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전화 인터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 관련
2014년 한 해의 첫 공식일정을 엊그제 발표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과 관련한 전화 인터뷰로 채웠다. 그것도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답변을 준비하느라 한 시간 정도만 자고 일어나 일찍 연구소로 출근했다. 7시 반에 전화한다는데 스마트폰은 저번에 해보니 통화상태가 좋지 않아서 유선전화로 받으려고 7시 전에 집을 나선 거다.
근데 tbs 이 아침프로는 출연료가 없는 모양이다. 소소하게나마 나올 줄 알았더니... 멘트 따는 거 빼고 전화 인터뷰나 토론 프로에 나갈 때 출연료가 없었던 경우는 없었는데, 이 프로는 예외다. 쩝... 괜시리 무료노동을 한 기분이다.
암튼 인터뷰 덕분에 12월 31일에 나온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과 공공기관 부채감축계획 운용 지침, 그리고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 지침에 대해 제대로 분석할 수 있었다. 그냥 실행계획 정도가 아니라 공공기관 노동조합과의 전면전을 위한 메뉴얼이라고 해야 하나? 곳곳에 논란이 될 수 있는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정상화 대책에 대해 저번 12월에 워킹페이퍼를 썼기 때문에 따로 이슈페이퍼를 쓰는 건 지나친 것 같고 - 밀려 있는 다른 일을 해야 하기에 시간도 없다 - 이에 대해 검토한 사항을 공공기관 사업본부 성원들과 논의해봐야겠다.
국민일보는 올해를 '공공기관 개혁의 해'라고 하면서 관련 기사를 써내고 있고, 동아일보도 철도파업 매도의 여세를 몰아 '공공기관 이대로는 안 된다' 기획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박근헤 정부의 공공기관 및 공공기관 노조 때리기가 지방선거 기간을 제외하고 내내 화두가 될 듯하다. 어떻게 우리의 프레임을 짜고, 정상화 프레임을 바꿔낼 수 있을까? 전반적인 민영화 문제도 검토해야 하고...
아, 졸린다. 10시부터 전태일 다리에서 있는 민주노총 차원의 공동 시무식 가기 전에 한숨 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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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교통방송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 인터뷰 :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 관련(2014.01.02)
1. 정부가 31일 방만경영 가이드라인을 밝혔습니다. 공공기관 임직원의 복지를 공무원 수준으로 조정하고 필수 자산을 빼고 모든 자산의 매각을 검토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말씀하신 가이드라인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후속조치로서 나온 건데요, 우선 공공기관정상화라고 하면 지금까지 공공기관이 비정상이었다고 전제하는 것인데, 언제부터, 어떻게, 왜 비정상이었는지, 공공기관에 대한 진단 자체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미 정부는 지난 5년 내내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이라고 하면서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근절하는 데 노력해왔는데요, 이번에 또다시 방만경영의 이슈가 제기된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물론 공공기관 부채는 잘 관리되어야 하고, 방만경영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제시하는 공공기관의 8대 방만경영 유형ㆍ사례가 공공기관 비정상의 대표적 사례이고 최우선 해결과제인지는 의문입니다. 공공기관의 탈법, 위법 사례도 넘쳐나기 때문이죠.
또한 정부가 중점관리하고자 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를 모두 삭감한다 해도 한해 수백억원 절감에 그친다는 점에서 정부의 대책이 공공기관 부채문제를 해소하는 데 그리 큰 역할도 하지도 못합니다.
또한 필수 자산을 빼고 모든 자산의 매각을 검토하라는 것도 헐값 매각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와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 없이 정부가 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220% 수준인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0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건데 이 방식대로라면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2012년 현재 295개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부채/자산)은 208%이고,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재무관리계획 작성 41개 기관의 부채비율이 221%, 부채관리 중점관리 대상 12개 기관의 부채비율이 324%입니다. 결국 41개 기관의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0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건데, 이번 12월 31일에 나온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과, 부채감축계획 운용지침에 나온 것처럼 공공기관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쥐어짜다 보면 이 목표 달성은 가능할 듯 합니다. 문제는 이에 따른 부작용이겠지요.
2. 핵심이 부채감축을 위한 필수 자산을 뺀 나머지 자산의 매각입니다. 부채해결을 위해 알짜 자산까지도 매각하겠다는 건데, 이 같은 접근법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수적인 자산은 빼고 나머지는 매각을 원칙으로 하라고 하는데요, 문제가 상당히 많습니다.
공기업의 경우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롭게 추구해야 합니다. 수익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거죠. 그런데 매각시 수익성 등을 고려하여 우량 자산을 우선 매각하라고 하고 있어요. 공기업이 공공서비스 제공을 통해 수익을 남길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상당히 어려운 조건에서 이 방침은 헐값매각 시비는 물론 국가적 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공기업들을 적자투성이로 만들겠다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미래 기관 발전을 위해 활용되어야 할 자산이 없으니 나중에는 적자를 명목으로 없어지거나 민영화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공공기관 자산 매각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추진된 바 있는데요, 공공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 매각 대상 선정이 곤란하다는 점 등으로 현실화된 예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한 알짜 자산을 대기업들이 인수하면서 헐값 매각, 재벌 특혜 논란 또한 붉어졌습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불경기 속에 제값을 받고 팔기가 가능할까라는 우려도 드는데, 실효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 지침에선 헐값 매각 시비 등이 나지 않도록 법적ㆍ제도적 절차를 준수하라고는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자산매각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매각 과정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인 경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과 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 공공기관의 자산이 동시다발적으로 매물로 쏟아져나오게 되는데, 아무리 알짜자산이라고 해도 이를 매각하려고 하면 제값받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더욱이 부채 중점관리 대상 18개기관은 1월말까지 사업조정, 자산매각, 경비절감, 수익극대화 등 부채감축을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서 기재부에 제출해야 하고, 14년 1월부터 8월까지의 부채감축실적을 9월말에 평가받게 됩니다.
부채감축 시한에 맞추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핵심 자산을 매각할 우려가 있지요. 공공기관 입장에선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꼼꼼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결국 부채감축만을 목표로 하여 공기업들이 헐값 매각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성한 셈인데, 실효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요.
-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우선 부채 감축에 지나치게 매몰되어선 안됩니다. 부채 감축과 자산의 적극적 매각을 중심에 놓는 정책이 바뀌어야 합니다. 부채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다 보니 공공성 유지 내지 강화방안이 보이지 않고, 기관 설립목적에 맞는 고유의 사업을 어떻게 잘하고,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어떻게 잘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자산 매각에 나서야만 한다면 기관의 향후 발전에 활용될 수 있는지,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필요합니다. 당연히 매각 일정 또한 무조건 서두르는 게 아니라 좀더 종합적이고 신중한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합니다.
3. 공공기관의 지난해 부채 총액이 500조 원에 이릅니다. 특히 2012년 기준 493조원으로 2008년의 290조원에 비해 200조원 이상 급증했는데, 부채 급증의 원인이 뭐라고 봐야할까요? / 정부의 지금과 같은 조치가 공공기관 부채 해결의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부채는 과잉복지와 방만경영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저는 공공기관 부채의 원인이 정부가 주장하는 ‘방만경영’이 아니라 정부가 공공기관에 강제로 떠넘긴 4대강사업을 비롯한 해외자원개발, 보금자리주택과 같이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정책실패, 가스, 전기, 철도, 수도, 통행료 등 공공요금에 대한 비정상적 통제, 불가피한 공공서비스 확충 등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공공기관 부채의 상당부분이 정부의 국책사업을 대신 떠맡은 결과로 발생한 건데
공공기관이 알아서 이를 해결하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특히 정부 정책사업 수행으로 인해 공공기관 부채가 급증한 것에 대해서는 이를 떠넘겼던 정부와 관료들, 그리고 무책임하게 이를 떠안은 공공기관 경영진이 법적,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래야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공공기관의 부채를 늘리는 행태가 사라질 테니까요.
하지만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선 부채의 원인을 밝히는 데에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원인 규명은 물론 책임 추궁도 없습니다. 원인에 대해 제대로 진단하지 않으니 대책이 제대로 나올 수 없는 노릇이죠. 당연히 이번 정부의 조치는 공공기관 부채 해결의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 공기업 개혁과 관련해 낙하산 근절에 대한 방침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의 근절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모두 지적하는 문제인데, 지난 12월 10일의 정상화 대책은 물론 그제 나온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에서도 낙하산 인사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었습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의 신호탄은 바로 지난해 대선 직후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ㆍ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발언이었습니다.
더욱이 공공기관 부채급증은 정부가 직접 정책 수행을 하는데 따른 부담을 공공기관에 떠넘기기 한 데 따른 것이고, 여기에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가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건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실제로 올해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장 99명 가운데 정치인이나 대선캠프, 인수위 참여 등의 경력자가 4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부채 규모 상위 12개 공공기관 기관장 인사를 보더라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였던 2008년 이후 31명이 인선되었는데, 그 중에서 낙하산 인사가 25명으로 80%가 넘었습니다.
특히 31명 중에는 관료 낙하산이 15명으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이는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에는 정부의 입맛에 맞는 관료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어, 기관의 설립목적에 어긋나거나 재무건전성에 도움이 되지않는 무리한 국책사업이라도, 정부가 강요하면 무조건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하였음을 보여줍니다.
결국 공공기관 문제는 정부가 낙하산으로 투하한 ‘기관장’이 비정상이라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실적으로 판단하면 된다”고만 얘기하고 있습니다.
4. 정부의 현 방침이 본격 시행된다면 이번 철도파업에서처럼 매각이나 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사회적 반발이 예상되는데, 공공기관의 개혁,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 공공기관의 알짜자산을 부채감축 시한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하고 매각하게 될 경우 헐값 매각, 재벌 특혜 논란 등 사회적 반발이 있을 겁니다.
또한 기재부는 사업구조조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원가 절감을 위해 인력 효율화 방안도 함께 제시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감축, 인사이동 등은 근로조건과 직결됩니다.
더욱이 지침에서는 “노조의 동의 없이 직원 채용, 전보, 구조조정 등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고용안정위원회 등이 구조조정에 관한 결정권을 갖도록 운영해선 안된다고 하여 인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당연히 이에 반발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오히려 “자산매각 손실이나 파업 등 정상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관장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도 기관장이 파업에 따른 문책 때문에 복리후생과 관련한 단체협약을 소신있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방만경영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서는 면책해주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다가 파업이 일어나더라도 책임 추궁을 하지 않을 테니, 강력하게 노동조합을 밀어붙이라고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공공기관의 개혁은 공공서비스의 생산자와 이용자로 대표되는 이해관계자의 참여아래 각 공공기관들이 자신의 설립목적에 맞는 고유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고,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이것이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공기관의 발전방향이기도 합니다.
사실 지금 공공기관의 문제는 공공기관을 담당하는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기획재정부의 통제, 관리 강화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개혁 논의 또한 이해관계자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행해지고 있고요. 저는 제대로 개혁을 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개혁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공공기관 특별기구 설치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리에서 공공기관 부채 문제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주요 쟁점들을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겁니다.
-정부가 공기업 개혁방안과 동시에 공공요금 인상이 나왔습니다. 이런 개혁 움직임만으로도 재정 충당이 부족한 걸까요?
→ 기획재정부는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물가 상황 등을 감안해서 필요하다면 공공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기·가스·철도·도로·수도 등 5대 공공요금의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사실 공공요금 인상은 공공기관이 손쉽게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4대강 사업, 해외 자원개발 등 정부 정책 잘못으로 늘어난 공공기관 빚을 국민 부담으로 떠넘기는 셈이기에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공공기관 부채 축소가 국민 부담을 줄이자는 것인데, 공공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오히려 국민 부담을 늘리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금인상을 검토하기 전에 자구노력과 함께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공공사업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일 겁니다.
물론 공공기관의 자구책만으로는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공공요금사업 원가보상률도 크게 낮기 때문에 개선 여지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 점에서 다른 건 몰라도 산업용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30대 대기업들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할인받은 전기요금이 약 3조 8천억원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한전의 적자 3조 1천억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것만이라도 현실화된다면 한전 부채의 상당부분은 해소 가능할 겁니다.
5. 코레일의 만성적자 관련해선 “민영화 안 해도 코레일 부채 해소할 수 있다”라고 하셨던데, 연구위원께선 코레일 적자 문제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부 정책사업 수행으로 인해 공기업부채가 급증한 것에 대해선 이를 떠넘겼던 정부와 관료들, 그리고 무책임하게 이를 떠안은 공공기관 경영진이 법적,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래야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공공기관의 부채를 늘리는 행태가 사라질 테니까요.
철도공사의 적자는 상당 부분 정부의 정책 오류에 따른 비용전가에 따른 적자와 철도산업의 특성상 발생하는 계획된 적자입니다. 이로 인해 부채가 급증했고요. 정부가 얘기하는 것처럼 철도공사의 매출 가운데 인건비 비중은 상당합니다. 하지만 철도공사 적자의 근본원인은 높은 인건비보다는 구조적인 낮은 수익성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2008년부터 12년까지 철도공사는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실시해 5115명의 정원을 감축했는데도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74%에서 244%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인건비와 무관한 구조적 원인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우선 대부분 정부 정책사업 수행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채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그에 대한 책임이 공공기관 구성원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실질적인 부채 감축 방안으로 공기업 채권을 국채로 전환하여 이자비용을 줄이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합니다. 2012년 기준으로 주요 12개 기관의 연간 이자비용만 7조8천억원에 달하는데, 공기업 채권을 국채로 전환할 경우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운송료가 원가의 60%에도 미치지 못하여 적자가 나는 화물철도의 경우 공공요금의 현실화 차원에서 운임 현실화를 검토할 만합니다. 현재 KTX 경부선 흑자분을 적자를 내는 일반선에 지원(교차보조)하면서 적자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4천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합니다. 물류철도의 경우 4천억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만큼 수출물류기업, 정유사, 시멘트회사 등이 그 이득을 가져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물류부분의 적자는 사실상 재벌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발생한 셈이므로, 화물철도 운송료만 정상화하더라도 철도공사는 영업 흑자로 돌아설 것입니다.
넷째, 철도 부채를 비롯하여 공공부채가 생긴 이유에 대해 천착해야 합니다. 공공기관 부채 중에는 국가자산을 만들기 위해서,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후생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부담한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책임하에 갚아나가야 하는 민간부채와는 달리 파악해야 하는 것이죠. 철도만 하더라도 노선별 평균 사회경제적 가치가 철도공사의 경영실적 대비 약 21배 수준으로, 철도공사의 적자를 만회하고도 남을 엄청난 사회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공공기관 부채 급증을 무작정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그 부채와 적자에 대한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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