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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다니, 고등학교를 떠나 대학에 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지난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우리는 고고싱.
엄마랑 있을 때 이런 기분이 들기도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다.
내가 뻔히 반육식주의자인 줄 알면서도 닭도리탕을 만들어서 먹으라고 하는 엄마랑 고기도 먹고 (으~~ 슬쩍 나 고기 싫어하잖아, 암시롱~ 하고 살짝 반항)
냉장고를 닦다가 욕실청소를 했다가 이불이 낡아서 사야겠다고 돌아다니며 하루종일 일 못하고 죽은 귀신처럼 구는 것도 그냥 놔두고 (그래도 날마다 빨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여전히 생각함)
엄마가 서울에 있어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친구랑 밖에서 저녁도 먹고 (음, 그래도 10시는 안 넘기고 들어오려고 노력했어요)
엄마가 내 부엌살림의 위치를 바꾸거나 세제를 다른 것으로 사다놓아도 짜증이 덜 나고 (흠, 그래도 내 집인데...)
내가 이번에 다녀온 말레이시아 여행 사진을 찬찬히 같이 보며 조근조근 이야기도 하고 (ㅎㅎ 미리 못 보여줄 사진은 다른 폴더에 넣어부렀으)
엄마가 선 봤으면 좋겠다고, 이런 저런 인간이 있다드라고 하니 그래도 그 돈 내 감시롱 선보게 하려는 엄마가 가상스럽기까지 하고, (그 돈 있으면 도대체 나한테 주라고요!)
좀 많이 이기적인 그리고 엄마에게 가장 이기적인 그 인간, 울 아빠를 지금도 좋아하는 엄마가 이해도 되고 (난 아빠 같은 남자는 안 만나야지, 라고 내 취향은 계속 고고싱)
엄마를 '개조'시키지 않으려고 해,
그대로 받아들이고 촌스런 울엄마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것을 아니까.
그랬더니 엄마가 서울 있을 때 엄마한테 '봉사'하니라 친구 못 만나는 날 좀 아깝고 속 상하기도 했는데
이젠 엄마랑 있는 '지금, 여기'의 시간이 보글보글 따뜻하게 느껴지드라고.
난 도대체 나이 서른에 도를 닦아부렀을까?? 킁킁~~
엄마랑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커피 그라인더를 같이 사러 다니거나
일요일날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는 그 놈의 전국노래자랑을 같이 좋아라하고 볼 수는 없겠지만
집에 엄마가 있으니
혼자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홀짝홀짝 마시는 호사보다 (내 인생의 최고 사치라고!)
왕주전자에 엄마가 끊여놓은 보리차를 대접에다 대고 함께 마시는 것도
참 위로가 되었어.
니가 있어서 좋아, 라고 내 존재 자체를 보듬어주는 엄마가 있으니,
뜨끈뜨끈한 아메리카노보다 더한 위로,가 후끈 내장을 덥혀줘요.
오래 살아요, 엄마.
그리고 우리 집에 내가 제일 싫어라 하는 텔레비 사다놓을 생각은 그만 하고.
아 글씨 내 집잉께 텔레비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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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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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엄마 보고 싶다...부가 정보
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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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