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간질

잡기장
코가 간질간질하다. 감기에 걸렸다.
왠지 점점 잔병치레가 조금씩 느는 것 같다. 고1변신 이후로는 감기도 잘 안걸렸는데.
요즘은 이런 말하면 "나이 먹어가는거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후후 웃으며 뒤돌아서지만 사실 내심 걱정이.. -_-

17년간 함께 해온 비염을 올해는 어떻게 해봐야겠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막장이다 orz) 내 감기는 코에서 시작해 목을 거쳐 본격화돼고 다시 코에서 끝난다. 목이 따끔따끔한거 보니 이제 본격화 됐구나. 수요일엔 한의원에 가봐야지.

나는야 투명인간. 덧글도 안달리는 투명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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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2 02:39 2008/01/2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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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 2008/01/22 02:42 URL EDIT REPLY
오랜만이에요 지각생 ㅋㅋ
근데, 방문자가 40만이 넘은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_-ㅋㅋㅋ
꼬미 2008/01/22 04:55 URL EDIT REPLY
저랑 같은 종족이로군요.. 우리 투명인간 종족 모임을 만들어 보는건 어떨까요? ㅋ
ScanPlease 2008/01/22 12:19 URL EDIT REPLY
저보다 오래되었군요. 저는 12년째
지각생 2008/01/22 14:02 URL EDIT REPLY
또또// 낚시 포스팅을 간간히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죠 :)

꼬미// 투명인간 번개라. 입장권 없이 어디 들어가고 그래볼까? ㅋ

S.P.// 스캔도 비염이 있었군요. 동네에 "비염전문 한방병원"이 있다고 하니 함 가보렵니다. 초집중지각생이라.. 딴사람되겠네요 ㅋ
뎡야핑 2008/02/13 06:20 URL EDIT REPLY
난 태어났을 때부터 비염...< 콧물이 코딱지가 돼는 통에 미치겠어요ㅜㅜ 쫌만 추워도 콧물이 줄줄 우리 동네 의사가 고쳐주겠다고 용기를 잃지 말랬는데 ㅋㅋㅋㅋ
지각생 2008/02/17 20:55 URL EDIT REPLY
우.. 태어났을때부터 비염인 경우도 있군요. 동네 의사 킹왕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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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종류의 고독

SF
세계 SF 걸작선을 단편 하나빼고 다 읽어간다. 24개의 단편 중 좋은 것도 있고, 별로인 것도 있는데 지금까지 읽어온 것과는 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다. 지금까지 읽은 것들은 대개 네오스크럼이나 달군 등 SF에 관심 많은 진보불로거들이 추천한 것들을 기초로 해서 어느정도 사전지식을 갖고 선별해서, "먼저 좋아하고" 읽었다. 그리고 역시 추천한 것들은 틀림 없이 날 만족시켜줬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것은 거의 처음으로 "마구 잡히는대로" 읽어본 셈이라 할 수 있다.

사전 지식이 없는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작품들을 읽다보니 SF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관심이 새삼, 깊어지며 어느정도 넓어진 느낌이다. 전에는 그냥 감탄하며 읽고 넘어갔던 네오스크럼 블로그의 SF관련 포스트를 다시 꼼꼼히 읽어보고 내 위키에 정리하기 시작했다. ( http://latecomer.pe.kr/mwiki/index.php/SF )

첫번째로 실린 "지구의 푸른산"은 마치 이 묶음집 전체의 "서장"이랄까. 부담없이 따라가며 분위기에 젖을 수 있는 작품이다. 우주를 방랑하는 눈멀고 늙은 음유시인의 이야기. 임팩트는 없었지만 그냥 편하게 봤다. 두번째 작품은 "죽은 과거",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인데 이 책을 읽기 직전에 "바이센테니얼 맨(200살을 산 남자)" 을 봐서(원래 유명하기도 하고) 기대를 갖고 봤다. 시간 탐사. "엑설런트 어드벤처"나 "백투더퓨처" 식으로 사람이 직접 물질과 함께 이동하는게 아니라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운 소립자"의 흔적을 재구성해 과거의 모습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본다는 얘기. 그리고 그런 기술이 실제로 쓰이게 될때 어떤 참혹한 결과가 일어날지, 과거란게, 시간이란게 뭔지 생각해보게 해줬다. 작품 자체의 구성은 좀 엉성하고 맥빠지긴 하지만 소재는 괜찮았다.

그 다음부터 몇 작품은 그다지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냥 가볍게 보고 몇가지 생각할 꺼리만 꼽아보고는 넘어갔다. 그러다가 필립 K.딕의 작품을 만나 재밌게 읽고, "두 운명" 같은 기분나쁜 이야기도 읽고, 어슐러 르귄의 소설을 만나 다시 놀라기도 하고..

이 책에 수록된 작품으로 그 작가들의 모든 것을 알 순 없겠지만, 역시 좋은 소리가 전해지는 사람의 것은 정말 좋고, 그저 그런 평을 받는 사람의 작품은 역시 그저 그러하니, 앞으로 계속 읽을 SF, 그 장르에 대해 따로 알아가면서 골라보는 노하우를 쌓아야겠다. 내 맘에 든 작가들은, 다음과 같다.

필립 k. 딕 - 이 사람 소설은 무엇보다 "재밌다". 이 단편선에는 "사기꾼 로봇", "두번째 변종" 두편이 실렸다. 영어공부를 해서라도 원어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이야 반전이 있는 작품, 영화를 볼 일이 많고 해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잼나게 풀어나가는 능력이 뛰어나 반전에 감격했다. 이 사람 다른 소설도 더 읽어봐야지.

어슐러 k. 르 귄 - 이 사람은 역시 나를 "놀라게" 한다. 나를 새로운 사고를 하도록 밀어넣어 버리는 그가 존경스럽다. "아홉 생명"은 "바람의 열두방향"에서도 아주 인상깊게 읽었는데, 인간 존재에 대해 이보다 더 깊은 (물론 잠깐이었지만 -_-) 생각을 하게 하고, 두둥!하는 느낌을 받게 한게 이전에는 없었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사회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한다음 어떻게 해석하는지 모여 얘기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쿠나 셀던 -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째째파리의 비법"이라는 작품이 실렸는데 알고보니 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 되는 것 같다. 나도 재밌게 봤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번역을 할때 부부간의 대화를 너무 "한국식"으로 한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이제 그만). 여성에 대한 남성의 두려움, 그것에 기인한 폭력성과 공격성(물론 이 작품에서는 "폭주"가 다른 미지의 요인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걸 보면서 "이갈리아의 딸들" 맨 마지막 대목이 떠올랐다. "맨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모든 땅의 생명이 죽어 없어질거야." 흠. 근데 사실 큰 연관은 없는 것 같다 -_-

파이어즈 앤터니 - "은하치과대학"이란 작품이 실렸는데 뭐 줄거리는 금방 예상이 가능해서 나중엔 피식 웃음까지 나왔는데 (완전 뻔해! 완전 뻔해~) 뭐 이 작품 자체가 엉성해서라기보단 "허준"류의 드라마가 한국에 많았던 탓이겠지. 다른 건 모르겠지만 다양한 외계 종족들을 묘사한 것이 인상적이어서 일단 뽑아놨다.

코니 윌리스 - "사랑하는 내 딸들이여"가 실렸다. 한번 더 봐야겠다. 이거 보신 분들 만나면 좀 물어봐야지.

브루스 스털링 - "스파이더 로즈". 카우보이 비밥의 "헤비메탈 퀸"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많이 다르다. 그래도 이런 인물에 대해선 묘하게 끌리는게 있단 말야. 고독이 녹아내린다. 사랑과 이해를 갈구해 사랑 그 자체가 되는 외계 종족이라. 특별한 차이가 있는진 모르겠는데 왠지 이 작품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그림이 제법 생생히 그려졌다. SF를 쭉 읽다보니 그런 걸까.

조지 R.R. 마틴 - "두번째 종류의 고독". 이 사람도 평이 좋아 기대를 하고 봤는데 역시 괜찮다. 스스로 유형을 떠난 남자가 형기를 마쳐간다. 두번째 종류의 고독의 끝(?)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유배자. 돌아가고 싶지만, 아직 그는 두려운 것 같다. 이 작품은 묘했다. 최근 몇 달간 내가 느낀 것, 생각한 것들과 너무나 흡사한 심리 묘사가 이어져서. 역시 어떤 고민도 온전히 혼자만 유별나게 느끼는 건 없는건가. 역시 얘기를 해야하는 건가. 조금만 더 일찍 이걸 봤으면 조금은 마음이 아팠을지도 모르는데 다행이라 해야하나. ㅋ 내 심정을 살짝 들여다 보고 싶은 분은 이 작품을 보면 80%는 알 수 있을 겁니다. :)

나머지 작품들도 나를 새로운 상상과 사고의 영역으로 날려 보내주는 훌륭한 Speculative(사색) / Science(과학)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몇 개빼곤 다 좋다. 빌려 보고 싶은 분은 말씀하삼. 대신 제가 잊더라도 꼭 돌려주세요. (바람의 열두방향 정말 어느 분이 가져가셨나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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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잡기장

"I wanna play the game."

토빈 벨(직쏘 분)의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안으로 쥐어짜는 듯한 짜릿함이 몰려온다.
한번 더.. 한 번 더 우히히히..
-_- 역시 난 이런 기질이 있는 건가


SAW 시리즈 1,2,3,4 를 모두 봤다.
맨처음 본건 4(2007). 이걸 보고 나니 "도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던거야?" 궁금증을 참지 못해서
다른 일을 또다시ㅠㅠ 손에서 놓고 이걸 볼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게 그렇겠지만 특히 이 쏘우는 워낙 반전에 힘을 준 거라서 1편부터 쭉 안 보면 많이 아쉽다.

1편은 저예산 아이디어 승부 장르 영화 대박 성공 50배 수익으로 유명한데
2편부터 점점 제작비가 늘어나며 스케일이 커지고 자극적인 영상이 강화되는,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는 "흥행 영화"의 공식대로 계속 가고 있다. 그말은 내가 제일 먼저 본 4편이 가장 자극적이라는 얘기다. 우와.. 고어물에 익숙치 않은 분은 절대 쏘우를 4편부터 보지 마세요. 토나옵니다. -_-
1편부터 본다면 점점 그 자극에 익숙해져서 덤덤...까진 아니어도 눈을 떼지 않고 볼 수는 있을 듯. 제가 나중에 그렇더군요.

이런 자극적인 영화의 효과는 확실히
권태로운 일상에, "번쩍"하게 한다는 것.

감각 과잉의 세상에서 점점 나태해지고 수동적으로 자극을 수용하고 그걸 반복하고 더 많이 많이...
생각하기 싫어지고, 왠만한 것들은 이제 별 느낌도 안 주고 이럴때
"본" 시리즈같은 화끈한 액션과 "쏘우" 같은 이런 스릴러 영화는 확실히 잠깐이나마 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 같다.
아우.. 나른함이 싹 가시는 거 있지.

근데 역시..
이런건 마약이다. 너무 의존하다보면 맛이 간단 말야. 뭐 어쨌든 지금의 내겐 필요한 거였다. 짱 재밌다!!! ^^
자, 이제 뒷감당하자구!  제길 할일은 여전히 밀려있군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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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6 18:29 2008/01/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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