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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탱크를 치워주세요, 당신의 손주를 생각한다면

제발 탱크를 치워주세요, 당신의 손주를 생각한다면



내 집은 충남 천안입니다.  직장은 청주에 있긴 하지만요.  천안에서 사는 이들은 모두들 느끼는 일이겠지만 참 갈 곳이 적습니다.  산으로 치자면 광덕산, 성거산, 태학산, 태조산 정도이고요, 물가로 치자면 광덕산 계곡, 북면 개울가 정도이지요.  이렇게 몸을 쉴 만한 곳이 드문 땅에 그래도 가족들이 오순도순 쉴만한 곳, 직장 동료들이 흠뻑 땀에 젖어 뛰어 놀만한 곳이 있지요.  태조산 공원이예요.

 

 

비록 산자락을 깎아 만들어 아쉽기는 하지만 아주 오래전 일이라 이제는 잊을만하지요.  지금은 천안 사람들이 공을 차면서 땀 한 번 흘리고 싶을 때, 그늘에 앉아 편하게 쉬고 싶을 때 누구라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지요.  아마도 천안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가장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여기 아닐까 싶어요.

거기 넓디넓은 잔디밭이 있어요.  잔디가 막 새순을 틔울 때 빼고는 들어가 놀 수 있지요.  베드민턴 치는 아이, 공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 무작정 뛰는 아이, 그 잔디밭은 아이들이 넘어져도 상처 하나 없이 다 받아주는, 말하자면 아이들의 천국이예요.  작년 6월인가 아들 현이를 데리고 모처럼 태조산을 갔지요.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 눈앞에 펼져졌어요.  정말 쫙 펼쳐졌지요.  탱크와 대포와 전투기들이 도열해 있는 거예요.

 

  

 

 

1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탱크와 대포들은 하나 같이 포신을 태조산 놀이공원 중심부를 향하고 있어요.  내 아들 현이를 향해 있고 현이 또래 아이들을 행해 있어요.  뭐가 그리 자랑스럽다고 하나하나마다 친절하게도 안내판을 세워놓았지요.

 

 

 

 

무슨 심사로 천안 시청의 나으리들께서 거기다 저런 것들을 갖다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사람 할 짓이 아니지요.  가족들이 오순도순 도시락을 까먹고, 아이들이 까르륵대며 뛰어노는 공원과 살상무기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릴 수 없는 사이 아닌가요?

 

 

 


아이들의 가슴에 전쟁과 살상과 무기를 찬양하는 피폐함만 가득 들여앉히려는 의도 없이는 저런 황당한 일을 감히 꿈꿀 수도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할 일은 아니지요.  그러니 제발 저 탱크들을 치워주세요.  천안 시청 나으리들, 전쟁나면 당신들이 사랑하는 손주들의 생명도 저 탱크 앞에서 다칠 수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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