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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진보신당 대표단 선거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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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진보신당 대표단 선거가 끝났다. 선거 진행과정에서 나왔던 얘기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은가 싶다. 물론 그간 당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었기에 제대로 분석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평가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1. 우선 독자파와 통합파, 하나로파가 연합하여 공동선본을 꾸렸음에도 당 대표 선거에서 40%가 조금 넘는 득표밖에 거두지 못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동선본은 당내 다수가 연합하였지만, 조직적인 활동을 보이지 못했고, 이용길 후보 개인의 역량과 리더십을 소개하는 차원의 선거운동밖에 하지 못했다. 당내 정치조직이 뭉쳤다면 그 조직의 대표로서 조직의 내용을 설파하는 식의 선거운동이 필요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건 이들 공동선본을 구성한 조직들의 취약성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으나, 나에게는 그럴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의 위기와 전환기의 시기에 과거 당이 해왔던 활동에 대한 평가와 함께 새로운 쟁점과 당이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 과제를 김현우 후보에게 넘기고 안정감과 통합성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조직력이라도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을 장악하지 못하여 이용길 후보 개인을 부각시키는 선거운동밖에 할 수 없었던 듯하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공동선본을 구성했던 이용길 장석준 후보와 이봉화, 박은지 후보는 그 내용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것은 과거 활동에 대한 평가의 차이와도 연결되어 있다. 또한 사실상 노동조합운동 내의 중앙파 영입론이라 할 수 있는 노동중심의 진보정당론에 대해서도 생각의 결에 차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함께 공동선본을 구성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에 대한 공동선본 내의 평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당 대표 선거 득표율에서 보면 당원들은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은 듯하다.
 
2. 내 생각과는 달리 공동선본에서는 김현우 후보의 돌풍에 대해 상당히 당혹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직도 없이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선본을 위협했으니 말이다. 이에 대해서도 공동선본은 김현우 후보의 득표가 의미하는 바를 엄중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김현우 후보가 선거과정에서 자신과 문제의식을 같이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선본뿐만 아니라 조직을 꾸리고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단지 온라인 선거운동과 후보토론회 뿐만 아니라, 지역 책임자를 마련하고 이를 중심으로 각 지역별로 적극적인 선거활동을 했었다면 진정한 이변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다. 어쩌면 김현우 후보는 선거판의 쟁점만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치고 당선까지는 무리라고, 아니 당선이 되면 책임지기 어렵다고 생각했을지 모를 일이다. 
 
김현우 후보가 제2의 홍세화 대표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득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 활동가라면 이론활동을 무시해선 안 된다. 단지 실무에만 능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견해를 잘 표현하고 공론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진보정당을 비롯한 진보진영 전반에 퍼져있는, 이론 없는 실무는 지양되어야 한다. 
 
3. 구 사회당 계는 대표단 선거는 물론 전국위원 선거에서 대부분 낙선한 결과 사실상 자신의 목소리를 대변할 장을 거의 상실하게 되었다. 부대표로 출마한 이해림 후보가 얻은 852표(21.8%)의 지지는 사회당 계가 보유한 당내 자분을 보여준다. 하지만 당 대표단 선거 결과 이들의 목소리가 표출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무소속 김순자 후보 탈당과 그 선거운동을 했던 것에 대한 평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함에도 이를 완전히 배제하는 선거판이 과연 적절한가 생각해봐야 한다.
 
진보신당을 비롯하여 진보세력은 끊임없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주장해왔다. 현재의 소선거구제 중심의 선거에서는 소수세력이 진출하기 어렵고, 그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는 사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 대표를 지역 대표로 뽑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었다. 이와 동일한 논리를 당내 선거에도 적용한다면 지금의 전국위원 선거는 당 대표 선거로 보면 40% 정도의 지분밖에 없는 세력이 사실상 대의기구를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후에는 가능하면 의견그룹을 활성화하여 전국위원 선거의 경우 의견그룹별 명부에 따라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구 사회당 계가 적극적으로 받아안기를 희망하고...
 
4. 김현우 후보의 문제제기를 제외하고는 당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의미있는 쟁점은 형성되지 않았다. 다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선거활동이 이루어졌다.
 
독자파, 통합파, 하나로파 사이의 의견 차이는 다시한번 선거과정에서 다루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공동선본으로 묶였기에 이 쟁점은 사라져 버렸다. 아마 향후에 진보신당이 삐걱거리거나 진보정의당과의 통합논의가 제기되면 다시 한번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다.
 
정진우 후보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헌신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사실상 비정규직 투쟁을 중심에 두고 당을 수단화하는 듯한 활동을 보였던 것에 대해서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과거 당내 민주주의에 많은 논란을 야기했던 과거 비대위 시절에 대한 평가를 정진우 후보에게 질의하는 게 필요했는데, 이 또한 없었다. 이런 부분은 장석준 후보가 했어야 하는데, 일부러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간과했던 것일까.
 
5. 생각나는대로 적어봤다. 어제 오랜만에 당원들을 보면서 얘기나누었던 부분을 내 나름대로 정리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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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3 14:04 2013/02/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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