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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2

우스운 일이다.

하루종일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어안이 벙벙하다가도

자리에 잠깐 앉은 사이에 또 졸고 있다.

 

분신했다는 그 아저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를 생각해본다.

어떤 마음이 있기에

그의 신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기에

자신의 목숨을 내어가며

불 타는 그 순간에도 구호를 외칠 수 있게 만들었을까.

사람이 죽어가도 눈깜짝하지 않는 사람들은

또 어떤 심장을 가지고 있기에 그럴 수 있을까.

 

평화공원까지 걸어가는 길이

너무나 깜깜했다.

지병 중 하나인 야맹증은 기어코 그 짧은 길에서 한 번을 넘어지게 만들었고

나는 노인정이나 회관, 혹은 옆에 집들에서 켜져있었을,

불빛들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아무도 슬픈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하는 그 곳에서

나는 괜히 우스운 짓을 하다가 돌아왔다.

몇 가지 일만 아니었다면 그냥 며칠 있다가

함께 이사를 하고, 더 떠들고 웃고 그러고 싶었다.

 

결국 담배를 다시 물었다.

발단은 지난주 종편 즈음부터인데

그 날 이후 몇 가지 일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견딜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한동안 잘 버텼는데 젠장쓰.

 

너무나 우울해서 너무나 우스운 이야기들을 자꾸만 지껄인다.

블로그를 끊고 싶다는 어떤 여자의 말처럼

나도 이렇게 씨부렁대는 걸 멈추고 싶지만

씨부렁거리지라도 않으면 완전히 주저않을 것만 같아서

자꾸만 중얼거리게 된다.

 

내일 쌀국수나 실컷 먹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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