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복잡한 심정

View Comments

1. 진보블로그 메인에 보니

  

2006 월드컵을 국풍 2006이라고 지칭한 중얼님의 글이 올라왔다.

사실 상당히 심한 수준이긴 하지만, 국풍81에 비유할 정도는 아닐 듯 싶다.

물론 메인에 있는 글의 논지에는 동의하지만, 사람들은 답답한 일상 속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고, 여기에 대중매체들이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본 TV 뉴스는 방송의 절반을 월드컵에 할애한다.

나도 어제 미국-체코의 경기를 보다 잤고, 일본-호주의 경기를 보면서는 호주가 막판 10분을 남겨두고 역전에 성공하자 박수를 쳤다. 그 만큼 축구 승부가 주는 맛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국대 경기와는 조금 다른 의미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거리응원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응원을 통해 무엇인가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함성을 지르는 것에서 쾌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집회장에서 함께 하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이를 일부러 조장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에 있지 않나 싶다.

역시 문제의식이 짧다 보니 논리적으로 설명하진 못하겠다. 

  

그럼에도  방송사들의 방송태도는 정말 오바의 극치다.

모든 채널에서 축구관련 방송을 하면 도대체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무엇을 보라는 말이냐.

유선이라도 있는 집은 차라리 낫다. 공중파에서 모두 월드컵이 채널 독점하는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을텐데...

이러한 경쟁상황이 과연 효율적인지도 따져보자. 시장에 맡기면 최적의 선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월드컵 방송은 잘 보여준다. 한마디로 시청자의, 수요자의 채널선택권을 봉쇄한 것이다. 그래서 유선이 있다고? 공중파방송과 유선방송이 담합한 건가?

하긴 동생네는 이번에 유선을 달아야 할까보다라고 한탄을 하더라.

   

6월 12일자 서울신문의 백무현 님 만평은 월드컵 방송의 문제를 잘 보여준다. 정말 졌다!

물론 오늘 것도 예의 풍자적이다. 아마 북한도 딜레마일꺼야.

 

[서울만평] 2006. 06. 12

 

[서울만평] 2006. 06. 13

 

2. 이혜영 박사가 광운대에...

원래 월드컵과 관련된 글을 쓰려는 것이 아니라 행대 박사과정 학술제 행사 안내문을 보고 이혜영 박사가 광운대에 자리 잡은 것에 대해 쓰려고 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서도 먼저 교수자리를 잡은 이들을 보면서 드는 심정은 복잡하다.

나도 늦긴 했지만, 행정학 공부에 전념했으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그렇게 교수가 되면 뭐하나 하는 생각, 행정학 공부는 왜 하나 하는 생각에서부터 이 나이에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 등...

  

그러고 보면 지나치게 광범위한 것에, 그리고 내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사안에 신경을 쓴 것은 아닌지 싶다. 내가 다재다능하거나 역량이 출중한 사람도 아닌 바에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사람들 눈에 너무 신경을 썼달까.

이렇게 나이만 먹어가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우선순위를 정해서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을 신속하게 끝내고, 상대적으로 중요한 것들에 많은 시간을 배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이 나이가 먹도록...

최정규 선배는 50이 넘어서 연수원지기를 하기 위해 독일에서 남원으로 내려왔다. 그것도 월드컵이 독일에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에 헌신적인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나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싶기도 하다.  

   

사실 내가 가고 싶은 길과 이혜영 박사가 가는 길이 같지는 않지 않은가.

내 삶에 만족하면 되는 것인데, 아침부터 맘 속이 복잡했다.

아침이면 별별 생각과 결심을 다 하다가도 밤이 되면 후회를 한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다짐체로 글을 끝내는구나. ㅡ.ㅡ;;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6/13 09:18 2006/06/13 09:18

3 Comments (+add yours?)

  1. 홍실이 2006/06/13 14:01

    학생 때, "한알의 불씨가 광야를 불사르다"에서 팔로군 사령관 주덕이 군벌의 생활을 정리하고 독일로 떠나 공산당 활동을 시작한게 30대 중반이라는 사실을 알고 깊은 감화(?)를 받은 적이 있어요. 뭐 별로 위로는 안 되겠지만, 뭘 위해서 현재를 저당잡히며 살기보다는 그냥 현재에 충실한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생계 문제가 나오면 좀 복잡해지긴 합니다만... ㅡ.ㅡ 어쨌든 당원 동지 힘내십쇼!

     Reply  Address

  2. molot 2006/06/13 20:45

    레이몬드 윌리엄스던가? 단기적 조건과 장기적으로 타협해서는 안된다 그랬데요. 제가 이런 말할 주제는 아니긴 하지만--;; 지난 주말에 로자누나랑 야구 본 담에 신림동에서 저녁먹으면 선배한테도 연락할까 했었는데 신촌으로 넘어와버렸었네요. 곧 한 번 뵙고 한잔~

     Reply  Address

  3. 새벽길 2006/06/13 22:31

    주덕과 같은 좋은 사례(?)들을 보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을 수 있지만, 혁명가들은 어차피 저와는 길이 다른 사람들이고, 조금 평범한 사례를 보자면 부담스러운 예들밖에 없어서요. ㅡ.ㅡ;;
    아무튼 바로 지금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정석인 듯해요. 사실 대기론(일단은 운동을 떠나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기다렸다가 나중에 운동에 기여하겠다는 논리)이 실증된 경우는 거의 없었지요. 바로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운동에 기여할 수 있어야 나중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윌리엄스의 말이 맞아요.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언젠가 참세상에서 혁명가의 한마디를 모집할 때 그걸 썼어요.
    지난 주말에는 어머니 생신 땜에 광주에 내려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어차피 연락했어도 보지 못했을 거예요. 암튼 한잔 합시다, 한잔만...

     Reply  Addres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gimche/trackback/119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