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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로니카의 이중생활 by 아이비

아이비님이 소개하는 김디온

 

난 얼마전 여행을 마쳤다.
여행을 하다보면 반복되는 해뜨고 지기 하늘과 비와 바람과 풍경이
그냥 내 머리속으로 스며들고 자연스러워진다.
그러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막힌 회색빛 성냥갑아파트에 머물고 있다.

 

이제 이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을 훔쳐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한 블로거가 눈에 들어왔다.


 

띠옹 옹알이... .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
일단 띠옹 옹알이 글들을 읽어보자.


...
대두리병(대추리+도두리 병) 초기 증상이네요.
다음 주 쯤에 맑은 날을 잡아 감자도 캘 생각입니다.
(같이 밭을 매요)
할머니는 그 후에도 달팽이가 나오면 콱 죽여야 배추를 안 갉아먹는다 하시고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그랬다.
(농사는 낭만이 아니다)

...


이제 조금 알겠다.
이 블로거는 평택 팽성읍 대추리 앞 텃밭에서 일기를 쓰고 있었다.

 

 


5월 9일 모종 심다.  엄지손가락 만한 싸이즈.

(배추, 이래도 되는거니?)

 

 

글의 투와 엄지손톱의 모양으로 보아 이 블로거의 성별은 여성으로 보인다.

김디온은 왜 이 대추리에서 엄지손가락 만한 배추모종을 심게 되었을까?

그녀의 머리속이 궁금해졌다. 

 

...

한 마디로 그 당시의 생활 수준에 대해서 더 이상의 발전이나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스콧 니어링이나 귀농한 사람들, 노자, 히피들 같은 현인들이 이미 보여주었던 그런 삶이 내 가슴에 확 꽂혔기 때문이다.

<나의 자립 1>출가선언

나를 내 스스로 이끌고 돕는 자만이
타인에게 기댈 때도 비굴하거나 자존심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그 말들이 구체적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은,
실제로 내 삶이 구체적으로 자립의 체험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제 조곤조곤 자립의 기쁨을 누리면서 땅을 밟아볼 차례이다.
<나의 자립 2>의존에서 벗어나기

...

 

 

이제 그녀가 대추리에서 배추모종을 심게되었는지 알거 같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블로거의 제목인 디로니카의 이중생활에서 이중생활이란 또 뭔가?

 

첫 번째 옷은 옷감 고르고 사오고 박는 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옷 만들며)

 

좀 느린걸 보니 옷 만드는 일이 생활은 아닌거 같다.~

음 그럼 이건가?

 

...


매달 친구의 통장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춤 학원을 물색해 다녔고, 퍼포먼스 의상을 만들어 입을 생각으로 재봉/옷 수선하는 센터에도 다녔다.
...
어느 순간부터 춤을 추지 않았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받아주고 이해해주며 위로해주는 누군가에 의해
좌절이나 포기, 체념 등의 언어를 잃어버렸다.
그것은 곧 ‘자립’을 잊은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이 땅에 두 발 딛고 서기의 문제는, 내가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하나 하나 정리해나가고 계획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자립 2>의존에서 벗어나기
...
 
 
이러던 그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꾼 김디온 대추리 땅으로 와서 스스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녀의 춤을 블로그에서 대추리에서 계속 만나고 싶다... .
 
 
 

...
상황을 앞두고
더욱 더 추고 싶어진다.
(다시 춤이 땡긴다)

...
주민분들과 마주치면, 그냥 무너져내려요. 저 역시. 가슴빡이 짜안 하죠. 이게, 진짜 힘이에요. 내가 대추리, 도두리에 집착하게 되는 엄청난 활력.
...

솔부엉이 소리의 영빨이 세서 그런지,
공연은 그럭저럭 괜찮게 마무리 되었다.
무엇보다, 집착이 없이 흐르는 대로 만들어진 것이
내 스스로도 편안했다.
(비오는 날은 더욱 좋다)
...
힘이 빠졌다가 솟구쳤다가 그럽니다. 이곳에 있다보면 하루에도 수십가지 생각들, 수백가지 결단들, 수천가지의 느낌들이 다녀가요.

...
이름 값은 하고 살아야지.
감옥에 간 친구가 나오면,
같이 마시려고
두 병 담그었다.

(남들이 뭐라해도, 나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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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와 함께 떠나세요

뻐꾸기님이 소개하는 아이비


메인 화면에서 쭌모님이 나를 궁금해한다는 글을 읽고 이중생활이 들통난 기분이 들었다.  고단한 오프라인의 삶에서 선택적으로 건져내어 올리는 내 모습이 진짜는 아닐테니.  온 몸에 광채가 뿜어나오는, 열심히 일하고 춤추는 멋진 그 여자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마치 거짓말 한 아이같은 기분이 들었다. 두번째는 '큰일났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블로그 투 블로그를 읽으면서 누굴 소개하려면 애정어린 관심과 상당한 글발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몇가지 선정기준을 생각해보았다.  성별의 균형도 맞는 게 좋을 것 같고(이 기준에 의해 무수한 블로거가 탈락했다), 진보넷에 흔한 직종인 의사나 다큐감독은 가급적 배제하고(여기서도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공정하기 위해서는 나랑 오프라인에서 좀 놀았던 사람들도 제외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대목에서도 탈락한 사람들이 좀 된다). 그리고 옛날 추천블로거든 월간 네트워커에서든 어떤 식으로도 메인화면에서 소개 안 된 사람이면 좋겠다.

 

   떠오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아이비. 일년이 넘는 시간을 서쪽으로 조금씩 이동해서 지금은 러시아에 있는 아이비, 그런데 사실 난 아이비를 잘 모른다.  나이는 나랑 비슷하거나 살짝 많겠고, 아마도 비혼이고, 외모는 내 취향은 아닌 것 같고(제가 취향이 워낙 독특하거든요^^), 무슨 정치조직의 회원이고 이런 시시콜콜한 것들을 추측할 수 있기는 하지만.   

 

    아이비네 블로그에 자주 가진 않는다.   요즘은 어디쯤 있을까 궁금해질 때 한번씩 들어가본다.  일단 연한 빛으로 뜨는 텍스트가 내 시선을 흐트리기 때문에 숙독은 어렵다. 하지만 그의 사진은 나를 화악 끌어당긴다. 그런 방면에 문외한이라 그게 잘 찍은 사진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나 사진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재미는 쏠쏠하다.

 

   아이비는 아프리카의 뜨거운 오후가 내다보이는 창을 통해 나에게 다가왔다. 그가 다가온게 아니고 내가 쫓아간거구나. 

 

 

 

  구름사이로 멀리 킬리만자로가 보이는 풍경을  보여주었다. 킬리만자로에서 미스 김을 찾으면 안부를 전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곧 돌아온다고 하니 그리고 번개도 친다고 하니 속초바다에서 맛있는 회를 얻어 먹게 되면 물어보아야겠다. 설마 미스 김을 아직도 찾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 그럴지도 몰라......

 

 

   진보블로거 여러분, 아이비와 함께 떠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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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궁금하다

쭌모님이 소개하는 뻐꾸기

 

 

 

그녀는 누굴까?

 

쌍커풀 없는 부리부리한 눈에 건강해 보이는 혈색.

어깨까지 내려오는 단정한 단발머리.

연두색의 화려한 의상에 과감한 햇빛무늬의 옷을 입고

온몸에서는 일종의 광채가 뿜어져 나오는 그녀...

 

약간은 비틀린 입에서 막 무슨 이야기가 나올것 같아 귀기울여야 할것 같은 그녀는

누리와 붕어의 엄마다.

 

그래도 여전히 그녀가 궁금하다.

그녀는 의사란다.

의사는 병원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녀는 공장에 있는 의사란다.

글쎄...?

그녀의 공장의사일기를 보고 대~충 짐작해 보면

아마도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점검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가 보다.

 

클군.

아...이런 사람이 보육시설에는 안와주나?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각종규정과 점검목록은 생겨나지만

그 곳이 작업 공간인 보육교사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동안에

후두염에 소화장애 허리디스크 기타등등 직업병 판정도 못받고

삼년안에 나가 떨어지는 보육교사들이 일하기 좋은 작업공간에 대한

조언을 받아보면 좋으련만..............그랬었었다.

 

그녀는 참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

알수없는 전문용어들이 살짝 살짝 섞인 그녀의 공장의사일기를 열심히 읽게 되는 것은

그녀의 일 이야기를 통해 그녀가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인것 같다.

그래서 그녀의 글 속엔 늘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 같다.

 

그녀는 춤추는 뻐꾸기고.

여전히 배우고 가르치는 선생이고.

그녀는 공장의사다.

 

그녀의 둥지에 가면 열심히 사는 한 멋진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

 

여전히. 계속.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그녀가  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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쭌모님의 부모마음 by rivermi

미갱님이 소개하는 쭌모

그동안 잠시 정체된 <블로그 to 블로그> 꼭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글발?도 없는

본인이 어쩔 수 없이 총대를 메기로 작정해 버린다. 에효...

다른 블로거를 소개한다는 건 아무래도 부담이다.

애정과 관심을 가지지 않고는 특정 블로거를 소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감정을 텍스트화시킨다는 것은 더더군다나 어렵기 때문이겠지?

 

벗!

일단 정체된 꼭지를 살리겠다는 당위성으로 시작해보자.

소개내용글은 조금 부실할 수도 있다는 핑계를 대며 애정을 쏟아내본다..ㅠ_ㅠ;

 

쭌모님은 보육노조 일일주점 오프라인에서 첨 뵈었다.

당시 누구보다도 상큼 발랄하셨던 쭌모님.

저 선생님에게 교육받는 아이들은 얼마나 유치원가기가 신나고 즐거울까를 상상했었다.

어른인 나도 저분의 목소리와 동작때문에 이리도 즐거운데...라며 말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접한 그분의 글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뭐랄까...매번 글을 읽을때마다 슬픈내용도 없고 별다른 이슈가 있었던 것도

아닌듯한데 글마지막을 읽고 난 이후에는 가슴속 한 곳이 지릿해옴을 느겼다.

글에서 에네르기파가

퐈파팟!

내뿜어진다고 할까.

돌아가기 버튼을 클릭할때는 힘없이 클릭해 들어올때와는 달리

엄청난 에너지를 받으며

씩씩하게 돌아나가곤 했다.

 

 

최근 쭌이와 관련된 글 하나를 보면 아이들에 대한 쭌모님의

애정이 남다름을 느낄 수 있다.

 

 

"면실내화 수배기간동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선생님은 아이들이 불편할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걸 개선하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것일까?
정말 엄마들이 아이들이 하루종일 신고 있을 실내화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패션과 때잘가는 것이 아이의 발에 대한 안녕보다 더 먼저로 생각할까?
왜 도대체 우리나라는 유행이 아닌 물건들은 유통조차 되지 않는것일까?
나만 우리 아들의 발에 대해 유난뻑적하게 고민하는 것일까?

암튼 난 그나마 좀 공기가 통할 수 있는 실내화를 쭌이에게 신기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

 

<면실내화 수배하기>중에서

 

 

글이 너무 좋다.

매번 좋았다.

 

 

"오늘 오후 

모처럼 집으로 돌아오는 쭌이를 기다리며 아침에 놀던 그 돌을 찾아 보았다.

검은것은 쭌이 것 .

흰것은 내 것.

 

바람만 횡하니 부는 아파트 단지 안 좁다란 길가에 아이의 웃음소리가 한가득 퍼지는 것 같다"

 

<돌맹이 하나도 추억을 나누면 소중해 진다>중에서

 

 

 

쭌이에 대한 사랑이 내게도 옮겨와서였을까?

 

 

여러분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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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행복한 아침 맞이하기- &quot;사람들이 있었다&quot; by 현현

현현님이 소개하는 아침

블로거를 소개해야한다...대체 누구를?

내게 처음 진보넷을 일러준 알엠이 있었고, 그리하여 진보넷에 둥지를 텄을 때

슈아를 비롯한 독립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이 곳에 여럿 있다는 걸 알았다.

1년반이 지난 지금 나는 날마다 너부리, 보라돌이, 미류, 시와, 붉은사랑, 달군,

지후, 스머프, 배여자, 레이, 경심, 돕, 토리, 네오, 뻐꾸기,

그리고 마이링의 이채와 여러 친구들....

마흔 명이 넘는 블로거들의 방을 훔쳐보면서 아침을 맞이한다.

그 중에서 과연 누구를?

 

그러자, '아침'마다 블로그 순례를 하는 내가 '아침'을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서로 사적인 정보를 나눈 적이 없으니 더 잘 됐다,

는 생각도 든다. 맞아, 거기로 가보자.

거기선 지난 겨울의 기억이 담긴 눈 밟는 소리를 몇 번이고 다시 들을 수 있고,

비폭력과 평화에 대해 곰곰히 생각할 수 있으며 '기린의 말'을 배울 수도 있다.
기린? 기린!

 





[평화인권연대]에서 발간하는 평화저널 [월간 평화연대]에

2004년 12월호에 실은 글(지면 특강)에서 그는 '기린 언어'를 이렇게 설명한다.

 

   기린은 비폭력 대화를 하는 상징으로 쓰인다. 초식동물로 비교적 평화롭기도 하고, 키가 크기 때문에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 큰 키 곳곳에 피를 보내기 위해 육상동물 중에 가장 큰 심장을 가지고 있다.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대화하는 상징으로 워크샵 등에서 자주 사용하기도 하므로 지면특강의 이름을 ‘기린언어 배우기’로 하였다.

                                                                                  [기린언어 배우기1]

 

그리고 비폭력 대화의 목적에 대해서도 밝힌다

 

   비폭ㅤㅍㅕㄱ 대화의 목적

   비폭력 대화를 하다보면 ① 적대감 없이 상대를 바라보며 긴밀하고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고, ② 나와 상대가 원하는 것을 모두 만족시키며 ③ 즐겁게 만든다. 늘상 이런 대화의 방식을 사용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특히 위의 3가지를 간절히 원할 때는 용기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

 

   위계적인 사회체제가 수천년간 지속이 되어오면서 우리의 말하는 습관이 폭력적으로 정형화되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닌 피상적인 이야기들을 하게 되고, 그런 말하는 습관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 [기린언어 배우기1]

 

나는 여덟 살때부터 지금까지 일기를 쓰고 있다.

서울에서 살게 된 뒤로는 일 년 이상 못쓰기도 했고 며칠 덮어두는 일도 있지만

해마다 일기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릴 때는 그것이 숙제였고, 숙제를 하지 않으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으니까,

그게 싫어서, 칭찬을 듣고 싶어서,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서 썼다.

그런데 쓰다보니 점점 나이가 들수록 어른이 되어갈 수록

그것은 아주 중요한 '작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일기 검사를 해줄 선생님도,

가끔 일기장을 들춰보며 나를 관찰하던 부모님도 곁에 없을 뿐더러

그것을 열심히 쓴다고 해도 결코 '착한 아이'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도 쓴다.

돈 되는 글쓰기를 하루 이틀 미루기는 해도 일기를 미루지는 않는다.

 

그 누구보다 나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내 몸과 마음을 잘 알아야하는 것은 바로 '나'이며

그것은 일기쓰기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경심은 내게 '언어적 인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그건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가지, 내가 아무리 오랫동안 쓰고 또 써도 잘 되지 않았던 것,

배우기 힘들었던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비폭력적인 글쓰기'였다.

 

결론을 정해놓고 판단하기, 정면을 가리키지 않고 빙 돌려 말하기,

비명 지르기, 호통치기, 공격하기, 방어하기...

솔직하지도 자연스럽지도 못한 글쓰기 습관이

어느새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을 때 당황했다.

나는 날마다 그토록 닮고 싶지 않았던,

'경계하고 싶은 대상/조직/사회/관습/제도/이데올로기'로부터 거리를 두기는 커녕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그것들을 닮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내게 '아침'이라는 존재는 소중하다.

글과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례도 보여준다.

그는 기린언어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알리는 사람이면서도

'나는 왜 항상 내가 배운 기린언어를 적당한 시점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doing과 being의 차이란게 이런거였나?' 라며 자신을 돌아본다.

가끔 옥상에 나가 바람을 쐬다가 새들이 V자로 날아가는 것을 보면서

'서로 배려해주고 아껴주는 훈훈한 모습 '을 발견하기도 한다.

등산을 하면서 나무를 잡고 올라서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거나

산을 오르는 과정 자체가 주는 기쁨을 세밀하게 묘사하기도 한다.


   자주 느끼는 거지만 나는 운이 좋다.
   왜냐하면 산에 오를 수 있는 두 다리와 두 팔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산을 오를 용기를 주는 친구들과 시간이 주어졌다.
   나의 그런 운을 나누는 그럼 사람이 되어야겠다.

   내가 그동안 얻은 것들이 아깝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까 나에게 기여한 모든 생명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나도 큰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들을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아야겠다.

   아직까지는 실망스럽지만은 않은 시간들을 보냈다.
   계속 잘해낼 수 있을 꺼야.....

                                                               - [하찮은 일상으로 돌아온 아침]

 

게다가 그는 금연에 성공했다.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정신 못차리고 줄담배를 피는 나로선

담배를 딱 끊어버린 사람들의 '강력한 자기 믿음'을 그 무엇보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이다.

 

   아직도 가끔은 담배를 피우고 싶지만
   예전처럼 마음둘 곳이 없어 끙끙거리진 않는다.

   본래의 욕구가 아닌 것이므로 날 지배하진 않을 것이다.
   금연이란 것 역시 나의 욕구가 아닌 수단방법이므로 연연하려 애쓰진 않을 것이다.

                                                                             - [오카리나 부는 아침]

 

그리고 오늘, 그의 블로그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내가 그날 택한 방법은 싹싹 빌기.
   그 사람들의 인간성에 호소하면서 싹싹 빌기.
   그들이 천벌받을만큼 나쁜 짓을 자신도 모른채 하지 않도록 알려주기.
   그래서 마음 불편해지게 만들기.
   그 마음 불편해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공감해주기.
   그래서 그들이 정말로 명령을 받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사람으로 행동할 용기를 주기.
   그런걸 꿈꾸었다.

   포크레인 기사가 못할짓이라고 돌아가고,
   레미콘 기사가 잠시라도 머뭇거리고,
   용역 알바온 사람들이 다시는 안오겠다고 약속하고,
   그런 곳에서라도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수와 힘으로 절대적으로 밀리는 그곳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건 그들뿐이었다.


                                                                                  - [사람들이 있었다]

 

지난 4월 7일, 평택 대추리에서 경찰과 용역일꾼들이 에워쌌을 때

그는 그런 방식으로 행동했고 그 행동이 옳았다는 걸 확인한다.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방패로 미는 척 하면서도 붙잡아주던 용역들이 있다는 것을,

거칠게 대응하던 남자들이 몰린 오른쪽보다,

그들과 이야기하고 설득하던 여자들이 몰린 왼쪽이 덜 밀려났다는 것을,

'그게 내가 믿었던 비폭력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겠지?'라고 말한다.

 

이런 글을 읽고 싶었다.

지금 내게 이런 글이 절실했다.

욕하고 덤벼들고 돌 던지고 불을 지르면서 '분노의 에너지'로 20대를 버텼던 내게

이런 글은 얼마나 소중한지...

 

오래전 많은 학생들과 주민들이 맞고 끌려가던 현장에서도

나와 여학생 둘을 방패로 슬쩍 가려준 전경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모욕적이고 거친 욕설이 쏟아지던 그곳에서

'에이, 더 이상 못해먹겠네, 애들이 무슨 죄야, 욕 좀 그만해!...'

라고 외치던 한 경찰이 있었던 걸 기억한다.

그들에게 때리지 말고 욕하지 말라고 설득하거나 대화할 틈이라는 건 없었지만

누구 하나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도 기억한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계와 명령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는 당신과 몸싸움을 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고

말할 용기는 아무도 내지 못했던 것을 기억한다.

 

부수고 빼앗는 자들에게

우리들의 '분노'와 '무기'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으며

오히려 그런 대응은 그들을 닮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한 요즘, 

그들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대응은

'평화'와 '비폭력'을 담은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천일 것이다.

 

그래서 부탁 한 가지!

아침의 지면특강 '기린언어 배우기'의 세번째 글을 읽고 싶어요.

그 특강이 계속 이어져서  블로그를 통해 '비폭력 대화'와 '비폭력 글쓰기'를 소개하고

함께 경험을 나누며 더 많은 블로거들과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가는 거, 어때요?

 

마지막으로 이 글의 첫 대목에서 언급한

눈 밟는 소리를 링크하고 물러갑니다
한걸음 한걸음 산을 오르듯이,

힘겹지만 뚜벅뚜벅 삶을 이어가는 우리들 발소리가 여기 있어요

 


  

[눈을 많이 겪은 겨울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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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현 : 활쏘는 풍각쟁이 &quot;사랑하지 말아라&quot; _by 경심鏡沈

경심鏡沈님이 소개하는 현현

'나는 아마도 사람들이 정상적이라고 일컫는 세계에 들어가고 싶어서
지나치게 노력한 모양이다.
그게 이렇게 사람의 피를 말리는 일인줄도 모르고...
도대체 어디까지가 정상이냐, 제기랄...'-< 정상적인, 너무나 정상적인>

 블로거 to 블로거 트랙백을 받았을 때, 사실 무지 기뻤지만 또 엄청나게 난감했다.

 블로그를 '펌글'로 도배하는 부류와, 주로 다른 블로그를 감상하는 부류와, 자기 블로그를 쓰는데 주력하는 부류가 있다면 나는 절대적으로, 절대적으로, 세번째에 해당한다. 사실 몇 명이 오고 안 오고, 덧글이 있고 없고에도 무심해진지 꽤 오래다.

 어쨌든 이번 일을 계기로 뭔가 좀 읽어보자, 싶어서 예전에 무척 감명받은(..) 기억이 있는 현현님의 블로그에 대해 쓰기로 했다. 사실 난 현현님을 잘 모르고, 그렇다고 블로그를 죽 보아온 것도 아니지만, 언젠가 어떤 포스트에 대해서 굉장히 묘한 감정의 폭풍을 겪었던 기억이 있어서다.

 이 내용은 순전히 현현님께서 옛날에 썼던, '프리챌에쓴글' 분류에 있는 포스트들만을 두고 쓰는 내용이다. 솔직히 사적인 것 이외의 모든 것들에 약간 덜떨어진 나는, 현현님께서 다큐멘터리를 두고 방송사측과 각축(!)을 벌인 과정도, 이곳 저곳 이슈가 되는 곳들을 둘러보시며 몇 마디를 남기고 계신 것들도 언뜻언뜻 보이지만, 그것까지는 포함을 못 시키겠다. 그리고 지금의 현현님에 대해서 무언가 단정짓고, 이름을 붙이고, 해석하는 일이 어쩐지.. 음. 또 블로그에 백업해둘 정도면 그만큼 중요한 이야기라는 뜻이 아닐까? (딴청)

사랑하지 말아라
그냥 서로 길들여라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내 맘대로 움직이거나 고쳐지지 않는다
잘 알면서 왜 늘 에너지를 소모하는가
나는, 우리는, 그냥 그 곁에서 잠시 맴돌다 사라질 뿐인데... -<사랑하지 말아라>

 제목을 약간 창피스럽게 뽑았지만, 사랑에 대한 이중적인 느낌, 을 가장 절절하게 압축해놓은 듯해서 눈 딱 감고 질렀다. 어쩌면 현현님의 글들에서 내가 받은 인상이기도 하다. 사랑이 너무 많고, 기억력도 너무 좋아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잘 잊어버리지 못하고, 그래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보호해야만 하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고, 반대로 행동한다. 사실 멀건히 살아 있는 사람을 두고 이런 말은 한다는게 좀 으스스하고 실례지만, 제길, 전 이런 말 밖에 할 줄 모르거든요.

 그러나 그러한 태도보다 그녀의 진짜 매력은 이런 데 있다.

...라고 말해보지만
사람은 화분속에 담긴 식물과는 너무 달라서
아무런 연관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언제나 '토를 단다'. 이게 말꼬리를 잡고 말에 토를 단다 이런 나쁜 의미가 아니라, 언제나 부가적인 세번째 결론이 있다. '나는 이렇다. 너는 그렇다. 그래서 그러지 말자.'라는 글이 있다고 가정한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뭐 내가 오해한 것일지도 모르지.'같은 말이 꼭 따라붙는 것이다. 그렇게 언제나 글들 속의 그녀는 이야기에서 한발자국 물러난다.

4. 말보다 글이 편해서 주루룩 쓰고 나면 역시 말로 하는 게 나았다는 생각이 들고
    힘들게 말을 하고 나면 역시 글로 쓰는 게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바보일수밖에없는몇가지이유>

 사실 난 이런 것을 느껴 본 적이 거의 전혀 없다. 그만큼 현현님은 말을 아끼고, 말을 조심하고, 생각해서 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 같다. 그만큼 다른 말들에 귀기울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난 현현님이 꽤 '언어적인'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녀가 감당키 어려운 것이 있을 때, 인정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을 때, 그녀는 언제나 그것들에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그 때부터 친구가 되고, 아는 척을 한다. '그래, 네가 또 왔구나.' '네게도 그것이 있구나.' 

6. 누군가 아프면 어서 병원에 가라고 재촉하면서 내 틀니와 사랑니는 언제나 방치한다-<내가바보일수밖에없는몇가지이유>

 그렇다! 그렇다! 사실 그녀는 그가 사랑하고, 좋아한다는 지인들을 묘사하는 것과 꼭 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숱한 여자들이 가진 공통점인 것 같다. 난 정말 지 몸만 챙기는 이기적인 여자를 한 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다. 이것은 이타적으로 사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만, 자기 자신의 건강까지도 태만한, 다른말로 자만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할 일이 너무 많은 요즘 사람들에게 자신감이고 뭐고를 떠나서 다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분명 현현님의 글 속에서 아팠던 '누군가'도 병원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나쁘지 않군, 게다가 이쁘기까지 하네
공짜로 새 식구를 얻은 것처럼 흐뭇해하면서 매일 녀석을 만난다
녀석을 낯설어하고 겁내는 친구들이 찾아오면
마치 내가 주인이라도 된 듯이
맨처음에 주인집 식구들이 그렇게 해주었듯이 녀석을 계단 위로 올려보낸다
녀석을 만난 지 이렇게 두 달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녀석이 내 뒷모습을 계속 바라본다는 걸 알면서 돌아설 때
가끔 가슴 한구석이 찌릿찌릿해지는 건 뭔고?- <강아지 1>

 이제부터 희대의 역작 연재 포스트 '강아지'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정 줄까봐, 정 줄까봐, 두려워하다가 결국은 삽시간에 정이 들고, 강아지가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릿해지는, 그런 감정의 크기를 가진 사람. 

이 넘들은 셋이서 뭉쳐 다니느라 그런지
내가 집에 자주 못들어가서 그런지
또 정들까봐 내가 눈을 안마주쳐서 그런지
대문만 열었다 하면 난리가 난다
마당에 풀어놓은 날에는 발목을 물어뜯을 듯이 몰려와서 짖어댄다
솔직히 좀 무섭다
그래서 오늘도 집에 못가고 녀석들이 잠들때까지 기다리는 중- <강아지 2

 이번만은 정 떼기에 성공하고 싶어하는 현현님. 아마도 가운데에 갑작스러운 이별이 있었을까? 그러나 개들이 너무 미치도록 짖어대니까, 정이고 자시고 '개가 무서워서 집에 못 간다.' 개가 무서워서 집에 일찍 못 들어가다니, 슬프다. 

알았다
녀석들이 왜 아직도 나를 보면 으르릉거리는지
나 뿐만 아니라 대문 소리만 나도 왜 그렇게 짖어대는지
녀석들은 자주 맞는다
하루종일 주인 아줌마의 욕설과 꾸중을 듣는다
녀석들은 제대로 된 이름도 없다 - <강아지 3

 드디어 현현님의 공포의 정체와 원인을 찾아낸다. 호러 영화가 반전되듯, 집에도 못 들어갈 정도로 짖어대는 개들은, 측은한 존재가 된다. 이미 현현님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해했고 공포는 덜해졌다. 미움도 없다. 

그 집 식구들이랑 부딪히면 꼭 한마디 해주고 싶은데
개집 옆에 세워놓은 빗자루가 마음에 걸려서 겁이 난다
만에 하나 내가 퍽퍽퍽 깨갱깨갱의 과정을 밟더라도 할 말은 해야할 것이다
안다, 아는데, 무섭다
어떡해야 하나

소심한 나는 아뭇소리도 못하고 괴로워한다
이사가고 싶다,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강아지 4

 여기 또 현현님의 재미있는 점이 있다. 개들과 자신을 위해서 항변을 하려하지만, 주인집이 무서운 게 아니라 빗자루가 무섭다. 안다, 그 빗자루가 현현님을 때리기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그러나 현현님은 관계가 갖는 폭력성보다 사람의 원시적인 폭력성을 의식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말한다. '이사가고 싶다.' 밉지 않아도, 무섭지 않아도, 불편하고,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은 힘드니까. 하지만 나는 무척 의외의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질투심때문에, 때로는 자신의 약점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때로는 상대방을 믿을 수가 없어서, 때로는 자신이 없어서
우리는 가끔 초조한 잿빛 눈동자로 누군가를 바라본다
그것이 인생 - <초조한 잿빛1>

 내게도 있나 한번 봐달라고 하고 싶다. 난 주로 그럴 때 코가 벌름거린다.
 
물론 그들은 대부분
나보다 훨씬 자주 그 말을 하는 편이고
나보다 덜 이기적이며
나보다 더 민감한 촉수를 지녔기에
내게 늘 감동을 안겨준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말이다 

그들이
나보다 더 많은 고민을 안고 사느라 정신이 없고
그런 일기를 쓸 겨를조차 없는 환경에 놓여있으며
내가 꼭 그런 말들을 들어야 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도
<특별한 믿음>이라는 '관계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씁쓸해질 때가 있다

 이 씁쓸함은
가습기가 뿜어내는 물방울처럼
서서히 내 가슴을 휘저으며 확장되다가
마침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가득 채워지고 만다
 
그러다가
한순간
그래, 너는 너고 나는 나지
우리는 그저 서로 머나먼 별일 뿐이지
하고 한숨을 쉰 다음 잊어버린다   -<초조한 잿빛2>


상한 내 얼굴을 측은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련하게 일한다고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한때는 믿고 좋아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도와주신 분들에 그 이름들을 다 새겨넣었다
어쨌건 사람공부를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니까
나는 사람보는 눈이 정말 없다
바보다
  
참 너무 슬픈 서사였다. 사실 현현님은 분명 현실 속에서 더 자주 그 말을 하고, 더 덜 이기적이며, 더 민감한 촉수를 갖고 있는 사람일 것 같다. 글 속의 그녀는 언제나 개입 대신 관조를 택하고, 미움 대신 씁쓸함을 택한다. 비난 대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주위는 친구 대신 타인들이 득시글대고 있다. 그러나 뭐 이건 과장된 표현이고, 사실 언제나 그녀 곁에는 여전히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서운했다, 가까웠다 하면서. 왜 별도 돌면서 멀어졌다 가까워지지 않는가? 아마도 타원형 궤도라고 생각해두자.

 하지만 여기서 궁금해진다. 그녀는 정말 미움이 없는 사람일까? 그 정도면 '미움'이 등장해도 될 것 같은데. 여기서 혜성처럼 미움이 등장한다. 

어느날 아주 힘겨운 상황에 부딪혀 며칠 잠을 못자고 괴로와하던 내게
그 공간이 갑자기 원망스러워진 것이다
그 다정다감하고 부지런하고 해박하고 친절한 운영자에 대해
억누를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나.는.이.렇.게.죽.을.것.만.같.은.데.넌.그.렇.게.행.복.하.단.말.이.지
날마다 몇 천명이 접속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날마다 수십명이 게시판에 모여 조근조근 재밌는 이야기를 올리고
날마다 날마다 당신은...오로지 그 빌어먹을 음악만 사랑하면 된단 말이지
용서할 수 없어, 이건 불공평해 

이런 이상한 기류는 점점 걷잡을 수 없어져서
내가 힘들어하는 상황에 대한 분석이나 해결의지는  사라지고
지금 내가 힘든 이유가 마치 그 사이트, 그 운영자 때문인 것처럼 광분한 것이다
그래서 그날밤 열이 올라 화끈 달아오른 얼굴로 게시판에 접속한 다음
-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고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좋은가요?
   현실이 어떻게 굴러가든 간에 사이버 세계에 숨어서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만 가득 채워놓으면
   이 누추한 세상이 조금이라도 가려지나요?...
라는 식의 악담을 길게 길게 작성해서 올렸던 기억이 난다  -<초조한 잿빛3>

 왜일까, 기억 속의 현현님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마도 나였다면, 나는 어쩌면 있을 지도 모르는, 아니 사실은 없지만 약간은 그 모습을 닮은, '위선'이 너무 미워서였을 것 같다. 그리고 항상 위로가 되었지만 정작 가장 아픈 순간에는 개뿔 전혀 도움 안 되고, 여전히 선한 얼굴을 한 채로 저 사람이 하고 있는 노력들이 모두 자기 과시, 자기 위로에 지나지 않았다고 느껴질 때. 그러한 배신감. 그냥 나였다면 그랬을 것 같다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 운영자도 왜인지 그런 현현님을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하고 싶다. 현현님의 젊고 아름다운 부분에 대해서. 대상 없는 분노는 젊은이들이 이미 특허출원내지 않았던가. 실제 현현님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겠지만, 참 젊은 사람의 느낌을 준다. 난 정말 아래의 포스트를 보고 사랑스러워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 

언젠가 여기 어디에 끄적거렸던 기억이 나는데
나는 한때 한대수 광팬이었다(지금은...희미한 옛사랑이라고나 할까...)
한대수 앨범을 사기 위해서 알바를 한 적도 있다
얼마전까지도 한대수 홈페이지를 들락거렸다
그러다 어줍잖은 다큐를 한답시고 정신이 없어지는 바람에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길에서 딱 마주치자...어이없게도 손이 떨리는 게 아닌가, 젠장 -<한대수를 만나다>



 발목이 안 움직이고, 말을 걸고, 손이 떨리고, 사인을 두개 받고, 악수를 하고, 도저히 스스로가 소심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것이 아닌 행동을 해놓고, 아직도 얼떨떨한 채 그 상황에 알딸딸해져 있다. 하지만 정말 압권은 이것이었다!!! 

2004년 9월 22일에 만나고
9월 23일에 쓰다 -<한대수를 만나다

 정말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너무나 너무나 잘 알것 같다! 눈물나게 좋다. 막 어떤 느낌인지 너무 잘 알것 같아서 가슴이 아릿아릿거린다. 진보넷에 현현님이 있어서 참 좋다. 성격상 블로그에 자주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이 있어서 너무 좋다. 나로서는 표현할 수 없는 말들, 그러나 너무 하고 싶은 말들을, 또박또박 차분하게 쓰고 있으니까.  

 현현님이 소개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진다. 분명, 현현님도 이 트랙백이 당황스럽고, 부담스럽고, 곤혹스러울 것이다. 그래도 저의 두서 없는 성의를 받아주세요!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면서 살 수는 없는걸까
사람이 무섭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만나야지
그러지 못한다면 다큐멘터리도 일상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는 누구보다 심약하면서 겉으로만 야멸찬 듯 행동하는 나 자신을
조금씩 이끌고가야만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칭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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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심, 그녀는 자유롭다 _ by 비렴

비렴_(데이브레이크)님이 소개하는 경심

#1. 그녀는 참 자유롭다.-_-

 

"재수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10대가 가기 전에 가출 한번 해보려고 했던 게,

그냥 말없이 내려갔을 뿐인

온화한 나들이가 돼버리고.

얄짤없이 차비만 들고가서, 돈고생 밥고생 좀 해보려 했더니만

배불리 먹고 잘 자고 놀기만 하고.."

 

라고는 하지만.-_-

차비만 들고 말 없이 휘리릭 떠나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_-

난 저걸 보고, 오호라'' 생각했고,

그 당시 삼수생이었기에;; 나도 어서 수능이 끝나면 여행을 떠나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난 후, '얄짤없이 차비만 들고가서'는 아니지만,

나름 자유롭게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나름의 자유를 만끽했고,

훗, 무작정 돌아다니는거, 꽤 할만하군, 이란 생각을 했다.ㅋ

 

 

#2. 그녀는 그림을 잘 그린다.


http://blog.jinbo.net/birdizzy/?pid=343
http://blog.jinbo.net/birdizzy/?pid=354

http://blog.jinbo.net/birdizzy/?pid=348
http://blog.jinbo.net/birdizzy/?pid=387

http://blog.jinbo.net/birdizzy/?pid=393
http://blog.jinbo.net/birdizzy/?pid=400

http://blog.jinbo.net/birdizzy/?pid=428

http://blog.jinbo.net/birdizzy/?pid=429

 

위의 링크로가면 그림이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다.-_- (저 주소 다 옮기느라 힘들었다. 헉헉.)

'아직은' 취미로 하는 그림일테지만,

그림 하나하나에 모두 그린이의 개성이 강하게 묻어나 있고,

모든 그림에 그녀의 이미지가 느껴진다.-_-

 

블로그는 주로 '글'을 쓰는 공간이지만,

종종 저렇게 멋진 그림을 올려주는 그녀 때문에 블로그가 더 화려해진다.-_-ㅋㅋ

 

 

#3.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걸 알고, 또 그를 추구한다.

 

나름 나도 삼수생이긴 하지만.-_-

그녀는 나보다 훨씬 훨씬 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ㅋ

" 나는 우수수 성적표에(미술 가는 제외하자) 차밍포인트로 영어 올백을 기록하며 멀쩡히 잘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영화 찍는다고.

 

 그리고 대학 안 간다 검정고시도 치기 싫다 산으로 들로 거리로 바다로 떠돌아 다녔다.

 3년간 여정 끝에 대안대학에서 탈진해 돌아온 까까머리 내 앞에 남은 것은 수능밖에 없었다.  

 눈도 제대로 못 뜨고 하루종일 이비에스를 보다가 병원에 실려갔고

 퇴원하자마자 영상원 시험을 쳤는데 1차가 붙어서 이상하다 싶었더니 최종에서 떨어졌다.

 돌아오니 이미 수능은 석달도 안 남아 나는 반생처음으로 입시학원에 다녔다.

 천재 컴플렉스가 핏줄을 타고 흐르는 나에게 보습학원이라는 것은 자존심에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나는 우리 동네에 있는 모든 학원에 찾아갔고 수능 까지 두 달을 등록했다. 105만원이나 줬는데 병원 때문에 빠지는 날이 허다했다.

 

 그렇게 수능을 봤고 학원 선생 중 그 누구도 내 성적을 믿지 않았다.

 사실 공부로 딸려본 적은 별로 없었는데 좀 기분 나빴다.

 

 연극원 1차에 붙으면서 그래 이거야 신은 날 배반하지 않는구나 기도 열라 했는데 또 최종에서 떨어졌다.

 

 교수진 뒷조사까지 했던 목표대 철학과는 떨어지고

 유웨이 중앙교육 지원가능대학 뒤지다가 장난 삼아 넣은 대학에 들어간다.

 (편법까지 써가며 미리 철저한 계획을 세웠던 수강신청은 싹 망하고 11학점 듣는다.)

 아버지와 전쟁하다가 결국 반수 준비한다.

 지금은 아주 만족스럽다. "

 

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잘 표현해준다.-_-ㅋㅋ

그녀는 지금까지도 파란만장하게 살아왔고,

또 '아버지와 전쟁하다가 결국 반수 준비한다.'라는 말을 볼 때,

앞으로도 파란만장할 것임이 분명해보인다.-_-

 

그냥 왠지 뭐랄까.

그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녀를 보면 어떠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뚜렷한 목표도, 강렬한 감정도, 그 어느 것도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이가 많은 요즘,

(거기에 나도 포함된다. 무기력하고 나태하고, 멍한.-_-)

저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또 그를 추구하며 활기차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괜히 바라보는 나한테까지 왠지 모를 힘을 준다.-_-ㅋ

 

 

훗.

내가 이렇게 칭찬 이만큼 했으니 뭐 나한테 초상화라도 하나 그려주려나.-_-ㅋㅋ

아하하. 경심, 친하게 지내셈.>_<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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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_의 매력속으로_by 갈막

블로그 to 블로그 02 :
갈막님이 소개하는 데이브레이크님 블로그

그러니까 그 사람을 처음 만난건 아마 블로그 중독이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나보다. 데모버젼부터 시작한 몇 몇 사람들 블로그에만 기웃거리며 익숙해 있었는데 뭐랄까 좀 신선한 느낌이었다.물론 데이브레이크님은 싫어하실지도 모르지만 더벅머리 총각이미지와 작년 진보블로그 어느 후기에서 본 '완전 헤매다 온'이란 단어가 이상하게시리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탓도 있으리라..- 더벅머리라 했다고 나 미워할래나?  ^^;;

daybreak  n(u). the time of day when light first appears.



'그닥 삼수생 주제에' ,혹은 '훗'등의 추임새에 주목하라.

삼 수생일기를 읽으면서 사실은 동병상련의 마음을 쬐금 느끼기도 했다.오래 전의 일이라서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모의고사만 끝나면 달려가곤 했던 광안리 바닷가며 부대앞의 '주귀'니 '객주'니 하는 선술집들이 마구 생각났다.-하긴 갈도 그 시절에 블로그가 있었다면 열심히 주저리주저리 일기를 썼을 지도 모를 일이지..^^

 

새벽마다 고시원 골방에서 잠까지 줄여가며 타닥타닥 써내려간 그의 일기엔 의무감도 엿보였지만 일면 처절함마저 느끼게 했다. 그 처절함을 예술로 승화시킨 단어들이 있었으니 이제는 갈이 제일 좋아하는 단어들이 되어버린 '그닥'과 '훗' !!! 이 두 단어야말로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위로와 평안이 되었음은-나만 그런가? ㅎ-명약관화한 일이로다.

 


자칭 '초등생 나열식 일기'에 빠져드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솔직함이 아니었을까! 어찌보면 현근님을 연상케도 하는 그의 글쓰기엔 거스를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집에 불이 났는데 불구경을 못해서 안타까워하다 엄마에게 미움을 받기로 하는 철없는(?ㅋㅋ) 모습엔 깔깔거리고 웃다가 가끔 엄마와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보러 다닌다는 말엔 조금 부럽기도 했다.

 

이제 삼수생의 꼬리를 떼고 새내기로!!!

인생의 제2막 출발선에 선 그는 요즘 행복한 고민들로 가득하다.사실 좀 부럽다. ^-^
 

"악기를 연주하고 사진을 찍고 테니스를 치고 의료 봉사를 할지.

책을 읽고 서예를 배우고 재즈를 들으며 워크캠프를 할지.

각종 강좌들을 들으러 다니고 미술관에 다니며 교양을 쌓을지.."

 

그의 앞날에 무한한 영광이 있길..다시 한번 새내기 된걸 축하해요..^^


* 참고 : 데이브레이크님은 최근 "비렴"으로  개명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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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애정을 맛깔스럽게 드러내는 ‘갈막’ _by 산오리

*블로그 to 블로그 첫 차례는 산오리님이 소개하는 갈막님 블로그 입니다.

진보넷에서 블로그를 시작한 게 2004년 7월이니까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컴퓨터 앞에 앉을 때면 하루에 한번씩은 들러 보는 링크블로그(친구들)가 39개다. 39명의 친구가 항상 내 앞에 기다리고 있으니까 기분 좋은 일이다.

 

풀소리님이 산오리 블로그를 소개한 이후에 이를 이어서 블로거투블로거에 어떤 친구를 소개해 볼까 생각했는데, ‘갈막’이 떠올랐다. 왜 이 친구가 생각났을까?

우선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블로그에서 만나고, 그의 글과 사진에 댓글만 달아 온 산오리로서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에 대한 궁금이 생기기도 하고, 뭔지 모를 신비감 마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더구나 그는 그의 이름이나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글과 사진을 읽으면서 편견 없는(?) 상상에 빠지도록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여기저기 블로그들을 돌아 다니면서 그 집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갈막을 좋아 하는 이유는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과 사물들에 대해 따뜻한 애정과 사랑을 가지고 있고, 그걸 표현하는 맛깔스러움이 있기 때문이다.


10 년 동안 그 녀석은 언제나 나와 함께했다.처음 스티커 사진이 나왔을때 사랑의 부적이라며 꼭 간직하라던 부적도, 한 두 장씩 건네받던 명함들도 차곡차곡 쌓여갔고 세월과 함께 바래져갔다. 오늘 그 기억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옮겨갔다. 물론 새집으로 이사하지 못하고 보물창고로 들어가는 녀석들도 있었다. 그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들에서 애써 담담히 웃음지었다. 10년... 내사랑을 떠나 보내며

밤늦은 귀가길..모퉁이를 돌면 녀석은 언제나 먼발치에서부터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안돼~마른인간은 저녁 6시 이후에는 절대로 먹지않아..암..그렇고말고...' 수없이 다짐하며 돌렸던 발길이 얼마였던가! ㅜㅜ 유혹

 

10 년간 함께 했던 지갑을 향한 절절한 애정을 그리기도 했고, 그 지갑 속에 넣고 다녔던 작은 것들을 옮기면서도 그들의 감정까지 챙겨 주었다. 추운 겨울밤 구멍가게 앞의 호빵통은 모든 사람의 희망이었다. 어릴 때에는 그 호빵통을 보고 지나치면서도 그걸 사 먹을 돈이 없어서 먹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는 몇백원 하는 호빵의 유혹에 살 찔 걱정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라니... 그래도 그 ‘유혹’을 뿌리치기 못하고 호빵의 배를 갈라서 보여 주는 친절함까지 드러내 보이니 웃음이 나올수 밖에.


‘그 를 추억하며..’라는 블로그 제목에서도 나타 나듯이, 갈막은 ‘그’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절절하게 나타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포스트 곳곳에 ‘그’가 등장하는데, ‘그’가 실존하는 사람인지, 갈막이 습작에서 그리고 있는 작품의 주인공으로서의 그인지 분간할 수 가 없다. 현실이 소설인 것도 같고, 소설이 현실인 것도 같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게 부럽다.

그녀의 볼에서 한줄기 섬광이 흘렀다. 참았던 눈물이다. 슬퍼서가 아니란걸 안다. 나라는 인간! 처음부터 제멋대로 인데다가 이기적이고 모난 점만 많았던 인간이니..내가 불쌍해서 흘려주는 눈물이란걸 안다.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려는게 두렵고 이제는 더이상 실망하기도 싫고 마음 다치기도 싫어서 그런다는걸..날 좋아한 그간의 세월이 너무 억울해서라는 걸 잘 안다. 샤갈2

 

그 의 습작 가운데 한토막이다. ‘내가 불쌍해서 흘려주는 눈물’ 이라니... 그런 눈물의 의미까지도 알고 있다니, 사랑(?)에 있어서도 상당한 단계에 이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도, 눈물의 의미를 나타내는 데도 그만의 멋이 배어 있다.


‘그’와의 사랑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감상도 남다르다.

 

일 년 사이 어머닌 부쩍 늙으셨다. 허리도 더 많이 굽고 걸음마다 가쁜 숨소리에 내 심장이 같이 떤다. 겨울에도 최소의 난방으로 지내오신 터라 보일러 빵빵한 아파트가 더우신가 보다. 작은 방에 나란히 누웠다. 가끔씩 바람에 창문틀이 덜컹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어머니의 품안에서 모처럼의 단잠에 행복했다. 설과 어머니

 

어머니의 품안에서 가쁜 숨소리를 느끼고 그래서 행복한 단잠에 빠질수 있으리라. 하지만 창문의 덜컹거리는 소리마저도 그저 넘겨 버릴 바람이 아니라 어머니의 숨소리 같은 따스함이 묻어나는 소리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그의 감성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나타내는 것일게다. 부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생글거리며 인사한다. 애써 태연한척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어색함을 감출 수가 없다.그런데 그녀가 놓고간 情 하나- 초코파이였으면 감동이 더 컸으려나?-에 그간의 오해와 근심이 녹아내렸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냐고는 물어보지 않으련다.사려 깊지 못한 말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사람은 상처 받을 수 있다.마음 조린 그 며칠동안의 다짐처럼 언제나 밝은 낯빛으로 그들을 대하리라. 화해

 

작은 분류가 ‘일터에서’로 되어 있으니 그가 일하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리라 생각한다. 말한 마디 한 것이 그리 감정 상하게 한 것도 아니었던 것이었는데, 그녀가 이주일 동안 나타나지 않은 것을 자신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고 자책하고선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의 마음이 따뜻하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소심한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전부 모여서 '소심탈출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무지 재미있을 것 같다. '나의 소심 간증-나는 이렇게 소심여(남)가 되었다. 소심탈출기- 아~ 나도 대범인간이 되고 싶어요..' 소심함에 대하여

 

이글을 보면 그도 자신을 어지간히 소심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소심탈출프로젝트’까지 생각해 냈을까?

그런데, 그는 자신의 소심함을 단박에 털어내는 재주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더 사랑하는 것을 무기로 해서...

 

고되고 힘들다고 짜증부리고 인상만 벅벅 쓰며 지낸 날들을 나중에 되돌아보면 무지 후회스럽겠지.오늘부터라도 더 깜직하고 더 발랄하게 살아야겠다. 나 자신을, 주위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면서 말이다. 후회

속세와 일정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 내게도 만남은 언제나 설렘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것이기에. 스머프님이 진보 블로거들과의 좋은 만남에 동참하자고 한다. 작은 마음 씀씀이지만 고마운 일이다. 오늘은 일이 있어 같이 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그들의 유쾌한 만남을 시샘하며.. 만남


산오리는 온라인에서만 그를 보고 있지만, 그는 오프에서의 만남도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것’으로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오프에서 만나도 그만의 따뜻함과 애정을 느낄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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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to 블로거는 한마디로 "릴레이 블로거 소개"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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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한 블로거가 자신이 다른 블로거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블로그를 찾아서 글을 쓰면 다음주에는 지난 주에 소개된 블로거가 바톤을 이어받아 자신이 다른 블로그를 소개하는 것이지요. 소개 이어달리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관리자인 제가 임의로 한분을 소개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소개한 분에게 다음 타자를 소개해달라고 해야겠죠? 그러면 그 분이 자신의 블로그에 한 블로그를 소개하는 글을 쓰신 다음에 자신이 소개된 포스트에 트랙백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럼 제가 그 글을 찾아가서 복사해다가 이 블로그에 올리겠습니다.
 
그럼 여러분의 참여 기대해 볼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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