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보육이 잘 되어있다는 수이타시의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만나봤다.
다들 공무원이기때문에 노조 활동보다는 일본 지자체의 보육 책임 관련한 얘기를 많이 물어봤다.
기본적으로 일본은 원칙이 잘 서있기 때문에 원칙까지만 해도 참 잘한다고 볼 수 있는데,
(물론 활동가들이야 그 원칙도 못마땅하겠지만)
역시 행정이 바뀌면 원칙이 있어도 내용이 바뀌기 마련이기 때문에 부모들이나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만.
확실히 부모와 노동자들의 운동을 통해 이루어진 행정의 내용이 적지 않다.
예전에 수이타시에선 어머니들이 젓병, 기저귀를 들고 시청 앞에서 집회를 했단다. 처음엔 시청에서 상대도 안했지만 나중엔 '시장 바꾸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시청도 긴장하게 되었고...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보육원 관련하여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들도 스스로의 힘으로 보육정책을 공공화했기 때문에 아이가 다 큰 다음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다한다.
[수이타 시의 보육원 개수]
현재 공립보육원 18곳, 장애시설 1곳, 발달장애 1곳, 민간보육원 23곳이 있다.
[시청내 담당부서]
시청 내 아동복지부에서 보육원과 방과후 학교를 담당하는 보육과와 학동보육과가 있다.
보육과에서는 크게 1) 공립보육원 관리, 2) 민간보육원의 운영비 집행 관련 관여, 3) 보육원 원장 모임 조직화(공립과 민간 따로 모임 꾸림), 4) 장애아 지원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보육과의 담당 창구는 보육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대처하기 위해 급식, 장애, 서무, 입소 관련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한다.
[보육원 관련]
구체적으로 하는 업무에 대해 입소 관련 업무를 중심으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생후 10개월된 아이의 보호자가 시청 입소관련 창구에 상담을 의뢰한다. -> 창구에서는 아이의 건강 상태 등 기본 정보를 체크한다. -> 보호자가 입소 희망하는 곳, 가까운 곳, 시청이 선별한 곳 등을 기준으로 보육원에 배정한다.
{관리운영}
건물 수리, 배수 등은 보육과 소관이다. 비용을 계산한 후 업자를 선정한다.
{급식운영}
보육과 내에 영양사가 배치되어 있다.
식중독, 전염병 등의 고지가 필요한 경우 원장회의, 팩스로 위험성을 고지한다.
급식재료 공급업자는 되도록 지역에서 가까운 업자를 선정, 재료가 좋지 않을 경우 원이 지자체에 연락하게 되는데 업자에게 경고, 또는 업자 변경 등을 하게 된다.
알레르기 등으로 인한 특별식단이 필요한 경우에도 지자체에서 관리한다.
[애키우기 지원]
- 공립보육원은 '애키우기지원센터'를 의무적으로 만들고 보육원의 원장이 소장을 겸임하도록 되어 있다. 애키우기 지원센터는 핵가족화에 대비하여 일하고 있지 않는 엄마들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엄마들은 아이를 데리고 보육원에 놀러와서 기구나 마당 등을 마음껏 사용하고 아이들끼리 친구를 마련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보육내용은 보육사가 직접 들어가 지도한다. 보육사 == '지역담당자'로써 지역 아이들의 책임자가 된다.
보통 8~10회 기간동안 진행되며 일정이 끝나면 엄마들끼리 사적으로 모이기도 한다. 수이타시에는 '아동관', '공민관'이 있어 모임을 위해 빌려주거나, 자리가 모자라는 경우 특정 보육원의 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 보육원의 각종 행사에 원아가 아닌 아이들도 참여가능하도록 열어놓는다.
- 부모, 지역, 주민들이 보육원을 지역의 중심센터 개념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공립보육원의 경우 지역에서 공동체 만드는 센터역할을 하고 있다.
-> 지역 아이들에게 보육원을 개방하는 활동은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추동하여 행정에 반영시킨 결과물 중 하나이다.
[상담]
- 시청안에 상담전화가 2대 있으며 시청 내 보육사가 상담한다.
- 상담자는 모두 공무원이므로 보육원의 지역담당자와 일정 기간동안 업무 교대로 이루어진다.
[집단검사]
수이타시는 아동의 성장 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출생신고 후 생후 4개월이 넘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보건검사를 실시한다. 필요한 경우 보건사가 가정방문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의 성장 상태를 체크하고, 때에 따라서 시청이 판단하기에 부모가 일을 하지 않아도 보육원에 보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될 경우 입소를 권유하기도 한다.(예를 들어 가정 내 식사가 부실하여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등등의 상태인 경우)
보건센터에서 장애아 판정이 난 경우엔 1년동안 해당 아동에 대해 관찰한다.
그리고 장애아의 경우 부모의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나 입소가 가능하다.
[학동보육(방과후 보육)]
현재 수이타시의 학동보육은 전부 시청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36개 초등학교에 설치되어 있으며 시의 학동보육담당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보통 2학급 정도를 설치하는데 특별한 설치 기준이 없지만 시의 조례를 제정하고 운영하고 있다.
아동 수에 따라 지도자를 배치하며, 정기적인 지도자 모임을 통해 학동보육의 운영 방향을 정하고 있다.
역사가 긴 곳은 40년 이상되었다.
대체로 오사카 교육센터, 가정센터를 통해 소개를 받고 입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기 아동이 많아 학교시설을 좀 더 써야할 상황이다.
[장애보육 지원 관련]
수이타시는 장애아에 대한 보육과 학동보육으로 유명하다.
우선 1세아 정기 검진에서 요지원 판정이 나오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아이 발달을 지켜보는 교실을 다니게 된다.
각 보육원에는 장애아 보육실이 있으며 중증 장애아동 시설은 2곳이 따로 있다.
학동보육시설에도 다닐 수 있으며 현재 100여명이 다니고 있다.
등교 시에는 교실까지 픽업한다.
[학대 대응]
최근 아동 학대 사건이 빈발하면서 아동학대 방지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학대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은 즉시 신고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시민들의 신고율이 낮다.
수이타시는 어린이가정센터 등의 관계 기관과 연계하여 사건 사례를 파악하고 구체 지원에 대한 모색 중이다.
[수이타시가 일본 내 기본 정책보다 더 진보적으로 변경한 내용]
{아동대 교사 비율을 더 낮춤}
일본의 경우 교사대 아동 비율이 0세는 1:3, 1~2세는 1:6, 3세는 1:20, 4세이상은 1:30 인데,
수이타시는 1세를 1:4, 3세를 1:13으로 조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교사대 아동비율이 비슷한 듯 보이지만
실제 하루 8시간 노동 준수와 교대제를 통해 한 반을 담당하는 교사의 수가 늘어나므로 보육 부담이 훨씬 덜하다.)
{대기아가 다니는 무인가시설에 정부 보조}
원래 무인가시설에는 지원이 없으나 대기아동이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무인가시설에 입소할 경우 무인가시설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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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eeya 2006/11/03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곰탱이/보육내용은 보육원마다 자율적이라네요. 다만 알아두실 점은 일본은 보육내용 상의 제약이랄 것도 없지만 내용 자체를 우리나라만큼 중요시 생각지도 않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자체가 보육내용을 점검한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처럼 영아반에 영역 나뉘어있는지, 어떤 프로그램 돌리는지 등을 보는 게 아니라 청결 유지하는지, 적당히 재우는 지 등을 보는 거죠.
아, 중요치 않은 게 아니라 보육내용이란 게 서로 틀린거죠.
일본의 경우 보육원을 생활공간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어떤 기치를 걸더라도 프로젝트 방식으로 외화시켜야 하는 방식은 아니고요.
마리모보육원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아동성장에 맞춘 건강, 정서 발달에 신경을 많이 쓰고 바깥놀이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한마디로 그냥 '사는 공간, 보호받는 공간, 이를 통해 양육되는 공간'으로써의 보육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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