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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26
    분주한 하루(3)
    hongsili
  2. 2007/04/16
    강의 후기(3)
    hongsili
  3. 2007/04/02
    뉴스 감상(8)
    hongsili
  4. 2007/03/16
    불패 혹은 무오류의 신화...(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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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7/02/20
    두 개의 사회주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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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7/01/22
    일상의 의료화(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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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7/01/06
    기술 폭력 혹은 무례함(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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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7/01/04
    엄마와 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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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6/12/14
    두 사람..(12)
    hongsili
  10. 2006/12/14
    게으름 때문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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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전화...

약 2주 전 쯤 중앙당으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다.

 

내용은 이러하다






 

참으로 궁금했다.

도대체 이건 누구를 대상으로 보낸걸까?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걸까?

난데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ㅡ.ㅡ

 

그리고 나서, 며칠 전 당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민주노동당 %%% 입니다. &&& 교수님 맞으신가요?"

 

이건 또 뭐냐? 여태껏 당과 관련해서 받은 전화 중에 '교수님' 운운하는 건 첨이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편지와 다르지 않았다.

 

우선, 정책 자문을 해달라고 했다.

근데, 뭘 어떻게 하라는 건가? 그래서, 이미 보건의료 분야에서 모임을 하고 있다고 답을 했다. 그러면서, 궁금했다. 아니, 도대체 정책위원회라면서 누가 함께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위로 전화를 하고 있는 건가???

 

그리고는, 9월에 후보자가 결정되면 지지선언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다.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당에서 잘하는게 있어야 지지를 하던지 말던지 할 거 아니예요?"  수화기 저쪽에서 '죄송하다'는 답변이 들려왔다. ㅡ.ㅡ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이게 할당이었단다.

당원 명부를 통해, 전문직이나 나름 괜찮은 직업(?)을 가진 이들의 명단을 뽑아 정책연구원들에게 수십명씩 나눠주고 전화하라고 했단다.

 

정책위원회, 제 정신인가?

 

어처구니 없다. 

언제부터 당이 이런 사람들한테 일일이 전화해서 지지를 부탁했나?

소위 진보와 평등을 지향한다는 당이 말이다...

교수들이, 언론인들이, 의사약사들이 지지해준다고 해주면 당이 더 괜찮아 보여? 

이런거 시킬려고 정책연구원 뽑았어?

 

당원으로서, 모멸감이 들었다.

 

 

그나마 더 문제는,

그네들 말대로 자문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오늘 보건의료 공약 중에 다른 사회정책 부문과 협의했으면 하는게 있어서 다른 분야 정책연구원들과 미팅을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 모든 정책들 (특히 사회정책들)을 조정하고 조율해서 당의 큰 그림을 그릴 정책단위가 없다는 거다. 정파적 안배는 있을지언정, 공약들을 모두 검토해서 조직화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기구가 없다는 거다. 이에 대한 정책연구원들의 냉소는 (익히 짐작했지만서도) 감당불가능 수준이었다.

 

이래놓고,

정책위원회는 뭘 어떻게 자문하라고 전화질인거냐?

 

Y 샘과 당사를 나오면서 이야기했다.

도대체, 민주노동당에서 이런걸 못하면 우리는 어디에 기대를 할 수 있는 걸까?

 

에이 쓰발, 이런 엿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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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책 포럼] 창립대회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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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아름다운 글을 쓰지도 못하는 처지에, 남을 비판하는게 우습기는 하지만서도... 도대체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들이 도저히 독해불가능한 한국어 논문을 쓰는 상황을 어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나도 논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싶단 말이다! 진심으로! 최소한 주어와 서술어의 짝은 맞춰달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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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하루

0. 오늘 재보궐 선거가 있었다.

 

우리 동네가 전국적으로 나름 관심지역이더라. 딴나라 후보가 죽쑤고 있어서... ㅡ.ㅡ

별 관심이 없긴 했으나, 이 와중에 사회당 후보가 출마하여 나름 고생하고 있는게 안쓰러워서 부랴부랴 퇴근길을 서둘러 한 표 찍어주고 왔다. 

소위 대전의 강남이라는 이 동네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며 FTA  이야기를 한 마디라도 하는게 어디냐 싶더라....  "유권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은 다 한 셈이다. 

 

0. 오전에 모 기관에 자문하러 갔다가 확인했는데,

 

지난 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연구팀이 제안했던 내용이 어쨌든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 물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파일럿 서베이를 통해 조사항목이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되었다니 돌발 상황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아마도 이대로 진행될 수 있을 듯 싶다.

 

몇 가지 기념할만한(?) 사항이라면...

 

* 이성애/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암묵적으로 반영된 "미혼"이라는 표현과 "가구주"라는 표현을 없앴다. 나름 법적 근거와 기존 자료와의 비교가능성/호환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수정안을 냈었다.

 

* 노동패널이나 경활부가조사만큼은 못하지만 불안정고용 측정항목의 상당 부분을 포함시켰다. 얼씨구나...  그동안 자료가 불충분해서 보여주기 힘들었던 비정규 노동자들의 건강문제를 입증해낼 수 있는 토대는 일단 마련!

 

* 기존 조사가 건강행태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는데 비해 막상 건강습관 실천의 가장 중요한 관련요인이라 할 수 있는 노동시간/근무형태에 대한 항목이 없었다. 이번에 이걸 포함시키려고 성질도 내고, 설득도 하고... (ㅡ.ㅡ). 사실 지난 달에 실시한 예비조사결과를 보면 주당 60시간 이상 노동하는 사람이 취업자 중 무려  26%나 되었고, 야간근무/교대근무 등 변형근로형태가 거의 20%나 차지했다. 이런 중요한 건강문제를 포함 안 시키면 뭘 포함시키겠냐는 말이다....

 

통계의 생산 방식은 현실 인식의 토대로 작동하기도 한다. 미국의 각종 통계자료에 직업에 기반한 사회계급이 빠져 있는 상황이, 바로 계급간 건강 불평등 연구를 어렵게 만드는 주요한 걸림돌이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속도 엄청 상하고, 연구비 부족 때문에 내돈까지 써가며 고생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소위 전문성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기여를 한 거 같아 좀 뿌듯하다. 팀원들에게 고맙고...

 

 

0. 다른 연구과제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내일은 땜빵하러 간다. ㅠ.ㅠ

(나에게 날벼락을 던져쭌 뻐꾸기 선배는 PI의 "무한책임"을 강조했다. 흑...)

모레 아침에 && 지역안전센터 교육도 가야하는디...

불질 고만하고 교육자료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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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후기

지난 토욜에 보건의료단체연합 월례포럼에 가서 발표를 했다.

제목은 거창하게 "무상의료의 나라, 쿠바를 가다" 였는데

쿠바 이야기만 한 건 아니고 미국과 캐나다까지 묶어서 미국-캐나다-쿠바라는 우~좌에 이르는 의료체계의 대강을 소개했다. 그리고 당의 C 정책연구원께서 그간 진행된 무상의료 운동의 경과를 발표해주셨다.

 

청중이 예상보다 많았다. 

의대생들이 꽤 눈에 띄었고, 보건대학원에서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도 여럿 참석한데다 (본인 소개로는) 그냥 시민이라는 분들도 질문과 발언을 하셨다. 

 

토론이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참석해주신 분들이 참 고맙고, 제대로 당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절박한 문제의식과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실망시킬 자격이 있는 건가...

그리고 이들의 따끔한 비판과 신선한 문제제기는 크나큰 자극이 되었다. 이렇게 서로를 배워가고 발전해가는 거구나. 집단지성은 바로 이런 것이겠거니...

앞으로도 소위 전문가들이 구체화시킨 전략과 의제들이 당 안팎에서, 관심있는 대중들과 함께 충분한 논의를 거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디 가도, 그렇게 가는게 맞지 않겠나...

 

C 연구원 샘은 나보구 청중들에게 '무상의료의 신심'을 불러일으켜 달라고 했는데, 원래 '신심'은 내 전공이 아닌지라 (ㅡ.ㅡ) 잘 했는지는 모르겠다. 강의할 때 좀 썰렁+껄렁껄렁한 편...

 

캐나다가 수 십년에 걸쳐서 이룩한 메디케어의 전통과 그에 대한 캐나다인의 긍지, 시장주의라는 사막에서 지치지 않고 의료보장 운동을 하고 있는 미국의 보건의료운동 사례, 넉넉한 자원만이 무상의료의 토대는 아닐 뿐더러, 단순한(?) 무상의료를 넘어서는 의료전달체계의 재조직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쿠바의 사례가,

이날 참가한 이들에게 장기적인 낙관과 상큼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면 성공이라 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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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감상

뉴스를 보고 있자니,

이 좋은 FTA 를 왜 그동안 안 했나 싶다.

 

수출이 쑥쑥 늘어나고, 농업 피해가 조금(!) 우려되기는 하지만 대책은 내일 발표될 예정이란다. 무엇보다 외부충격으로 국가경쟁력이 강화되고 한/미 안보동맹으로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한 손에!

 

은근과 끈기로 뉴스를 끝까지 시청한 결과,

역사에 획을 그을만한 이 중차대한 변화의 무대 뒤에는 대통령의 뚝심이 있었다는 감동적인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게 되었다.

 

저 인간들 머리 속엔 뭐가 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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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패 혹은 무오류의 신화...

어제 시당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참가를 했다기보다... 미국/캐나다/꾸바의 보건의료 현황을 소개하는 간단한(?) 강의를 맡아서 하게 된 거다.

 

끝나고...

예상했던 질문이 나왔다.

 

북한과 꾸바가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북한의 상황은 어떤가?

 



북한 지원 프로젝트 때문에 직접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는 W 샘이 나 대신 현황을 설명해주셨다.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다고.... ㅜ.ㅜ

국가 중앙 병원이라 할 수 있는 평양적십자병원조차 전기공급이 안 되는 지경이고, 보건의료체계는 거의 와해된 수준이라고 말이다....

나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여러 샘들로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도 그게 궁금했었다. 북한과 꾸바는 왜 다를까...

 

대재앙 수준의 자연재해와 미국의 금수조치라는 엄청난 시련 때문에 북한의 상황이 어렵다는 거야 익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꾸바가 상황이 더 나은 건 아니지 않은가?

자연재해라면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쉬지 않고 허리케인이 눌러살다시피 하는데다, 바로 미국의 코 앞에서 30년 넘은 금수조치, 특히 90년대 초반 소비에트 몰락 이후 더욱 고삐를 조인 미국의 압박 때문에 꾸바도 무진장 힘들었다. 92년 이후에 한층 강화된 미국의 잔혹한 금수조치를 두고, 일부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genocide'라고 표현하기까지 했었다. 북한에 '고난의 행군' 시기가 있다면, 꾸바에는 'special period'가 있었다.

 

꾸바 사회에서 독특했던 점은,

국가가, 어려운 시기 동안 '인민의 삶'을 지키는데 최선 (최고/최대가 아니라)을 다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국가 그 자신'이 아니라....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무상교육/무상의료 의제는 물론, 약제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생명공학기술 투자, 농산물 수입을 대체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생태농업 육성...  그리고 심지어 더 가난한 남미 국가들에 대한 의사파견 지원사업은 멈춤이 없었다.

 

경제적 압력과 걸핏하면 무장공격의 압력에 시달리면서도

"핵"이 아니라 "백신"을 개발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민들이 다 굶어 죽고 아파 죽고 나면 ,

그깟 지켜야 할 조국이 무엇이고 혁명정신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말이다.

 

북한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부정할 수야 없겠지만

그렇다고 현재 민중들이 처한 고통을 자연재해나 미국 탓만으로 돌릴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좀더 개방적인, 이견을 허용하는 사회적 풍토도 꾸바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일찍이 소비에트 유전학자 라이센코의 스캔들 (나중에 한번 소개해야지)은 전헝적으로 정치가 과학을 지배한(자유주의자들의 비판), 그리고 환원론적 경직성이 변증법적 이해를 가로막았던(마르크스주의자들의 비판) 반과학 사건으로서, 교조주의의 폐해를 잘 보여준다. 

이와 달리 꾸바에서는 사회발전 방향, 개발 방식에 대한 내부의 치열한 '토론'과 투쟁이 있었다고 했다. 물론 혁명이 일어난 직후에는 꾸바 사회의 교조적 경직성도 장난 아니었다고...  (레빈스 할배의 말씀) 시간이 걸려도, 주요 과제들을 인민들이 토론할 수 있는 사회,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에서 까스트로 흉보며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한숨쉬다가도 음악 나오면 앗싸~~~ 

 

글이 샛길로....

 

하여간, W 샘이 답변해주신 후에, 덧붙여서 이런 개인적인 의견을 짧게 피력했는데...

그 순간...

분위기 완전 썰렁~

 

몇몇 당원들이 문제제기를 했다. 북한이 처한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북한은 상황이 다르다.

 

이런' 특수 정황론'을 들으면 두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다.

 

우선 유신정권의 소위 '한국식 민주주의'...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한국식' 민주주의...

 

두번째는 내인생에 약간의 트라우마가 된 사건인디...

일명 대자보 파손 사건이다.

학생 때 우리학교에서 전대협 출범식이 열린 적이 있다. "불패의 신화, 전대협"...

마지막 날 모여서 라이터불 번쩍이며 의장님 "옹립식"하던 그 전대협 말이다.

당시 학생운동 일각에서는 전대협이 보여준 '불패의 신화'니 '무오류의 역사'니 하는 식의 자기인식을 비판하는 의견이 팽배(???) 해 있었다.

우리 단과대학도 이런 취지의 대자보를 학교 입구 (우리 건물은 정문 들어서면 첫번째!) 잘 보이는 위치에 게시했었다. 

당시 대자보를 내가 썼는디....요지는 스스로의 과거를 비판적으로 돌아봄으로써 운동이 발전할 수 있는 거다, 변증법적 유물론에 근거한 사고를 한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불패'니, '무오류'를 이야기할 수 있나... 플러스 뭐 어쩌구저쩌구... (생각해니 상당히 시건방진 대자보구나... 지금 같으면 절대 못쓸...ㅜ.ㅜ) 

 

문제는, 이 대자보를 붙이기만 하면 누군가가 찢어버렸다는 거다.

이와 유사한 내용이 담긴 어떤 단체의 현수막도 가운데가 '싹뚝'...

출범식이 열리는 2박 3일 동안, 나는 똑같은 대자보를 세 번 썼다. (길이도 엄청 긴데..)

 

똑같은 대자보 연속 세 번 쓰면서 슬펐던 것은

우리글에 반대하는 이들이, 그들의 의견을 담은 비판의 대자보를 붙인 것이 아니라, 그냥 그것을 찢어버렸다는 사실이었다.  

    

너무나 상황이 특수해서,

너무나 숭고해서 감히 비판조차 할 수 없는, 비판을 용납할 수 없는 존재...

세상에 과연 그런게 존재하나???

 

속해있는 정파조직도 없고,

나 스스로 어떤 정파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지만

그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 이들과 함께 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변증법적 유물론자와 종교인이 다른 점이 무엇인가?

관념이 아닌 구체적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는 점 아닌가?

변증법적 유물론 "따위"는 이미 넘어섰다고 이야기해버리면 할 말 없고....

 

뭐 어쨌든, 북한 상황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왜 이 분들이 베네수엘라에 열광하는지도 관심 갖고 지켜볼 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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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사회주의?

(제목 지나치게 거창하다!)

 

꾸바 아바나에서 라틴아메리카 의과학 대학을 방문했을 때 들은 이야기.

라틴 아메리카 의대는 중남미 (는 물론 미국까지)의 가난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무료로 의학교육을 시켜 본국에 돌아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꾸바의 대표적인 국제연대 프로그램 중 하나... 

 

꾸바에서는 대학이 전면 무상교육이지만,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그에 걸맞는 사회적 공헌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대학을 마치면 관련 지역이나 단체, 기관에서 2년의 사회활동 (social service: 사회 봉사라는 표현은 맘에 맘에 안 들어서...)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의대의 경우에도 물론 마찬가지다. 졸업 전에 2년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의대의 경우는 재학기간 중 이런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본국에 돌아가서....

 

그런데, 수련을 마친 학생들의 지역 배치를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만

 

성적이 제일 좋고 뛰어난 학생을 가장 자원이 부족한 산간 오지에,

성적이 나쁘고 부실한 학생은 교수들의 추가 지도가 가능하도록 도시 근교에 배치한단다.

 

우리 팀은 놀라 아우성을 쳤다. 

"너무 바람직하잖아!!!"

"어떻게 이렇게 올바를 수가 있어!!!"

"아씨.. 공부 못하면 정말 클 나겠다. 교수 옆이래...ㅡ.ㅡ" (그 전. 두 번 유급이면 퇴학이라는 설명에 학칙이 지나치게 까칠하다며 불평하는 무리들이 있었음)

 

한국의 공보의 배치는 성적 1등부터 앞에 나가 칠판에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적도록 되어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근교부터 채워지는 건 당연지사...

 

나는 이것이 연대와 사회주의라는 가치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점심, 밥 먹다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만 다른 선생님 한 분이

대수롭지 않게 "사회주의 사회니까 가능한 일이네" 이야기하셨다.

사회주의 사회니까 가능하다........

 

그 말을 듣고 문득 어슐러 르귄의 The Dispossessed 가 떠올랐다.

거기에 그려진 아나키들의 공동체가 사회주의 사회라고는 말할 수 없겠으나,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자발성과 연대라는 이름으로 숱한 자기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했던 아나키들의 사회...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믿는 사회주의란, 사회주의적 가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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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의료화

Democracy Now 로부터 며칠 전 받은 메일링리스트 기사에서는, 최근 발표된 다큐를 소개하고 있다. [ Big Bucks, Big Pharma: Marketing Disease & Pushing Drugs ] 질병의 진단 기준을 바꾸거나 혹은 새로운 질병 분류를 도입함으로써 엄청난 시장이 창출되고 그로부터 제약산업이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꾸준히 회자된 바 있다. 이를테면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진단 기준을 낮추어야 한다는 연구 논문의 저자들이 제약회사로부터 연구비나 자문비를 받았다는 폭로들은 잇따르고 있는 것... 미국에 있는 동안 가장 어처구니 없었던 것 중 하나가 성인형 주의력결핍 증후군 (Adult Attention Deficit Disorder)에 관한 치료제 광고였다. 살다보면,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여성들이나 이것저것 다양한 잡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무언가를 깜빡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는 그야말로 흔해 빠진 일상일텐데.. 이걸 "병"으로 정의하고 치료받아야 할 심각한 것으로 실감나게 보여주는 광고가 TV 를 도배질했었다. 이번 뉴스에 등장한 자료화면을 보니, 이제 해도 해도 너무하지... Restless Leg Syndrome - 다리 떠는 거 말이다. 이게 병이란다. 나도 환자.... Social Anxiety Syndrome -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나치게 부끄럼을 타거나 낯가림을 하는 경우를 지칭하는데, 미국인의 10%가 이 병(?)에 걸려있단다. 이윤이 걸려 있으면, 없는 병도 만들고 멀쩡한 사람도 환자 만드는 거 순식간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 소위 '전문가'들이 훌륭한(!!!) 근거들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사회민주적 통제는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할까???? * Democracy Now 기사 링크 http://www.democracynow.org/article.pl?sid=07/01/19/1432236 ** [참세상] 미국의 의약품 광고 실태 기사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id=33573&page=1&category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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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폭력 혹은 무례함

연말정산 준비하다가 정말 뚜껑 열려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학교에서 웹브라우저로 불여우를 쓰고 있는데, 익스플로러 탭을 적용해도 접근할 수 없는 사이트가 즐비한거다. 보안/인증 어쩌구 저쩌구 하면 백발백중...

물론 가장 심한 건 국세청...

 

사실 내가 불여우를 쓰는 이유는 별거 없다. 뭐 설치하라고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팝업창들이 없다는 것....  구글툴바의 팝업차단기능보다 훨씬 훌륭하다. (바로 이러한 장점 때문에 한국의 각종 사이트, 특히 공공사이트는 접근 불가능이다!)

그리고 미국에 있을 때 학교 컴에는 기본으로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가 함께 설치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손에 익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만 보면, 한국의 많은 사이트들, 특히 공공기관의 사이트들은 익스플로러를 MS 의 상품이 아닌 "공공재"나 "생활필수품" 혹은 "기본 질서" 정도로 생각하는 듯 싶다. 사실, 브라우저 하면 Netscape 였고, 익스플로러가 윈도우 내장으로 제공된 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전에는 active X 를 이용한 각종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당연한 걸루 받아들였고, 미국 사이트들의 허술함을 놀리기도 했다. "아마존 같은 유수 사이트에도 인증서를 사용안하고 bank of america의 인터넷뱅킹도 허술하기 그지없구나.... 이럴 수가.. 불안해 불안해... "   

알고보니 그게 아니잖아... 결국 서버가 할 일들을 최종 사용자들이 다 하는 거잖아.  ( 강유원 블로그의 텍스트 지향  참조)

 

그래, 백번 양보해서 돈거래나 신용정보 같은 사이트들의 이런 행태는 양보해보자. 

도대체 보건복지부나 한겨레, 심지어 철도회원 사이트조차 방문시마다 뉴스푸쉬를 위한 자기네 전용 프로그램이나 지도서비스 프로그램 (기차표 예매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을 설치하라고 불쑥 나타나는 팝업들은 도대체 뭐냐고... 세상에 이렇게 무례할 수가  있나?  자료 검색 때문에 영미권 사이트들에 자주 들어가는 편인데, 한국 사이트 같은 "밀어내기"는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서울 집에 가면 엄마가 쓰는 컴에 모 포탈 사이트 뉴스링크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뜨게 되어 있다. 뭐 설치하라고 화면에 자꾸 나오니까 엄마가 "예"를 누른 거다. 필요도 없는 프로그램이 램에 상주하면서 메모리만 갉아먹고 있는 거다!

 

사실,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의 무례함에 대해서 말하자면 끝도 없다.

 

2003년까지 서울 집에서는 edunet 의 다이알업 모뎀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했었고 (엄마가 인터넷 배우기 전까지는 내가 주말에만 가끔 쓰는 수준이니까), 미국에 있는 동안 집에서는 제일 싼 DSL 서비스를 이용했었다.

환장할만한 일은, 한국은 심지어 뉴스사이트까지 첫 화면에 동영상(광고)이 즐비하다는 거다. 그러니 화면이 로딩되지를 않는거다. 특히 모뎀 쓸 때는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무슨 사이트들이 그리도 화려하고 광고가 많은지... 모든 유저들이 다 초고속 통신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가정과, 없다면 빨랑 설치하라는 무언의 압력이 팍팍 느껴지는 상황들 아닌가.. 

뭐 이 정도 되면, 남들 모두 초고속 인터넷망 쓰는데 혼자 전화모뎀 쓰고, 남들 광케이블 쓰는데 혼자 DSL 쓰는 유저가 한심한 거다.  네티즌 될 자격이 없는 거지...

 

개발자들의 무의식적인 무신경함, 혹은 하드웨어 판매 증진을 위한 네트워크 산업의 전략에 의해 이런 문제가 야기된 거 같은데...

그 동기야 어떻든간에 이건 명백한 "무례"와 "권리 침해"로 정리될 수 있겠다. 기본 뉴스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고, 자신들의 부담을 전가하여 나의 소유물에 마구 침범했기 때문이다.

 

사실, 진보넷에도 섭섭(?)한 감정은 있다. 

불여우에서는 블로그 편집창 기능이 지원 안 되고 

참세상의 동영상 서비스는 리얼플레이어가 아닌 미디어플레이어가 기본 포맷이다.

 

웃긴 일 중 하나는 내가 올해 건강형평성 학회 홈피 관리자를 맡게 되었는디...

익스플로러 전용으로 설계되어 있어 심지어 화면도 깨져서 나온다는 거다.

개발자가 노동넷 기술자라 하던데...  ㅡ.ㅡ

 

이런 걸 요즘 아해들은 짱난다고 표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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