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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기관사들의 근무여건을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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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승무시스템으로) 돌발 상황을 혼자서 모두 해결해야하니 더 부담감이 크다. 이런 변수에 잘 대처하지 못해 발생한 민원은 곧바로 근무 실적에 반영된다. 특히 지하철이 고장 나거나 지연 운행을 하게 되면 그 것 역시 기관사의 책임이다. 따라서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크다.
 
그물처럼 얽힌 근무 시간 때문에 병가나 휴가를 쓰기 어렵고, 근무 교대하기도 힘들다. 이 같은 공포감과 고독감, 막중한 책임성이 교차하는 근무 환경이 기관사들의 공황장애를 낳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 주장이다.
 
가톨릭대 산업의학센터가 2007년 서울도시철도공사 기관사 8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건강검진 결과, 기관사들의 공황장애 유병률이 0.7%로, 일반인 0.1%의 7배나 됐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무려 8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많은 기관사들이 폐쇄된 지하공간에서 근무하는 데다 가벼운 공황장애라도 운행 중에는 잠시도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근무조건이어서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인사사고 등 중대한 열차사고를 겪은 기관사조차도 상담이나 진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레일 관할 전철역 승강장 및 일반선로 구간에서 발생한 사상사고 건수는 980건이었으나 회사의 지원으로 이뤄진 상담·진료는 단 1건도 없었다. 같은 기간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전철역 투신사고도 각각 145건, 104건이나 됐으나 역시 회사가 지원한 상담·진료는 각각 0건, 5건에 그쳤다."
 

오늘자 신문들은 그나마 어제와는 달리 사고로 인한 승객들의 불편을 얘기하는 건 없고, 대부분 문제의 본질을 짚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노컷뉴스 기사는 도시철도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항들은 이미 지난 몇년간 노동조합에서 꾸준히 제기해왔던 것들이다. 꼭 이런 사고가 난 후에야 관심을 갖게 되는 걸 어떻게 봐야 하나?
 
그러고 보니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 노사가 해고자복직에 합의했다고 한다. 인천지하철 해고자들도 복직하고... 어쩌면 여기에 이번 사고도 작용했을지 모르겠지만,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자화자찬에 칭찬 일색이란다. 박원순 시정 하에서 서울도시철도는 이전과 달라질 수 있을까? 여전히 지방공기업 경영평가가 이들을 옥죄고 있고, 실적 위주, 효율성 중심의 경영전략은 바뀌지 않았다. 이젠 뭔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해고자 복직은 이미 이루어졌어야 할 사안들이고,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해 투쟁해온 이들의 결실이라고 봐야 한다. 이걸 가지고 생색내기보다 도시철도에 내재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085613
누가 그들을 지하철 선로에 떠밀었나? (노컷뉴스, 2012-03-14 05:00 CBS 권민철 기자)
공황장애로 자살한 지하철 기관사, 근무여건 살펴보니…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0314009005
공황장애 일반인의 7배… 기관사 ‘고통의 질주’ (서울신문, 신진호 기자, 2012-03-14 9면)
폐쇄된 지하서 근무해 악화…코레일 6년간 사고 980건
 
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12/03/13/0701000000AKR20120313186900004.HTML
'공황장애' 이기려 애썼지만…회사는 묵묵부답 (연합뉴스, 차지연 김지헌 기자, 2012/03/14 04:34)
지하철 투신 기관사 유족ㆍ동료 "그렇게 힘들어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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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4 09:12 2012/03/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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