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노르웨이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08/11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7호>노르웨이 테러의 본질
    사노위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7호>노르웨이 테러의 본질

노르웨이 테러의 본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노르웨이 테러의 본질

 
지난 7월 22일 노르웨이에서 일어난 테러사건은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줬다. 극우테러분자 아네스 베링 브레이빅은 오후 3시 수도 오슬로의 정부청사 앞에서 8명이 사망, 7명이 중상을 입는 차량폭탄테러를 저지른 뒤, 수도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유토야섬에서 노동당 청년회 캠프에 난입하여 무차별 총격으로 78명을 사살하는 사상 최악의 테러를 저질렀다.
 

언론의 초기대응과 제기되는 의혹

 
충격적인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노르웨이의 주요언론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XXXX 등 국제 주요언론은 알카에다를 포함한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고, 또한 미국 대통령 오바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유토야 섬에서 실탄을 다 소진한 범인의 투항으로 테러범이 백인 극우주의자임이 밝혀지면서 제도언론의 추악한 본질을 스스로 폭로했다.
 
기본적으로 이들 국내외 언론은 테러범 브레이빅의 단독범행 진술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이지만, 유토야 생존자들의 증언과 오슬로 폭탄테러의 기술을 고려할 때 단독범행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특히 범인이 탄약을 소진한 이후에야 도착한 늦장출동이나 수사과정의 지지부진 한 점을 보면 비록 노동당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으나, 경찰과 군에 잠복한 극우동조세력 또는 인종주의적 정서는 테러에 대한 미온적 대응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노르웨이 군의 군사작전이나 최근 나토의 이름으로 참여한 리비아 공습작전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또한 테러범 브레이빅은 극우정당인 ‘진보당’의 당원이었다. 진보당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노르웨이 사회의 점증하는 반외국인 정서에 힘입어 제2정당으로 성장했다. 따라서 네오나치 합법정당의 급속한 성장이 이번 테러의 사회심리적 토대를 마련했다. 절대다수의 노르웨이인들이 이번 테러에 분노하고 희생자를 추모했지만, 파시즘의 촉수가 이미 제도 내부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현실은 외면하고 있다.
 

노르웨이 사회의 이중성과 파시즘의 위협, 그리고 한국

 
이번 테러를 극우정신병자의 우발적 테러로 치부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테러범의 잔혹한 폭력에 절대다수의 노르웨이인들이 분노하지만, 과연 평화와 포용을 자랑(?)하는 노르웨이의 노동당 정부 아래서 이주민 추방사태가 이어졌고, 공공연하게 이슬람에 대한 인종주의는 확산되어 왔다. 노벨평화상으로 상징되는 노르웨이 사회의 톨레랑스는 이번 테러로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현상적으로 이번 사건은 광기에 사로잡힌 극우 나치주의자의 우발적 테러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적 재편 속에서 사회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인종주의적 파시즘의 필연적 표출이다. 전세계적으로 지속되는 경제위기는 대중들의 삶을 압박하면서 파시즘의 더더욱 풍부한 토양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오슬로-우토야 테러는 일회적 충격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이 등장하지 않는 한 더욱 더 기승을 부릴 우익테러의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또한 테러범 브레이빅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한국과 일본을 단일 민족을 유지하며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을 잘 억압하고 있는 좋은 예로 제시했다. 200만 명에 달하는 이주민의 기본적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에서 노르웨이의 테러는 남의 일이 아니다. 경제위기의 일상화는 국내의 극우테러세력이 활동할 풍부한 토양이며, 그들의 폭력은 일본정계의 독도망언과 북한체제 등 외부적 요인이 없다면 내부의 적으로서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에게 향할 것이다.
 
원영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