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라디오마다 가을을 알리는 노래가 나왔었죠?' -> 그렇다.
'오랜만에 메일이나 핸드폰 문자가 아닌 편지를...'
오늘 MBC 뉴스 끝무렵 김주하 아나운서가 날린 멘트다.
아직도 메일과 문자, 또는 게시판, 블로그의 글은 가슴을 울리는 그 무엇이 될 수 없다는 뜻일까?
아니면 감성계에 있어서 종이 편지의 아성은 영원히 깰 수 없는 그 무엇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시시때때로 등장하는 식상한 멘트 중 하나일까?
우린 이미 온라인과 다감각매체를 보며 웃고 울고 기쁘고 슬퍼하지 않는가?
이 감정은 편지의 진한 농도를 확보할 수 없다는 뜻인가?
가장 마지막 써본 편지는 고등학교때 남자친구에게 써본 게 끝인지라
편지가 그다지도 다른 매체를 누르는 막강한 농도의 감정선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이었는지 도무지 기억해낼 수 없다.
예전엔 막연히 '그러게'하고 맞장구 쳤던 것 같지만
편지 이외의 것들에 대해 이젠 너무 많이 쓴다고 괜히 가치 하락시킨 것 같다는 기분도 살짝 든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메일을 보낼 때, 문자를 날릴 때, 온라인에 글을 쓸 때도
때론
'이걸 보고 공감해주세요', '내 마음을 이렇게 담아요'라는 간절한 감정을 실었어야 했을 터인데,
때론
조금 가벼운, 조금 건조해도 무관할 것 같은 기분으로 무성의해져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팸문자와 스팸메일에 시달리다보니 그걸 전달하는 매체가 싫어졌을 지 몰라도,
어쩌다 그 사이 비집고 들어온 반가운 이의 소식은 언제나 기분 좋기 마련이다.
난 그냥 평소에 이미 생활화된 매체에 애정을 담뿍 쏟는 방향으로 진행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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