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토의 상상, 개토가 쓴 글, 그리고 찍은 그림들.'에 해당되는 글 262건

  1. 환타스틱 소녀백서 2003/06/11
  2. Ghost World 2003/06/11
  3. 전주국제영화제 I 2003/04/29
  4. 전주국제영화제 II 2003/04/29
  5. 발견! 이미지[2] - 원숭이 2003/04/23
  6. 발견! 이미지[1] - 중국성 2003/04/23
  7. 광기의 자존심 2003/04/07
  8. Lover 2002/09/28
  9. 리리이 슈슈의 모든 것 2002/09/16
  10. AM 06 : 30 2002/09/03
어제는 '환타스틱 소녀백서'를 보았다.
상당히 우울했다.

원래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즐거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완전히 잘 못 고른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주인공은 완전히 나잖아.

우울하다.
그녀의 말마따나,
'내 입장을 설명할 수가 없다.'

입장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가
즉흥적이고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기껏해야 투덜대고 비웃는 것 밖에는

이해를 요구할 생각도 없다
할 수 없으니까.

여기저기에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있지만
늘 그렇듯이 자기가 원할때만
뻔뻔스럽게 나타나서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감정을 쏟아붇고 나면
너무 무서워

그곳에 있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어...
설명할 수 없지만 나는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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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1 23:50 2003/06/11 23:50

Ghost World

from 영화에 대해 2003/06/11 00:00
이상하다.
'환타스틱 소녀백서'의 원래 제목은 'Ghost World'란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만든 것일까?

이니드의 삶에서 무엇을 건지라는 말인가?
Ghost World를 떠나면 무엇이 있는데?

세상은 Weird하다.

레베카가 원하는 나만의 집과
그것을 위해 참아내는 것들

시모어가 수집하는 희귀한 것들
자기만의 세계

영원한 것이 없다는 사실은
나도 이니드의 나이때에 알았어.

Ghost World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서
여전히 Ghost World를 떠돌아 다닐 이니드가 보인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언가를 하려면 그곳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머물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야
머물 수 없기 때문이야

나를 괴롭히지 말아줘...

나는 견딜 수가 없어
아무것도 견딜 수가 없어

나는 모두를 너무 좋아하지만
함께 있을 수는 없어
나는 그것들을 원하지 않아
모든 것이 소중하지만
그 무엇도 소중하지 않아

벗어날 수 없다.
미국 사회의 풍자라고? 어딘들?

영원히 부조리한 세계의 '이방인'일 뿐이야.

이제 지겹다.




짜증나는 건,
제목을 '환타스틱 소녀백서'라고 바꾼 것과
여기저기 이상하게 소개된 내용과
전혀 아귀가 맞지 않는 의미부여들.

그리고 이니드의 삶에 대한 기분나쁜 동경이다.

그것은 젊은 날에 대한 동경
단 한 번도 실물로 존재한 적 없는 그 젊은 날
제목도 그래서 '소녀백서'다.

이니드의 삶을 '소녀'에 가둬두는
그 무의식적이고 대단한 시스템이 무섭다.

나는 이니드이지만 이니드일 권리는 없다.
물론 권리가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비현실의 세계인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할 때만은
권리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할 권리는 있더라

그들을
'Ghost World'라고 부르는 것은
이니드의 무기력한 시선일 뿐이다.

사실, 그들은 이니드를 'Ghost'라고 부른다.
무서워하는 척 하지만 존재조차 의심하고
요새는 받아들여 주는 척 하면서 존재를 부정한다



울어보고 손을 놓아보고 떠나보아도
영원히 반복되는 Ghost World를 떠날 단 하나의 가능성마저
그 반복의 한 과정일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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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1 00:00 2003/06/11 00:00
전주에 다녀왔다.
전주는, 무엇보다, 맛있다.

25일(금요일)부터 27일까지 짧고 긴 3일.

맛있는 것만 먹으면서 영화를 보다니, 그보다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

지난 1년 5개월간 노동의 후유증으로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서
결국 3일동안 개토는
'자다가 일어나서 영화보고 밥먹고 자기'만 반복했다.
전주는 밥과 영화관과 묵었던 방밖에 못봤다는 슬프고도 행복한 이야기.

첫날,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방에 짐을 풀고 용감하게 전주 영화의 거리로 나간 개토는
추위와 무거운 잠과 아픈 다리를,
10분만에 절절히, 정말 뼛속까지 느끼며
보는 순간 바로 필이 꽂힌 막창구이집으로 들어갔다.
아아~ 전주관광호텔 뒷골목의 그 막창구이 집,
오독오독 씹히는 그 맛, 오그라드는 모습이 정감어린 막창의 누드,
맛난 김치와 소고기 무우국, 아아~ 정말 아아~인 것이다.

따듯한 숯불과 맛난 음식으로 몸을 데우고 나니
잠시 힘이 솟았으나 방으로 돌아올 수 있을 만큼의 힘이었다고나 할까
돌아오자 마자 부른 배를 안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밤 11시에 일어나,
12시에 예매해 둔 '전주 불면의 밤 -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보기위해
또다시 용감하게 일어났다.
전북대 문화관에 도착했는데, 불면의 밤은 그야말로 불면의 밤이었던 것을
개토는 예매하면서 몰랐던 것이었던 것이다.
밤 12시에 시작해서 아침 6시 30분에 끝나는 것을...

늘 그렇지만 영화제의 영화들은 의외로 재미있다.
기대하지 않고 미심쩍어 해두고 나면 감동의 넓이가 달라진다.
태어나서 처음 접해보는 블랙 필름은 황당 그자체였다.
미국의 인공적인 백인 문화,
내가 접해본 백인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날 것의 느낌,
솔직하고 과격하고 처절하다.
한 번도 TV에서 본 적이 없는 장르, 이상하다...이상해...

네 편 중에 마지막 편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아
4시가 좀 넘었을 때 방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뻗어서 낮 1시에 일어나
2시에 덕진 예술회관에서 키에슬롭스키의 단편 3개를 보았다.
필름 담당자가 보다가 끊겨도 책임안지겠다는 선언을 길게 하고 나서
조용하고 엄격한 키에슬롭스키의 영화가 시작되었다.

보지는 못했지만 개막작이 '여섯개의 시선'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어쨌는지
이번 전주영화제에서 개토는 '시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나의 시선을 유지하는 것,
그것만으로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 싶다.
모든 좋은 영화들은 아주 냉정하게 하나의 시선을 유지한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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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9 23:41 2003/04/29 23:41
전주 비빔밥을 먹고 나서
크로넨버그의 스파이더를 보았다.

전주에서는 일인분에 만원 넘는 건 먹지 않는게 좋다.
가격과 맛은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싼 걸 먹으나 비싼 걸 먹으나 똑같다.

비빔밥은 4천원. 맛있다.

매우 원시적이고 동물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기계.
크로넨버그는 이미 기계와 한몸인 인간을 절망적으로 인정하는 작가다.

실을 풀고 조여 숨통을 끊는 스파이더 역시
이미 실이라는 기계와 한 몸이 되어 스스로를 파괴하는 존재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자아 형성과정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두편을 보고 나니 너무나 피곤해서....
역시 몸이 견뎌주지 않아서, 그냥 방에 돌아가 자버렸다.
11시 30분에 가까스로 일어나 '불면의 밤 - 미하엘 하케네'를 보러갔으나
도저히 견딜 힘이 나지 않아 표를 팔고 야참을 먹으러 갔다.
굉장히 굉장히 아쉬웠지만,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일이다.

전북대 문화관 옆 거리에 있는,
'상추튀김'집, 전세계에 혹시 단 하나뿐인 것이 아닐까?
튀김을 양념간장에 찍어 상추에 싸먹는 것이다!!
떡볶이와 상추에 싼 튀김. 야옹~

그리고 또 잤다.
온 몸을 늘씬하게 두드려 맞은 것처럼 정신없이 잤다.

아침에 10시에 또 가까스로 일어나
11시, 애니 매트릭스를 보았다.
애니메이션이 좋다.
하지만, 전형적이었다. 부족했다.
오만하게도, 저정도라면 쉽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시 영화가 영화제 측의 사정으로 취소되어
한정식을 먹고(배불러 죽을뻔 했다.)
5시에 '피카소와 스튀레의 모험'을 보았다.
풍요롭고 한가롭고 지적이고 위트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리고.....
쥐포를 먹으면서...포카리스웨트를 마시면서
집에 돌아왔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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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9 00:00 2003/04/29 00:00


말 그대로 원숭이입니다.

자료발견 : 개토친구(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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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3 15:24 2003/04/23 15:24


중국성에서 제작한
(정확한 제작자는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중국성에서 주문제작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광고용 스티커를 발견했다.
피카츄를 사용함으로써
어린이 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느낄수 있으며,
동시에 일본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국성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초국적기업으로의 성장을 노리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작은 의지를 귀퉁이의 태극기와 무궁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파란색과 빨간색의 보색효과와 노란 피카츄색깔이
광고효과를 극대화 해줌으로써
이론을 실제적으로 활용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이달의 이미지 월 페이퍼 다운로드] - 뻥이지롱 :b

자료발견 : 개토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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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3 15:19 2003/04/23 15:19

광기의 자존심

from 2003/04/07 15:35
눈은 투명한 꿈으로 막히고
귀는 찢어질 듯 굉음으로 막히고
입은 토할 것처럼 욕정으로 가득 막힌
광기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내 구멍의 바닥의 바닥의 바닥에서
간신히 피와 살과 증오로 연명하며
단단한 쇠꼬챙이가 되어가다가

이성이
광기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보이지 않는 깊은 곳까지
무겁게 가라앉았던
족쇄의 추를 공중으로 날리면서

이성의 순차성과 지구력에
비웃음조차 건네지 않고
뛰어올라보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볼 수 없고
목구멍에서는 곧 죽을 사람의 목에서나 나올 듯한
들리지않는 흐느낌,
귓속으로 파고드는 극단의 차가운 빛...

잠깐 동안의 초라한 등장만으로
죽음과 같은 잠에게 돌아가고 싶은 초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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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07 15:35 2003/04/07 15:35

Lover

from 그림 2002/09/28 00:00



하늘이 파랗다... 개토란, 이런 식으로 밖에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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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28 00:00 2002/09/28 00:00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혹은 리리이 슈슈의 모든 것]

이와이 슈운지 감독

사람들은 누구나 두개 이상의 '나'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것들이 완벽하게 분열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분열을 꿈꾸며 살기도 한다.

'나'들은 각기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현실을 갈망한다.
현실은 하나이기도 하고
어쩌면 분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각자의 '나'들이 살고자 하는 현실.

인터넷이라는, 또다른 현실세계가 자리잡은 덕에
적어도 두 개의 '나'는 각자의 현실을 갖게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이 진실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아마도 그러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 속에서 살고 있는
- 믿음이라기보다 강력한 고통에 가까운 것일지도 몰라 -
내 몸의 현실과

몸과 연결되어있을지도 모르지만 애써 떼어놓고 싶은
내 '어떤' 욕망들의 현실.

내 몸이 살고 있는 현실은, '나'를 괴물로 만들어 간다.
그 현실은 더럽고 추악하고 냄새나고 폭력적인데다가
심지어 엄청나게 잘 포장되어 있어서 진실하지조차 못하다.
그 안에서는 '나' 역시 잘 포장된 오물이다.
포장이 벗겨지면 촤르르 무너지리.

내 욕망의 현실, 인터넷 안에서 '나'는 '에테르'이다.
어쩌면 조금도 더럽혀지지 않았을지도 몰라
순수한지도 몰라, 진실할 지도 몰라...
몸의 현실을 부정하는 아름다운 나 자신.

에테르는 빛의 파동을 전파하는 매질,
'나'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진정한 관계를 전파하는 맑고 깨끗한 대기.

'에테르'인 '나'는 너무 눈부셔,
감히 '나'라고 부를 수 없어.
그를 '리리이 슈슈'라고 부르리.

일본 특유의 오타쿠 문화는 일본 현실의 극단적인 폭력성에서 기인한다.

현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은
자신만의 현실을 꿈꾸게 마련이다.

일본 특유의 왕따 문화 역시 일본 현실의 극단적인 폭력성에서 기인한다.

소외된 삶이 타인의 삶을 잡아먹는 일은 끊임없이 연결된다.

주인공 유이치는 현실로부터 도피해서
'리리이 슈슈'를 만나고 그 안의 현실을 살아보려 하지만
결국은 몸의 현실이 '리리이 슈슈'를 만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는다.
몸의 현실이 욕망의 현실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니, 사실은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몸의 현실을 스스로 부수기 시작한다.
'리리이 슈슈'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럴 수 없었을거야.
하지만 모두 부숴버리지 않으면 안돼, '리리이 슈슈'까지도.
'리리이 슈슈'를 만나게 해준 그 어떤 현실도.

그리고 처음으로 몸의 현실 속에서
'리리이 슈슈'에게 말을 건다.
'리리이 슈슈'의 다른 이름은 '쿠노', 혹은 또다른 '나'.

자유를 갈망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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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6 13:04 2002/09/16 13:04

AM 06 : 30

from 2002/09/03 18:48
밤새도록 잠이 오지 않는 날이 있다
사랑받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먹어도 먹어도 허기지는,
붉고 가늘고 짧아보이는 대롱의
작고 시커먼 구멍으로
한 쪽 눈을 가져다 대면 온 몸이 스윽-
아무리 깊숙히 들어가도
간질간질하고 부드럽고 현기증나는

아, 이것이 바로 그
Basic Instinct.

100% 식욕을 자극하는 눈빛과
어깨뼈에 닿는 단단한 앞니의 굶주림,
부드럽게 침을 발라
잘근잘근 씹는대도

내 뜨겁고 빨간 위장에 뚫린 구멍은
소용돌이처럼 빨아들이고 또 빨아들여

몸 전체가 작은 소용돌이가 되어서
밤이 지나고
하늘과 구름이 섞이는 시간인데도
나는 아직도 잠이 오지 않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2/09/03 18:48 2002/09/03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