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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허상 까발린 위험한 경영학·MBA가 회사를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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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서 <위험한 경영학>에 대해 소개를 하면서 도 함께 소개했다. 이 책들은 행정학을 공부하면서 과학적 관리론의 효용성을 믿거나 신공공관리(New Public Management)가 행정에도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행정과 경영이 비슷하며, 최신의 경영기법이 행정에도 도입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신봉하는 이들에게 좋은 깨우침을 주리라 생각한다. 물론 행정학도가 아닌 경우에도 유의미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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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경영학'을 쓰레기통에 버려라! (프레시안, 이대희 기자, 2010-08-13 오후 6:43:36)
[프레시안 books] 경영학 허상 까발린 <위험한 경영학>·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우선 경영학, 초급 수준의 경제학, 역시 기초 수준의 회계학을 배운다. 그 다음부터는 인사 관리, 재무 관리, 마케팅 관리, 생산 관리… 이렇게 '관리(Management)'의 연속이다. 심지어 '경영 정보 시스템(MIS)'이라는 전문 프로그램 관리 기술까지 배운다.
 
오늘날 '가장 실용적 학문'이라고 추앙받는 경영학을 전공한 이들이 과연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제대로 써먹는 날이 올까? 경영학의 핵심인 '관리' 기술을 이용해 부하 직원을 '관리'하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애초에 경영학은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학문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CEO 중 경영학을 전공한 이는 얼마나 될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경영학을 전공한 CEO와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에는 과연 경영 능력에서 차이가 있기는 할까? 경영학은 혹시 대학 교수의 밥벌이를 위한 '만들어진' 학문은 아닐까? 이렇게 경영학의 존재 의의 자체를 묻는 질문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출간되는 '경영학 때리기' 책들이 그것이다.
 
수백만 달러의 돈을 벌던 전직 컨설턴트 매튜 스튜어트가 쓴 <위험한 경영학>(이원재·이현숙 옮김, 청림출판 펴냄). 기업들이 앞을 다퉈 최고의 인재로 모시는 MBA 전공자가 오히려 회사를 망치는 존재라고 강변하는 세계적 경영학가 헨리 민츠버그의 (성현정 옮김, 북스넛 펴냄).

 

경영학은 허구다
<위험한 경영학>은 철학을 전공한 컨설턴트였던 저자가 기업 컨설팅의 세계에서 좌충우돌한 경험담과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 엘턴 메이오, 더글러스 맥그리거, 이고르 앤소프, 마이클 포터, 톰 피터스 등 이른바 '경영학의 대부들'이 주창한 경영 이론을 병렬식으로 배치하며 경영학의 공과를 짚는다.
 
저자가 경험한 컨설턴트의 세계는 한 마디로 말해 사기 도박판이다. 갓 대학을 졸업한 새파란 젊은이가 기업 CEO를 '협박'해 수백만 달러를 뜯어내고, 어떤 주장이든 유행이 되면 이를 이용해 다시 돈벌이 궁리에 나서는 식으로 말이다. 컨설팅의 다섯 단계는 간단히 말해 '꼬시기→빨대 꽂기→단물 빨기→끝내기→줄행랑'으로 요약된다.
 
저자는 컨설턴트로서 한 가장 중요한 일이 어떤 것이었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많은 경우 컨설턴트의 일은 회사의 한 부분에서 수행한 일을 정리해서 회사의 다른 부분에 전해 주는 것이었다. 종종 조직 내 정보 부서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고위층의 메시지를 모아서 색깔을 입히고 내용을 가다듬어 구성원에게 싫증나도록 반복했다. 대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직원들 모두가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하며, 회사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경영학자들이 '마법의 매트릭스'로 칭송하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BCG 매트릭스'도 황당함 그 자체다. 저자는 "BCG 매트릭스는 기업의 거대한 사업의 운명을 시장 점유율과 성장률이라는 두 가지 요소만으로 결정하라고 제안한다"며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영화를 보러 갈지를 정할 때에도 BCG 매트릭스가 수천 명의 일자리가 달린 상황을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변수보다 더 많은 변수를 사용한다"고 코웃음을 친다.
 
믿어도 될까. 근거가 있다. 1994년 와튼 스쿨의 스콧 암스트롱, 로데릭 브로디는 경영대학원 학생을 대상으로 BCG 매트릭스의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했다. 학생의 압도적 다수가 실제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매트릭스 결과에 따라 투자 결정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 매트릭스를 사용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오히려 자본이익률이 낮았다. BCG 매트릭스의 활용도는 원숭이에게 기업 경영을 맡기는 것만도 못했다.
 
경영 대가들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기업 경영의 마법 역시, 과장과 생략이 자의적으로 마구 뒤섞인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 경영학이란 학문 자체를 낳는 계기가 된 테일러의 저 유명한 피그 아이언 실험, 인간 중심 경영 사상을 낳은 호손 공장 실험 등은 모두 심각한 조작이 가해진 허구였다. 지금도 전 세계 경영학도들이 위대한 사상가로 칭송하는 마이클 포터 등의 '대가'들은 자신이 이전에 했던 말과 모순되는 말을 거리낌 없이 했다. 도대체 여기에 '시대를 관통하며 일관된 이론 체계를 갖춘' 학문적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누구를 위해 경영학은 작동하나
그럼에도 경영학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큰 위세를 떨치는 학문이다. 당장 한국의 오늘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단언컨대, 이 땅의 대부분의 대학생은 경영학 수업을 듣지 못해 안달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어떤 대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경영학을 필수로 가르칠 태세다. <위험한 경영학>은 이런 세태를 설명할 실마리도 제공한다. 모든 경영학의 대가는 사회를 위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경영학 대가들의 지향점은 같았다. '어떻게 하면 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내고, 노동자가 고분고분 말을 잘 듣게 할 수 있을까'.
 
이들에게 바람직한 사회 구조는 이렇다.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기업의 독점 현상이 강화되고), 이에 따라 기업은 지속적으로 초과이윤을 내며(소비자의 피해는 극대화되고), CEO는 회사의 제품에는 관심을 기울일 필요도 없고 그저 조직만 잘 관리하면 되는(그래야 컨설턴트가 돈을 벌 길이 생기므로) 그런 식의….
 
경영학에 홀리는 대학생의 바람과는 달리, 애초에 경영학은 나이든 경영자를 위한, 그리고 대기업의 독점적 이윤 추구 행위를 합리화할 목적으로 기능했다. 경영학이 위세를 떨칠수록 이런 도그마가 사회에 더 짙은 그늘을 드리우는 건 당연하다. 신자유주의화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수록 경영학을 추앙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MBA 무용론
이런 경영학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경영학의 꽃'인 MBA를 둘러싼 불만이다. 주류 경영학자 중 최고의 명성을 누리는 헨리 민츠버그는 에서 "MBA가 기업에 아무런 효용을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통렬히 비판한다. 그는 MBA가 대학의 돈벌이에만 기여하는, 비실용적인 학문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비즈니스 스쿨이 직업 훈련 교육을 위한 곳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 1988년 휴 머레이가 자신의 논문 '경영 교육과 MBA'에서 밝힌 글을 인용하면 '학문적 권위에 대한 힘은 놀라울 만큼 강력하고 지배적인 것'이었다. 머레이는 이런 흐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이와 같은 학문 위주의 풍토 덕분에 혜택을 본 사업은 비즈니스 스쿨의 사업뿐일 것이다.'
 
MBA로 이득을 보는 이는 대학뿐이라는 얘기다. 한국이 따르는 영미의 주류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늘날 경영학이 '기업 경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비쳐지는 것이 흥미롭다. 민츠버그는 'MBA 무용론'의 연장선상에서 다음과 같이 독설을 퍼붓는다.
 
"리더로서 타고난 재능을 가진 이는 따로 있다. 경영학을 아무리 많이 배운들 좋은 리더로서의 자격과는 무관하다."
"MBA는 기업 경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컨설턴트가 돼 큰돈을 빠른 시일 내에 벌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톰 피터스가 그랬다)이나 취직을 위해 수억만 금이라도 바칠 각오가 된 취업 준비생이 필요한 대학(대다수 대학교가 그렇다)에 소중할 뿐이다."
"경영자를 위한 학위(MBA)가 왜 취업 지망생을 위해 쓰이는가? 이런 학위가 학문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세상은 도대체 어떤 세상인가."
 
그러고 보니 대학 재학 시절 한 경영학과 교수도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정말로 이제는 경영학을 쓰레기통에 버릴 때다. "여러분, 경영학이 학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경영학은 기술을 가르칠 뿐입니다. 인문학이나 경제학 수업을 많이 들으세요. 기본 바탕이 탄탄히 갖춰지지 않은 사람은 곧 한계를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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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책상머리 MBA 100명보다 `관여형 매니저` 1명이 낫다 (한경, 서화동 기자, 2009-08-14 09:35)
MBA가 회사를 망친다, 헨리 민츠버그 지음/ 성현정 옮김/ 북스넛/664쪽/ 2만8000원
 
"매니지먼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매니저로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사기나 마찬가지다. 비즈니스 스쿨이 실제 매니지먼트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교육과정은 폐지하는 것이 좋다. "
 
제목(원제 Managers Not MBAs)부터 도발적인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 경영학석사(MBA)를 배출하는 비즈니스 스쿨의 교육은 실제 경영 현장을 너무도 도외시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을 뽑아 잘못된 방법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것.현장 경험이 없는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을 뽑아 분석과 테크닉 위주로 가르치는 까닭에 현장의 경험을 살려 스스로 배우고 통찰력을 발휘할 능력을 기르지 못한다는 얘기다.
 
무려 270여쪽에 걸쳐 다양한 근거와 사례를 들어 현행 MBA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저자는 "경영의 적격자는 따로 있다"며 새로운 MBA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MBA 교육 대상을 현역 매니저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이들이 경험이라는 최대의 무기를 살릴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개편돼야 하며 경험에 대한 성찰을 중심으로 강의,사례 연구 등이 진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교육을 통해 저자가 목표로 삼는 것은 '관여형 매니저' 양성이다. 분석밖에 모르는 '계산형 매니저'나 책임보다는 지위만 앞세우는 '영웅형 매니저'가 아니다. 관여형 매니저는 구성원들과 자주 소통하고 데이터뿐만 아니라 현장도 챙기며,"나는 생각하고 너는 행동한다"가 아니라 "다 함께 꿈꾸고 다 함께 행동한다"는 신조를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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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정말 쓸모 있습니까?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2009-08-14 09:18)
 
캐나다의 명문 맥길대학교의 헨리 민츠버그 교수가 내놓은 근거는 여러 가지다. 먼저, 미국의 명문 경영대학원들도 사람을 잘못 뽑는다. 지성 면에서 뒤떨어지는 학생을 뽑는다는 게 아니라 공부의 방향을 잘못 정한 학생들을 불러들인다는 뜻이다. MBA 과정 학생 중 경영 실무 경험이 있는 학생은 드물다. 저자는 매니지먼트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매니지먼트 이론을 가르치는 것은 인간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에게 심리학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꼬집는다.
 
교과 과정과 프로그램도 문제다. 매니지먼트는 과학이나 전문 기술이 아닌 '매일의 실천' 문제다. 그러나 MBA 교육과정은 어떤 사안이나 인간을 하나하나 분해해 살펴보는 분석 방식을 권장하며 경영의 모델과 기법을 인지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요즘은 관리자가 풍부한 지식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전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시대가 아니며, 사람을 어떻게 다루고 이끄는지가 관건이다. 분석이 아닌 통합과 협상, 대인 관리는 강의실에서 경영기법을 연구하고 사례를 분석한다고 늘지 않는다.
 
실제로 MBA를 따내고 기업 현장에 들어선 사람들도 MBA 과정에서 배운 것을 써먹은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MBA 명문 스쿨에는 왜 학생들이 몰릴까? MBA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취업과 승진, 보수에서 큰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스쿨은 '값비싼 인재파견 회사'로 변질했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형식화나 집권화로 인간과 조직을 통제하려 하고 철저한 계획과 실적 평가로 회사를 관리하려 드는 MBA 출신 관리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 내부의 관료주의가 점점 심해진다.
 
저자의 결론은 "현장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기업이 관리자를 교육해야 한다. 개개인의 특성에 맞으며 직무와 정확하게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저자의 대안은 이렇다. MBA 교육 대상을 현역 관리자나 경영자로 한정해라. 이들에게 현장 경험을 공부에 직접 활용하도록 장려해라. 현실과 맞아떨어지는 이론을 가르쳐라.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추도록 '마인드셋'을 교육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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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형 매니저` 양성하는 반쪽짜리 MBA가 문제다 (매경, 최은수 기자, 2009.08.14 15:09:06)
 
민츠버그 교수는 "매니지먼트, 즉 넓은 의미의 경영이란 `경험(craft), 직관(art), 과학(또는 분석)`의 세 요소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MBA의 잘못된 교육이 관료적인 `계산형 매니저`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MBA의 잘못된 세 가지 교육법 때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첫째 오류는 실제 경영현장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든 사례 연구 방식 교육이다. 이 교육법은 수업 집중도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상황과 조건이 실제 경영 상황과 크게 달라 비효율적이다. 둘째는 분석 제일주의 교육법이다. MBA는 어떤 사안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교육하지만 경영의 본질은 통합이라는 것이다. 경영이란 특정한 상황적 맥락을 고려해야 하지만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분해 기법은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셋째, 경영이란 협상, 팀워크, 비전, 리더십 등의 소프트한 스킬을 다루는 작업이지만 MBA가 지향하는 방대한 양의 전문적 분석 기법인 하드스킬(hard skill)에 묻혀 버리고 있다. 그는 "따라서 자아성찰의 경영, 통찰의 경영, 맥락의 경영, 인관관계의 경영, 변혁의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마인드셋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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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전략 MBA… 비즈니스 부실 부른다 (서울경제, 장선화 기자, 2009/08/14 17:32:12)
"이론 치중으로 이기적인 리더 양산"
경험 살리도록 교육과정 개혁 주장

 
1881년 자선사업가였던 조셉 와튼의 기부로 시작된 비즈니스 교육은 엄격한 계량화, 데이터수집, 기록축적, 통계분석, 의사결정, 사회활동 감독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전문성을 강화한 MBA는 이로부터 20여년 후인 1908년 하버드 대학이 처음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서구 경제의 급성장으로 1925년부터 약 20여년간 미국내 비즈니스 스쿨은 143개로 4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MBA취득자 수도 3,357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교육수준의 질적 하락을 면하기 어려웠다. 몇 차례 교육과정이 개선됐지만, MBA교육과정은 근본적인 대책 없이 꾸준하게 양적으로만 성장해 왔다.
 
결국 분석만 잘할 뿐 통합해 내는 전문가를 키워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MBA를 ‘분석에 의한 매니지먼트(Management By Analysis)’로 풀이하는 우스개 소리가 학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특히 언론에서 선정하는 비즈니스 스쿨의 순위가 졸업생 초봉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면서 유명 MBA 졸업장은 높은 연봉과 안정된 경력을 확보해 주는 자격증으로 둔갑하고 말았다. MBA가 ‘겸손’과는 멀어지고 ‘오만’이라는 단어와 가깝게 된 계기다.
 
전 세계 교육계 최고의 인기 상품이 된 MBA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으며, MBA 취득자들은 ‘최고의 용병’ ‘비즈니스 업계의 수퍼모델’로 불리면서 희대의 명성을 구가했다. 저자는 결국 MBA출신의 많은 경영자들은 직접적인 헌신은 회피하고 자신의 경력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이기주의자가 된 것도 부실한 교육과정 탓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그는 ‘사실 밖에 보지 못하는 계산형 매니저’, ‘이기적 성향의 계산형 매니저’,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계산형 매니저’ 등을 양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인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전 세계 불황의 원인도 따지고 보면 MBA출신의 리더들이 주범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해법은 학생 선발부터 교육과정을 전부 바꿔야 하는 개혁에 있다. 학생을 선발할 때 현역 매니저로 한정해야 하며, 이들이 현장에서 얻었던 경험을 살리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 현실과 부합된 이론을 가르치고 조직의 역량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인간과 자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영상황을 현실적 맥락과 인간관계에서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변혁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뛰어난 경영이 어떻게든 필요하다. 그런데 세상과 동떨어진 교육을 받는 사람을 리더로 맞아들인다면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내가 원하는 것은 신중하게 경영에 임하는 사람들을 배출해 내는 학교가 많이 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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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못 배운 MBA 출신들의 폐해 (서울, 문소영기자, 2009-08-15  14면)
  
‘MBA가 회사를 망친다’(헨리 민츠버그 지음, 성현정 옮김, 북스넛 펴냄)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신간이 MBA만능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 금융·산업계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저자 핸리 민츠버그는 경영학 박사이자 캐나다 맥길 대학 교수로 2004년에 쓴 ‘MBA가~’를 책으로 펴내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해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20인’ 중 9위로 뽑혔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발 경제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MBA 출신들의 경영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저자는 부적절한 MBA 과정의 폐해가 매니저가 되고자 하는 사람뿐 아니라, 회사와 그 회사들로 구성되는 사회에도 미친다고 비판했다. 고위 매니저(예를 들어 전문경영인)의 과도한 퇴직금이나, 전략적 기업합병의 실패, 기업의 부정행위 등은 모두 리더십의 파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MBA의 폐해는 왜 발생하는가. 저자는 우선 1920년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에서 판례 중심으로 교육을 하듯이 하버드 경영대학원도 각 기업의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방식을 도입한 이후로 거의 변하지 않은 교육과정을 비판한다. MBA과정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위해 토론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발언할 때 끼어들어 격한 발언을 하는 것을 서슴지 않기도 하는데, 이같은 교육풍토가 실제 경영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또한 저자는 부적합한 인재를 뽑는 것을 문제 삼았다.
 
선발기준도 비판의 대상이다. 최근 하버드 경영대학원도 직무경험을 약 2년으로 단축하고, 학부 졸업생도 일부 받아들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다 보니 이미 10년 이상 기업에 머물며 훌륭한 매니저 자격을 갖춘 사람이 MBA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배제되고, 기업 경험이 없는 젊은 MBA 출신 상사를 모시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매니지먼트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매니지먼트를 가르치는 일은 인간을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 심리학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또한 경영대학원들이 입학시험(GMAT· 수학시험)과 대학성적 중심으로 입학기준을 내세우고 있어 우수한 매니저가 아니라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훌륭한 관리는 숫자나 통계 같은 수학과 과학에 의존하기보다 직관, 경험, 통찰에 의존해 상황을 이해하고 통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관리자로서 군림하기보다는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협조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MBA 교육의 목적은 취직이나 급여를 위한 것이 아니다. 경영대학원의 임무는 경영의 실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사려 깊은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저자는 2002년 국제적 비영리 교육기관 아스펜 연구소가 13곳의 유명 MBA 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기업과 사회에 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주목했다. MBA 학생들은 고객의 니즈와 상품의 품질보다 주주 가치의 극대화가 주요 책임(70%) 이라고 말했고, 이 결과를 제시하며 저자는 “MBA 학생들이 배우지 못하는 것은 ‘윤리’다. ”라고 지적했다.
 
책은 1부에서 MBA교육과정과 대상 선발의 문제점을 시시콜콜하게 지적하고, 2부에서는 MBA교육을 개선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MBA가 되고 싶은 학생이나 경영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교, 유망한 인재를 확보하고 싶은 열망으로 MBA 출신들을 채용하는 기업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중간중간에 주요한 사례들을 회색박스에 넣어두었는데, 이 회색박스가 엑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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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모르는 ‘MBA’는 경영의 적격자 아니다” (시사저널 [1036호] 2009년 08월 26일 (수)  조철)
경영진으로 MBA 출신 내세운 기업의 실패 원인 분석해 
 
외국 유명 대학교에서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MBA를 취득해 귀국한 유학생들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시대가 있었다. 한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던 시기에 중견 기업들은 도약을 위해 좀더 나은 인재를 필요로 했고, 인재를 고르는 데 MBA를 취득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MBA를 믿고 맡긴 일이 실책으로 돌아오고, 헛수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MBA 출신이 회사를 휘저어놓는 바람에 문 닫는 기업도 생겨났다. 믿었던 ‘인사(人事)’가 ‘망사(亡事)’가 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월스트리트 저널>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 20인’에 선정된 헨리 민츠버그 교수는 “실적 미달 기업 경영진의 MBA 출신 비율이 92%였다”라며 숭배하던 경영 방식에서 깨어나기를 바랐다. 그는 거의 모두가 신봉해 온 MBA의 근원적인 문제까지 파헤친 (원제 ; Managers Not MBAs)를 펴내면서 경영 일선의 잘못된 인식이나 교육 현장의 구 시대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MBA 과정이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조직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을 선발해 과거의 사례 분석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정작 ‘실전에 필요한 경영 능력’을 배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드러난 문제점을 보자. MBA에 데인 기업은 MBA라는 간판만 보고 ‘잘못된 사람’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매니지먼트, 즉 넓은 의미의 경영은 ‘경험·직관·과학’의 세 요소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론에 치중한 경영은 관료적일 뿐 아니라 ‘계산형 매니저’를 낳는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육받았다고 해서 자신이 직관력이 탁월한 통찰가인 양 행동하는 ‘영웅형 매니저’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다.
 
MBA 출신이 ‘잘못된 방법’을 쓴다면, 그 기업이 망하는 것은 ‘100프로’이다. 그들이 배웠다는 경영 기법이 어떤 특정한 상황과 긴밀히 연결되지 못하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특정한 상황에 맞춰 변경, 조정할 수 있는 기법을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자에게는 기업을 존속시킬 의무가 있다. 그런데 기업을 유지시키는 도구라는 것이 관료주의와 형식화에 젖어 직원들의 행동이나 통제하는 것이라면 문제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계획, 시스템, 실적 평가 등을 도구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도구에 대해 충분히 배웠다는 MBA 졸업생이 실무 현장에서 이론을 직관과 경험으로 상쇄하지 못한 채 기업의 경영자가 되면, 그 기업도 역시 통제와 형식화에 치우침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기업들이 실패하지 않고 MBA 출신 등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유능한’이라는 헛될지 모를 수식어가 붙은 인재보다 ‘현명한’ 인재, 즉 사려 깊고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고루 갖춘 사람을 찾을 것을 권했다.  그런 사람을 키운다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는데, 그것은 ‘IMPM(International Masters in Practicing Management ; 국제 경영 실습 석사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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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경제이야기]‘MBA유능’ 신화에서 깨어나라 (내일, 김형선 기자, 2009-08-28 오후 12:44:59)
실적 미달 기업 경영진의 92%가 MBA
 
“우리는 그동안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실수를 저질렀다.” 하버드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학장 제이 라이트는 100주년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MBA교육과정의 문제점을 반성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20인에 꼽힌 바 있는 저자 헨리 민츠버그는 “실적 미달 기업 경영진의 92%가 MBA”라고 말한다. 저자가 MBA에 붙여준 별명은 ‘비싼 인재 파견 회사’다.
 
MBA과정의 문제점을 한마디로 한다면 ‘경영을 해봤거나 할 생각도 없는 사람을 데려와 실제 경영과는 별 상관이 없는 공부를 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을 만난 적도, 만날 생각도 없는 사람을 데려와 심리학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고도 표현한다. 그런데도 MBA는 부적합한 사람들에게 큰 특권을 주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일단 MBA에서 받아들이는 인재부터 문제가 있다.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부자가 되기 위해 학교를 선택한 것이지, 매니저로서의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학교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경영자가 될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 MBA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그런 인재를 받아들인 후 실시되는 교육과정에도 문제가 있다. 경영은 통합이지만 MBA 과정의 핵심은 분석이다. 재무관리나 인적자원 관리 등을 배우지만 현장에서는 쓸모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경영에서는 팀워크, 비전, 협상력 등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자질은 MBA과정상에서는 무시되는 경우가 흔하다.
 
저자는 MBA가 보다 현실에 가까워지기를 촉구한다. 그리고 기업들에게는 ‘유능한’이라는 헛될지 모를 수식어가 붙은 MBA 출신보다는 ‘현명한’ 인재, 즉 사려 깊고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고루 갖춘 사람을 경영자감으로 권했다. 사실 미국에서는 MBA 문제점이 언론에서도 지적되는 등 ‘변혁의 최우선대상’임이 공지의 사실이다. 혁신을 꾀하는 움직임도 일부 포착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MBA 출신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경우가 흔하다. 이 책은 MBA 만능주의, MBA 엘리트주의가 넘치는 한국 사회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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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16:56 2010/08/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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