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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7호> 한나라당, 민주당 좌클릭? 민심 이반에 대한 두려움!

한나라당, 민주당 좌클릭? 민심 이반에 대한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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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클릭?

 
7월 19일,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한나라당 뉴비전’을 발표하였다. 당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선진복지국가’를 제시한 것이다. 뉴비전은 한나라당의 말버릇인 경제성장 뿐 아니라, 2020년까지 OECD 평균 복지수준 달성, 빈곤아동수당 도입, 비정규직 4대 보험 보장, 고등학교까지 무상의무교육 확대, 대학등록금 30% 인하 등도 언급했다. 박근혜가 구상한 ‘한국형 복지국가’론이 당론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갔다. 이미 연초에 복지국가와 보편적 복지를 당의 강령과 노선으로 채택한 민주당은 최근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외치며, 정리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얘기한다. 정동영, 유시민은 희망버스 등 노동자 투쟁의 현장에 자주 등장하며, 자신이 노동자민중의 편임을 어필한다. 민주당, 국민참여당이 좌클릭하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우클릭하면서 민주대연합으로 만나는 과정은 이미 MB 집권 이후 4년째 지속되는 과정이다.
한나라당, 민주당이 변했다?
 
그러나 자본가 정당의 본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국민참여당의 경우 이제 자신은 신자유주의 정당이 아니라고 하지만, 최근의 좌클릭을 결코 본질적 변화로 보아서는 안 된다.
 
나성린 여의도연구소 비전위원장은 ‘뉴비전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한나라당이 기존에 갖고 있던 보수적 이념으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며 “일각에서 좌클릭이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 중도 쪽으로 외연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를 노린 수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들은 정리해고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얘기하지만, 결코 정리해고 반대도, 비정규직 철폐도 주장하지 않는다. 정리해고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정리해고 반대를 얘기할 뿐이며,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규모 축소와 차별 완화’를 얘기할 뿐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얘기했을 뿐, 내용적으로는 한나라당과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결국 빈 수레가 요란한 셈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본가 정당의 좌클릭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갑자기 왜 이런 변화를 보이는 것일까?
 

민심의 이반, 그리고 자본가계급의 분열과 혼란

 
핵심은 더 이상 이명박식 통치로는 정권과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불어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과 대선이 모든 정당들로 하여금 민심 잡기에 나서게 만든 것이다. 이게 최근 자본가 정당 좌클릭의 진실이다.
 
이미 한국에서 MB를 지지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동자민중이 모두 싫어할 뿐만 아니라 제도정치권에서도 공적이다. 심지어는 여당인 한나라당조차 대통령을 방어하지 않는다. 홍준표는 당 대표가 되기 전부터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일삼았으며, 이제는 조롱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노동자민중의 삶의 객관적 지표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성난 민심이 폭발 직전에 와 있는 상태를 반영한다. 정권과 체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지배계급은 스스로를 이명박 정권과 거리두기 하면서 정권 재창출, 또는 정권 재탈환을 노리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친이와 친박 사이의 갈등은 오래된 것이며, 박근혜 계열은 꾸준한 “한국형 복지국가론” 공세로 당내 주류가 되었다. 이제 한나라당은 이명박을 버리고 복지 공약을 제출하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어떠한가? 민주당은 이명박 당선 이후 한나라당과의 차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촛불 시위, 용산 투쟁 등에 참가하며 정권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그 과정에서 민주대연합론이 형성되었고, 실제 선거들에서 그것이 성사되었다. 이미 2012년 총·대선에서의 민주대연합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이제는 희망버스 등 온갖 노동자투쟁을 쫓아다니는 그들의 정체성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그러나 자본가정당의 타겟은 오로지 표심일 뿐이다. 이는 민주당 내의 이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노동자투쟁에 가장 많은 얼굴을 보이는 정치인은 정동영과 유시민이다. 왜 하필 그들인가?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당 내 선두주자의 자리를 손학규에게 빼앗긴 정동영은 이번 기회가 자리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이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보편적 복지’론의 선두 주자로서 당권을 되찾고 다시금 대선에 도전해야 한다. 유시민은 어떠한가? 그 또한 대통령 후보 한 번 해보기 위해 과거 FTA 추진 등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거듭하며, 진보대통합에 함께 하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다. 반면 손학규는 자본가 정당의 수장으로서 한진중공업 문제에 대해서도,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자본가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할 적당한 선을 유지하느라 애쓰고 있다. 권력 재편기를 앞두고 자본가계급 내 각 분파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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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기회다! 투쟁으로 노동자계급의 세상을 열자!

 
자본가계급은 지금 분열되어 있고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져 있다. 노동자민중의 마음을 잡아보기 위해 서로 ‘친서민’ 경쟁을 해대고 있으며, 노동자민중의 마음이 자기를 떠나는 것, 혹은 정권과 체제에 대한 그들의 불만, 분노가 투쟁으로 폭발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 작금의 좌클릭이 그 증거이다. 그렇다면 지금만큼의 기회는 다시 없다. 이제 투쟁으로 노동자세상을 열어야 한다.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투쟁에 나설 때마다, 자본가계급 또한 단결하여 이를 탄압했다. 아니 노동자계급이 단결하지 못하고 분열되어 있을 때조차, 이들은 단결해있었다. 그래서 항상 노동자의 투쟁은 어려움을 겪었고, 심지어는 패배했다. 그러나 지금 정세는 우리에게 유리하다. 자본가계급은 분열되어 있고, 정치적 혼란에 빠져 있다. 노동자계급이 총단결 투쟁을 벌이더라도 저들은 즉각 단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노동자계급의 세상을 여는 길은 오로지 계급 투쟁뿐이라는 사실이다. 어설프게 자본가 정당과 손을 잡아 선거에서 당선되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노동자계급을 괴멸시킬 수 있다. 민주당 세력의 실체를 우리는 너무도 잘 알지 않는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겪어야 했던 정리해고, 비정규직의 대량 확산, 노동자 투쟁의 탄압, 노조 무력화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가 얼마나 잘못된 선택이었는지 뼈에 사무치게 후회하지 않았나?
 
다시는 저들의 좌클릭에 속지 않는다. 화려한 언사와 화해 제스처에 속지 않는다. 자본가 정당과 결코 손잡지 않아야 한다. 이번엔 투쟁으로 반드시 노동자계급의 세상을 열자!
 
조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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