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21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2/23
    [꼼꼼] 14호 '공공성의 또다른 사례'(2)
    hongsili
  2. 2009/02/19
    모임 후기(7)
    hongsili
  3. 2009/02/09
    건강과 발랄한 진보(11)
    hongsili
  4. 2009/02/06
    낙관과 우울
    hongsili
  5. 2009/01/31
    [주간 진보신당] 건강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1)
    hongsili
  6. 2009/01/25
    새로운 활동?
    hongsili
  7. 2009/01/21
    생활 속의 공포 정치(4)
    hongsili
  8. 2009/01/10
    [평화, 선동, 그리고 약속의 땅]
    hongsili
  9. 2009/01/07
    이룰 수 없는 꿈인가?(4)
    hongsili
  10. 2008/12/18
    즐거운 일터(3)
    hongsili

좌절금지... 희망을 찾아서...

사람과 '가치' 문제에 천착한다는 점에서 보건학이라는 학문분야에 투신하게 된 것을 나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해왔다. 이러한 믿음이 변한 건 아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연구자로서의 자괴감이 큰 적은 없는 듯... ㅡ.ㅡ 학문적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나 할까..... #. mb 집권 이래 데자뷰 현상의 경험이 일상화되고는 있다지만, 10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88CC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에 참으로 난감했다. 2년 전, 뻐꾸기와 함께 한국 여성노동자 건강권 운동을 논문으로 정리하면서, 우리는 이를 중요한 사례로 다루었다. 투쟁과 연대를 통해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노동안전보건의 영역을 확장시킨 하나의 이정표 운운하며... 그런데, 논문의 종이가 바랠 틈도 없이, 다시 처음 그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도대체 뭘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자괴, 당혹... #. 약 3년전부터 자살 문제를 탐구하는데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왔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오리무중인데다, 절대반지를 떠안은 호빗마냥 점점 더 '직시'하기가 어려워진다. 한 발 떨어져 문제를 해석할 수 있는 emotional detachment는 오히려 약화... 더구나 최근 일어난 일련의 죽음들은, 도대체 '인간의 조건'이라는게 무엇인지, 내가 여태까지 탐구해왔던 것의 성과가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인간 고통에 대한 깊은 연민이 나의 동력이라고 스스로를 도닥여도 해결되지 않는 이 무기력이란... #. 좌절할 권리마저도 감정적 사치라는 생각이 드는 아주 기이한 시절에... 고통과 절망이 아닌, 희망과 행복의 조건을 탐구하는 그런 연구를 하고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세상의 사소함...

어디에나 그 정도의 불합리와 어려운 상황은 존재하기 마련... 뭐 그런 사소한 문제 가지고 괴로워해야 하나 싶지만, 세상에 그런 사소함들을 모두 압도하는 진짜 중요한 문제가 과연 얼마나 되나 싶다. 20세기 초, 미국 로웰의 여성 노동자들이 싸운 것은, 노동시간 늘리려고 시계를 뒤로 돌린 아주 유치하고 터무니없는 작태에 분노해서였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들이 돌맞아 죽을 각오로 싸웠던 것은, 부부 간에 잠자리를 거부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80년대 민주노조 건설이 한창일 무렵,현대 노동자들의 요구 중에는 두발 자유화, 폭언 금지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소한 것들을 바꾸려고 사람들은 때로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한다. 뭐 저딴거 가지고... 다른 중요한 일도 많은데? 자존감을 지키며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싸울지, 회피할지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주간 진보신당]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주세요!

원래 지난 주에 썼는디, 발간이 한 주 지연되어 이번 주에 업로드가 되었다. 빛보다 빠른 속도로 내 차례가 돌아오는 것 같다 ㅜ.ㅜ 지난 2주는 영리법인 도입 문제로 한겨레, 프레시안, 오마이뉴스에 기고글과 칼럼들이 그야말로 폭주했었다. 그래도 이분들 마이동풍이니... 참 미치겠다. 이 와중에 좀 당황스러운 것은, 진보신당이 제시한 올해의 4대 중점의제에 보건의료 사유화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 주에 더 논의를 한다고는 하는디... ㅡ.ㅡ -----------------------------------------------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한 증권사 광고 기억나세요? 모두가‘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던! 부화뇌동하기 쉬운 세상에서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로망을 드러낸 좋은 광고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분들을 보면서 과연 이러한 평가가 적절한 것이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광석화와 같은 손놀림으로 종부세를 순식간에 무력화시켰던 그 분! 홀연히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라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나 베이브 루스가 홈런 방향을 지목하듯 단호한 의지로 의료민영화의 한길로 매진할 것임을 밝힌 그 분, 그리고 그 절친들! 지난 한 주 동안 그 분들은 예의 그 능수능란함으로 ‘의료민영화’ 논의를 다시 전면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잠깐 바깥으로 눈을 돌려 볼까요? 요새 뉴스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국의 경제위기 상황과 오바마 정부의 다급한 대응 정책들이 소개됩니다. 한국에서 주로 보도되는 내용은 다우 지수 동향, 은행이나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구제금융 등이지만, 미국 내에서 보건의료 분야의 개혁은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 워싱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주최한 ‘보건의료개혁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한국에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의료제도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던 바로 전 날입니다.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미국인들의 시름은 깊습니다. OECD 국가들 전부를 다 합친 것에 맞먹는 천문학적 의료비 지출, 하지만 대한민국 인구수에 버금가는 무보험자의 수, 쿠바와 비슷한 평균 수명, 영아 사망률... 우리가 이미 ‘식코’라는 영화를 통해 익숙해진 바로 그 문제들 때문에 말입니다. 바다건너 미국인들이 그토록 벗어나고자 하는 (하지만 잘 안 되는!) 이 골칫덩이를 한국사회에 얼른 들여오지 못해 안달이 난 분들의 신심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하나같이 많이 배우신 분들이니 그 명성을 모를 리 없을텐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폴 크루그먼 교수의 쓴 소리는 왜 못 듣는 척 하는 걸까요? 사보험 중심, 영리화된 보건의료 체계는 건강권 문제를 떠나 경제학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 말입니다. 한 국인으로는 국제기구의 첫 선출직 수장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고(故) 이종욱 박사를 기억하시나요? 국내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고인은 2005년 세계보건기구에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 위원회’라는 특별 기구를 설립했습니다. 그 위원회는 건강 불평등, 이와 관련된 세계 각국의 보건복지 정책들을 종합하고 학자, 정치인, 시민사회, 다국적 기업 등 그야말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2008년 말에 최종 보고서를 출판했습니다. 많은 중요한 내용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보건의료 서비스는 필수적인 공공재이기 때문에 시장에 방임해서는 안 되며 형평성과 공공성 진작을 위해 공공 투자, 국가 규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반기문 씨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유엔의 산하기구이면서, 또 역시 ‘자랑스러운 한국인’인 고 이종욱 박사가 수장을 맡았던 국제기구의 ‘공식’ 보고서에서 말입니다. 이제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그 보고서의 권고를 따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신심으로 가득 찬 한국의 그 분들이야 그 따위(!) 움직임에 부화뇌동할 리가 없겠지요?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분들이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좀 따라 주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 다른 나라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좀 둘러보고 ‘눈치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이지요. 지구촌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미국식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의 파산을 이야기하고, 심지어 그린스펀 같은 이조차 (이제 와서야) 그 길이 잘못된 길이었음을 고백하는 마당입니다. 소신과 ‘쇠귀에 경읽기’가 백짓장 한 장 차이 일수도 있다는 위험한 허무주의가 평범한 당원의 마음을 휘젓는 우울한 한 주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꼼꼼] 14호 '공공성의 또다른 사례'

지난 주에 갑자기(!) 원고를 하나 부탁받았는데, 회의 직전이라 길게 통화를 못했다. 공공노조라 해서 나는 당연히 조합원 소식지인줄 알았다. 근데.. '꼼꼼'이 시민 대상 무가지 신문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발간 전날 밤 편집자의 원고수정 전화를 받고나서였다. 뒷부분이 다소 과격(?)하다며 순화시키겠노라는 전화.... 허거덕했다. 진작 알았으면 더 쉽게 착하게(?) 썼을텐데... 사실 조합원용 글이라고 해서 더 어렵게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선수들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한 것과는 좀 차이가 있지 않나... 어쨌든 충분하게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무심함을 새삼 반성하게 되었다. 원고료까지 받아서 더욱 민망...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기어이 보내셨네...ㅜ.ㅜ 근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소속을 진보신당과 노건연 둘 다 썼는데, 발행된 신문을 보니 진보신당은 빠지고 노건연만 나와있다. 이건 뭐지??? ------------------------------------------------- [브라질의 민중건강 평의회] 작용은 반작용을 낳는 법이다. 사유화, 영리화의 움직임이 거세질수록, 공공성을 지키자,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보건의료와 관련한 공공성 담론은 주로 소유주체의 문제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그 자체로 공공성의 중요한 요소이자 또한 공공성 달성의 주요 수단인 사회민주적 통제에 대해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브라질 국립 보건 체계의 3대 구성 요소 중 하나가 ‘사회적 통제 (social control)’이다. 브라질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군부 독재를 경험했으며, 1989년에야 민주정부가 수립되었다. 당시 새 민주헌법과 함께 SUS (Systema de Unico Saude) 라는 국립보건체계가 마련되었는데, 보편성, 형평성과 함께 ‘사회적 통제’가 3대 원칙에 포함되었고, 이는 구체적으로 ‘민중건강평의회’의 구성으로 나타났다. 이 평의회는 시민 50%, 전문가 25%, 정부와 보건의료 공급자 25%로 구성되며 지역, 주, 연방 단위에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단순히 ‘권력의 감시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지역의 보건예산을 직접 심의, 승인하고 감사하는데, 만일 평의회가 승인하지 않는 경우 지역 정부는 연방 정부로부터 보건 예산을 받을 수 없다. 또한 건강 문제와 관련한 주요 결정을 내리거나 새로운 의제를 제안하는 것도 평의회의 주요 역할이다. 이를테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브라질의 AIDS 특허의약품 강제실시 조치도 이 평의회의 결의안으로부터 도출된 것이었다. 보건의료 시설을 국가나 비영리 주체가 소유하도록 하는 것, 재원을 공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넘어서, 이것이 실현되도록 혹은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민중적/사회적 통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물론 직접 참여, 사회민주적 통제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브라질도 한국처럼 지역 토호들의 세력이 막강하고, 이러한 직접 참여 제도를 악용하여 이해집단이 주요한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특히나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일수록 그렇다니,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작동하게 하는 ‘정치’와 ‘운동’이다. 시민들의 끊임없는 조직화와 정보의 소통, 그리고 민주주의 훈련만이 이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줄기세포와 프리온을 너끈히 이해하는 한국의 시민들에게, 보건의료 예산 검토와 건강의제 토론쯤이야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어려운 과제는 여전히 조직화와 민주주의 훈련이다.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보건의료의 공공성에 관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스스로를 조직하며 민주적으로 훈련해가는 그런 시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모임 후기

지난 주말에 진보신당 건준모 청년학생 캠프가 있었다. 조직팀의 우울한 전망과 달리, 새로운 얼굴들이 적잖이 참여했다. 멀리 부산에서 대전에서.... 뜻밖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몇 명... (의전원으로 전환되고 나서 상황은 악화일로일 것이라 짐작했는데, 엄혹한 사막에도 꽃은 피나보다...) 행사 전, 운영위를 하면서 하필 '발렌타인 데이'를 거사일로 정해 대중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우리의 무심함을 자책했다. 그러면서 결정한 다음 모임 날짜는 3월 14일 (소위 화이트데이) ㅎㅎㅎ 그래 초콜렛 사탕 자본의 마수로부터 대중들을 구해내자구!!! Y 샘과 파트너가 되어 각종 행사(?)를 뛰는 일이 많다보니, 가끔 우리가 2인조 바람잡이 같다는 생각이 쫌 ㅎㅎㅎ 다음 주에도 한 건 있음... 같이 세미나하고 공부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오랜만에 강의를 차분히 들어보니 그동안 꾸준하게 내공을 쌓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사진 찍히는 거 엄청 싫어하는데, J 동지가 당게에 사진을 떡하니 올려놨음... 깜딱 놀랐음 ㅜ.ㅜ) 심대표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차분하고 힘이 느껴져서 좋다. 어수선한 당의 상황과, 당원이나 당 대표나 처음 해보는 새로운 고민들...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참 답은 안 보인다. ㅡ.ㅡ 어떤 당이, 이렇게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서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어쩜 좋을까 싶고... 심이 어째 '청년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참가자들이 다들 연로하신거 같다는 발언을 해서 모두들 잠깐 동요(!)했다. K 샘은 '문헌에 의하면' 45세까지가 청년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아 우리 내부 원로 그룹의 급 환영을 받기도 했다. 특히 S 샘이 좋아하시더라는 ㅎㅎㅎ 정태인 샘의 강의도 역시, 프로답게 재밌고... 그리고 슬펐다. ㅡ.ㅡ 전국을 쏘다니며 해온 강의가 8백차례가 넘는단다. 우리같은 사람은 어디 가서 엄살도 못 피운다... ㅡ.ㅡ 저물어가는 제국을 부여잡고 있는 한국의 지식사회가, 망한지 2백년 전에 망한 명나라를 그리며 청나라를 미워하던 조선선비들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은...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허나, 뭐니뭐니해도 이날의 백미는.... 장소를 대여한 서울유스호스텔의 깜놀 센스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 행사 이름은 " 건강과 발랄한 진보 진보신당 건강위원회 청년학생 캠프 " 허나.... 행사 장소 입구에서 우리는 모두 쓰러졌다.


어쩜 좋단 말인가!!! 어쩐지... 시작 전에 로비 찻집에서 일하는 분이 임 샘한테, '여행사면 사무실이 종로에 있어요?" 어쩌구하더라니.... 임은 거기다 대고 "아뇨, 우리는 여의도에 있어요" ㅎㅎㅎ 도대체 뭔 대화가 오고간 건지... 이렇게 모임할 때마다 새로운 얼굴들이 늘어나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자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살아가는 큰 힘이 된다. 사실, 현재 당의 모습이 과연 우리가 생각했던 그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상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라면, 나중에 '여한'이 남지않을만큼은 뭔가 열심히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든든한 이웃들도 있잖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건강과 발랄한 진보

진보신당 건강위원회 준비모임에서 청년학생 캠프를 진행합니다.

이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들 중, 청년도, 학생도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디 딱히 알릴 데도 없어서 그냥 올려봅니다.

 

심지어 날짜도 전국의 초콜렛 판매상들이 광분한다는 발렌타이 데이입니다..

진보 청년들은 그 따위 근본없는 자본 마케팅에 놀아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며 날짜를 잡은 건 아니구요... ㅡ.ㅡ

 

장소도... 상당히 애매한 곳입니다.

예전 중앙정보부가 있던 자리라는 서울유스호스텔....

밤이면 원혼들의 신음소리가 들리지나 않을까, 에드가 알렌포의 소설을 연상하며 벽 속에 뭐가 들어있지 않을까 문득 의심을 하게 되는 곳이죠... ㅜ.ㅜ  

 

어쨌든 일정은 촉박하지만,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고

딱히 청년이 아니라도 괜찮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 참여해주세요.

보건의료 전공자만 모이는 것도 아닙니다. 두루두루...

 




장소 안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낙관과 우울

오후 늦게 보건의료학생캠프에 강의하러 다녀왔다. 백 명 넘게 꽉 차 있던데, 도대체 그들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엄혹한 시절이라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리적 공포가 두렵기는 하지만, 인간의 정신이란 것은 반작용이라는 엄청난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 강의를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깜딱깜딱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본인도 확신하지 못하는 낙관을 남에게 주입하고 있음을 발견할 때다 ㅜ.ㅜ 단기전망과 개인사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비관적인데 (심지어 염세적이기까지... 물론 사람들은 나의 이런 속성을 믿지 않겠지만), 이건 뭐 가식도 아니고 잘 설명이 안 되는... 그저께 노건연 운영위 끝나고 지하철 타러가는 길에 K 샘이, 자기같은 비관주의자가 이 대책없는 낙관주의자들과 함께 하려니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다. 낙관은 전염력이 있는 것 같다. 다들, 어찌 잘 되겠거니... 덜컥 일부터 저지르고... ㅎㅎ 그에 비하면, 어제 노동패널의 관심세션들은 우울과 비관의 향연이었다. 연구결과들이 다 슬퍼... ㅜ.ㅜ 분석하고 탐구하는 이들이 보여주는 결과 자체는 매우 비관적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대로 지속할 수 없다는 반작용, 더디지만 변화해나가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활동의 영역에서는 낙관이 건재할수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 정말 피곤하다. 개인사에 대해서 낙관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는 구조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주간 진보신당] 건강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건강위원회 준비 모임 교육/정책팀에서 매주 돌아가며 [주간 진보신당]에 건강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벌써 내 차례가 돌아와서 깜딱 놀랐다. 총성은 '일단' 멈췄다고 썼는데 원고 보내고 나서 이스라엘 십장생들이 또 포격하는 바람에 식겁했다. ㅜ.ㅜ http://weeklynpp.tistory.com/category/건강컬럼 이전 칼럼들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 2009/01/18 제26호(090116) - 사회불평등과 건강 * 2009/01/11 제25호(090111) - 영리법인병원 도입 저지, 지역 역량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 2008/12/27 제24호(081226) - 건강보장제도와 연대적 가치 * 2008/12/21 제23호(081219) - 비정규직 차별과 건강할 권리의 박탈 --------------------------------------------------------- 제27호(090130) - 건강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건강위원회 준비 당원 모임, 노동건강연대) ‘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명성에 걸맞게,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믿기 어려운 소식들은 조금이라도 진정의 기미가 보이거나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묵은 과제들을 뉴스에서 쓸어버리기 십상이다. ‘인간은 본디 악한 존재일까?’라는 철학적 고민마저 던져주었던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도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휴전이 이루어졌으니, 잠깐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도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3주간의 일방적 학살이 남겨놓은 현장은 과연 우리가 지금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도 되는 건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이 3주 동안 1,400여 명이 가자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5천 명이 넘는 부상자 중 약 14%가 평생 신체장애를 갖고 살아가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환자의 규모는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1천 8백여 명은 어린이들이다.(1) 공 습 피해 환자들 중 다수에서, 백린탄 (white phosphorus bomb)과 고밀도 비활성 금속탄 (DIME, Dense Inert Metal Explosive) 사용을 의심케 하는 특이한 화상과 사지절단 소견들이 보고되고 있다. 예컨 대, 지난 15년간 알-시파 병원의 화상센터 책임자를 맡아온 의사 아부 사반은 예전 같으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작은 화상인데도 환자들이 자꾸 죽는다며 의문을 표했다. “처음에는 작은 화상처럼 보였는데, 몇 시간이 지나면서 화상 부위가 점점 넓고 깊어지더니, 일부 환자들이 손써볼 겨를도 없이 악화되고 말았어요.” 이 병원에서는 수술 도중 환자의 화상 부위에서 튄 잔해에 마취과 의사가 경미한 화상을 입은 적도 있다. 머리를 다친 세 살짜리 어린이의 또 다른 사례는 그 자체로 호러 영화의 한 장면이다. “병원에 도착한지 2시간 만에 상처부위를 열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연기가 나더군요. 집게로 ‘촘촘한 솜’같은 물질을 끄집어내자 그것이 타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사라져버릴 때까지 계속이요.” 백린탄은 155mm 포탄에 116개의 백린 쐐기가 들어 있어, 터지면 수백 제곱미터 이상을 퍼져나간다고 알려져 있다. 공기와 닿으면 발화되어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타버린다. 피부에 닿으면 뼈까지 깊숙이 타들어갈 수 있다.(2)


한 편 알-시파 병원의 의사 소비 스카이크는 팔 다리가 절단되어 실려 온 환자들의 상처 부위에서 파편이 발견되지 않고 상처 부위가 마치 칼로 베어낸 듯 예리하다며 DIME의 피해를 강력하게 의심했다. DIME에는 텅스텐 분말이 채워져 있으며 거의 지면 - 무릎 높이에서 폭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순식간에 발생하는 강력한 폭발력 때문에 환자는 자신의 사지가 절단된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절단 부위에는 엄청난 열기가 남는다. 또한 어떤 환자들은 외견 상 파편의 상흔이 보이지 않는데도 심각한 내장 파열로 출혈성 쇼크에 빠지기도 한다. 출혈의 원인을 찾아 온 뱃속을 뒤져 보면, 작은 검은색 반점들이 내장에 무수히 박혀 있다는 것이다. 이 미세한 텅스텐 성분은 상처부위에서 찾아내 제거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강력한 발암 물질이기도 하다.(3) 신 체적 장애 뿐 아니라 정신 건강,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우려도 매우 심각하다. 지붕이 무너져 내리고, 어린 동생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정신 차려 보니 자신의 두 다리가 없어져 있는 상황이 아무렇지도 않다면 사실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파편이 경추에 박혀 평생을 사지마비로 살아야 하는 청년이 ‘그래도 저는 이스라엘을 용서할래요’라며 밝게 웃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들 마음의 상처는 몸의 상처만큼이나 평생 지속될 것이다. 다행히 폭격을 피해 살아남은 이들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되고 5천 채가 넘는 집이 파괴되었다. 가스도, 전기도, 수돗물도 없고, 하수 시설과 화장실은 난장판이며,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사체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폭격 때문에 병원에 갈 수 없어서, 수많은 환자로 병원이 난리통이라, 어린이들은 예방접종 기회를 놓치고 있다. 유니세프가 우려를 표하고, 세계보건기구가 ‘공중보건 위기’를 경고한 것은 결코 지나치지 않다.(4) 하 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최근의 이 ‘공공연한’ 학살 이전에도, 150만 명의 건강을 위협하는 은밀하고 치밀한 작전은 지속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입수한 2008년 11월의 국제적십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로 만성 영양실조가 꾸준히 증가했고, 필수적인 미량 영양소 결핍증이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하마스가 정권을 잡은 2007년 6월 이래 봉쇄가 강화되면서 생활 물가는 최소 40% 이상 올랐고, 10만 6천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인구의 40%가 ‘극빈층’이 되었다. 사람들은 뭐든지 내다 팔고, 아이들의 교육비를 줄이며, 먹을거리 장만에 들어가는 돈마저 줄였다. 이미 공습 전에도 가자 지구 주민의 70%가 끼니를 걱정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동물성 식품이나 신선한 야채, 과일 대신 값싸고 열량만 높은 곡물, 설탕, 기름으로 하루 에너지를 채우다보니, 미량이지만 필수적인 영양소, 이를테면 철분, 비타민 A와 D 결핍이 심각해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5) 더 멀리, 하마스 집권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2005년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특별 보고서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읽는 이의 눈을 의심케 만든다. 2003년 8월, 산모인 룰라 아쉬티야는 이스라엘 병사들이 나블루스 병원으로 가는 길을 막는 바람에 서안 지구 베이트 푸릭 검문소 옆, 더러운 길바닥에서 아기를 낳았다. “남들 눈에 안 띄려고 콘크리트 벽 뒤로 검문소까지 기어가, 그 먼지 구덩이 속에서 짐승처럼 아이를 낳았어요. 딸아이를 안아들기는 했는데, 조금 움직이는가 싶더니 금방 제 품에서 죽고 말았어요.” 이스라엘 병사들이 구급차를 지체시키는 바람에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바이얀 후세인 알 리의 사례는 뉴스거리도 아니었다.(6) 이스라엘이 저지른 최근의 악행은 조금 더 분명하게 드러난 전쟁 범죄일 뿐, 2007년부터의 살인적 봉쇄, 아니 1967년부터 시작된 점령 그 자체가 팔레스타인 이웃들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어 왔다. 가 자 지구 알-나세르 병원의 자원활동 의사 ‘카림 호스니’는 이야기한다. “가끔씩, 내 환자들이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처가 너무나 끔찍해서, 그들이 앞으로 얼마나 가혹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견뎌내야 하는지 제가 알거든요.”(7) 암도, 중풍도, 심장병도, 단 3주 만에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더구나 어린이들을 죽이지는 못한다. 수 천 명을 평생 불구로 만들지도 못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 때문에 거대한 감옥에 구금되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구급차가 가로막혀 길바닥에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현실 또한 어떠한 보건학 교과서도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다.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건강 위기는 오히려 증폭되어 가고 있다. 이 후유증이 몇 세대에 걸쳐 상흔을 남길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야기했단다. “결국 기억될 것은, 적들의 목소리가 아니라 친구들의 침묵”이라고...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향한 진보신당 당원들의 관심과 연대가 여전히,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주) 1) 'I will never walk again' The Palestine Chronicle 2009.1.23 2) 'Gaza doctors struggle to treat deadly burns consistent with white phosphorus' Guardian 2009.1.20 3) 'Alarm Spreads Over Use of Lethal New Weapons' Inter Press Service 2009.1.22 4) 'Displaced families in Gaza face public health crisis' UNICEF press release 2009.1.23 5) 'Chronic malnutrition in Gaza blamed on blamed on Israel' The Independent 2008.11.15 6) Israel/Occupied Territories: Conflict, occupation and patriarchy: Women carry the burden (MDE 15/016/2005) 7) 'I will never walk again' The Palestine Chronicle 2009.1.2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새로운 활동?

홍실이님의 [] 에 관련된 글.

그래도 비교적 잘 하는 것 중 하나는, 주제파악이다. 그래서, 내가 잘 못하는 거, 할 수없는 것을 부탁받으면 '진심을 담아' 거절하는 게 보통이다. 대의명분 때문에 어쩔 수없이 뭔가를 떠맡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 결과는 안 좋다. 이름만 걸어놓고 활동 안 하는 걸 엄청 싫어하는데, 가끔씩 자신의 그런 모습과 마주치면 미쳐버릴 것 같다 ㅡ.ㅡ (이를테면, 의료생협 동네 대의원을 억지로 맡았는데 지난 1년동안 한 번도 회의에 못 나갔고, 시당정책위 세미나에도 매번 결석했다. 제대로 못할 것이 뻔히 예상되었는데, 왜 한다고 해서...) 내가 잘 하는 것은 이런 거다. 데이터 분석하고 해석하기 (꼭 학술연구만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큰 그림잡아 맥락으로 이해하기, 실무기획, 맨정신에 완전 진지한 대화 이끌어내기, 갖가지 고충 상담 (가끔은 다른 이들의 비밀과 내밀한 고민들을 너무 많이 알아 괴롭기도 ㅜ.ㅜ), 조근조근 일대일 꼬드기기, 마감 쪼아대기(???)... (잘하는게 너무 많구나 ㅎㅎㅎ) 못하는 거? 나서는 거 잘 못한다. 그니까 일대일 공략은 잘 하지만, 리더쉽있게 뭔가를 지도하고 조직하는 거에는 젬병... 더구나 싫어하는 사람과 말을 섞고 합의 도출하기, 이런거는 완전 쥐약이다. 즉, 정치력이 바닥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정책 역량이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이건 원래 없는지, 트레이닝이 안 되어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못한다 (ㅡ.ㅡ). 특히나 국내 보건의료/복지와 관련해서는 구체적 정책/사업을 모니터링해온게 아닌지라, 원론 수준을 넘어서는 것들은 잘 모른다. 전공과 좀 동떨어져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사람들은 보건학 분야에 종사하면 이런거 속속들이 다 알고, 잘 하는 줄 안다. 모른다고 하면 심지어 '겸양'이라고 생각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는 그거 잘 몰라요, 잘 못해요' 하면서 계속 미루는게 적절한 태도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엊그제 ** 활동을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고, 좀 고민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자꾸만 생활과 투쟁의 현장에서 멀어지는 자신을 담금질한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지금도 헥헥거리며 여기저기 펑크를 내고 있는데... 제대로 못할거면 처음부터 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은 커녕 걸림돌이 될 수는 없지 않나... 뭐 인생을 걸고 하는 것도 아닌디, 너무 오바해서 거창하게 고민하는 거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고...ㅜ.ㅜ 장고 끝에 악수 난다고 했는디, 과연 새해 계획에 중요한 한 줄을 추가하게 될 것인가, 말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오라클의 신탁이 필요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생활 속의 공포 정치

어제 출근하려고 TV를 끄다가 마주친 '5명 사망' 속보는, 너무나 그로테스크해서 차마 믿기지가 않았다. 책에서나 읽었던 불도저 시장 김현욱 시절의 이주민 폭동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어쩌다 이런 일이!'보다 '드디어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나혼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제 저녁에 할머니 제사라 서울 부모님 댁에 갔었다. 아침에, 엄마가 말씀하셨다. 내년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 이제는 이사를 가야겠다고. 부모님이 사시는 곳도, 서울 강북의 여느 지역들처럼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집주인이나 세입자들이나 비슷비슷하게 형편이 어려운지라, 재개발 반대의 목소리가 엄청 큰 곳이다. 재개발 되었을 때 원 주민이 돌아와 정착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은 상식이다. 바로 앞동네 생뚱맞게 들어선 래미안 아파트는 생생한 증거... (심지어 원주민들 차량 못 다니게 아파트 진입 골목에 바리케이드 설치하고, 원주민 아이들을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못 놀게 하는 따위는 막장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든 유치한 작태!) 그래서 재개발 이야기가 나온 것은 꽤 오래되었지만, 굳이 정든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아 부모님은 꿈쩍도 안 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런데, 엄마가, 어제 뉴스가 너무도 무서우셨단다. 우리 동네라고 저런 일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거다. 이런게 바로 생활 속의 공포 정치다. 밥먹으면서 뉴스에서 눈을 못 떼는 나한테 엄마가 묻는다. "저게 드라마보다 뭐 좀 낫다고 그렇게 열심히 보는거냐?" 촛불 정국 때 광고불매 운동했던 시민들에게 징역이 구형되었다는 보도였다. 그러게요... 막장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막장일세... 대답 않고 열심히 밥만 먹었다... 자본주의가 세련화될수록 통치 기제도 세련되고 정당성과 합법성을 무기로 권력을 행사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래서 더 무서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가파식 공포 정치의 힘은 여전히 강력한 것 같다. 평범한 많은 이들의 일상에, 아주 날것의 힘, 정치의 힘을 보여주니 말이다. * 어제 돌아가신 이들, 결국 우리 할머니와 같은 제삿날을 갖게 되신 이들의 명복을 빈다. 그 분들의 자리가 우리 동네 이웃들, 우리 부모님의 자리일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이제는 평화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