 두발로 서서 주워먹는다.
일회용우비를 쓰고..
한잔 먹은 소주가 몸을 덥힌다. 내려오며 그대오르는 언덕이란 노랠 한곡 뽑았다.
비가 그쳤다.
통천길을 나와 중산리 버스정류장으로.
중산리 버스정류장엔 진주가는 버스가 있다. 전라도서 올라서 천황봉을 넘었더니 경상도이다. 진주를 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다음은 화엄사에서 108배 올리고 산행을 시작해 대원사로 하산하여
108배를 하려한다. 그때가 언제쯤일까? 건강히 다녀온 것을 감사하며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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