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미국 디폴트

<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7호> [표지기사] 심화되는 세계경제공황, 노동계급의 살 길을 찾자

심화되는 세계경제공황, 노동계급의 살 길을 찾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계적인 주가 폭락, 2008년 말과 흡사

 
미국의회와 행정부의 국가채무한도 협상을 둘러싸고 미국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까지 언급되더니 협상타결 이후에는 더블딥의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져 버렸다. 불과 며칠만에 미국 증시를 비롯해 유럽 주요국가들의 증시, 한국 코스피 지수까지 폭락하면서 2008년 9월이 재현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와 혼란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2008년 9월이 미국발 모기지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된 금융위기라면 2011년 8월의 세계적 위기공포는 바로 재정위기이다. 미국의 GDP 100%를 넘어서는 국가채무,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재정적자로 인한 디폴트 우려와 유로존의 파국 가능성 등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재정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다시 세계경제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사실상의 더블딥, 출구를 찾기가 어렵다.

 
우선 현상으로만 보면 미국은 GDP의 100%를 넘어서는 천문학적인 국가채무로 7월 미행정부와 의회의 정치협상이 이뤄지는 동안 디폴트 우려가 제기됐다. 그리고 국가채무한도 상한을 결정하고 10년 동안 2조 4천억 달러에 이르는 국가재정 긴축에 합의하자마자 디폴트 공포가 전세계를 휘감으면서 주식 폭락이 이뤄졌다. 연이어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는 막대한 국가채무를 감당할 수 없는 경기회복 속도의 부진을 보여줬다. 특히 성장의 기반인 제조업지수가 다시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고 분기별 경제 성장 역시 예상치를 모두 밑도는 결과가 드러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더블딥(경기악화 이후 경기가 호조되지 않고 침체되는 현장)의 공포에 휩싸인 것이다.
 
이를 두고 신용평가사들은 국가신용등급을 하락시키면서 재정적자 대책을 주문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이 고개를 들면서 다시 돈을 풀어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정책도 미국을 더블딥으로부터 구해내기는 어렵다. 2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책은 미국의 경기를 회복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을 낳으면서 전세계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축정책은 경제성장의 70%를 차지하는 자국의 소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또한 9%를 상회하는 실업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모기지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제조업 성장도 하락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 소비가 위축되면 미국 경제는 더욱 악화될 뿐이다.
 
핵심은 미국정부와 의회의 국가부채 한도 확대 합의와 상관없이 미국의 더블딥과 세계 경제로의 확산 우려가 2008년 9월을 재현하면서 세계경제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유로존의 파국, 확산되는 디폴트 위기

 
유럽금융시장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이전부터 요동치고 있었다. 이어지고 있는 유럽경기 침체와 그리스의 사실상의 디폴트 상태, 연이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위기로 증시는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여기에 미국의 더블딥 현실화 발표가 나오면서 유럽 증시는 2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2010년 내내 제기되고 있었다. 자본가들과 제도 언론들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따른 임금인하와 구조조정, 복지 축소가 불가피한 조치인 것으로 떠들어대면서도 동시에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자본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춰왔다. 그러나 유럽의 위기는 미국의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위기를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3일 동안 87조가 증발한 한국주식시장

 
미국의 더블딥 우려 발표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그야 말로 패닉상태라고들 말한다. 4일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 87조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연금기관을 포함한 기관투자를 통해 정부가 1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돈을 주식시장에 풀어댔지만 투기자본들의 투매 공세는 주식 폭락을 더욱 부채질 했다.
 
사흘 동안 외국인들은 1조 5천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들이 팔아치운 주식은 3조원에 달한다. 2008년과 거의 흡사한 상황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고물가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민중들의 생활에 한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에도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진입은 더욱 어려운 생활고와 구조조정 및 비정규직 증가와 청년 실업문제가 확대될 것을 예고한다.
 

자본의 위기 지연책이 더 큰 위기를 불러들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2008년 세계경제공황으로 자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어댔다. 그러나 그 돈은 노동자민중의 생존을 지켜내기 위해 푼 것이 아니다. 이 막대한 돈은 전부 금융자본에게 들어갔고 위기에 빠진 자본가들에게 돌아갔다. 구조조정으로 실업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에 쓰인 것이 아니고, 민중들의 복지확대에 투자된 것도 아니다. 그 돈들은 자본 살리기에, 주식채권자들의 이익보장에, 부채에 대한 이자 갚기에, 신흥국 시장의 투기화에 쓰여졌을 뿐이다. 이를 통해 위기는 잠시 지연되었을 뿐 다시 3년 만에 국가부도 사태를 야기하는 재정위기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급의 살길, 위기를 재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정면으로 싸우는 것

 
위기를 막겠다며 자본을 살리기 위해 돈을 풀었지만 이제 그 돈마저도 바닥이 나버렸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의 공포까지 엄습해오고 있다. 이들의 대책은 결국 경제공황을 극복한 것이 아니라 지연시키면서 오히려 더 악화시켰을 뿐이다. 그런데도 자본가들은 다시 말하고 있다. ‘재정긴축으로 노동자들의 고혈을 짤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이제 자본가들은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더욱 가혹한 긴축이 불가피하다고 떠들어댈 것이다.
 
얼마 전 그리스에서와 같은 구조조정, 임금삭감, 복지축소 등 노동자민중에 대한 고통전가가 다시 전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한국과 같은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고통도 역시 확대될 것이다.
 
자본가들에게 해결책 따위는 없다. 이제 노동자들은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긴축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생존을 위한 돈과 일자리를 요구해야 한다. 경기침체에 대비해 쌓아놨던 자본가들의 현금을 내놓으라고 해야 한다. 금융자본가들을 살리기 위한 돈과 부채 갚기를 거부해야 한다. 그리고 위기를 재생산하고 있는 이 지긋지긋한 자본주의 체제를 끝장내는 투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노동자가 살길이다.
 
김명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