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점거농성 종료를 보면서

View Comments

결국 포항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이 21일 새벽 5시경 종료됐다.
이번 점거농성과 관련하여 보수언론들이 보여준 보도태도, 그리고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무식한 입장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21일 총 1천530명이 농성장에 있었고, 이중 12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8일동안 계속 이탈했다는 것을 반복하여 떠들어댔음에도 불구하고 천오백여명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오늘 종료시점에서도 YTN은 노동자들이 배관을 타고 내려오는 것에 대해 탈출하듯 내려온다고 했는데, 이것은 경찰이 엘리베이터를 차단했기 때문인데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그리고 보여주는 내용도 라면상자가 쌓여있는 모습을 비추고, 화염방사기 등이 발견되었으며, 어지럽게 부숴진 집기들이 놓여있다고 하여 건설노조를 깔아내려는 식의 보도로 일색화하였다. 게다가 노동자들은 '현장검거'되었음을 강조하여 이들이 범법자임을 부각시키며, 경찰이 철저하게 몸수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경찰의 진입을 놓고 노조 내부에서 존재한 갈등양상을 보도하면서 강경파가 온건파의 이탈을 막고 있다고 호도하였다.
 
각종 포털, 민주노총 홈페이지, 속보를 전하는 참세상, 민중의소리 등 인터넷언론의 홈페이지에 나타나는 점거농성에 대한 비난은 상상을 불허한다. 특히 사안이 있을 때면 민주노총 홈페이지로 몰려와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알바들, 아니 보수언론의 보도만을 맹신하면서 민주노총 홈페이지를 더럽히는 것이 애국인 양 도배를 하는 불쌍한 넘들에 대해서는 대책도 없다. 
  
포스코는 13개 계열사, 50여개 협력업체, 230여개 관련 업체와 연관을 맺고 있으며, 포스코 건설이 고용하고 있는 일용직 노동자 수만도 약 3만5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건설시장의 다단계 하청구조의 정점에 있는 포스코가 바로 이번 사태의 핵심에 있는 것이다. 건설노조원들이 포스코 본사에 들어간 것은 대체인력 투입이라는 부당노동행위를 저지하기 위해서였지만, 이것은 바로 문제의 본질을 짚었던 것이다.

 

이지경 포항건설노조 위원장은 연행되면서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진 않다. 경찰에서 인터뷰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피의자의 말할 기회조차 박탈했나.
 
22일 포항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전국노동자대회가 유보되었다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이후 일정은 추후공지한단다. 이후 일정으로 뭐가 있을지...
그래도 건설노조원들이 가질지도 모르는 좌절감이 최소화되고 그들의 생존권이 달린 요구사항이 반드시 쟁취되기를 기원한다.
    
언론들은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매일노동뉴스에 나왔듯이 같은 공단 내 위치한 한국시멘트노조는 파업을 337일이나 벌이고 있으면서 노조가 해산될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고 있다. 포항건설노조처럼 어디라도 점거해야 언론에 주목을 받고, 그것도 핵심적인 요구사항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는다.
  
포스코가 국가기간산업이라고? 자본의 국적을 따지고 싶진 않지만, 포스코는 민영화된 후 외국자본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외국기업이라고 봐야 한다. 거기에서 나온 이윤은 대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포스코가 가진 고용창출효과를 말하고 싶다면 다단계 하청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고, 건설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포항건설노조의 요구사항 중에 아쉬운 것도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채용금지와 같은 요구사항이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단지 노가다라고 불러온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문제들은 투쟁을 거쳐 점차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토요일 유급 휴무를 전제로 한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같은 생존권적 요구가 아니었던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7/21 13:20 2006/07/21 13:20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gimche/trackback/153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