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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움 / 줄리엣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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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엘리시움을 떠올리다.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66178
 
설국열차를 보러갔다가 포스터로 본 엘리시움은 정말 근사한 SF로 보였다.
그래서 이것만은 반드시 보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넘 허무하더라.
맷 데이먼이 나오고, 디스트릭트 9의 감독이 만들었는데, 겨우 이 정도라니...
미래에도 평등한 세상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엘리시움의 보안이 그리 허술할 수가 있나? 낙원을 만드는데 그리 투자를 했고, 지상의 거주민과의 계급격차가 그리 심하다면, 당연히 최우선 과제가 바로 보안과 치안일 터이다. 이건 어찌보면 전형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걸 놓친 건 치명적이다.
물론 2시간이 채 못되는 분량에 얘기를 다 하려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그렇다면 몇 부작으로 찢어 만들던가.
 
혹자는 의료민영화, 의료격차의 미래를 다루었다고 하지만, 아무리 엘리시움이라도 집집마다 의료 캡슐을 두는 비현실적인 설정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더라. 낙원이라도 효율성을 감안해야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은가.
 
미래의 사회는 그게 유토피아가 되었든, 디스토피아가 되었든, 시스템의 사회일 거라 생각한다. 한 개인, 영웅, 슈퍼 악당에 의해 사회가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그런데 엘리시움에서 총리격으로 나오는 델라코트가 쉽사리 쿠데타를 일으키고, 맥스나 칼리리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로 나온다. 물론 짧은 시간에 주인공을 부각시키고, 이들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끌고나가려다 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SF 특유의 그럴싸한 개연성 자체를 뭉개는 게 안타까웠다.
 
좀 괜찮은 SF영화는 언제나 나오려나. 스타트렉 다음편을 기다려야 하는건가. 아님 걍 책이나 미드로 만족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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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에게 보내는 편지, 우연히 본 영화가 나름 재미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다.
 
http://en.wikipedia.org/wiki/Letters_to_Juliet
'Letter to Juliet', 이런 류의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다른 누군가와 함께 본다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주연이다.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그녀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가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다. 누군가가 떠올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그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영화는 클레어의 50년 전 사랑인 로렌조를 찾아주는 미션이 주를 이룬다. 이 대목에서는 뜬금없이 영화 '김종욱 찾기'가 떠올랐는데, 나만 그랬나?
 
대략 결론이 어떻게 될지 뻔하고, 누구나 충분히 예상할만한 얘기가 전개되지만, 그래도 흥미롭다. 이 영화에 나오는 설정과 대사들은, 나는 별로 읽어보지 못했지만, 하이틴 로맨스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소녀적 감성을 건드린다고 해야 하나. 이런 사랑을 꿈꾸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 특히 여성들 중에...
 
줄거리는 이러하다.
"그 곳 베로나엔 아직도 사랑으로 고민하고 아파하는 많은 소녀들이 줄리엣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지를 적어 붙여 놓는 '줄리엣의 벽'이 있다. 그리고 그 편지 하나하나에 정성스런 답장을 써 보내는 '줄리엣의 비서'들이 일을 하고 있다. 뉴욕의 잡지사에서 일하며 언젠가 자신의 글이 잡지에 실릴 날을 기다리는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약혼자와 함께 베로나를 방문했다가 이 '줄리엣의 비서'들과 친구가 된다.
우연히 50여년 전 한 소녀가 줄리엣에게 쓴 편지를 보고 이에 답장을 쓰게 된 소피는 그녀의 편지에 용기를 얻어 옛사랑을 만나기 위해 이탈리아를 찾은 편지의 주인공 클레어와 조우하게 된다. 그리고 소피는 클레어 그리고 그녀의 손자 찰리와 함께 50여년전 클레어의 첫 사랑이던 로렌조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
 
클레어가 막상 첫사랑이었던 로렌조를 만나게 되었을 때 내뱉는 말이 인상적이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이는 없을 거다.
“I’ve been completely ridiculous. He knew me when I was 15 years old, a girl. That fiel’s gone.”
“내가 어리석었어. 15살 때 나를 기억할 텐데 이 모습을 보일 순 없어.”
 
그리고 로렌조가 하는 말이기도 하고, 줄리엣의 비서로서 소피가 남긴 글에서도 언급된 문장.
“When we are speaking about love, its never too late.”
“사랑을 얘기할 때 늦었다는 말은 없소.”
 
누가 그걸 모르나. 중요한 건 용기겠지.
 
마지막으로, 소피가 썼고, 영화의 후반부에 클레어가 결혼식장에서 읽은, 줄리엣의 답장에 대해 언급하면,
영화에서 소피가 엄청 정성스레 장문의 답장을 쓴 걸로 나오는데, 나중에 읽은 걸 보니 고작 10줄도 안 된다. 물론 이 정도 문장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고, 한 개인의 선택을 바꿀 수 있겠지만, 넘 짧다.
그리고 자막상이지만, 이 함축적인 영어대사를 멋지게 의역한 것도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영어 실력이 너무 짧다는 걸 다시한번 느꼈달까. 아무래도 난 문학청년은 못되는 모양이다.
 
Dear Claire, 'What' and 'if' are two words as non threatening as words can be. But put them together, side-by-side and they have the power to haunt you for the rest of your life. 'What if? 'What if? What if?' I don’t know how your story ended but if what you felt then was ‘true love’, then it’s never to late. If it were true then, why wouldn’t it be true now? You need only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I don’t know what a love like Juliet’s feels like; a love to leave loved ones for, a love to cross oceans for. But I’d like to believe if I ever were to feel it, that I’d have the courage to seize it. And Claire, if you didn’t, I hope one day that you will. All my love,
Juliet
Claire (Vanessa Redgrave), Letters To Juliet

클레어, 지난 인생에 대한 아쉬움은 누구나 있지만, 정말 소중한 걸 놓쳐 버렸다면, 그 미련은 평생 가슴에 돌덩이로 남죠.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할 수 있다면…? 되돌릴 수 있다면…? 이제 50년 전 선택은 기억에서 지워 버리고 사랑에 대한 한 가지만 기억해요. 사랑에 늦었다는 말은 없다…. 그 사랑이 진실이었다면 절대 변하지 않아요. 이젠 용기를 내세요. 가슴의 소리를 따라가는 거예요. 줄리엣의 사랑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때로는 가족을 떠나고 먼 바다를 건너야 한다 해도 그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만 있다면, 저라면 용기를 내어 그걸 잡겠어요. 눈물로 엇갈린 운명, 용기로 되돌릴 수 있어요. 당신의 힘이 될게요.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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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0 16:43 2013/09/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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