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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접근권은 보장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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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약품과 관련된 논란은 특허권이 가진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한국에서 특허청으로 대표되는 국가기구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사례이다. 특허청이나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의 입장이 궁한 것을 보면 의제설정 자체가 막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정책학에서 좋은 연구대상이라고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시민사회단체를 제외하고는 별로 관심이 없으니 어쩐다. 아무튼 많이 알리는 수밖에...
 
어제는 우연히 경인방송에서 방영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필라델피아]를 보게 되었다. 푸제온 강제실시와 딱히 연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를 보는 동안 푸제온 강제실시 논란이 떠오르더라.
 
필수의약품과 관련한 논란 중에서 희귀의약품 공급은 전형적인 시장실패의 영역일 터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고, 정부가 나서서 마스터 플랜을 세워야 하며, 희귀의약품 공급을 위한 공공제약회사를 세우자고 하는 최상은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가 바로 남의 문제가 아니고 바로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우리 자신의 문제임을 자각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허청도 푸제온과 같은 필수의약품의 공급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여기서 공공이란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임을 의미한다.
 
관련기사만 발췌하여 담아놓는다.

 


필수의약품 강제실시 제 2라운드 논리 싸움 '치열' (메디컬투데이 권선미 기자, 2009-04-02 17:25:35)
태국 "강제실시 통해 1억 달러 이상 경제적 이익 얻어"
 
필수의약품의 경우 인권적 측면에서나 법률적 측면, 경험적 측면에서 제약사가 약가를 이유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강제실시를 통해서라도 의약품 접근성이 보장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혈병이나 에이즈 등 희귀난치성 환자의 치료를 위한 필수의약품의 경우 제약사가 신약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환자의 생명에 심각하게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약 공급 정책의 경우 무엇보다 인권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필요성이 높다는 것.
 
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필수 의약품 접근권 보장 방안마련 토론회 의약품 특허발명의 강제실시'라는 주제로 푸제온 등 지난해 필수의약품 공급거부로 큰 논란을 빚었던 사안에 대해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임준 가천의과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먼저 보건의료의 경우 일반적인 상품과 달리 시장이 작동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희귀난치병질환자들이 많이 복용하는 필수의약품의 공급이 중단될 때 이들은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인권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필수의약품의 공급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만일 필요하다면 정부차원에서 공공제약사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말해 보건의료의 경우 소비자주권이 형성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보장을 통해 경제적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공급자에 대한 집합적 대리인으로 보험자(건강보험)의 역활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적 측면에서 환자의 생존을 위해 필수의약품이 공급돼야하며 필요하다면 정부가 공공 제약사 설립등을 통해 약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
 
정정훈 공익변호사그룹 공감변호사 역시 필수의약품의 강제실시에 대해 "건강은 다른 인권의 행사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기본적인 인권으로 규정돼 있다"며 "강제실시에 대한 법적 근거는 충분히 마련돼 있으나 이에대한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논란이 된 제품의 강제실시가 이뤄진 태국의 사례 역시 소개됐다. 태국의 Dr. Yot Teerawttananon 박사는 "태국의 경우 강제실시를 통해 에이즈약 등 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상당히 증가시켰다"며 "실제로 태국의 경우 강제실시를 통해 1억 3200만 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태국의 강제실시의 경우 정부가 약 접근성 확보를 위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강제실시가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필수의약품의 강제실시에 대해 다국적의약산업협회 관계자는 "강제실시를 논하기 전에 이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제약사의 노력 등이 무시되고 있다"며 "신약 개발을 위해 한 건당 평균 10억달러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희귀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의 경우 다른 신약과 마찬가지로 수십억의 개발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환자 규모가 적기 때문에 비용 증가는 당연한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의 경우 희귀의약품 개발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신형근 국장은 "최근 다국적제약사의 특허신약 정책이 선진국국에 대해서는 최고가를 요구하면서 약가를 감당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이나 빈국에 대해서는 약 공급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국민 보건을 담당하는 복지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필수의약품 등 공급을 실효할 수 있는 방식으로 특허법 개정이 절실하다"고 비판했다.
 
가천의과대학교 예방의학과 임준 교수 역시 "약을 생산하는 제약사가 희귀난치성약의 경우 자신들이 희생해서 약을 공급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부정적"이라며 "정말 희귀난치성 질환은 약이 없으며 약이 있는 것은 이들 제약사에서 특허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필수의약품 등 의약품 공급을 주관하는 복지부 관계자는"기본적으로 특허가 남용됐을 때 건강권이 문제가 됐을 때는 강제실시가 수단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그러나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강제실시를 알아본 결과 이를 시도할 때 약 2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정부의 입장에서는 강제실시에 대해 입장이 변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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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의 인권이야기] 기술 발전도, 의약품 이용도 가로 막는 특허독점 (인권오름 제 150 호 2009년 04월 29일 10:46:33, 권미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활동가)
‘푸제온 강제실시’를 둘러싼 논의들
 
최근에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을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써 ‘강제실시제도’에 관한 포럼 및 토론회가 연이어 있었다. 건강권과 특허권을 둘러싼 여러 쟁점과 주장들이 쏟아졌다. 그 중에서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이 있었는데 혼자 열 받고 끝내기에는 건강권에 반하는 치명적인 말이라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특허가 기술발전을 이끈다는 거짓말
특허제도는 기술의 공개를 통해 기술의 이용을 도모하고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제약회사는 특허로 보장된 독점권을 이용하여 오히려 기술발전과 그 이용을 막고, 천문학적인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생산단가가 700원 남짓한 글리벡을 노바티스는 23,000원에 판매해서 세계 제약회사들 중 톱 5에 들 수 있게 된 대신 비싼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백혈병 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백혈병 치료제인 스프라이셀 역시 생산단가가 1,900원 남짓한데 그 약값은 55,000원이다. 로슈와 트라이머리스는 돈이 안 된다며 에이즈치료제 푸제온에 대한 연구와 푸제온에 내성이 생겼을때 사용할 차세대 약물의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회사들이 푸제온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이가 관련기술을 개발해도 사용할 수가 없다. 특허로 보장되는 독점권 즉 ‘유일함’은 환자에게 생명의 빛이 아니라 칼날이 된 지 오래다. 오죽하면 세계 각국의 환자와 활동가들은 ‘특허에 의한 살인(death under patent)’이라고 부르겠는가. 이러한 독점의 칼날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강제실시제도이다. 강제실시는 특허권자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제도로서, 특허권자 외에 정부나 제 3자가 특허로 보호된 그 기술을 이용하게 하는 제도이다. 의약품 특허에 대한 강제실시가 허락되면 특허권자인 제약회사 외에 제3자가 똑같은 의약품을 만들고 공급할 수 있다.
 
로슈가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비싼 약값을 요구하며 에이즈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약인 ‘푸제온’을 한국에 5년째 공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에이즈환자가 많지도 않은데 약값을 올려주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전혀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푸제온 약값은 푸제온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의 약가제도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근거도 없이 푸제온 약값을 올려주게 될 경우 선례가 되어 약가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로 복지부는 약값을 올려주지 않았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연간 2200만원을 낼 ‘구매력이 없는 환자는 건강할 자격이 없다’는 로슈에 대해 복지부는 사기업의 상품을 강제로 공급시킬 방법이 없다며 손을 땠다. 그래서 결국 작년 12월에 환자단체와 사회단체는 ‘푸제온’과 똑같은 약을 만들 수 있도록 강제실시해야 한다며 특허청에 청구하였고, 6월말에 그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 누구에게는 보장할 수 없다고?
3월 31일 특허청에서 있었던 ‘강제실시제도 전문가포럼’에서 보건사회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강제실시 외에도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자기잘못으로 질병에 걸린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질병에 걸린 사람에게 차별적으로 보험혜택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는 주장을 했다. 민간보험회사에서도 대놓고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그는 ‘성적으로 문란하여 에이즈에 걸린 사람과 아닌 사람을 차별하자’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성적으로 문란하여, 부도덕하여, 불법적이어서’ 에이즈에 걸렸다고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그 대가로 죄인취급을 해야 한다는 편견과 차별이 우리 사회에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의 눈과 기준으로 ‘문란함’과 ‘부도덕’과 ‘불법’을 규정하는가? 의학적으로나 국제사회의 경험으로 볼 때 오히려 그러한 차별과 편견이 에이즈를 확산시키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그래서 에이즈의 지구적 확산에 대처하기위해 구성된 UNAIDS같은 국제기구는 개인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빈곤, 성차별, 성소수자차별, 이주민차별을 철폐하고, HIV감염인의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각국의 노력과 계획을 주문하고 있다. 환자를 차별하자는 그 연구위원의 주장이야말로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건강보험제도는 사회연대를 원리로 하고 있다. 질병의 발생이 개인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의약품과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의 책임 하에 마련하여 누구나 건강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싼 약값을 낼 수 있는 사람만이 건강할 ‘자격’이 있다는 제약회사의 주장이나, 이에 즉각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환자를 차별하는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보건정책연구자의 말이 오가는 한국사회의 수준은 정말 급이 떨어진다.
 
제약회사에게 돈벌이가 되는 의약품제도로 바꿔라?
한편 ‘강제실시 전문가포럼’과 4월 2일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필수의약품 접근권 보장 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다국적 제약산업 협회의 변호사는 ‘G20의장국이자 OECD가입국인 한국에서 강제실시를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태국정부가 7가지 의약품에 대해 강제실시를 한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하였다. 태국정부는 2006년과 2007년에 비싼 에이즈치료제, 항암제 등을 건강보험체계에서 공급하려고 강제실시를 발동한 바 있다. 그는 강제실시는 가난하고 무법천지인 국가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폄하하고 싶었던 것이다. 따라서 G20의장국이자 OECD가입국으로서 ‘급 떨어지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G20의장국은 2008년 브라질, 2009년 영국에 이어 2010년에는 한국이 맡게 된다. 2008년 의장국이었던 브라질은 2007년 5월에 에이즈치료제에 대해 강제실시를 발동했다. 게다가 OECD가입국인 미국 역시 9.11 이후 탄저병의 확산 ‘우려’에 대해 강제실시를 고려를 하는 것만으로도 약값을 대폭 인하시켰다. 미 의회 화물승강기에 탄저균 포자가 검출되면서 2001년 9월말 당시 32건의 노출 사례, 13명 감염사례, 이중 3명이 호흡기 감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했다. 탄저병 치료제로는 바이엘의 ‘시프로’가 유일했기에 미국정부는 시프로의 대량생산과 가격인하를 요구했으나 바이엘이 거부했다. 톰슨 미국보건장관이 2001년 10월 23일에 “바이엘이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미국 내 특허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하자, 바이엘은 생산량을 4배로 늘리고 4불 50센트에서 95센트로 가격을 인하하였다. 그가 이 사실들을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의 말은 푸제온 강제실시는 에이즈환자의 건강권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제약회사의 이윤을 위해 근거도 없는 비싼 약값을 지불하도록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를 바꾸라’는 주문의 다른 표현이었기에 너무도 섬뜩했다. ‘제약회사의 이윤을 보장하지 않는 각국의 의약품통제정책이나 약가제도는 불법이며 무시해야 한다‘는 억지를 우리가 따라야 하는가.
 
이 두 사람의 주장은 ‘누구나 건강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한국의 보건의료정책과 제도를 바꾸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뭐가 부끄럽고 우스꽝스러운 것일까? 필수약제를 건강보험체계에서 공급하려고 강제실시를 발동했던 태국사회가 부끄러운가? 건강권을 무시하는 말이 통하는 한국사회가 부끄러운가? 6월말이면 시민사회가 청구한 푸제온 강제실시 청구에 대한 결정이 내려진다. 특허에 의한 살인을 받아들일 것인지, 건강권을 보장할 것인지 한국사회가 어떤 결정을 할지에 따라 약가제도와 건강보험제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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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제온' 강제실시 발동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 (특허청 보도자료, 2009-06-19 13:03)
특허청, 시민단체의 강제실시 재정청구 기각
 
특허청(청장 고정식)은 지난 '08. 12. 23 에이즈감염인연대 '카노스'와 정보공유연대 'IPleft' 등 시민단체가 에이즈치료제 '푸제온'에 대해 신청한 강제실시 재정청구에 대해 기각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에이즈치료제 '푸제온'은 HIV 복제가 나타나는 말기 에이즈환자에 적용되는 치료제로 다국적 제약회사인 로슈와 보건복지가족부와의 3차에 걸친 약가협상 결렬로 4년간 국내에 공급되지 않자, 시민단체가 특허법제107조제1항제3호 규정에 의해 특허청에 강제실시를 청구하였다. 특허청은 특허법상 강제실시 발동의 요건에 충족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 및 포럼 등을 통해서 분야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와 보건복지가족부의 의견 그리고 청구인 및 피청구인 측 주장을 청취하고 검토하였다.
 
그 결과, "푸제온의 경우는 강제적으로 통상실시권의 설정을 인정할 정도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특히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 강제실시의 실익도 없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기각하기로 했다" 고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특허발명의 실시물인 푸제온은 일부 후천성면역결핍증환자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서 환자의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푸제온의 공급을 위한 조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는 인정되나, ▲푸제온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현재 무상공급프로그램에 의해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통상실시권이 허여되더라도 청구인에 의해 푸제온이 국내에서 생산되거나 공급되기 어렵다는 점▲푸제온 이외의 후천성면역결핍증 치료제가 국내 시판 단계에 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기각이 불가피하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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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 강제실시 기각 (프레시안, 성현석 기자, 2009-06-19 오후 5:26:58)
인권위 권고 무시…인권위는 "통상 문제, 가능성 없다"
 
국내 환자와 외국 제약업체 사이에서 특허청이 제약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청은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에 대해 신청한 강제실시 청구를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날 특허청에 내놓은 의견에 배치되는 결과다.
 
강제실시 조치가 시행되면,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한국 HIV/AIDS 감염인연대 '카노스(KANOS)'와 정보공유연대 'IPleft'등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푸제온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발동할 것을 청구했었다.
 
인권위 역시 환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푸제온과 관련한 특허권의 강제실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인권위는 이날 "푸제온은 기존의 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에 저항성이 생긴 AIDS환자의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현재 안정적인 푸제온 공급 방안이 신속하게 마련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푸제온이 2004년 5월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후 보건복지가족부와 해당 제약사인 한국로슈가 약가 협상을 계속해 왔지만 결론이 나지 않아서 아직 국내에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푸제온을 개발한 제약사 로슈는 1회 주사분 가격이 3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에이즈 환자가 하루에 푸제온 주사를 2대씩 맞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인권위 역시 이런 입장이다. 로슈가 정한 가격대로라면, 에이즈 환자는 푸제온 가격으로 한달에 180만 원 이상을 써야 한다. 생업을 구할 수 없는 에이즈 환자가 감당하기에 무리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특허청은 이날 나온 인권위 입장을 무시했다. 반면, 인권위는 이날 "많은 나라에서 특허에 대한 강제실시권 발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거나 발동해 왔다"며 "푸제온 관련 특허 발명을 강제실시한다고 해도 통상 문제가 유발되거나 해당 제약사의 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었다. 현재 푸제온이 반드시 필요한 국내 에이즈 환자 수는 보건복지가족부 측이 155명, 제약사인 로슈측이 68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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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에이즈 약 특허권 중단 권고 (한겨레, 안창현 김양중 기자, 2009-06-19 오후 07:28:56)
특허청 “요건 충족 안돼” 의견 묵살
한달 180만원…싼 ‘복제약’ 필요 

 
푸제온은 2004년 5월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지만 정부와 제약사의 약값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4년 이상 공급되지 않았다. 특허 발명의 강제 실시권 발동은 외국에서도 여러번 있었다. 타이 정부는 2008년 1월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대해 강제 실시를 결정해, 제약사 노바티스가 저소득 가구에겐 글리벡을 무상 공급하도록 했다. 미국 정부도 2001년 탄저병 치료제 ‘사이프로’에 대해 강제 실시권 발동을 협상 카드로 내밀어 독일 제약사로부터 절반 값에 납품받은 바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TRIPs) 협정은 “의약품의 접근성 증진을 위해 개별 국가들이 강제 실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에이즈 환자 인권단체인 나누리플러스의 권미란 활동가는 “환자의 생명권과 지적재산권 보호와 충돌할 때 국가는 인권을 우선적 가치로 중시해야 한다는 인권위의 의견을 특허청이 무시한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 선언문도 에이즈나 결핵, 말라리아 등 유행병은 강제 실시를 허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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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AIDS藥 푸제온 강제실시 안돼" (메디컬투데이 권선미 기자, 2009-06-21 06:59:57)
인권위, 강제실시 바람직 vs 특허청 강제실시 요건 안돼
 
강제실시 논란이 컸던 로슈의 에이즈약 푸제온의 강제실시를 특허청이 기각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허청은 19일 에이즈감염인연대 '카노스'와 정보공유연대 'IPleft' 등 시민단체들이 중심으로 제기한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의 재정처분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5일 로슈가 푸제온의 무상공급프로그램을 통해 제품 공급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푸제온을 2명만 신청한 상태다.
 
이날 브리핑에서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 김영민 국장은 "현재 식약청에서 푸제온을 대체할 수 있는 약제가 나오고 있으며 로슈에서 푸제온의 생산원료 등을 독점하고 있어 강제실시를 허용해도 이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제적으로 통상실시권의 설정을 인정할 정도로 푸제온의 강제실시가 특별히 필요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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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치료제, 특허권 강제실시해야" (매일노동뉴스, 2009년 6월22일, 한계희 기자)
인권위 "필수의약품 지적재산권보다 생명권 우선"
 
국가인권위원회가 에이즈(AIDS) 치료제인 ‘푸제온’에 대해 특허발명의 강제실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강제실시는 특허권을 한시적으로 제3자(국가)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인권위는 최근 환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특허권을 한시적으로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특허청장에게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을 강제 실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푸제온 공급이 헌법과 유엔 사회권규약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건강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적재산권 보호와 생명권·건강권 보호 사이에 충돌이 있다 해도 국가는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푸제온이 기존 치료제에 저항성이 생긴 에이즈환자의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현재로 안정적인 공급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국에서 약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경제활동이 원활치 않은 에이즈 환자가 한 달에 180만원이 넘는 약값을 자비로 감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세계무역기구 무역관련 지적재산권 협정 이후 많은 나라에서 특허에 대한 강제실시권 발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거나 발동해 왔다”며 “푸제온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발동한다고 해도 반드시 통상 문제가 유발될 것으로 보기 어렵고 보상규정에 따라 제약회사의 실제 경제적 손실도 그리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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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기업의 이익 대 환자의 생명권, 무엇이 우선인가? 
특허청의 푸제온 강제실시 기각 결정 규탄 기자회견
 
푸제온은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에이즈 환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약제이다. 로슈는 2004년 한국에서 푸제온 허가를 받았으나 약가 때문에 오늘 이 시간까지 정상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푸제온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한 채 환자들을 방치해왔다. 마침내 보건복지부장관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푸제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강제실시 뿐이라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단지 ‘말’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로슈가 사회적으로 아무리 지탄을 받아도, 복지부가 아무리 허울 좋은 ‘말’만 늘어놓아도, 환자들이 약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작년 12월 23일 한국HIV/AIDS 감염인연대‘KANOS'와 정보공유연대IPLeft는 특허청에 푸제온 강제실시를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6월 15일 헌법과 UN 사회권규약 등에 근거해서 푸제온 강제실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푸제온은 필수약제이지만 현재까지 안정적인 공급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 지적재산권 보호와 생명권 보호 간에 충돌이 생겼을 때 국가는 인권을 우선적 가치로 존중·보호·실현해야 한다는 점, 강제실시권 발동이 통상문제를 유발하기보다 오히려 약가를 국내수준에 부합하도록 조정하는 유효한 수단이 된다는 점, 제약회사의 경제적 손실보다 에이즈 환자의 생명권 침해 긴급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인권위는 푸제온 강제실시를 허용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 보호를 위한 국가적 의무에도 부합한다고 판단하였다. 인권위의 판단은 점점 생명을 위협하는 칼날이 되어가고 있는 의약품 특허권에 대한 전 세계적인 각성 움직임과도 맥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특허청은 6월 19일 푸제온 강제실시 청구를 기각하였다. 비록 ”환자의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푸제온 공급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지만 “공급이 중단된 경위가 단지 약가협상의 결렬“ 때문이라면서 이와 같은 이유만으로는 특허권을 제한할 경우 발명실시의 보호라는 특허권의 본질적 내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약가협상 결렬로 공급을 거부하는 경우 현행 제도 내에서는 강제실시 이외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판단이다. 필수의약품의 공급 거부로 인해서 생명권이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지 발명실시의 보호라는 추상적인 이유만을 내세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특허청은 푸제온 강제실시 허여가 어떻게 발명실시를 약화시키는지, 특허권자가 어떤 손해를 받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근거조차도 제시하지 못하였다. 가장 중요하게 특허청은 강제실시를 기각함으로써 훼손되는 생명권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푸제온 공급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푸제온을 공급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강제실시를 기각시킨 것은 모순적이다. 특허청은 공공의 이익을 달성하기위해 어떤 방법으로 푸제온을 공급시킬 것인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
 
둘째, 특허청은 푸제온 이외 기타 치료제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개발되어 상품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이는 푸제온이 환자의 생명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특허청 판단의 전제와 모순되는 것이다. 푸제온 이외의 신약이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될지는 불확실한 미래의 일이며, 공급된다 하더라도 에이즈치료의 특성상 다양한 치료제 선택의 경우를 열어두어야 한다. 셋째, 로슈가 현재 무상공급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일단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 문제가 해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로슈의 무상공급은 문제의 ‘해소’가 아니라 문제의 ‘은폐’ 내지는 ‘잠정적 연기’에 불과하다. 특허청은 언제 끊길지 모르는 불안정한 무상공급을 기각 근거로 삼는 안일한 자세를 취했다. 넷째, 청구인이 실시방법과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기각사유로 들었는데, 글리벡 강제실시 청구 당시 인도 모 제약사의 모 의약품을 얼마에 공급할 수 있다는 구체적 계획이 제시되었으므로 글리벡 강제실시는 허여되었어야 일관성이 있지 않은가? 특허청은 ‘기각을 시키기 위해’ 갖가지 사유를 갖다 붙였다는 의혹을 면하기 어렵다.
 
강제실시는 공중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인정한 제도이다. 의약품 때문에 공중의 건강이 위협받는 순간은 약값이 너무 높거나, 아예 공급 자체가 되지 않아서 환자들이 필요한 약을 먹을 수 없는 경우이다. 강제실시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우리는 푸제온 강제실시 청구를 기각한 특허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강제실시가 가능한 순간은 언제인가? 환자들이 아무 문제없이 약을 잘 공급받고 있을 때인가? 강제실시 제도의 목적과 필요라는 기본적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특허청의 정신 나간 이번 결정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복지부 장관마저도 인정했던 푸제온의 유일한 공급방법을 특허청이 기각해버린 것은 에이즈 환자의 생명을 기각해 버린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 환자사회시민단체는 특허청의 결정에 대한 국제적 항의 행동과 행정 소송 등을 비롯한 다양한 조치 등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거대한 초국적 제약회사의 횡포 속에 무고하게 죽어가는 환자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내팽개친 특허청은 이번 결정에 대하여 책임져야 한다. 무책임한 특허청이야말로 ‘단지’ 존속할 이유가 없을 뿐이다.
 
2009년 6월 23일
한국HIV/AIDS 감염인연대‘KANOS',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 인권운동사랑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의약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정보공유연대IPLeft, 진보신당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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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의 인권이야기] 생명권을 기각당한 우리들에게 (인권오름 제 158 호 2009년 06월 24일 14:41:55, 권미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활동가)
    
로슈가 짓밟은 생명들과 약값
2003년에 미국에서 에이즈 신약 ‘푸제온’이 출시되었을 때도 비싼 약값 때문에 사회단체의 항의가 있었지만, 비싼 약값이 에이즈환자의 치료와 지원에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그렇게 빨리 이 땅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2004년 11월에 푸제온이 한국에서 보험등재가 되었지만 초국적 제약회사 로슈는 약값이 마음에 안 든다며 아예 약을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대표인 윤가브리엘이 기존의 에이즈치료제에 내성을 보였습니다. 한국에 공급되고 있는 약으로는 더 이상 치료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지요. 그러고도 그는 대견하게 2년을 버텼습니다. 2006년 8월에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에이즈회의를 참가하고 돌아오자 그는 바로 입원을 했고,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부랴부랴 울며불며 푸제온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았고, 다행히 미국에 있는 Aid for AIDS란 단체로부터 무상으로 푸제온을 받게 되었습니다.
 
로슈는 2005년에 약가인상을 해달라고 복지부에 요구했다가 약값을 올려줄 이유가 없어 기각당하고도 다시 2007년에 약가인상신청을 냈습니다. 치료에 필수적인 약이지만 2008년 1월에 약가협상이 결렬되어 공급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했지요. 가브리엘은 다행히 푸제온을 구해 건강이 나아졌지만 ‘생명에 요행을 바랄 수는 없다’고 말했지요. 그래서 요행이 아니라 보장받아야 할 권리로써 의약품을 이용하기 위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약은 사기업의 상품이라는 복지부의 답
로슈가 또다시 약가인상 신청을 한 걸 받아들인 복지부에 찾아갔습니다. 복지부는 ‘보험등재 고시에도 불구하고 업체의 상업적 이유로 계속 공급을 하지 않은 채, 수년간 몇 차례에 걸친 가격 인상 시도를 수용할 경우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였다’고 약가협상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푸제온이 다른 에이즈치료제와 비교하여 고가이고, 혁신성을 인정할 근거가 없는 바, 약가 인상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답니다. 즉, 근거도 없이 약가를 인상해줄 경우 건강보험재정의 낭비를 초래하고 약가제도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것이지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뿐이었습니다. 복지부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사기업의 ‘상품’을 강제로 공급시키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복지부는 로슈가 원하는 대로 약값을 올려주든지, 강제실시를 발동하든지 2가지 방법밖에 없다며 의약품, 의료보험제도와 관련된 법상에 의약품의 공급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음을 시인했습니다.
 
특허의약품에 대한 강제실시는 특허권자의 사익과 공공의 이익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특허제도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특허권자만 독점 생산할 수 있는 약을 제3자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입니다. 특허남용으로 사람이 죽어갈 때 그 폐해를 막기 위해 있는 제도입니다. 로슈에게 로열티를 주는 대신 우리에게도 푸제온과 똑같은 약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태국이나 브라질정부가 에이즈치료제를 비롯한 필수약제를 건강보험체계 속에서 공급하기위해 강제실시를 발동했던 것처럼, 복지부가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그렇게 못한다고 했습니다. 푸제온은 어떻게 되는 거냐, 에이즈환자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기자들이 묻자 복지부에서는 이렇게 답을 했다지요. ‘푸제온이 필요한 환자는 1명밖에 없더라’고. ‘나 여기 있소’, ‘내가 왜 죽어가나요?’라는 말도 못한 채 꺼져가는 생명을 부여잡고 있던 100여명의 환자들을 두고 말입니다. 우는 아이 젖 준다고 했던가요? 그럴거면 헌법에 왜 건강할 권리와 국가의 책임이라고 명시해둔건가요? 우리가슴에는 큰 멍이 들었습니다. 
 
환자가 죽더라도 약값은 내릴 수 없다는 특허독점의 위력
그래서 왜 푸제온이 그다지도 비싸야하는지 듣기위해 로슈사장을 만나러 갔습니다. 작년 7월 4일이었습니다. 로슈는 모언론에 “의약품 공급에 관한 문제는 해당 국가 국민이 해당 의약품을 구매할 능력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연간 2200만원으로 푸제온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환자들은 푸제온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냐고, 우리가 왜 1년에 2천200만 원을 내야만 하는지 우리를 납득시켜보라고 했습니다. 로슈 사장은 "모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2가지 자료를 던져주었습니다. 하나는 세계은행에서 전 세계 국가를 고소득, 중간소득, 저소득 국가로 분류한 자료와 2008년도 건강보험 재정현황표였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고소득국가로 분류되어있고, 건강보험재정이 바닥나지 않았으니 선진 7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일본)의 가격을 기준삼아 약값을 정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200만원 미만으로는 절대 공급 못 한다는 말을 던지고는 나가버렸습니다. 특허로 보장된 독점의 위력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왜 2200만원인지는 따지지도 묻지도 않아도 되는 것, 구매력이 없는 환자는 푸제온을 이용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 특허권이었습니다. 그 날은 뇌가 없어진 것만 같았습니다. 국가도 국민의 생명을 버린 마당에 빽도 없고, 돈도 없고, 말도 안 통하니 어찌해야할지 막막했습니다.
 
특허제도와 약가제도의 폭력에 맞선 노력들
특허로 보장된 독점을 악용하여 근거도 없이 비싼 약값을 요구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급을 거부하는 일이 글리벡, 푸제온, 스프라이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점은 한국의 특허제도와 약가 제도 때문이므로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였습니다. 태국복지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오신 분들을 만나 미국정부와 초국적 제약회사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7가지 치료제에 대해 강제실시를 실행했던 태국의 경험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에이즈환자와 활동가들에게 건강할 ’권리‘를 구매력에 따른 ’자격‘으로 취급하는 로슈의 횡포에 대해 알렸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로슈규탄 국제공동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로슈 창립일인 10월 1일부터 각국에서 로슈에 항의전화 캠페인, 로슈앞 시위 등을 벌이고, 프랑스, 영국, 벨기에, 미국, 러시아, 프랑스, 카메룬,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말라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호주, 스리랑카, 베트남 등 세계 각지의 단체 및 개인들이 ’살인을 중단하고 푸제온 공급(Stop Killing and Give Us Fuzeon!)‘을 촉구하는 국제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오히려 강제실시 청구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글리벡 강제실시 청구가 기각된 경험이 있는 우리로서는 참 많은 고민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미FTA협상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지적재산권하면 껌뻑 죽는 한국정부입니다. 몇 년 전 액트업파리(ACT UP-Paris)의 한 활동가가 그랬었지요. 한국정부는 맹목적으로 친미적이라 환자의 생명을 위해 강제실시를 제대로 활용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요. 복지부에 팽 당하고 로슈가 버린 생명이었기에 우리는 유일하게 남은 방법인 강제실시를 작년 12월 23일에 청구하였습니다.
 
로슈마음대로 프로그램, 무상공급
강제실시를 청구한지 2달이 지날 무렵 로슈 본사는 한국에서 ‘동정적 접근 프로그램(compassionate access programme)’을 시작한다고 통보했습니다. 푸제온을 무상으로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네들은 참 쉽습니다. 4년이 넘도록 공급안하더니 강제실시를 청구하니까 이름도 근사하게 ‘동정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약을 줍니다. 전 세계적 독점가격을 유지하기위한 임시방편일 뿐이지만 ‘특허에 의한 살인’에 맞설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인 강제실시를 막는 그네들의 참 손쉬운 방법일 뿐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비참했습니다. 그네들은 우리의 생명을 쥐락펴락 하는 게 그렇게 손쉽다는 사실에 원통해서 술인지 눈물인지 모르고 마셨습니다.
 
강제실시의 필요성을 인정한 인권위의 의견도 무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푸제온 강제실시를 허용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 보호를 위한 국가적 의무에도 부합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특허청은 강제실시를 기각했습니다. 특허청은 ‘푸제온은 일부 후천성면역결핍증환자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서 환자의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푸제온의 공급을 위한 조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입장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푸제온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강제실시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푸제온을 공급할 수 있는지 답을 해야 앞뒤 말이 맞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로슈가 현재 무상공급 하고 있어 일단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 문제가 해소되었다 점, 청구인이 푸제온과 똑같은 약을 어떻게 생산, 공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기각사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무상공급은 로슈가 스스로 밝혔듯이 ‘임시적 조치’에 불과하며 로슈의 이익을 위해 언제 끊길지 모르는 그야말로 ‘로슈마음대로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글리벡 강제실시 청구 당시에도 인도 모 제약사의 모 의약품을 얼마에 공급할 수 있다는 구체적 계획이 제시되었을 때조차도 강제실시는 기각되었습니다. 한마디로 특허청은 ‘기각을 시키기 위해’ 갖가지 사유를 갖다 붙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생명권’이란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다 결국 쓰레기통으로 버려진 바람 빠진 공 같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료만 내면, 좋은 약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될 것처럼 말하던 한국정부의 겉모습은 우리들의 싸움으로 양파껍질 벗겨지듯 속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약가협상이 결렬된 것은 약가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로슈 때문입니다. ‘묻지마 근거’가 통했던 것은 유일하게 푸제온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독점권을 보장한 특허제도 때문입니다. 복지부와 특허청은 ‘사람 죽이는’ 제도를 만들었고, ‘사람 죽이는’ 로슈를 옹호한 것입니다. 길다면 긴 과정을 되돌아보며 곁에 있는 여러분들을 봅니다. 가브리엘이 그리고 우리들의 생명이 제약회사에게 저당잡혀야 할 이유가 없음을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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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약 '푸제온' 촉발 '의약품 접근권' 논란 일파만파 (메디컬투데이 권선미 기자, 2009-07-13 15:21:40)
  
에이즈약 '푸제온'의 강제실시가 막힌 이후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권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민주당 박은수 의원에 따르면 이윤을 넘어선 의약품 공동행동 공동 주최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푸제온 강제실시로 드러난 의약품 접근권의 문제’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린다.
 
박은수 의원은 간담회에 앞서 “푸제온, 노보세븐 등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의약품의 공급 거부 문제가 계속되면서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이는 국가가 제약회사의 특허독점권에 대해 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어떠한 방안도 갖고 있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2008년 국정감사에서 푸제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강제실시 뿐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환자사회시민단체는 2008년 12월 푸제온 강제실시 청구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올 6월15일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위해 푸제온 강제실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나 특허청은 6월19일 강제실시 기각 결정을 내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번 간담회는 푸제온 강제실시 청구를 기각한 특허청 결정뿐만 아니라 그 전 과정을 통해서 드러난 한국 의약품 접근권의 제반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그 대안을 모색해보는 자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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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약 접근권, 제약산업 현실 변화 필요" (약업신문 이호영 기자, 2009.07.14 12:42 PM)
최상은 서울대약대 교수, 기금마련으로 공공제약회사 설립 주장 
 
14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최상은 교수는 박은수 의원실이 주최한 '푸제온 강제실시로 드러난 의약품 접근권의 문제'를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제약회사의 입장에서 희귀의약품이라고 하는 영역은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제품으로 약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결국 희귀의약품 시장은 실패한 영역으로 정부가 개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의약품 분야에 있어 필수전염병 예방접종,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등 개입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사회전체가 희귀질환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아 부각이 되지 않았었다"며 "이제 의약품 접근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이번 푸제온의 강제실시 청구가 남긴 교훈으로 약가제도와 우리나라의 제약산업 현실의 문제점을 발견했다는 것"이라며 "국내 제약업계에서 희귀의약품에 대한 개발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어떤 지원을 해야 할지는 앞으로의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특허기간을 연장해주면서까지 희귀의약품 개발을 촉구하고 세금혜책 등을 지원하며 약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제3세계의 경우 사회 연대나 세계적 연대를 통해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며 "신흥공업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현실 속에서, 약가 협상실패 시 매번 강제실시를 거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희귀질환자가 의약품 신약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 정보, 진단 체계 구축 등 전반적인 마스터 플랜을 가진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의약품 개발 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한 연구나 질병 정보 진단 체계 등을 구축하는 문제 등에 대해 정부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실패한 시장인 희귀의약품에 대한 공적인 기금이 마련되어서 희귀의약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공공제약회사를 설립해 공급을 담당할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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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푸제온' 강제실시 기각, 국제협약의 한계(?) (뉴시스, 임설화기자, 2009-07-16 10:24)
   
특허청의 '푸제온' 강제실시 기각결정은 국제협약의 한계와 생명권에 대한 무성의함을 보여준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변진옥 정책위원은 최근 국회 '푸제온 강제실시로 드러난 의약품 접근권의 문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강제실시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변 위원은 "지난 6월 다국적사인 로슈의 에이즈치료제 '푸제온'에 대한 강제실시청구가 기각됐다"며 "하지만 환자와 시민단체의 공급요구를 무시하던 로슈가 환자들에게 무상공급을 선언했고 이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이어 "여전히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의약품은 보편적 접근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략 세계인구의 30%인 17억명의 사람들이 필수의약품에 불충분하게 접근하거나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심각한데 비해 트립스(TRIPS) 협정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강제실시를 통해 의약품을 공급한 예는 많지 않으며 오히여 최근에는 의약품 가격협상을 위한 수단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는 "전반적으로 강제실시는 실시자체를 위해서보다는 특허를 가진 다국적 제약사들의 독점가격의 인하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푸제온의 강제실시 청구에 대한 기각 결정문에서 '푸제온의 공급을 위한 조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한바 있다. 그러나 단지 약가협상의 결렬로 피신청인이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특허권을 제한할 경우 '발명실시의 보호'라는 특허권의 본질적 내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 위원은 "특허청은 푸제온이 환자의 생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대체가능성, 병행치료의 필요성 및 효과, 내성발현에 대한 대처 필요성, 공급사 로슈의 주장 및 제한된 공급현황 등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은채 청구를 기각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공공의 이익'은 존재하지만 '특히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특허청의 해석이 모호하는 지적이다. 또 "푸제온의 강제실시 불허의 결정문을 볼때 국민의 생명권에 대한 무성의한 태도는 물론이고 중요한 사안에 대한 판단자체가 없이 이뤄진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결정은 특허권자의 논리가 매우 합리적이라서가 아니라 강제실시 제도 자체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거부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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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0 10:41 2009/07/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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