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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3호>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간다

 

2005년, 회사로부터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후, 올해로 벌써 8년째 원직복직 투쟁을 강고하게 전개하고 있는 동지들이 있다.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이하 ‘코오롱정투위’) 동지들이 지난 11일부터, 과천 코오롱 본사 앞 ‘정리해고분쇄 끝장농성’에 나선 것이다.

자본은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코오롱 자본은 2004년 경영위기를 이유로 공격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실질임금 20%를 삭감하는 대신,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양보교섭 합의마저 일방적으로 파기한 바 있다. 뒤이어 2005년, 노동조합은 또다시 임금 15% 추가 삭감과 450명의 강제퇴직이라는 굴욕적인 합의안을 수용했다. 그러나 회사는 재차 노사합의를 뒤집고 78명의 조합원들을 정리해고 했다. 노동조합 죽이기라는 비난이 빗발쳤지만, 회사는 정리해고의 기준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당시 정리해고 인원 78명 가운데 전현직 노조간부가 47명이나 포함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사의 노조파괴 공작이 얼마나 파렴치하고 악랄한 수법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렇게 정리해고 된 인원 중 28명이 희망퇴직을 선택했고, 나머지 50명으로 투쟁을 시작한 코오롱정투위는, 16명의 동지들이 남아 8년째 복직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노조죽이기에서 비정규직 늘리기로
 코오롱은 2011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노동탄압과 각종 비리로 얼룩진 이런 악질기업이 이 땅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로 평가받는 건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코오롱 자본은 앞서 언급했던 정리해고 뿐만 아니라, 분사화, 아웃소싱 제도를 십분 활용해 일상적인 구조조정을 현장에 안착시켰다. 그 결과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사내하청노동자 신세로 전락했다. 또한 계속되는 구조조정은 현장노동자들 전체를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았다. 기업의 이윤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고, 노동자의 일자리나 월급봉투는 얼마든지 줄여도 된다는 자본의 전횡이 일상으로 자리잡은 현장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었다.
 
희망의 빛
코오롱 자본의 무차별적인 정리해고 공격이, 더 이상 어느 한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님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지난 3월 발생한 쌍용차 정리해고로 인한 22번째 노동자의 죽음을 통해, 이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정리해고의 문제가 다시금 전체 노동자계급의 절박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 쌍차, 재능, 콜트-콜텍, 기아해복투, 유성기업이 승리하기 위해, 나아가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파업의 무기도 없고, 당장 함께 싸울 동료도 많지 않지만, ‘정리해고 분쇄’의 다부진 각오로 과천 코오롱본사 앞 천막농성을 시작한 코오롱 정투위 최일배 동지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더 이상 너와 나의 투쟁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 투쟁할 수 있을 때 투쟁하자. 하나가 되지 못해 패배하고 짓밟힌 노동의 위기를 전환하는 반격의 기회로 만들자!”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어김없이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과 연대, 자본에 반격을 가하는 투쟁을 호소하고 있다.

임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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