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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핸드메이드라이프(밀랍초)

여성환경연대에서 일하면서 얻은 소소한 즐거움,핸드메이드 라이프. 밀랍초를 만들어서 금요일 저녁 8시부터 불을 끄고 초를 켜서 시간을 느끼는 것, 본래 잡스러운 것과 사랑스러운 것은 시간이 많이 많이 필요한 것이니까. 사랑은 본디 시간이 필요한 일인 것처럼. 관계가 끝나면 갑자가 불질이 하고 싶어진다. 뭔가 쓰고 싶어진다. '원스'의 남자 주인공은 언젠가 잡지에서 "당신 생각에 그 영화 속 인물이 영국에 돌아간 뒤 성공했을 것 같냐"라는 질문에 "난 그가 더 이상 노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는 스스로 치유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노래했지 (for broken heart) 다른 이유로 노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국에 가서 전 여자친구를 만나고 생활에 정착하면 더 이상 노래할 이유가 없다"로 대답했다. 좀 민망하지만, 나도 그런 것 같다. 다이어리를 살펴보니, 온통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내 스스로 가장 호사하는 방법인 "스타벅스 가서 오늘의 커피 마심시롱 긁적긁적"였던 것들이 거의 다였다. 난 단순하고 솔직하고, 그래서 스스로 위로하기 위해서 일기를 썼었다. 밀랍초를 만들면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게 (내가 일하는 곳은 공정무역 캠페인을 한다고!) 스타벅스 가서 혼자 놀기 하지 말고, 집에서 플러그를 다 뽑고 내가 만든 "꿀초"아래에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렇게 된게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나는 박복한 팔자일까, 이런 것일랑 생각하지 않고 꿀초의 꿀 내음을 킁킁 맡기로 했다. 꿀보다 더 달달한 관계도 오겠지. 아래는 여성환경연대에서 작년에 진행한 초록살림터의 한 꼭지인 밀랍초 만들기 강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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