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남긴 문제들
미국 대선이 끝났다. 전체 득표율은 1%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지만, 경합주로 분류된 11개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하고 모든 주에서 오바마가 승리함으로써 내 예상대로 선거인단 수 차이는 100명이 훨씬 넘게 되었다. 어제자 경향은 롬니의 패배 원인으로 폴 라이언 부통령 지명, 47% 발언, 선거 낙관을 꼽았다. 하긴....
아무튼 다른 무엇보다 이번 미국 대선이 남긴 문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돈잔치와 유세 쏠림 현상, 이런 문제들은 승자독식 간접선거제도에 기인한다. 이런 문제들조차 제대로 바꾸지 못하는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는지...
----------------------------------------
미국 대선을 지켜보는 재미 2012/11/05 22:14
한국도 대선 여론조사를 하지만, 신뢰도 안되고 앞으로 변화할 여지가 많으니, 게다가 유력 후보 가운데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없으니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미국 대선은 나하고 무관하지만 정말 흥미진진하다. 아래와 같이 여론조사가 이리 광범위하게 자주 행해지는 것은 미국 정치의 특성일 테지만, 여론조사가 선거 결과를 비슷하게 예측한다는 점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꺼리도 있다.
우선, 이 여론조사라는 게 현실의 쟁점들을 잘 반영한다는 점이다. TV토론을 했을 때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얘기하는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다. TV정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수천만의 대중 앞에서 논쟁하고 그 결과가 여론조사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허리케인 샌디에 대한 대응, 유력인들 또는 유력 신문들의 지지선언도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다. 무슨 쟁점이 터지게 되면 그에 대해 후보들이 어떠한 대응을 했는지를 가지고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쯤되면 여론조사 정치라고 할 만한데, 사실 여론이 이리 민감하지 않는 정치가 더 문제 아닐까.
미국 정치를 매우 후진적인 시스템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지켜보면서 그 넓은 나라에서,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금권선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겠지만, 나름의 대응성을 보여주는 시스템에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여기에 노동과 생태의 쟁점, 미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 사회적 소수자의 자기발언은 빠져 있고, 아예 의제설정도 되지 않는 무의사결정(non-decision-making)이 대선시기에도 행해진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민중의 목소리를 배제된 상태에서 선거가 치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전제하고 미국정치를 보게 되면 꽤 볼꺼리가 있는 셈이다.
그나저나 미국 특유의 승자독식 간선제 시스템에 의해 여론조사나 지지율, 득표율을 가지고 실제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자칫 2004년의 재판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막판에 하늘이 오바마를 돕는 사태, 즉 허리케인 샌디, 실업률 발표 등으로 인해 그렇게 되진 않을 듯하다.
여전히 미국 언론들은 선거결과 예측에 신중하다.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9시부터 지역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표되는 개표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나는 오바마가 낙승을 거두리라 예측한다. 저번 베네수엘라 대선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보는 거다. 차이가 있다면, 지지율 차이는 많지 않겠지만, 경합주에서 오바마가 대거 승리하면서 선거인단 획득 수에서 100명 이상의 차이가 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예측을 보여주듯이 여론조사 결과는 오바마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물론 난 그 전부터 예견했지만 말이다. 뭐, 틀려도 어쩔 수 없고...
선거는 참여하면서 이기는 게 제 맛인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국 대선은 구경만 할 수 없기에 별로...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2/11/05/0505000000AKR20121105174500009.HTML
<美대선 D-1> 여론조사서 `롬니 우세' 안보여
9∼12개서 오바마 1∼5%P 앞서, 3∼4개는 동률
당선예상 오바마 52%, 롬니 30% <퓨리서치>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