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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본정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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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광화문에서 있었던 전국노동자대회에 갔었고(촛불문화제는 선본회의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오늘은 평택에 갔다왔다.

집회에 가면 항상 아쉽다.

이번 13,14일 집회는 더욱더...

 

13일 집회에서 주한미군철거가만 10여번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들어보는 '들어라, 양키야'와 분위기를 타고 재등장한 '반미반전가'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연사들은 그럭저럭 할만한 얘기를 하였지만, 언제부터인지 이런 식의 집회는 타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장 후보인 종철이의 연설과 금속연맹 전재환 위원장의 연설이 기억에 남는다.

   

평택에 가는 건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지난 4,5일의 폭력진압과 연행자 다수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많은 이들에게 위축감을 주었고, 그것은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왠지모를 의무감이 들었고, 그래서 성동훈 동지와 함께 가기로 했는데, 아침에 신장식 동지의 차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집회내용에 대해서는 민중의 소리와 참세상을 참조하면 될 듯하다.

포털에 올라온 다른 언론의 기사는 경찰과 시위대간의 충돌이 없었다는 것만을 부각시킨다.

사실 14일 본정리에서의 집회는 여러모로 아쉽다. 그렇게 하려면 차라리 광화문에서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범국민대회 마무리...6천여명 황새울 진입위해 싸워 (민중의 소리)
[현장] 평화농사 실현 범국민대회

  

[본정리 17:00] 마무리 집회 열고 참가자들 해산 (참세상)
대추리로 가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채 마무리

 

"14일 대추리는 고립된 섬이었다" (프레시안) 
평택 범국민대회, 경찰에 꽁꽁 막혀
  

집회장소를 찾으려고 차로 돌아다니다가 안정리 K-6 미군기지 정문 앞으로 갔었고, 프레시안 기사에 나온 것처럼 거기에서 길을 묻다가 폭력시위 규탄대회를 벌이던 (미군기지 앞 상인들로 보이는) 평택시민 30여 명과 계양오거리를 묻는 차량들이 마찰을 빚었다. 그들은 외부에 온 것 차량은 무조건 시위대로 몰아부치면서 '야, 이 빨갱이 새끼들아, 빨갱이들이 여긴 왜 와?' 등의 심한 욕설을 하였다. 이에 참다 못한 한 차량에서 무슨 말을 하자, 차량에 계란을 던지고 나무막대로 차량에서 내린 사내를 가격하였다. 전경들은 이들을 뜯어말리려고 하였고... 나 또한 저렇게 몰상식한 사람들은 사진이라도 찍어놔야 한다고 옆 사람에게 말했더니, 이를 듣고 한 아저씨가 갑자기 내 목을 내려쳤다. 어이가 없어서 웃어보이자, 웃는다고 그 아저씨가 입에 못담을 욕설을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랄... 그렇게 목소리가 크면 자신이 이기는 줄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정말 무식하면 대책이 없다.

돌아돌아서, 묻고 물어서 도착한 계양오거리는 사람은 없고, 짭새들뿐이다. 그래서 계양오거리에서 조금 더 올라가서 차를 대고 논길을 따라 본정리 쪽으로 접어들었다. 논길에서도 전경들이 막아서서 마찰이 있었다. 그들은 단지 지시받은 곳을 지킬 뿐이어서 그 쪽으로는 절대 못들어가게 한다. 그래서 또 옆으로 이동하여 들어간다. 정말 이런 식으로 집회장까지 가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가는 길에 늘어선 닭장차들은 시위대를 막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경들이 전국에서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전에 많은 충돌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무사히 집회대오에 합류할 수 있었다. 전국에서 모인 시위대들의 수는 4000여명쯤. 아침에 출발할 때 이미 그 정도가 모여있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경찰이나 운동권이나 그 뻥은 알아줘야 한다. 생각에 최종적으로 본정리 집회에 모인 인원은 6000여명쯤이 되지 않았나 싶다. 전경은 그 배를 넘을 듯하고... 

도로에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 낯익은 이들이 많이 보였다. 다들 피곤한 기색. 오전에 많이 무리한 모양이다. 물어보니 더이상 진전된 상황은 없을 듯하고, 그 장소에서 범국민대회를 하고 정리할 듯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범대위 측과 경찰간에 방송차량이 들어가도록 허용하는 대신 더이상 집회대오가 도발(?)을 하지 않고 거기에서 정리하기로 타협을 봤다는 것이다. 그리고 3시경에 한차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본정농협쪽 골목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역시 생각했던 수순대로 진행되었다.

그러려면 도대체 여기까지 왜 들어왔는지... 단지 우리는 폭력시위대가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던가. 물론 새벽부터 왔던 이들이 했던 노력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도부는 많은 실망감을 주었다. 특히 지방에서 차를 대절하여 왔던 이들이 어떻게 생각했을지... 단지 몸대주기하러왔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집회 기조도 양에 차지 않았다. 노래로는 주한미군 철거가를 부르면서도 구호나 연설에서는 훨씬더 온화한 표현이 사용되었고, 요구사항 또한 단지 국방부 장관의 퇴진과 평화농사 보장, 미군기지 확정이전 저지 정도에 그쳤다. 대추리 안에 있었던 주민들의 범국민대회에서는 분노에 차서 자연스럽게 "노무현 정권 퇴진!" 구호가 나왔다고 하는데... 아직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그 만큼 자신들의 싸움으로 하고 있지 못한 것임이 분명했다. 단지 과격한 구호나 물리적 충돌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찝찝한 것이 사실이다.

4시경 집회가 시작될 무렵 경찰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면서 불법집회를 하고 있으니 빨리 해산하라는 방송과 함께 소음을 내고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집회를 방해하였다. 그리고 평택까지 가서도 군의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헬기의 밑바닥에 선명하게 새겨진 "경찰"이라는 글자와 그 헬기에서 뿌려진 제5067 부대장 명의의 삐라는 군경합동작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그 삐라살포는 내가 꼭 무슨 귀순을 요구받는 적군이라도 된 것인양 하는 느낌을 주어 많은 불쾌감을 주었다.

일단 그렇게 이루어진 집회대오 근처에 단지 미리 준비한 것 이외에는 물과 음식물을 조달할 곳이 없었다. 본정농협 쪽으로 물과 음료수 등을 구하러 가는 사람들과 전경들간에 많은 충돌이 있었다. 경찰은 사진을 채증하고 실실 쪼개면서 배고프고 갈증이 나는 시위대를 골렸고... 당연히 집회참가자들이 열받지 않을 수 있나. 게다가 전경들은 집회참가자들이 생수나 음료수를 사먹지 못하도록 가로막으면서 자신들에게 들어오는 생수와 부식은 꼬박꼬박 조달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일부는 분노한 집회참가자들에 의해 저지되었고... 정말 쪼잔한 경찰의 모습을 확인했다.

    

언론에서는 이번에는 죽봉을 들지 않았기에 평화적으로 집회가 진행되었다고 하였지만, 항상 이런 모습 아니었던가. 4,5일에는 바로 군경이 합동으로 용역깡패를 내세워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침범해 들어오는데 당연히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 싸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나라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되는 상황이 두렵다는 것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도로를 따라 오는 것이어서 편하면서도 허탈한 마음이었다. 오종렬 전국연합 의장은 거기에 모였던 1만대오가 나중에 올 때 10명씩만 설득해서 데려와도 10만이라고 했지만, 이런 식이라면 100만이 와도 쪽수 채우는 의미만 있을 뿐 도대체 뭘하랴 싶다.

하지만 내가 지도부라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에서 이런 생각은 단지 투덜거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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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5 02:01 2006/05/15 02:01

5 Comments (+add yours?)

  1. 지나가는 2006/05/16 01:32

    쪼잔한 경찰하니까 생각나는게(제가 전경출신이라.. 경찰서에 근무해서 시위진압경험은 별로없지만) 여중생사건 시위가 한창일때 시위끝나고 참가자들이 놓고 간 촛불 안꺼트릴려고 조심조심 지나가니까 지휘관이 그냥 밟고가라고 타박하던 기억이 납니다.

     Reply  Address

  2. 새벽길 2006/05/16 09:36

    촛불행사는 남겨진 촛불의 처리가 문제일 겁니다. 그러한 여러가지 문제로 촛불행사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밤에는 문화제로 할 수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는 듯...

    본정리에서 나오는 길에 길가에 놓인 엄청나게 많은 음식쓰레기들을 보았습니다. 집회를 위해 본정리 안에 들어간 시위대 5천여명은 대부분 먹을 것을 준비하지 못했고, 안에 가게 또한 없었으며, 편한 복장으로 왔기 때문에 쓰레기를 버리고자 해도 나올만한 쓰레기가 많지 않았지요. 물론 담배꽁초가 상당히 많이 버려졌던 것은 기억합니다. 길가에 있는 쓰레기들은 모두 평택에 동원된 2만여명 전경들이 버린 쓰레기였던 것이지요. 게다가 헬기에서 뿌린 삐라의 상당부분은 논으로 떨어졌구요. 그걸 어떻게 치우나.

    그런데도 중앙일보 등은 주민들의 말을 빌어 쓰레기도 안치우고 가는 외지인이라는 식으로 왜곡기사를 써놨더군요. 거참,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Reply  Address

  3. 지나가는 2006/05/19 10:54

    전국 전의경 상설중대가 250개 중대 3만명 정도인데 2만명이 왔으면 3분의2군여. 쩝. 제경험으로는 쓰레기는 자체수거했었는데.. 버려진 쓰레기는 일종의 노림수가 아닐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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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양 2006/05/23 11:42

    그날 집회는 저도 대략 아쉽;;
    평택서 만나니 더 반갑던데요 ㅎ

     Reply  Address

  5. 새벽길 2006/05/26 02:35

    인사만 하고 말았더랬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대열 속에 있는 것 같던데, 거기 회원이셨던가요?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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