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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 새 시대 주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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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시인에 대해 잘 몰랐었다.

『또 하나의 문화』 창간 동인으로 여성주의자였으며, 90년대 초반에 불의의 사고로 타계했다는 것 밖에..

창비에서 나온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라는 유고시집 또한 그저그런 시가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김규항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그의 관심이 단지 여성주의에만 쏠려 있었던 것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아래 시가 들어있는 그의 시집을 읽어볼 기회가 있겠지.

 

사실 나는 '새 시대'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새 시대'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이다.

그래서 '새~'라는 말이 들어가는 조직, 단체, 개념들도 그리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고정희 시인의 아래 시에 나타난 '새 시대'도 아마 구태의연함을 표상하는 말이 아닐까. 

  


 

새 시대 주기도문

                                                     고 정희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 계신 우리 자본님
가진자의 힘을 악랄하게 하옵시매
지상에서 자본이 힘있는 것같이
개인의 삶에서도 막강해지이다
나날에 필요한 먹이사슬을 주옵시매
나보다 힘없는 자가 내 먹이가 되고
내가 나보다 힘있는 자의 먹이가 된 것같이
보다 강한 나라의 축재를 복돋으사
다만 정의나 평화에서 멀어지게 하소서
지배와 권력과 행복의 근본이 영원히 자본의 식민통치에 있사옵니다(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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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5 00:28 2007/04/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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