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이러냐면
불로그를 끊고 나니 삶이 허전하여
안하던 PC게임을 하는 등 허우적거렸는데
이제 게임을 다시 끊으려니 가장 재밌는게 불질인듯 싶다. -_-
어제는 (이젠 그제) 새만금 특별법에 반대하는 문화행동이 북인사동에서 있었다.
난 딴 일정때문에 조금 늦게 합류.
와 보니 열심히 노래하고, 유인물 나눠주고 있다.
나도 나눠주기 시작.
이게 처음엔 뻘쭘해도, 아니 그래서
하다보면 더 열심히 나눠주게 된다.
"빨랑 다 나눠줘불고 끝내자." -_-
원체 사람이 많이 다니는 동네인데다
공연 취지가 좀 좋은게 아니고, 실력들도 출중하여 이래저래 사람의 마음을 끌어댕기니
금방 내가 들고 있는걸 다 나눠주고 친구덜의 손에 있는 걸 덜어와 나눠줄 수 있게 됐다.
이런 것도 노하우랄까? 그런게 있을 법하다.
내가 생각하는 건 이렇다.
1. 길을 가로막지 않는다. 옆에서 슬며시 들이밀어 탁~ 잡고 갈 수 있게
2. 당연히 웃는 얼굴과 공손한 말투는 기본.
3. 말을 하되, 길게 하지 않는다. "ㅎㅎ 한번 볼텨?" 이런 느낌으로 할때 잘 가져가는 것 같다.
4. 거절당하면, 바로 뒷 사람에게 들이대지 않는다.
이런 것도 다 군중심리랄까? 나만해도 내 앞 사람 한 두명이 안 받고 그냥 지나가면 나도 잘 안받게 된다. 나눠줄때는, 속으로 셋 정도 세면서 몇 사람 보내고 뒷 사람에게 나눠주면 잘 받는것도 같다.
반대로, 누가 받았을때 바로 다음 사람도 역시 받을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듯.
5. 커플을 포착한다.
이성이던, 동성이던 커플은 마음이 푸근해서 그런지 좀 더 잘 받는다.
6. 잡기 쉽고, 바로 내용이 눈에 들오게.
착~! 잡으면 바로 읽기 좋도록 위치와 방향을 잡아 주면 좀 더 잘 받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읽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더 들 거다.
흠. 써 놓고 보니 왠지 별거 아니네 -_- 역시 제일 중요한 건 탄탄한 안면피부가 아니겠어? 나처럼 새로운 사람 접하는 걸 은근히 즐기는 사람이 유리한 듯 싶다. 그렇다고 너무 시키진 마.
어제 언니네 후원주점에 갔다.
지금껏 여러 후원주점에 가봤지만
이렇게 아는 사람이 적은 경우는 처음이었다. -_-
딱 한명 아는 이는 돈벌려고 열심히 일하고 있고. 그래서 아는 사람들 올때까지 슬쩍 밖으로 나와 근처 PC방에 있었다.
어젠 은근히 몸을 많이 움직였는데
자전거타고 다니다 걸어다녀서 그런지 어째 생각보다 많이 피곤하더라.
아는 사람들이 그새 와서 다시 들어가 앉았다.
얼릉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 티켓 값 계산하는데 꼬여 시간을 좀 잡아먹고 그러다가 보니
옆 테이블에서 타로점을 본다.
요즘 진보불로그를 잘 안했지만 좌파타로쟁이 이후 타로에 관심이 더 생긴데다, 어색함을 떨치기 위해 오천원내고 타로를 봤다.
질문을 먼저 정해야 한다네.. 구체적으로. 흠.
가장 궁금한, 묻고 싶은 것이 있긴 한데 왠지 그건 묻기가 좀 그랬다.
그래서 떠오른, 부담 없는 질문을 택했다.
언젠가 인도나 네팔에 한번 가보려고 했고
매년 한두번은 한국을 나가 보고 싶은 바램이라
두개를 합쳐 "내년에 인도에 갈 수 있을까? 가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2~3개월 정도.
타로 결과는 이랬다.
나는 지금 뭔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인도 여행은 잠깐 짐을 내려놓고 편안히 (깨달음이니 뭐니 이런 목표 없이) 다녀오려면 좋다.
혼자 아니면 조용한 사람과 동행하면 적합할텐데 안 그럴듯하다. (뒤집힌 카드가 나왔다) 동행자를 신중하게 골라라.
그런데 뭔가 준비할때 균형을 맞추기가 힘들 수 있다. 노력 좀 해야겠다.
흠. 왠지 강렬한 맛이 없어 살짝심심섭섭하지만 왠지 그대로 될 것 같다.
타로 배우고 싶다.
후원주점 한쪽에 벼룩시장을 열었는데, 아프리칸 타로셋트가 3만원.
흠칫. 이런 그럴 법 한거였잖아. 이게 트럼프냐? -_-
같이 있던 watertree 도 타로를 봤는데
내 질문보다 좀 더 간절한(?) 질문이어서 그런지 왠지 더 성실한 답변이 나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_-
근데 해석하는게 확실히 재밌더라. 옆에서 보니까.
칼 8개가 땅에 꽂혀 있고 그 사이에 한 여자가 누워 있는 카드라 섬찟참혹한 느낌이었는데
해석에 반전이 있었다.
잘 보면 실제로 누워 있는 사람이 칼에 찔린 건 아니다.
또 눈을 가리고 있다.
이건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면, 사실 극복할 수 있는건데 스스로 심각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거라고.
또 어떤 카드가 항상 고정된 의미를 갖는게 아니라 질문에 따라, 다른 카드와 연결되서 술술 풀려나오는게 재밌더라.
정말 타로 배울데 없을까낭?
자, 내년엔 균형을 잡는게 관건이다.
돈 벌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