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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13/06/24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51호> 왜 생활임금인가!

왜 생활임금인가!

 

 
매년 6월이면 노조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을 벌인다. 하지만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투쟁은 노동자들의 임투와 분리돼 진행되고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확대되지 못한다. 우리는 매년 생활임금을 주장하고 있다. 저임금을 받고 있는 노동자의 수가 해마다 늘어가고 있고, 임금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현실을 바꾸지 않는 한 생활임금 주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자본 주도의 임금체계 개편이 예상되고 있는 현 시기 최저임금 투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매년 제기되는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 현실화할 것은 임금 그 자체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요구  
 
어떤 조사 결과를 보니 34세 미·비혼 노동자의 월 평균 생계비를 보니 최소 163만원은 돼야 한다고 한다. 충북지역에서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을 하면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일반시민들 80%가 최소한 250만원은 있어야 생활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스스로도 2012년 1인 가구 노동자 생계비는 150만원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은 노동자평균임금의 50%, 2014년 최저임금 5,910원을 요구한다. 결국, 최저임금 현실화라는 기조아래 산정되는 최저임금 인상액이 실제 노동자들의 생계비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가장 비현실적인 요구인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를 이용하는 자본 
 
법정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1/4이라고 한다. 최저임금 위반사업장도 수두룩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15세~29세 청년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최저임금보다 낮은 시급을 받고 일한다. 그야말로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노동자들이다.
이런 이유로 최저임금이라도 제대로 받고,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게 현실화다. 그래서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농성을 하고 노사를 대표하는 사람들과 공익위원이 모여 20원, 30원을 놓고 공방을 벌인다. 노사간의 공방에 중재를 자처하는 공익위원들이 실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거기에는 기준도, 근거도 없다. 이게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나면 이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은 그저 받아들이는 방법 외에 다른 게 없다. 노조로 조직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자본은 최저임금위원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생계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지난 몇 년동안 노동운동 내부에서는 최저임금 요구와 결정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왔다. 청소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해 집단적으로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공동임투를 전개하면서 최저임금제를 무력화시키는 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제 이를 전면화해야 한다. 
더욱이 자본은 단시간 노동제를 적극 도입하면서 노동시간 유연화를 꾀하고 있다. 5천원도 되지 않는 최저임금에 단시간 노동까지 결합되면 저임금-불안정노동은 한국사회에서 일반적-보편적 형태로 고착화될 것이다. 
저임금-불안정노동을 깨뜨리는 방법은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과 결정방식을 무력화시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저임금은 없어져야 한다. 생계가 가능한 임금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저임금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할 수 있는 요구와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그 요구의 가장 기본 원칙이 바로 ‘생계가 가능한 임금’이다.
 
김성봉
 

 

노동조합운동의 임투, 다시 시작하자!

 

 

최저임금위원회를 무력화해야
 
6월은 최저임금 투쟁의 달이다. 지역마다 최저임금 현실화를 요구로 걸고 거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알바연대는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한다. 6월말이 되면 민주노총도 최저임금위원회 앞으로 모여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방식이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저 최저임금위원회 노·사·공익위원간의 협상 압박용에 불과할 뿐이다. 적어도 자본이 요구하는 ‘동결‘은 막을 수 있으니 말이다.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바꿔내고 최저임금이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최저기준’에 적합해지려면 좀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미 지난 몇 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의 노동대표 참여가 노사정 논의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오히려 ‘저임금을 없애는 투쟁’을 저임금노동자들이 모여 함께 요구안을 만들어내고 공동의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현재 최저임금제도를 바꿔내는데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임투없는 임금요구안 
 
민주노총은 2013년 임금 요구를 노동자연대임금 요구로 정액 219,170원 인상을 제시했다. 금속 등 일부 산별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률인상이거나 정률과 정액인상이 결합된 임금요구를 해왔던 것에 비춰보면 정액인상 요구는 노동자 내부 격차를 좁히고 동일한 요구를 건 공동임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2008년 이후 실질임금은 사실상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인상투쟁은 없이 임금요구안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표준생계비 모델은 사라지고 물가인상과 분배율만 남았다. 총노동의 임금투쟁은 사실상 지난 몇 년간 사라진 상태다. 임금인상투쟁에 대한 자본과 정권의 이데올로기 공격을 돌파하지 못한 채 수세적 대응을 해왔던 것의 결과다.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노동생산성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격에 민주노총은 꺾여 있다.
최저임금 투쟁 역시 전체 노동자들의 공동임투 속에서 저임금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투쟁이 없다는 것이다. 
 
 
총노동의 임투가 필요하다 
 
자본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사업, 정년연장 등을 계기로 전면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노리고 있다. 특히 통상임금 소송은 자본의 욕망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조합들의 대응은 여전히 통상임금 소송에 머물러 있다.  
장시간 노동을 통해 생계를 보장받아왔던 노동자들에게 임투는 상대적으로 간과됐던 것이 사실이다. 기본급이 오르는 것보다 성과급이 얼마인가가 더 관심이고 잔업특근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했던 것은 역으로 지금까지 임투가 ‘기본급을 중심, 동일노동-동일임금에 기초한 임금 투쟁’으로 되지 않고 타결금 중심으로 조직된 노조운동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자본은 간접고용을 통한 중간착취, 공공부문의 최저낙찰제도, 포괄임금제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임금 구조를 고착시켜왔다. 여기에 전면적인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 성과급·직무급 중심의 임금체계로의 변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
다시 전체 노동자들의 임투를 조직해나가야 한다. 이 속에서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이 결합하고 공동투쟁을 통해 내부격차를 노동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자본의 공격에 맞서야 한다. 사업장에 갇힌 임투가 아니라 장시간 노동을 철폐하고 실질노동시간 단축, 생활임금을 쟁취하는 총노동투쟁이 다시 이뤄져야 한다.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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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51호> [인터뷰] “우리가 꼭 이길 겁니다” 유성영동지회 해고자 김수종 동지

“우리가 꼭 이길 겁니다” 

 

유성영동지회 해고자 김수종 동지 인터뷰

[인터뷰]

“우리가 꼭 이길 겁니다”  

유성영동지회 해고자 김수종 동지

 

 

1년 6개월이 넘도록 유성기업 현장은 여전히 전쟁이다. 유성노동자들의 저력은 대단했다. 자본의 노동탄압이 극심해질수록 현장의 기세는 올라갔다. 이런 와중에 유성자본은 일방적으로 해고자 27명에 대한 현장복귀 지침을 때렸다. 사람들이 묻는다.“이제 해고자도 복직됐으니 유성싸움은 끝난 거 아닌가” 아니다. 해고자들은 6월 3일 회사가 결정한 복귀 날에 복귀를 거부했다. 노조는 파업을 벌였다. 그리고 4~5일 상경투쟁을 벌이고 노조가 결정한 지난 7일에 복귀를 했다. 회사의 일방적인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지다.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던 거다. 4일 상경투쟁을 하러 올라온 유성영동지회 해고자 김수종동지를 만나 투쟁현황과 이후 전망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1. 회사가 해고자 복귀를 발표했다.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건가?
특별교섭을 수차례에 걸쳐서 진행했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해고자 복직, 손배, 치료비 보상 이 3가지만 정리되면 유성싸움은 정리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사측은 이 3가지 문제만 특별교섭하자고 계속 공문을 보내왔고, 우리는 17가지 선결과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특별교섭 못한다는 공문을 보냈고요. 해고자복직, 손배, 치료비 문제는 당연하게 회사가 집행해야 할 사안들이예요. 우리의 요구는 17가지 선결과제죠. 검찰이 기소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시점이다보니 사측이 급하게 문제를 덮으려고 해고자들을 복귀시킨 것이예요. 
 
2. 해고자들과 간부들이 상경투쟁을 왔다. 복귀불응 이유와 요구가 어떤 것인지?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한 개인과 회사의 관계가 아니잖아요. 집단적 노사관계인 것인데, 5월 28일경 등기하고 문자가 와서 일방적으로 6월 3일 복귀를 하라는거죠. 해고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복귀지침에 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논의를 모았습니다. 집단적 노사관계를 개별적으로 풀려고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일방적 복귀명령에 대해서 거부한다는 공문을 보냈죠.
그리고 검찰과 국회에서도 다룬다고 하고, 노동부 장관과 민주노총 비대위원이 면담을 한다고 하는데... 회사의 기만적 태도를 알려내기 위해서 오늘 올라왔는데 투쟁이 맥가리가 없어 아쉬워요. 
 
3. 해고자들이 복귀를 거부하고 투쟁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결코 아닌 것 같은데?
사실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재징계에 대한 부분들을 감수하고 싸워야 한다”, “6월 3일부터 임금지급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임금에 대한 부분들은 감수를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왔죠. 이런 것들까지 예상하고 결정한 것이예요. 부담이 왜 없겠어요. 그렇지만 ‘한 번 해보자’는 의견들이 공감대를 이뤘죠.
4~5일 상경투쟁은 재징계를 감수하고 올라온 거예요. 회사는 복귀명령을 내리면서 다시 절차를 밟아 재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놨어요. 그게 무슨 복직이냔 말이죠. 여기에 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해고자들의 견해였어요. 
 
4. 유성기업지회가 노조파괴 사업장으로 현장의 어려움이 많은데, 벌써 두달 가까이 파업(부분파업 포함)을 벌이고 있다. 현장조합원들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복귀하고 2년 가량 탄압이 지속됐어요. 조합원들이 임금손실이나 관리자들의 차별을 극복해내고 있지요.
조합원들이 시간이 흘러갈수록 플랜카드를 만들던 피켓을 만들던 아주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요. 싸움 속에서 습득한 것이죠. 해고자들이 서울 농성장 접고, 현장에 들어가면서, 현장의 조합원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요새는 회사를 들어가면 너무 즐거워요. 
직장폐쇄 이전에는 자판기 노조라고 해가지고 결정된 사항을 이행했지만 요즘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가 움직이면서 스스로가 싸움을 만들어내고, 그 싸움을 같이 하죠. 조합원들이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하니 멀리서 구경만 해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그런 상황이에요. 현장이 지금 그래요.
 
5. 전국적으로 유성지회투쟁이 모범이 되고 있다. 현장을 조직하고 재가입도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서로간의 믿음이 있었고요. 우리가 잘못한 것이 아니고, 자본하고 정부하고 짜고 탄압을 한 것이기 때문에 분노가 컸죠. 또한 다른 사업장들하고는 좀 다르게 예전부터 집행부가 연대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때문에 조합원들한테 욕도 많이 먹었지요. 그래서인지 우리가 직장폐쇄 되고 투쟁할 때,  각종 사회단체를 비롯해 연대대오들이 투쟁기금도 모아주고, 연대투쟁도 열심히 해주셨어요. 자랑 같지만 그 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참 고마웠습니다. 연대가 단순한 품앗이는 아닌 것 같아요. 수많은 사업장이 다 깨져왔기 때문에 유성이 무너지면 모조리 무너져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해요. 우리가 버티고, 또 연대대오들이 계속 붙어주고 그래서 또 버티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현장싸움도 가능해지고 현장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니까 재가입도 늘어나더라구요. 
 
6.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복귀는 할 거예요. 현장에 복귀하면 조합원들과 함께 싸워야죠. 그런데 아쉬운 것은 현장에서만 싸우다보면 밖에서는 유성싸움 끝난 줄 알까봐 걱정이예요. 이후에 투쟁하는 곳이라면 파업이나 조퇴를 해서라도 꼭 같이 하면서 유성 투쟁도 알려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유성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해고자들이 복귀해도 단협 원상회복 문제도 남아있고 주간2교대 문제도 남아있죠. 개노조(어용노조)도 없애야 하구요. 무엇보다 노조파괴 책임자가 처벌되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이길겁니다. 조합원들이 더 난리예요. 이후 계획은 집행부차원에서 토론도 하고 지부/지역본부 등 지역동지들과도 같이 얘기해봐야죠. 
 
해고자 27명이 현장에 복귀하고 난 후에도 유성아산/영동지회는 계속 투쟁을 벌이고 있다. 아산에서는 CCTV설치 문제로 현장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영동에서는 식비에 해당하는 비용 3천만원을 빼돌린 관리자와 또 한판 붙었다. 출투할 때마다 관리자들과 충돌은 계속된다. 그래도 유성노동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맘이 편하다. 관리자 눈치 안본지는 오래됐다. 싸움은 점차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정리 : 이정호 
1. 회사가 해고자 복귀를 발표했다.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건가?
 
특별교섭을 수차례에 걸쳐서 진행했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해고자 복직, 손배, 치료비 보상 이 3가지만 정리되면 유성싸움은 정리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사측은 이 3가지 문제만 특별교섭하자고 계속 공문을 보내왔고, 우리는 17가지 선결과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특별교섭 못한다는 공문을 보냈고요. 해고자복직, 손배, 치료비 문제는 당연하게 회사가 집행해야 할 사안들이예요. 우리의 요구는 17가지 선결과제죠. 검찰이 기소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시점이다보니 사측이 급하게 문제를 덮으려고 해고자들을 복귀시킨 것이예요. 
 
 
2. 해고자들과 간부들이 상경투쟁을 왔다. 복귀불응 이유와 요구가 어떤 것인지?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한 개인과 회사의 관계가 아니잖아요. 집단적 노사관계인 것인데, 5월 28일경 등기하고 문자가 와서 일방적으로 6월 3일 복귀를 하라는거죠. 해고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복귀지침에 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논의를 모았습니다. 집단적 노사관계를 개별적으로 풀려고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일방적 복귀명령에 대해서 거부한다는 공문을 보냈죠.
그리고 검찰과 국회에서도 다룬다고 하고, 노동부 장관과 민주노총 비대위원이 면담을 한다고 하는데... 회사의 기만적 태도를 알려내기 위해서 오늘 올라왔는데 투쟁이 맥가리가 없어 아쉬워요. 
 
 
3. 해고자들이 복귀를 거부하고 투쟁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결코 아닌 것 같은데?
 
사실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재징계에 대한 부분들을 감수하고 싸워야 한다”, “6월 3일부터 임금지급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임금에 대한 부분들은 감수를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왔죠. 이런 것들까지 예상하고 결정한 것이예요. 부담이 왜 없겠어요. 그렇지만 ‘한 번 해보자’는 의견들이 공감대를 이뤘죠.
4~5일 상경투쟁은 재징계를 감수하고 올라온 거예요. 회사는 복귀명령을 내리면서 다시 절차를 밟아 재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놨어요. 그게 무슨 복직이냔 말이죠. 여기에 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 해고자들의 견해였어요. 
 
 
4. 유성기업지회가 노조파괴 사업장으로 현장의 어려움이 많은데, 벌써 두달 가까이 파업(부분파업 포함)을 벌이고 있다. 현장조합원들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복귀하고 2년 가량 탄압이 지속됐어요. 조합원들이 임금손실이나 관리자들의 차별을 극복해내고 있지요.
조합원들이 시간이 흘러갈수록 플랜카드를 만들던 피켓을 만들던 아주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요. 싸움 속에서 습득한 것이죠. 해고자들이 서울 농성장 접고, 현장에 들어가면서, 현장의 조합원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요새는 회사를 들어가면 너무 즐거워요. 
직장폐쇄 이전에는 자판기 노조라고 해가지고 결정된 사항을 이행했지만 요즘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가 움직이면서 스스로가 싸움을 만들어내고, 그 싸움을 같이 하죠. 조합원들이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하니 멀리서 구경만 해도 저절로 웃음이 나는 그런 상황이에요. 현장이 지금 그래요.
 
 
5. 전국적으로 유성지회투쟁이 모범이 되고 있다. 현장을 조직하고 재가입도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서로간의 믿음이 있었고요. 우리가 잘못한 것이 아니고, 자본하고 정부하고 짜고 탄압을 한 것이기 때문에 분노가 컸죠. 또한 다른 사업장들하고는 좀 다르게 예전부터 집행부가 연대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때문에 조합원들한테 욕도 많이 먹었지요. 그래서인지 우리가 직장폐쇄 되고 투쟁할 때,  각종 사회단체를 비롯해 연대대오들이 투쟁기금도 모아주고, 연대투쟁도 열심히 해주셨어요. 자랑 같지만 그 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참 고마웠습니다. 연대가 단순한 품앗이는 아닌 것 같아요. 수많은 사업장이 다 깨져왔기 때문에 유성이 무너지면 모조리 무너져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해요. 우리가 버티고, 또 연대대오들이 계속 붙어주고 그래서 또 버티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현장싸움도 가능해지고 현장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니까 재가입도 늘어나더라구요. 
 
 
6.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복귀는 할 거예요. 현장에 복귀하면 조합원들과 함께 싸워야죠. 그런데 아쉬운 것은 현장에서만 싸우다보면 밖에서는 유성싸움 끝난 줄 알까봐 걱정이예요. 이후에 투쟁하는 곳이라면 파업이나 조퇴를 해서라도 꼭 같이 하면서 유성 투쟁도 알려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유성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해고자들이 복귀해도 단협 원상회복 문제도 남아있고 주간2교대 문제도 남아있죠. 개노조(어용노조)도 없애야 하구요. 무엇보다 노조파괴 책임자가 처벌되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이길겁니다. 조합원들이 더 난리예요. 이후 계획은 집행부차원에서 토론도 하고 지부/지역본부 등 지역동지들과도 같이 얘기해봐야죠. 
 
해고자 27명이 현장에 복귀하고 난 후에도 유성아산/영동지회는 계속 투쟁을 벌이고 있다. 아산에서는 CCTV설치 문제로 현장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영동에서는 식비에 해당하는 비용 3천만원을 빼돌린 관리자와 또 한판 붙었다. 출투할 때마다 관리자들과 충돌은 계속된다. 그래도 유성노동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맘이 편하다. 관리자 눈치 안본지는 오래됐다. 싸움은 점차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정리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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