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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1

무엇이 됐든 미친듯이 뱉어내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말이 자꾸 안으로만 들어가는 때다.

어떤 어떤 말들은 작은 상처로 시작돼서

안으로 썩고 곪아 들어가

이제 겉으로 보이는 작은 구멍을 조금만 건드려도

파삭 거리며 전체를 부술 것만 같다.

 

오랜만에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앉아있다.

1시간 넘도록 꽉 차 있는 6미리 테잎 두 개를 녹취하고

잠시 쉰다.

 

어느 순간엔 의욕이 넘치다가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은 턱, 하고 가슴을 때린다.

나는 이렇게 평생 한 발자국도 더는 못 나갈 것 같이.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특별한 날이니,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많고 정리할 것도 많다.

편지를 쓰자고 제안한 내가 무색할 만큼,

한 줄을 쓸 때마다 눈물이 쏟아져서 견딜 수가 없다.

때로는 이렇게 사는 게 안타까운 시절도 있는 거라고,

그녀가 토닥이고 있는 것만 같다.

그 토닥임마저도

부끄러운 나날들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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