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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대 열사 15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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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은 강경대 열사가 망월동에 안장된지 15년이 된 날이었다.

그것을 모르고 있다가 오마이뉴스 유성호 기자의 글을 보고 알았다.

   

1991년에 나는 방위의 몸으로 그 현장에 함께 했다.

원래는 망월동으로 가보려고 했으나, 광주나들목에서 막혔다는 소식을 듣고 그 쪽으로 찾아갔다.

그곳에는 전경들이 강경대 열사가 망월동에 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 길목 여기저기를 가로막고 있었고, 광주시민들은 그 길을 열기 위해 전경들과 싸웠다. 

그날 운암동은 돌과 쇠파이프가 부딪히는 전쟁터였다.  

비가 내렸던 터라 화염병이 별 쓸모가 없었지만, 최루탄도 무용지물이었고, 전경들도 자신들의 물리력으로 시민들에게 대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날 수백명의 전경들이 무장해제를 당했다.

그날의 투쟁을 광주시민들은 운암대첩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강경대 열사는 무사히 망월동에 묻힐 수 있었다.

5월 광주의 정신은 그렇게 이어져 오고 있었던 것이다.

 

Payo님이 올해 17, 18일 동안 광주에 다녀왔는데 도청 앞에 젊은 애들이 거의 없었다고 하였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민주당이 환호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했단다. 나 또한 광주에 와있으면서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

그리고 18일날 충장로에서 박근혜의 유세를 막는 남총련 학생들 보고 그 아이들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진을 들고 있길래 "한나라당이 학살자의 후예인것은 맞지만 지금 너네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놈현과 열당이 더 큰것 아니냐"고 물어봤다는데, 그 대답이 걸작이다.

"조선일보 기자세요?"

 

이것이 요새 광주, 전라도의 분위기이다.

맛이 간 광주.

 

광주에서 민변 활동을 했다는 이상갑 변호사가 열우당의 광산구구청장 후보로 출마하였다. 그의 전력으로 볼 때 예상이 되었으나, 그의 정치입문이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되어버리는 현실은 씁쓸하다. 정신을 차린 줄 알았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의 광주 후보들은 시장에서부터 구청장, 광역의원, 구의원 후보까지 대부분 광주전남연합에서 활동하다가 입당한 사람들이 차지하였다. 이제는 소부르조아의 아성이 된 광주에서 힘겹게 진보정당의 기치를 들고 싸웠던 이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래도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은 광주가 혁명의 도시란다.

오병윤 광주시장 후보의 현수막에 "빈곤과 차별이 없는 평등광주, 진보시장 오병윤"이라고 쓰여있다. 평소에 그의 의제는 빈곤, 평등, 진보가 아니라 통일, 반미가 아니었던가. 

  

강경대 열사가 자주 불렀던 노래를 흥얼거려 본다. 전대협 노래단 1집 [전대협 우리의 자랑이여!]에 실려 있는 <투쟁의 한길로>이다. 열린우리당에 다수 모여 있는 우리의 전대협 의장님이하 전대협 일꾼들은 지금도 전대협을 자랑스러워 할까.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전대협이 내 자랑이지 않았다.

"역사의 부름 앞에 쪽팔리는 자 되어..."   

전대협 노래단 1집 - 투쟁의 한길로

  

그 땐 망월동 가는 길이 참 멀었지... (오마이뉴스 유성호 기자, 2006년 5월 17일)

[사진] 우리 민주화 역사는 4개의 핏빛 징검다리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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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1 02:13 2006/05/21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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