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4/21 17:32

경기도청에서 보육시설에 CCTV 설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무섭다.

처음에는 물론 순수했을지도 모른다.

'혹여 부모가 아이들 노는 모습 궁금해하지 않을까?' 뭐 이런...

그래도 그 다음은 고민이 안되나?

다른 부모도 볼 텐데, 정보화되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텐데, 노동자에겐 감시효과가 있을텐데, 아이들과 보육노동자 인권은 보장할 도리가 없는데 등등...

다행히도 어제 저녁 예산심의에서 짤렸단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생각을 하는, 전시행정에 온갖 힘쏟는 자들이 집행하는 행정의 칼날에 언제 내쳐질지 모르는 보육노동자를 생각하면 무섭다.

 

*사족 - 다산인권센터의 토리 덕분에 알게 되서 다행. 덕분에 빠른 대응 가능했어요.^O^

 





경기도청은 인권침해와 노동자 감시를 유발하는 보육시설 CCTV 설치 추진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


1. 현재 진행중인 제 201회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는 경기도내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실시간 유아보호관찰 시스템 구축”을 위한 추경예산이 상정되었다.
제 1차 보사환경여성위원회에 제출된 2005년도 제 1회 추가경정세입세출예산안중 “12. 실시간 유아보호관찰 시스템 구축”에 따르면, 경기도청은 시군구별 보육시설 1개소를 대상으로 CCTV를 설치함으로써 “컴퓨터로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관찰"한다는 목적으로 45,850,000원의 예산 책정을 요구하고 있다.


2. 경기도청은 이 사업을 통해 “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보육시설에 대한 신뢰감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실제 보육현장에 주체로 존재하는 아동과 보육노동자를 단순한 보육현장의 관찰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처사이며, 인권 침해와 노동자 감시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3. CCTV 설치는 아동과 보육노동자의 사생활과 개인정보통제권을 위협한다.
CCTV는 간단한 기계 조작만으로 촬영대상의 모든 행동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따라서 보육시설의 촬영대상이 되는 아동과 보육노동자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과도한 사생활 침해를 받게 된다. 또한 CCTV 설치 자체만으로도 대상자 스스로 행동을 제한하는 ‘위축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촬영 대상인 아동과 보육노동자는 자신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자신의 개인정보통제에 대한 권한을 전면적으로 박탈당한 것이다.
보육시설의 특성상 주로 중소 사업장임을 감안하건대 각 시설별로 정보관리 책임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녹화된 내용의 유출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며, 실제 유출될 경우 촬영 대상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4. CCTV 설치는 보육노동자의 노동자 감시로 악용된다.
보육시설 내에서 보육노동자의 일거수 일투족이 촬영되는 것은 보육노동자를 보육의 일주체가 아닌 시설의 재산으로 취급하는 행위이며, 명백한 인권 박탈이자 노동자 감시의 기제가 된다.
실제 CCTV가 설치될 경우 모니터링은 시설장에 의해서 좌우될 것이며, 노동 통제의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의 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CCTV는 재생 및 무제한 복사가 가능하고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유출할 수 있는 점, 특정부위를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고 촬영된 내용을 편집할 수 있는 점”이 존재하므로, CCTV관리자에 의해 아동의 생활이나 보육노동자의 노동활동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표현될 위험도 존재한다.


보육에 대한 부모의 신뢰성은 보육시설의 안정적 운영과 직결된다. 현재 경기도내 보육교사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우개선비 지원액은 상당히 미비하며, 보육시설 취사원의 인건비 지원은 전무한 상태이다. 또한 많은 부모들이 바라는 국공립시설 확충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CCTV 설치에 국민의 세금 4천여만원을 쏟아붓는 행위는 부모, 보육인, 나아가 국민 모두를 우롱하는 처사이다.
따라서 경기도청은 보육시설 내 CCTV 설치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인권보육과 보육의 공공성을 위한 지역자치단체의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


2005년 4월 20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전국보육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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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1 17:32 2005/04/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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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i 2005/04/21 22: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여튼 닭들은 닭짓을 해야 하는 건가봐요. 요즘 드는 생각엔 민간영역에서 판로가 거의 소진된 씨씨티비 업체들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판로개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네요. 암튼 참 갑갑하네요.

  2. jineeya 2005/04/22 0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i/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