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토끼

잡기장
연말연시가 와도 별 감흥이 없다. 그냥 어제와 다름없는 백수의 나날들. "몬스터" 포스팅 했을때와 크게 다르진 않다.


다운받다가 무심코 같이 클릭을 했는지, 어느틈에 내컴 하드에 들어있던 영화, "노리코의 식탁".


영화평은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 영화를 다운 받아 보던, 평을 검색해서 보면 되고.


한 대사를 떠올리니 문득 다른 쪽으로 생각이 샌다. (병이다)
"모두가 편해지려고만 해. 모두가 사자로 보여. 토끼로 돌아가자." 대강 이런 대사.
여기서 사자와 토끼는 역할을 말한다. 먹이사슬에서 먹는자와 먹히는자.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곳에서 차라리 적극적으로 거짓을 택하는 것이 마음 편할 수도 있기에
현실을 연극처럼, 스스로 뭔가 역할을 맡아 그걸 수행한다. 사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고 본다. 영화속 화자들은.
그리고 모두가, 자신에게 편한 역할, 사자의 역할을 원한다. 아무도 토끼가 되려고 하진 않는다.
이런 배경이고, 저 대사는 슬프기보단 어안이 벙벙한 상황에서, 저 말을 하는 사람이 자살하는게 아닌가 싶은 상황에서 하는 말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모두가 토끼인데,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먹히는 자에서 출발했으면서
그 세상 자체를 평화와 공존의 세상으로 바꾸는 것보다는
사자의 시체를 먹는 토끼, 사자를 흉내내는 토끼로 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아니면 토끼 무리에 섞인 사자가 토끼인 양하는 경우도 보이고.

정글이 사실은 가짜라는 걸 드러내고, 사자와 토끼 역할 어느것도 맡지않아도 되게끔 하려는데
그러기 위해선 토끼의 역할이 중요하다 말하면서도
정작 토끼의 목소리보단 진짜 사자와 가짜 사자의 경쟁하는 목소리만 넘쳐난다.
토끼의 목소리로 말하지 않는한 토끼에겐 알아들리지 않을텐데.


사자가 되려는 토끼, 토끼 무리에 섞인 사자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는 활동가와 주사파들.


쩝. 뭐든지 끄적거리고 싶은데 도무지 뻣뻣하다.
올해 목표는, 매일 하나의 포스팅. 오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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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3 03:04 2008/01/0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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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코스 추천좀 해주삼

잡기장
오늘은 우리집 식구들이 일년에 한번 다같이 외식하는 날입니다.
원래는 두분만 오붓하게 보내면 좋을, 울 엄니와 아부지의 결혼기념일.
여유가 없다보니 이날 외에는 정기적으로 외식을 안합니다.
외식이래봤자 중국집에서 짜장면 먹는 게 대부분이었죠.

올해는 형이 쏜답니다. 메뉴는 두 분에게 고르라고 하고. 그러니 아버지는 어머니가 정하라 하고. 어머니는 다시 내게 물으시니 갑자기 이상하게 제가 메뉴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 되버렸습니다. 돈도 못버는데 백수가 집 밥 아니면 떢볶이 등으로 때우다가 갑자기 외식 메뉴를 고르려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발 밑이 허전합니다.... orz
돈 없으면 아는거라도 많아야 적당히 때우며 살텐데 아놔.

그래서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께 급 부탁드림다.
울 엄니는 가리지 않고 뭐든지 잘 드시고, 고기보단 생선을 좋아하십니다. 개고기는 안드신다네요.
그리고 저는 고기를 안 먹고 생선은 상황에 따라 먹습니다.
동네를 벗어나고 싶습니다. 은평구 증산동에서 가능하면 좀 떨어진 곳에. (응암동 감자탕 골목 추천 마삼 -_-)
내 돈은 안내지만 역시 돈이 넉넉치 못합니다.

네 식구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외식코스. 바로 덧글로 추천해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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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8 13:56 2007/12/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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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2007/12/28 14:05 URL EDIT REPLY
종각 근처에 정말 정말 맛있는 베트남 쌀국수 집이 있지롱. 작고 테이블 몇 안되는 소박한 가게인데, 정말 맛있다규. 울엄마가 완전 반하심. 해물쌀국수 국물 끝내주게 시원하고 스프링롤인가 뭔가 세트로 시키면 새우며 게며 여러가지 스프링롤이 서너개씩 나와서 여럿이 골고루 맛볼 수 있는데 아무튼 쌀국수도 딤섬도 다 6-7000원선. (가고싶으면 정확한 위치 알려줄테니 전화해!)
그래도 좀 더 분위기 있는데가 좋다면 동묘역 부근의 인도네팔 음식점들은 어떠삼?
2007/12/28 14:12 URL EDIT REPLY
달랑 먹고 들어오면 허전할테니 사진관에서 가족사진(하긴 우리집도 그런거 없고..아마 무지 비싸려나...ㅡ.ㅡ;;)함 찍으시던가 사진관이 너무 고리타분하면 배경좋은 곳 돌아다니며 가족사진첩 하나 만들어 보아요~^^
디디 2007/12/28 14:17 URL EDIT REPLY
에또, 여긴 내가 가본덴 아닌데 컨셉이 1인당 9천9백원의 샤브샤브 부페래. 9천원 내면 잡채, 떡볶이, 초밥, 샌드위치 등 에피타이저는 물론 야채버섯, 등심, 해물 샤브샤브 실컷 먹은 후에 칼국수 죽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고 식혜와 수정과, 과일 등 디저트도 준비되어 있다는군. (채식주의자와 육식주의자 모두 만족할만한 구성이다 크) 압구정동이다. 검색해보니 평가들이 대충 괜찮네. 약도와 메뉴는 홈피 참고하시고. http://www.shabumi.com/html/kor/fr/w_fr_010.html
지각생 2007/12/28 14:44 URL EDIT REPLY
오홋. 훌륭해 역시 쾌락의 마술사 디디.
존// ㅋ 아쉽게도 그럴 시간은 없겠삼.
슈아 2007/12/28 17:37 URL EDIT REPLY
채식부폐인데 먹을만해요. 청미래. 검색하면 나와요. 가격은 일인당 만원. 근데 어른들이 좋아하실지는...여튼 먹고 나면 참 편해요.
지각 2007/12/30 19:42 URL EDIT REPLY
감사합니다 :) 결국 가까운 한정식집에 갔는데 다들 만족했어요. 내년엔 그리로 가자고 말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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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경험

잡기장
느낄수가 있네요. 날 걱정해주는 것 같아. 다들 고맙삼.
다시 읽어보니 왠지 찡~하게 포스팅을 해놨는데
지금은 살짝 밝은 명랑모드랍니다. 다만 부탁받은 일을 하느라 (역시 돈 안되는 -_-) 약간 피곤할 뿐.
걱정 안하셔도 됨(정말!). 조금은 쑥스럽네요.

자전거 타고 집에 돌아오면서 일년후의 나를 살짝 만났는데
남은 5일과 내년 한해 동안 내가 무엇을 할지 아주 기대가 됩니다. 그래서 정말로 기분이 좋아졌어요. 놀라운 경험이네요. :) 순간적으로, 착 겹쳐진 두 세계. 확 스쳐갔지만 그 짧은 순간의 느낌은 짜릿했습니다.
딱히 정확하게 무엇을 본건지 내 자신도 알 수 없지만 글쎄 기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올 한해도 참 즐겁고 행복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 블로그에 찾아온 당신도 올 한해 좋았던 걸 떠올리면서 내년 이맘때의 자신을, 한해를 돌아보는 내년의 나를 상상해보세요. 희망이 당신을 가득채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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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7 04:25 2007/12/27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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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7 09:59 URL EDIT REPLY
포스트로 연하장을 받는기분~^^ 건강하세요.
그런데 포스트를 쓴 시간을 보니...잠이 보약이라는데 어떻게 노력좀 해봐여~~^^
지각 2007/12/28 04:45 URL EDIT REPLY
ㅋ 오늘도 변함없이 지각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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